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 크로니클 셜록 시리즈
스티브 트라이브 엮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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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차기 작품을 기다리면서 다시금 생각한다. 바로 직전, 그러니까 지난해 방영된 세 번째 시즌은 이전에 비해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고 예의가 없었다고. 전혀 다른 제작진이 연출했다고 여길 만큼 시즌1, 2와는 맥이 풀릴 정도로 판이했고, 다른 시청자들이 어떻게 느꼈을는지는 모르겠으나 도대체 이 드라마가 셜롬 홈스를 다룬 것이 맞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지난 『셜록 : 케이스북』이 두 번째 시즌이 끝난 뒤 출간되었다면 이번 『셜록 : 크로니클』은 고작 하나의 시즌을 넘기고서 바로 등장했다. 무슨 할 말이 그렇게나 있을까. ……그런데 있었다. 무척 많이. 「베네딕트의 어머니는 아들의 코가 셜록과 아주 달라서 셜록이 될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더군요.」 프로듀서 수 버츄의 말이다. 책 읽기를 막 시작하자마자 이런 이야기가 쏟아지다니ㅡ하긴 내 아버지도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얼굴을 두고 '마귀같이' 괴상하게 생겼다고 말씀하셨다. 배역이 인물을 만들기도 하고 인물이 배역을 만들기도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컴버배치의 셜록 역할 말이다. 이제 와 말이지만, 확실한 것은 그의 불안하고 꽉 막힌 목소리와 빠른 어투가 대단이 유효하게 작용했다는 거다. 범죄자를 찾아내고 그들의 범행 방법을 추론하기는커녕 외려 그 자신이 범죄 집단의 일원처럼 보이는 희한한 사회성을 지닌 인물. 원작 소설을 읽을 적에는 홈스가 이렇게까지 이상한 인물일 거라는 상상은 그다지 하지 않았었는데, 드라마 《셜록》을 보고 나서는 시쳇말로 참 '병맛 홈스로구먼' 하는 생각이 든 게 사실이다. 그런데 시청자의 입장에 선 나로서는 이점이 주효한 것만 같다. 꼼꼼히 따져보면 드라마 속의 홈스는 붙임성도 없고(마이너스라고 해야 할 것만 같지만) 인간관계에서조차 '기호'가 너무 극단적으로 나뉘며 생활하고 활동하는 데 있어서 대부분 제멋대로인 예의 없는 남자인데, 이런 자가 머리만큼은 비상하게 좋아서 추리소설의 탐정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컴버배치는 코가 크지 않았는데도 21세기의 셜록이 되어서 기존의 청사진이랄까, 우리가 여겨왔던 셜록 홈스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어버렸다(웃기는 곱슬머리까지).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니 『셜록 : 크로니클』은 전작과는 달리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탄생했다기보다 새로운 다음 시즌이 곧 다가오고 있다는 예고편 같다는 생각이 든다. 『셜록 : 케이스북』을 읽지 않았어도 전혀 지장이 없을 거라는 점에서 또한 좋고, 무엇보다 월등히 많아진 분량과 다채로운 내용을 담고 있어서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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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 세상을 바로 읽는 진실의 힘 팩트체크 1
JTBC 뉴스룸 팩트체크 제작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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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한 도전? 일전에 <뉴스룸>의 꼭지 팩트체크를 보며 알게 된 사실이다. 전 세계에서 매일같이 팩트체크를 하는 방송은 오직 한국뿐이라고. 본래 정치인들의 발언을 검증하는 무대로 시작된 팩트체크를 매일 하나씩 방송하다보니 <뉴스룸>의 팩트체크 꼭지는 정치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종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처음엔 도대체 이 사회에서 검증해봐야 할 만한 주제가 이렇게나 많았던가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옐로페이퍼를 비롯한 이런저런 언론에서 쏟아지는 기사들을 둘러보면 하루에 하나씩 뭔가를 따져본다는 것은 외려 정보량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물론 그만큼 진실을 가리고 사실관계를 잰다는 것이 결코 쉬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팩트체크를 보고 있노라면 어떤 주제를 막론하고 특히 통계의 함정이 많이 노출된다. 사실 함정이랄 것도 없다. 특정 주장을 내놓는 입장에서 부러 이면의 숫자들을 누락시키는 경우가 다반사이니 이건 함정이 아니라 유불리의 입장에서 봐야 할 거다. 그간 거의 빼놓지 않고 <뉴스룸>을 시청한 나로서는 목차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이미 익숙하다. 담뱃값 인상과 국민건강지수, 한국의 메르스 대응과 해외 사례의 비교, 이동통신사의 요금과 가계통신비, 과자 포장 속의 질소, 정당방위의 이상한 기준 등등. (한국 노동자들은 일은 덜 하면서 보수는 더 많이 받는다던 대한상공회의소의 보고서 내용을 보고 괜히 울컥했던 건 나뿐이었을까? 내가 직장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싱글세? 혹은 독신세? 맙소사, 이미 혼자 거주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소득공제 효과를 덜 봄으로써 세금을 더 내고 있는 것과 매한가지다) 책에 적힌 모든 이야기들을 언급할 수도 없고(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다) 장래에 진행될 팩트체크 거리를 한 가지도 거르지 않고 죄다 책으로 엮어낼 수도 없을 거다. 나는 텔레비전 시청을 하면서 뉴스를 가장 많이 보는데 그중 팩트체크 꼭지를 보며 잠시 한숨을 돌리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말인즉슨 꼭지가 다루는 주제들이 한쪽 방면에 치우치지 않고 각종 분야를 들쑤시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정치권 소식만 해도 골치가 아픈데 팩트체크에서마저 그들의 입과 말을 가지고 하루 온종일을 씨름한다면 얼마나 팍팍하겠는가. <뉴스룸>의 대표 꼭지라 할 만한 팩트체크(그리고 2부를 여는 앵커브리핑)여. 모쪼록 당신들의 다짐처럼 시원함을 주는 귀이개, 사이다, 효자손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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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치킨로드>
닭에 대한 모든 이야기란다.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닭들의 여정을 그린 수작이라 생각된다. 품종이나 닭과 인간의 생활사 등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 차 있지 않을까.



