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밍쯔 - 산양은 천당풀을 먹지 않는다
차오원쉬엔 지음, 김지연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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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의 책을 읽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사실 서평을 쓰지 않았다면 어떤 책을 누가 썼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을 텐데 서평을 쓰니 이런 것도 챙기게 되어 너무 좋다. 그는 내가 처음으로 만난 중국 소설가이다. 감동적인 책을 많이 쓴 사람인데, - 아니, 내가 본 책은 다 감동적이었다. - 정말 이 책을 읽으면 "살기는 녹록치 않지만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해~!" 같은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이 소설말고 그 전의 소설도 그랬다. 그의 전 소설인 《청동 해바라기》는 청소년 소설치곤 좀 두꺼운 축에 속해서 처음 받아들었을 때는 오랫동안 읽을 것이란 예상이 들었다. 책이 두꺼워서가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길게 따라가는 것을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조금씩 나누어서 읽으면 쳐지겠단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소설은 한 번에 다 읽어야 하는데 시간 여건상 그것은 불가능해서 그리 예상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 책을 들었을 때는 읽을 시간도 없고 너무 늦어서 그저 첫머리나 좀 볼까 싶어 잡았던 것이었는데, 소설이 끝날 때까지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날 밤을 새고서야 잠이 들었으니 내가 차오원쉬엔 소설가를 너무 만만하게 본 듯도 싶었다. 그렇다고 그 책이 스릴 만점이고 흥미진진한 소설은 아니었다. 내가 워낙 무섭고 스릴감이 있는 소설은 못 보는 터라 내가 손을 못 놓았다고 하면 - 실은 무서운 것일 수록 손을 빨리 놓는다, 정말 이미 알고 있는 것이지만, 난 너무 상상력이 풍부하다 - 유쾌하거나 따스하거나 아름답거나 행복한 내용일 때다. 피 하나 섞이지 않은 두 남매가 서로를 아끼는 모습이 어찌나 행복하게 하던지 진짜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기대하게 된 이번 소설, 《17세, 밍쯔》는 말그대로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어가는 길목을 예리하게 잡아낸 소설이다.

 

사춘기는 질풍 노도의 시기라고 하던가. 정말 내가 그 시절을 어떻게 무사하게 보냈는지 신기할 정도로 정말 복잡미묘한 시기이지 않은가. 그런 시기를 밍쯔는 아주 힘들게 보낸다. 찢어질 듯하게 가난해서 아버지는 정신이 오락가락할 정도가 되고, 마을을 완전히 피폐해져 버릴 정도이니 질풍 노도의 시기인 밍쯔가 누군가에게 기댈 수는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악랄한 목수 스승인 싼 스님, 사형 헤이관과 함께 평화로운 고향을 떠나 도시로 와서 일을 하게 되는데 그가 누구에게 의지할 수 있을까. 걸핏 하면 돈을 벌기 위해 도둑질도 서슴없이 시키는 스승 밑에서 인격과 도덕에 대한 양심이나 자존심은 이미 찾아볼 수가 없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우리의 밍쯔는 눈썰미도 있고 손발도 재빠를 뿐 아니라 강인한 성품의 소유자다. 그 나이의 또래답게 권위에 도전하고 반항적인 것은 감출 수 없지만 옳고 그릇 것에 대한 순수함은 남아 있어 항상 싼 스님과 부딪친다. 그래도 절대 기죽지 않는 그가 대단해 보였다. 마음이 조그만 약해지면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인지상정일진데... 그러던 그에게 야쯔라는 애착이 가는 동생이 생기고, 다리를 못 써 하루 종일 심심하게 혼자서 휠체어에 앉아만 있는 쯔웨이를 알게 된다. 사춘기에 한 번쯤 앓고 지나가는 뜨거운 첫사랑이 시작된 것일까. 슬퍼보이는 눈을 가진 쯔웨이를 생각하며 밍쯔는 다른 사람들이 버린 나무 조각을 찾아 지팡이를 에쁘게 만들어가지곤 그녀에게 갔다. 자신은 가망없다며 지레 포기해버리는 쯔웨이에게 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는 밍쯔를 보면 정말 선하고 곧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도덕적 양심이 살아있는 밍쯔도 시험에 걸려 넘어지고 만다. 편지를 보낼 주소가 없을 때는 몰랐는데 야쯔에게서 주소를 빌려 고향에서 온 편지를 받고 나자 집에서 돈이 아주 급하다는 것을 알곤 밍쯔는 그만 돈독이 올라버렸다. 싼 스님도, 헤이관이 이미 걸렸던 돈독, 그것은 주변에서 아무리 말려도 들어먹지를 못하는 아주 무서운 병이었다. 이것으로 밍쯔는 시험대에 선다. 돈이 필요하기에 그 돈을 들고 고향으로 튈까, 아니면 이것을 이실직고를 해야 할까. 그의 선택이 무엇이든간에 밍쯔는 한 차례 고비를 또 넘기게 된다. 사춘기의 아이들이라면 한 번쯤 겪어야 할 일들을, 별로 자랑스러운 일은 못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부끄럽지만도 않은 그런  일들을, 겪어내고, 그는 성장한다. 처음에는 너무 가난해서 힘들게 살아가는 밍쯔와 그의 사형, 스승님을 보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소설가 차오원쉬엔의 유려한 글을 보고 있으면 그런 궁상맞고 빈곤한 현실이 그리 힘겹게 느껴지지 않고, 그저 어느 몽환적인, 어렴풋이 떠오르는 그런 추억 속의 한 장면처럼 애틋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아마도 세상을 따스하게 보고, 그런 세상을 곧이곧대로 믿는 작가의 눈 때문이 아닐런지... 내 마음도 깨끗해지는 것처럼 아주 시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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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
마비쉬 룩사나 칸 지음, 이원 옮김 / 바오밥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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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곳에는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아들인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관타나모에 대해서 들은 경로는 이 책이 유일하다. 어쩜, 내가 생각해도 사회에 대해서 이렇게 무지할 수가 있을까.

