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의 소설 속의 소설. 그럼에도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그래야만 한다."세상은 침묵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소음이야. 소음이 나타나 침묵에게 말을 걸기 전까지 이곳엔 아무 이야기도 없었단다. 침묵은 언제나 소음을 기다리고 있어."'쇼 머스트 고 온'ㅡ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되어야 하고 그럴 수밖에 없으며, 허구 속의 허구는 진실 속의 진실과 궤를 달리하지 않는다. 작가와 독자의 교감 혹은 유대감을 피력하는 데 적극적이면서도 나른한 동화 같은 이야기. 작가에게 갈채를 보낸다.
뇌사 판정을 받았던 남편이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한데 아내도 예전의, 온전한 그녀가 아니다. 이것은 테세우스의 배 같은 이야기일까.마이클 잭슨의 <Man In The Mirror>가 떠오르기도 하는 제목과 스토리. 거울에 비친 나라는 인간이 본래의 내가 아님을, 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임을 역설하는 이야기로도 읽힌다.'안녕'이란 말이 누군가를 만났을 때에도, 떠나보낼 때에도 쓰일 수 있다는 건 우스우면서도 놀랍다. 거울 속 나와 거울 밖의 나, 거울 속 당신과 거울 밖의 당신, 서로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 대상은 온전한 나이며 온전한 당신일까. 그리고 '안녕'이란 인삿말의 의미는 과연 어느 쪽인 것일까.
고물 안드로이드에게 하나라는 이름의 인물이 이름을 붙여준다. 비에. vie는 불어로 삶, 생명이란 뜻이다. 그리고 그 이름을 붙인 하나 역시 보통의 사람이 아닌 복제인간이다. 이들에게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만남과 헤어짐의 반복. 서로에게 이름 붙이기. 명명(命名)은 명명하는 순간 사물의 살해를 가져오고, 그러면서 주체를 누락시키고 결여되게 만든다고 했다.온전한 인간들끼리의 만남이 아닌 다소 특이한 조우가 빚는 생경하고도 꽉 찬 이야기. vie- 삶은 늘 고단함의 연속이지만 그것은 언제나 거기에 있다. 내가 없고, 당신이 없어도.
우주 전쟁의 한복판, 무녀와 탈영병의 만남이라는 이색적인 스토리. 초반엔 대체 무슨 이야기일지 어림짐작도 되질 않았다.그리고 이것은 전쟁과 평화, 악수와 대립의 이야기. 신(임금)으로 둔갑하는 동물이나 세계수, 존재해서는 안 될 만남 등, 갖가지 변용의 조화가 재미있고, 제멋대로이지만 작가의 차용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했다.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만화 <드래곤볼>이나 <베르세르크>(세계수라는 게 여기에만 등장하는 건 아니나)가 떠오르기도 하는 포인트, 제주에서 성장했다는 작가의 독특한 언어 표현력 들이 잘 어우러진 환상 동화 같은ㅡ 화합의 섭동으로 귀결되는 메시지가 인상적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