<신들의 연기 담배>
흡연자인 이유로 더욱 이 책에 끌리는 것일는지도.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까지는 생각지 않으나 담배 없이 살 수 없는 삶이 되어버린 지금, 담배가 지닌 파란만장한 여로를 추적한다.



<곤충 연대기>
희한하게도 동물의 왕국은 전혀 보지 않는데도 이따금씩 곤충을 다룬 다큐멘터리는 빼놓지 않고 시청할 정도로 곤충이란 생물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있다. 앞서 언급한 두 책과 같이 이건 곤충에 대해 서술한 책. 이처럼 전문가가 하나의 주제를 파고들어 이야기해주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다.



<야전과 영원>
푸코, 라캉, 피에르 르장드르를 가로지르며 분석하고 있다는 책. 내심 복잡하고 어려울 것도 같긴 하지만 이들의 시점과 개념을 어떤 방법론을 가지고 비판하고 분석해내는지 관심 있게 들여다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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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복종
에티엔 드 라 보에시 지음, 심영길 외 옮김 / 생각정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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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두꺼운 저작과 함께 고민했지만
이런 책이 다시 나올까 싶은 절실한 생각에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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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품격 - 삶은 성공이 아닌 성장의 이야기다, 빌 게이츠 선정 올해의 추천도서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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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빠른 인간(들)/우리(들)의 면모를 꼬집는다. 그리고 첫머리에 등장하는 인간이라는 '뒤틀린 목재.' 「인간이라는 뒤틀린 목재에서 곧은 것이라고는 그 어떤 것도 만들 수 없다.」 칸트의 말을 인용하면서까지 책을 시작하는 건 우리의 잃어버린 미덕이 안타까워서일 것이다. 동시에 브룩스가 언급하는 '죄'ㅡ맹켄에 따르면 어디선가 누군가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봐 불안해하는 메마르고 독선적인 사람들에 의해 남용되어 온 바로 그 '죄'라는 단어ㅡ라는 요소. 죄는 우리 정신세계를 완성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는 것ㅡ그리고 악마적인 무언가가 아닌, 어두운 눈을 가진 우리의 성향 때문에 벌어지는 일ㅡ삶이라는 것이 도덕과 관련된 일이라는 걸 환기시켜 주는 까닭에서다.(p.109) 얼핏, 그리고 인문학이라는 범주에 끼워 넣지 않는다면 『인간의 품격』은 분명 자기계발서처럼 보이나 나와 똑같이 생긴 이런저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꽤 유익한 문장들로 채워져 있다. 무언가의 결핍이든 과잉이든 어느 쪽도 환영받지는 못할 텐데, 궁극적으로 우리가 사는/살아가고 있는 이유와 방식, 내가 나를 '뒤틀린 목재'로 보는가 그렇지 않은가, 그리고 뒤틀린 목재라는 걸 인정하고 미덕의 가치를 회복하고자 노력할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문제 또한 어렵기 그지없다. 각 사회는 나름의 도덕적 환경을 만들어낸다. 도덕적 환경은 일련의 규범, 전제, 신념, 습관적 행동, 제도적으로 정착된 도덕적 기준들이 유기적으로 얽혀서 생성된다. 그리고 도덕적 환경은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이 특정 종류의 사람이 되도록 유도한다. 자기가 처한 사회의 도덕적 환경과 일치하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그에게 호의를 보이고 따라서 그런 방식으로 계속 행동할 동기를 부여받게 되는 거다.(p.463) 우리가 진실로 '뒤틀린 목재'인가? 그래도 상관없다. 결함 없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므로. 굳이 기독교적 관념을 들이밀어 우리는 모두 죄지은 존재이니 구원을 받으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와 같이 이해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이것은 특정한 무언가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맥락이기 때문이다. 브룩스는 단정해 말한다. 우리 사회는 잘나가는 커리어를 쌓는 방법에 골몰하도록 장려하는 반면 내적인 삶을 일구는 방법에 대해서는 변변한 말 한마디 할 능력도 갖추지 못한 채로 내버려두고 있다고. 성공을 거두고 세상의 감탄을 한 몸에 받으려는 치열한 경쟁만으로도 온 힘을 소진하고 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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