9.11 테러가 일어나고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 정부가, 아니 부시 정부가 탈레반이나 테러리스트들에 대해서 대대적인 포상금을 걸었다.

그리고선 잡힌 사람들 - 진짜 테러리스트이든 그저 현상금에 팔려왔건간에 - 은 어떤 재판도 받지 않고

바로 쿠바에 위치한 관타나모 수용소에 갇히게 되었다. 그것도 언제 풀려날 수 있을지 기약도 없이 말이다.

죄가 있어서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다면 몇 년형을 살고 나면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갈 희망이라도 가져볼 텐데 이건 뭐하는 상황인건지... 

가만 있자, 내가 잘못 배운건가. 모든 사람들은 재판을 받아 유죄 판결을 받기 전엔 무죄를 추정된다고 배웠는데...

미국 정부의 헌번에는 그렇게 쓰여있지 않은건가. 그것은 아닐 것이다. 많은 미국 변호인이 관타나모에 갇힌 사람들의 인권 문제를

끄집어낼라치면 그곳은 미국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헌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잡아떼기만 했다.

그러나 관타나모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이구아나도 보호를 받는다.

관타나모를 벗어나 쿠바 땅에 들어간 이구아나는 인간에게 잡아먹히기도 하는데 관타나모에서는 미국의 법률 대로 이구아나를 보호한다.

그럼, 인간이 이구아나보다도 못하다는 거야, 뭐야~~~

 

저자인 마비쉬 칸은 법학도로서 관타나모 수용소의 존재야말로 미국이 옹호하는 가치에 대한 노골적인 모독이라고 생각했다.

수감자들이 유죄인지 무죄인지는 전혀 알지 못하지만 미국 내에서 강간범이나 살인범에게조차 적용되는 법적 정의가 그들에게도 부여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수감자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부인하는 법적인 구멍을 어떻게 자기네 정부가 - 자랑스럽기 그지 없는, 아프가니스탄 여인들에게는 주어지지 못하는 권리를 보장해준 자신의 조국이 - 만들 수 있었는지 정말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제껏 배워왔던 것은 다 헛된 것이었단 말인가. 

그런 사실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 현상이 끔찍하게도 안타까웠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파쉬툰어를 할 줄 알기에 무료 통역봉사를 해주고 싶다고 연락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처음에 그곳에 갔을 때 두려웠다. 혹시나 악랄한 무장세력이나 테러리스트를 만나게 되는 것을 예상하면서...

