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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최근 개봉한 손현주와 엄지원이 출연한 영화 <더 폰>은 타임슬립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앞서 타임슬립을 소재로 하는 기욤 뮈소의 소설 <내일>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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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조금씩 과거의 영역으로 멀어져가는 중입니다. 후회하고, 상처입지만, 그럼에도 과거 그 순간으로 돌아가서 원하는 대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는 매튜 사피로는 일 년 전 아내를 잃고 삶의 의욕을 잃었습니다. 어린 딸과 함께 살고 있지만, 근근히 살아갈 뿐입니다. 어느 날 구입한 중고 노트북 컴퓨터에서 보게 된 낯선 사람의 사진을 돌려주기 위해 메일과 채팅을 통해 연락을 합니다. 그 사람은 엠마 로벤슈타인으로 와인 감정사입니다. 두 사람은 저녁 식사를 약속하지만, 약속 장소에는 상대방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2010년의 여성과 2011년의 남성이 통신수단을 매개로 하여 만나게 됩니다. 한 사람에게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고, 또 한 사람에게는 이미 1년 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오지 않은 미래이며,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이미 바꿀 수 없는 과거의 일이 됩니다. 과거에 일어난 일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는 미래에 일어날 일을 바꿀 수 있기를 원합니다. 또한 두 시간대 모두 정지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고,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은 한정적입니다.
타임슬립을 소재로 하는 소설과 영화는 계속해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안에서 허용되는 가정과 상상력으로 채워지는 이야기이며, 보는 사람은 그러한 점을 잘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과거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우리는 그 순간을 여러 번 다시 재생하듯 내부에서 경험합니다. 실제로 그 일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가끔은 과거의 어느 순간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그 순간으로 자주 되돌아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멀어지는 거리처럼 어느 시기가 되면 그것이 이미 과거라는 것을, 그래서 더이상 바꿀 수 없는 것임을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타임슬립을 소재로 하더라도 결말에 접근하는 방식은 이야기마다 많이 다릅니다. 과거의 시간을 바꾸는 것으로 그 미래가 되는 현재의 모습이 바뀌기도 하고, 또는 과거를 바꾸었지만 현재는 변하지 않는 결말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엠마와 매튜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