그러나 이게 웬걸~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이잖아. 아니, 오히려 그 모진 고문에도 사람들에게 배려하는 선량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아~~ 이 안타까운 일들을 어찌 할까.

 

나는 세계적으로 약자인 나라에서 태어났기에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녀보단 조금 이해가 된다.

그렇다고 그것을 수용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이가 없거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만한 미국 정부의 짓거리는 바로 대의를 위해 소의를 희생했다는 명분으로 덮을 있을테니. 

과거 우리 정부가 독재를 옹호하기 위해 사용했던 그 못된 짓거리와 다를 바 없이 말이다.

아니면 이제껏 세계 제일이라고 생각했던 미국이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했기에 약한 자에게 화풀이하는 것이라거나...

그런 이유말고는 정말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여기, 관타나모에서 일어난다.

미군은 쿠바에서 망명하기 위해 다리 하나까지 잘려가며 관타나모로 도망오는 사람은 받아들이면서

아프간 사람들에겐 최소한의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지 않고 수감하고 있다. 단지 미국에게 밉보인 나라의 국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이것이 바로 미국의 실상이다. 세계 경찰이라는 명예를 뒤집어 쓰고 지 혼자서만 잘난 척을 죄다 하더니만

속으로는 꽁해가지고 누가 건들릴라치면 그것을 약한 사람들에게 화를 풀다니...

물론 관타나모 수용소에도 악명높은 테러리스트가 있다.

9.11 사태 때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들 중에는 그들에게는 혹 고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에게도 인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당연히 고문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마비쉬 칸이 만난 많은 수감자들은 전혀 테러리스트로 보이지도 않았지만

인간으로서 상상하기 어려운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는 것이다. 무자비하게!!

미국 법률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고문을 여기 쿠바의 관타나모 수용소에서는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을 어찌 해야 할까. 다른 나라에서 인권 탄압을 하면 세계 경찰노릇을 톡톡히 하던 미국이, 이렇게 인권을 탄압하니 이제 누가 나설까.

UN이? 적십자가? 어떤 조직도, 어떤 기구도 이 일을 해결할 순 없을 것이다.

이 일은 단지 어떤 세력이 아니라, 세계 시민들이 들고 나서야 할 일이다.

저 멀리 있어 나와는 상관없는 아프간 사람들이 갇혀있다고 해서 내 먹고사는 것이 당장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일은 바로 지금, 바로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똘똘 뭉쳐야 한다.

어느 누구도 우리의 인권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우리의 인권을 보장해주길 기다려서도 안 된다.

그저 우리는 소수의 힘으로 싸워야 할 것이다. 마비쉬 칸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던 것처럼 우리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이 단순히 기도뿐 일지라도, 사이트에 들어가는 것뿐 일지라도, 편지 한 장 보내는 것뿐 일지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세상은 잘 돌아가지 않을까.

우리가 안 하기 때문에 세상이 이 모양이라면 이제 더 이상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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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wi Skinet 키위 스키너트 - 스킨케어와 다이어트를 한 번에
모토하시 노보루 지음, 김정환 옮김 / 비타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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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키위에 지방 분해 효소가 있다는 것을 아는가~

물론 고기에 키위를 갈아넣으면 육질이 말랑말랑해져서 연한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것쯤은 나도 예전에 알았었다. 그래서 많이 해먹지 않았나.

그런데 그런 키위가 다이어트에도, 그리고 피부에도 좋다니... 우와~ 그게 정말이야???

 

여기에 다이어트에 빅뉴스가 있다. 물론 내가 완전히 시행해서 효과를 본 것은 아니다.

책을 읽고 나서 서평을 바로 쓰지 않으면 어딘가 좀이 쑤시는 갑작스럽게 생긴 이상한 버릇 때문에

이렇게 급하게 쓰긴 쓰지만 정말 효과가 좋을 것이란 말이 믿어진다. 우선 내가 왜 완전히 시행하지 못했는지 그 이유를 들어보자.

이 책을 다 읽고 설레발을 치면서(내가 귀가 좀 얇은 편이긴 하다) 키위를 많이 먹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던 그 다음날,

나는 크게 탈이 났었다. 갑작스레 변경된 업무 덕에 평소에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는가 보았다.

앞과 뒤로 내리 쏟아서 회사에도 못 갈 정도로 였으니.... 내게 회사를 못 갈정도라는 것은 정말 큰일이 난 것이다.

예전에 내가 어느 정도로 독종이었냐면 몸이 아파도 집에서만 아프지, 회사에 출근하는 그 순간부터 퇴근하는 그 순간까지

아픈 내색은커녕 날아다녔던 에너지 뭉치라 불렸던 나였다. 그리곤 집에 와선 죽은 듯이 쓰러지는 것이다.

그런 생활을 병원도 안 가고 일주일을 버텼던 나도 이 더운 여름철, 기운 없는 것은 못 참아내었던지 생전 처음 링겔이란 것도 맞아보았다.

그러니 내가 어찌 이런 다이어트에 돌입할 수가 있겠는가. 

기운 없어서 빌빌거리면서도 그림 속의 떡을 보듯이 이 책을 얼마나 쓰다듬었었는지...

 

그래서 나는 완전히 효과를 보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 낫고 나서 일주일 정도 키위 스키너트를 시행했다.

내가 평소에 먹는 음식을 그대로 먹고 거기에다가 아침, 점심, 자기 전 쯤에 키위 하나씩만 더 먹는 것인데, 얼마나 쉽나.

달콤 새콤해서 평소 좋아했던 과일인데 없어서 못먹을 뿐이다. 이 기회에 마구잡이로 먹을 수 있었다.

내가 반했던 키위의 여러 기능을 보면 일단 키위는 장을 건강하게 하고 변비를 해소시켜 준다.

키위에는 식물섬유도 충분히 있고, 그 기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수분도 충분해서 변비 해소에는 최적이다.

또 장내의 노폐물 배출 작용을 하는 엽록소도 들어있고 올리고당이 장내의 선성 균을 증식시켜 해독효과도 높여준단다.

그 뿐만이 아니다. 키위에는 피부를 아름답게 만드는 성분이 듬뿍 들어있다.

노화 방지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항산화 비타민 에이스(A, C, E)가 주성분인데, 면역력을 높여 새로운 세포 만드는 것을 돕는다.

또 몸속에서 콜라겐을 만드는 재료이며 피부세포를 만드는 아미노산도 들어 있어서 피부의 신진대사 능력도 높여준다.

게다가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류는 몸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제거하므로 검버섯이나 주름, 잡티 등을 효과적으로 개선한다.

또 있다. 키위의 식물섬유는 장내 악성 균을 줄이고 선성 균을 늘리며 장내 환경을 조정하기 때문에 

입 냄새나 몸 냄새를 예방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그리고 가용성 식물섬유는 악성 균의 활동을 억제하고 악성 콜레스테롤의 유해성분을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하고, 엽록소는 몸속에서 부패한 각종 악취성분이 혈액에 흐르는 것을 막아준다니 이 어찌 안 먹고 배길까.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대충 말하면, 스트레스나 독소를 해소시키기도 하고, 어깨 결림을 해소하고 빈혈과 암을 예방하기도 하며,

혈액의 노화를 방지하고 간 기능을 보조하는데다 지방을 연소시키고 면역력까지 상승시킨다고 한다. 

 

내가 제일 솔깃하는 것은 요즘 칙칙해지는 피부에 좋다는 말과 변비에 좋다는 말이었다.

다른 효과는 차치하더라도 그것만 잘 기능한다면 나는 죽어도 키위만 끼고 살 것이다. 피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이인지라

다이어트를 그저 두고만 볼 수 없는 나이인지라 이렇게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왔나 보다.

정말 맛있는 키위, 맛있게 먹고, 예쁘게 살 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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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누주드, 열살 이혼녀
누주드 무함마드 알리.델핀 미누이 지음, 문은실 옮김 / 바다출판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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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적신호를 하지 않았기에 열살인지도 아홉살인지도 잘 모르는 누주드가 이혼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라면 초등학교 2학년 또는 3학년밖에 되지 않는 아이가 벌써부터 이혼녀라니!!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아무리 예멘이라는 나라에서 종교적인 이유에서든, 강간 당할 두려움 때문이든, 가난 때문이든 조혼을 한다지만, 이것은 그렇게 방치해 둔 어른들의 잘못이 아닐까. 여자라면 평생 남자에게 의존하면서 살아야 하는 예멘에서는 가족 안에서 결정되는 중요한 일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발언권조차 없다. 그것이 자신의 결혼 문제일지라도 말이다.
 
예멘은 행복한 아라비아라는 뜻을 가진 ’아라비아 펠릭스’라는 별칭을 오랫동안 간직한 나라이다. 솔로몬과의 연애로도, 성경과 코란에도 그 자취가 남아있는 시바 여왕이 다스렸던 나라로 신비스런 아름다움을 간직했다. 남북한을 합한 한반도 면적의 2.5배 정도의 영토에 아라비아 반도 끝자락이자 홍해 입구인 아덴 만 앞에 딱 박혀있는 이 나라는 고대에 무역로 역할을 하던 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향신료와 계피와 직물 따위를 팔던 카라반 상인들이 자주 왕래했단다. 이런 나라를 주변에서 호시탐탐 노려왔다. 에티오피아인들, 페르시아인들, 포르투갈 사람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인들, 영국인들, 러시아인까지... 정말 서로 갖지 못해 안달이 난 나라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예멘은 예로부터 1,001가지의 보물을 품고 있기 때문이란다. 석유, 꿀, 음악, 시, 향신료, 유적지... 그래서 1990년에 통일을 이루었지만 아직까지도 그 많은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 땅에 누주드가 태어났다. 누주드가 태어난 예멘 북쪽의 하자 주 주지사가 통치하는 와디라 계곡이 있는 카르지에서는 그야말로 자연이 놀이터였다. 커다란 나무 몸통이며, 둔중한 바위들이며, 움푹 파인 동굴들이 있어 언제든지 몸을 숨길 수 있게 하고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문명의 이기와는 동떨어진 곳이었다. 누주드의 엄마는 열여섯 번 아이들을 가졌지만 그 중 세 번은 유산을 하고, 네 번은 약을 잘못 써서 4살 전에 잃어버렸다. 카르지는 의사가 들어오기에는 너무나 먼 곳이라 한 번도 의사의 도움을 받아서 아이를 낳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예멘은 분만 중의 아이 사망률과 소아 사망률이 세계 1위이다. 그런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래도 누주드에겐 어느 아이들과 같은 웃음이 있었다. 80마리의 양과 네 마리의 소를 쳐서 신선한 버터와 요구르트와 치즈를 먹을 수 있고, 벌을 쳐서 맛난 꿀을 얻기까지 하는 그곳은 자연의 천국이었다. 다만 남자형제들과는 달리 학교를 가지 못하는 것말고는 말이다.
 
그러나 스캔들이 생긴 후, 누주드의 가족은 낯선 도시로 쫓겨나야 했다. 마을 주민들이 누주드의 가족이 카르지의 명예를 우롱했다고, 명성에 흠집을 냈다고 마을을 떠나라고 했다. 실은 말이다, 약자였던 누주드의 가족이 당한 것이었다. 도시로 가서 빈민이 되었던 누주드의 가족은 점점 악화일로에 빠져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누주드의 아버지는 남아있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집세를 내기 위해서, 먹을 것을 사기 위해서 누주드를 결혼시켰다. 아홉살인지 열살인지도 모르는 누주드를 말이다. 지참금을 받고서 누주드와 결혼한 사내는 누주드보다 세 배나 나이가 많았다. 사춘기가 될 때까진 건드리지 않겠다고 아버지와 약속을 하고도, 다른 아이들처럼 놀게 해주겠다고 모나 언니와 약속을 하고도 아주 쉽게 저버린 야만인 같은 그 사내는 누주드와 결혼한 그날부터 누주드에게 악몽 같은 결혼생활을 안겨 주었다. 싫다고 아프다고 몸부림치며 울부짖는 누주드를 폭행하고 덮쳤던 밤이 두 달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그러다 겨우 허락을 받아 친정으로 돌아온 이후에 어떻게든 이 지옥을 빠져나가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예멘은 여성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나라이다. 게다가 가족의 명성을 더럽히면 살해당할 수도 있을 정도로 여성의 권리는 없다. 명예를 더럽히는 행위에는 바로 이혼도 포함된다. 샤라프, 즉 명예에 관한 문제라고 남편을 떠나올 수 없다고 강경하게 말하는 아버지를 보며, 그런 아버지의 말에 아무런 반론도 제시하지 못하는 엄마를 보고, 누주드를 보호해주고 싶지만 자신의 능력으로 불가능해 체념한 모나 언니를 보면서 누주드는 그녀의 결혼을 유일하게 반대한 둘째 엄마, 도울라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갔다.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는 말에 도울라 엄마는 법원에 갈 수밖에 없다고, 그날 구걸해서 모은 돈을 주며 누주드를 지지해주었다.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다. 법원에 가서 다짜고짜 판사에게 데려다달라고 하고... 판사를 만나서 이혼을 주장하고... 누주드를 측은히 여긴 판사의 가족에게서 보살핌을 받고... 남편과 아버지를 감옥에 가두어두고...결국은.... 이혼을 판결해주었다. 그 때 많은 도움이 되어 준 사람이 인권변호사인 샤다였다. 그녀가 자신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옆에서 지지해주고, 안아주고, 인정해주었다. 그래서 열살 누주드는 세계 최연소 이혼녀가 되고, 작은 영웅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이 이야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 시작이다. 아무것도 해결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주드를 이혼녀로 만든 가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여전히 누주드의 가족은 일자리가 없다. 그러니 이런 일이 또 생기지 말란 보장이 없다. 게다가 예멘에는 이렇게 가난 때문에 팔려가는 여자아이들이 많다. 이 어린 아이들을 어찌 다 구할 수 있을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지 못할 정도로 어린 아이들도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든 ’누주드’의 이름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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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내 꿈아
박문성 지음 / 여우볕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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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경기를 많이 보지 않는 나는 프로축구의 유명한 선수들처럼만큼이나 박문성 해설위원이 너무 낯설었다. 첫장을 읽을 때도 그다지 내 맘에 와닿지 않는 너무 당연한 말만 나열해놓기에 어색하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알아준다는 해설위원이자 칼럼니스트인 그의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나니까 저 사람도 나처럼 똑같은 인생의 고민을 했구나 하는 공감이 들었다. 축구 기자로 시작해서 해설위원이 되고 칼럼까지 쓰게 되면서 그가 만났던 사람들, 그가 깨닫고 느끼고 경험했던 일들이 모두는 아니겠지만 조금이나마 녹아든 그의 글을 보니까 나도 모르게 울컥 하는 부분까지 있었다. 그 부분은 그의 경험이라기보단 감동적인 축구의 드라마였긴 했지만, 그래도 그가 느낀 것은 앞으로 나도 느껴야 할 부분이기에 살아온 환경과 추구하는 분야가 다르더라도 인간이라면 충분히 같은 것을 생각하고 추구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이 책을 보게 된 계기는 꿈이 없어 방황하거나 축구에 꽂혔지만 능력상 형편상 축구선수로 진로를 정할 수 없는 많은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축구와 가까이 살아갈 수 있는, 또는 꿈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느낀 것은 꿈은 어느 나이라도 꾸어야 하는 것이며, 꿈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벌써 30줄에 접어든 내게도 효용이 있단 말이었다. 이 말이 이렇게 내게 강하게 다가온 것은 어느새 내가 나이 뒤에 숨어서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꿈을 꾸지 못할 이유를 만들어내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겁쟁이 같은 짓을 하고 있었다. 멍하니~ 시간만 죽이면서~

 

저자도 같은 경험이 있었다. 가수에 꿈을 정해놓고 공부는 뒷전으로 미뤄놓기만 했던 시절이... 축구선수로 뛰다가 사고로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게 된 작은 형이 눈물로써 호소하지 않았다면 절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나니 같았던 시절이 말이다. 그런 그도 이렇게 다시 꿈을 꾸고 다시 일어서지 않았나 말이다. 회계학을 전공했어도 축구기자가 될 수 있었고, 축구기자에만 만족하지 않고 해설위원까지 욕심을 부려 되었고, 인생을 이야기하는 칼럼니스트까지 병행할 수 있었던 그 원동력은 바로 꿈이 아니였을까. 쉬지 않고 꿈을 꾸었던 바로 그 원동력으로 그는 지금도 꿈을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아마 아이들도 축구선수가 아니여도 축구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이런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면 좀 더 꿈을 자유롭게 꿀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내심 생각해본다.

 

이런 저자에게도 여기까지 오는데 마냥 편했던 것만은 아니였다. 그가 인생 모토로 삼은 '풋볼리즘'을 가슴에 새기게 한 사건이 있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그의 인생이 축구로 점철되면서도 도대체 축구가 뭔지 몰라서, 가슴이 아닌 말이나 글로 판단하던 시기가 있었다. 축구를 승패라는 결과와 선수의 기량이라는 잣대로만 이해했다. 그러던 그에게 하나의 사건이 터졌다. 2001년 6월, 2002한일월드컵의 프레월드컵 격인 2001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이끈 한국대표팀은 대회 첫 경기 프랑스전에서 다섯 골을 내주며 참패했다. 대단히 잘 하는 팀이긴 했지만 너무 압도적으로 져버린 터라 불안해진 팬들은 히딩크 감독과 대표팀을 향해 비난을 해댈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2차전 멕시코를 상대로 열심히 뛰던 차에 전반 36분 유상철이 코뼈가 으스러지는 중상을 당해 쓰러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이면 당연히 교체해야 마땅하지만 계속 뛰겠다는 유상철의 강한 의지를 히딩크 감독도 꺾지 못했다. 그리고 얼마 뒤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1-1의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던 후반 44분 콧잔등이 퉁퉁 부어오른 유상철이 극적인 헤딩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다.

 

이게 말이 되나. 코뼈가 부러진 사람이라면 누가 옆에 다가오는 것조차 두려운 게 당연하다. 그러나 유상철은 부러진 코뼈를 하고도 강하게 날아드는 공에 거침없이 갖다 댔다. 저자는 자신이 해설을 했다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을 거라고 그 놀라움을 표시했다. 저자는 상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경험을 하고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단다. 선수들의 심장이 뛸 때 자기 심장도 고동치는지, 선수들의 숨이 목까지 차오를 때 진심으로 함께 고통스러워하고 눈물을 쏟았는지.. 자신에게 축구는 도대체 무얼지... 그때야 깨달았다. 내게는 순간인 것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전부일 수 있다는 것을, 나를 던질 수 없다면 남을 조각하는 말을 쉽게 뱉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이다. 나중에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그런 풋볼리즘을 가슴에 심게 한 유상철과 같이 축구 중계를 하면서 그 때 일을 이야기했단다. 그 때 유상철 감독이 하는 말이 정말 내 가슴도 울렸다.

"나를 포함한 우리 팀에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던 때였거든요.

한 가지만은 꼭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우리들 중 누구도 온 힘을 다하고 있지 않은 선수는 없다는 것을요.

팬들이 선수들의 마음을 몰라주는 게 가장 참기 힘든 고통이었습니다." (p. 67)

 

앞서 말했듯이 나는 축구를 그다지 많이 보지 않는다. 그러니 선수들의 고통이나 노력, 땀에 대해서는 고사하고 선수들의 이름조차도 잘 모른다. 그래서 가끔 볼 때마다 후반전에서 많이 지쳐 실수를 하는 선수들을 보며 모진 말을 아주 쉽게 내뱉었었다. 꼭 내가 대단히 많이 아는 것처럼.. 정말 나는 가만히 앉아서 그렇게 이리저리 비판만 했던 것을 돌이켜보면 이제야 비로소 선수들에게 많이 미안해졌다. 아아, 절대 그런 말, 남을 조각하는 말은 쉽게 내뱉는 것이 아니구나!! 모든 선수들이 동일하게 열심을 내고 있구나!! 열심히 살다가 보면, 어느 순간에는 그 열심이 그저 흉내만 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모든 것이 내게서 멀어지고, 내 안에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것 같은 느낌만 남아 나를 외롭게 했던 때가... 아니였다, 내가 열심을 냈던 것이~ 열심을 냈다면 그렇게 내 안에 아무것도 안 남을리가 없는 것이다. 그저 나는 몸은 안 움직이고 머리로만 이리 저리 재고 있었던 걸 거다. 이제는 다시금 일어날 때가 되었다. 그래,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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