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 부모의 오답백과
앨리사 쿼트 지음, 박지웅 외 옮김 / 알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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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재로 키워진 저자의 입에서 나온 생생한 증언이다. 요즘 워낙에 조기 교육이 열풍인 세상에서 살다보니 자녀를 영재로 키우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그 이유는 바로 영재인 자녀에게 노후를 기대하기 위해서라는데, 궁금하면서도 이래도 되는 걸까 싶다. 실은 내가 영재가 아니여서, 적절한 교육을 받았다면 영재까지는 아니여도 상당한 재능을 보였을 거라 생각하는 나로서도 영재에 대해 관심이 생기지만, 이 책을 보고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역시 과도한 욕심은 금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아지까지도 영재가 만들어진다는 말을 믿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서 말하는 신생아를 위한 분유에서부터 신생아 DVD까지 효험이 있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지만, 예전에 봤던 『칼 비테의 공부의 즐거움』을 보고는 영재를 만들 수 있을거란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거기서 가장 중요하게 느꼈던 것은 아이에게 제대로 가르치려면 절대적인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은 갖추지도 않은 부모들이 그저 많은 기술적인 능력을 습득하게만 하는 요즘 영재 아이들은 너무 불쌍할 따름이다.

 

내가 있는 학원에도 영재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그와 유사한 아이들이 간혹 보였다. 요즘 아이들이야 누구나 한결같이 미래에 대한 생각이 없이 현재의 시간에서만 영위하는 모습을 보여도 가끔씩이라도 얼굴 표정은 살아있다. 그런데 취학 전에부터 저녁 9시 이전에 집에 들어가보지 못한 특별한 아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만 되어도 얼굴에 표정 하나를 찾아볼 수가 없었던 것을 기억한다. 정말 안타깝고 불쌍하고 인생의 재미란 재미는 전혀 느껴보지 못한 그 아이를 보면서, "이러면 안 되는데, 다 행복하게 살자고 하는 짓인데, 왜 이렇게 자기 자식에게 몹쓸 짓을 하나~" 란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런 부모들은 그 방법이 아이가 앞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제 자식을 불행하게 만들려고 그렇게 용 쓰는 부모는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 방법이 자신의 한을 풀어주기 위한 모습이여야 했을까. 정말? 꼭 그렇게밖에 생각하지 못하나? 어떤 엄마는 아이의 기사노릇을 해주면서 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서 도시락을 싸와 차 안에서 먹게 하고 이 학원에서 저 학원으로 이동시키는데, 정말 그것은 아니다 싶다. 아직 초저인데, 물론 조기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 나도 백번 알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아이의 흥미를 이끌어내면서도 얼마든지 교육 시킬 수 있는데 왜들 그렇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를까.

 

그런 부모들이 아마 한둘이 아닐 것이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음에도 자신은 그런 부모가 아닐 거라고 내심 자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디 아이들이 제 부모에게 싫은 소리 맘껏 해볼 수나 있었을까. 자신에게 가장 큰 존재에게 싫은 소리 해서 혼나기라도 한다면, 혹은 그들의 사랑을 잃어버린다면 어떻게 하라고, 감히 대들어볼 수나 있었을까. 그래서 부모와 자식은 같은 곳에 있으면서도 다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나보다. 그러나 찾아보면 그렇지도 않은 부모-자식 관계도 많을 텐데 이상하게 내 눈에는 보이지가 않는다. 그런 아이들이 중3 정도 되면 성질 팍팍 부려가면서 아무의 말도 듣지 않는 반항아가 되어 버린다. 어릴 때 너무 윽박질러서, 너무 조여서, 너무 강압적으로 대해서 아이가 이제는 터트리는 경우도 봤다. 그런데 그럴 경우 정말 되돌아오기가 힘들다. 자신에게 신뢰를 주지 않은 사람의 말을 들을 이유가 없으니까~

 

저자는 자신이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머리가 좋았던 것 때문에 아동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어릴 적부터 글을 써서 최연소로 상도 받고 했던 기억 때문에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도 어색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릴 적의 모습은 절대 떠올리지도 않는다고. 그런데 조사해보니, 실제로 영재였던 사람들의 대부분이 결혼을 안 하거나 결혼을 해도 아이를 갖기를 주저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자신의 끔찍했던 아동기를 물려주기 싫어서라고. 참으로 의미심장하지 않는가. 실제로 영재교육이 잘 되어 있는 미국에서 먼저 불행한 영재들의 조사가 이루어져 있으니 미국이라고 하면 깜빡 죽는 부모님들이 귀좀 열어서 들었으면 싶다. 그러나 실제로 행복한 영재들도 있다. 내가 보니 행복한 영재와 불행한 영재가 갈리는 기준은 자신이 하고 싶어서 했는지, 아니면 남이 강요해서 혹은 아빠/엄마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했는지인 것 같다. 자신이 노력하고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했던 영재들은 부모가 그리 극성스럽지도 않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하게 조력해주었던 경우였다. 그러니 아이가 행복해지거나 불행해지는 것은 다 부모가 하기 나름이다. 우리나라 엄마들이 제발 좀 이 책을 봤음 좋겠다. 뭔가 깨닫는 게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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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원리 - 스마트버전
차동엽 지음, 김복태 그림 / 동이(위즈앤비즈)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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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마다 잘 되리라'라고 소리 높여 부르짖는 책, 『무지개 원리』스마트 버전을 만나 보았다. 이 책이 백만 권이나 팔렸다는 소문의 그 책이라고, 그래서 스마트 버전이 나왔다고 하는데 작고 아담하니 정말 귀여운 책이다. 사실 이 책에 대해 많은 소문은 들었지만 그리 쉽게 읽게 되지 않았던 것이 몇 권의 자기계발서를 섭렵해보니까 다른 곳에서 들었던 이야기나 그럴 법한 이야기를 짜깁기해서 나온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몇 권의 소설형 자기계발서는 좋았지만 그 외 다른 자기계발서는 그다지 읽을 마음이 들지 않았달까. 그러나 계속 들려오는 소문에 마음이 흔들려 얼마나 책이 좋았다면 어린이용으로도, 작은 판형으로 재출간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볼 수 있었다. 마음을 열고 읽으니까 뭐,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다. 사실은 상당히 괜찮았다. 디자인 쪽으로 얘길 하자면, 표지나 속지 편집체제도 고리타분하지 않고 깔끔하니 예쁘게 만들어진 것 같아 소장용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나 같이 독서력이 높지 않은 사람은 예쁘지 않은 책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고역이기 때문에 이 책은 처음 받아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다. 아직 내용은 모르지만~

 

일단 이 책을 쓰신 저자가 가톨릭 신부님이라는 것부터가 상당히 특이한데, 아마 그래서 저자의 말에 힘이 실렸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된 것이 아닌가 한다. 얼마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끈 책 중에서 『시크릿』이란 자기계발서가 있었다. 아직 난 보지 못했지만 다른 책에서 인용한 내용을 보니 ‘내가 원하기만 하면 온 우주가 나를 돕는다’는 말이 나왔다. 그 말이 그다지 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만히 보면 물질적인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영적인 그 무엇이란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 같다. 정말 그 말대로 내가 원하기만 하면 - 왠지 원한다는 것이 쉬울 것 같지는 않지만 - 온 우주와 사람과 사물과 영혼들이 나를 위해 돌아간다는 말은 심신이 피곤한 요즘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기에 충분하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이렇게 흉흉한 세상일 수록 자기계발서는 날개 돛친 듯 팔려나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만큼 이 책도 굳건한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강하게 이야기하니까 마음이 불안한 사람들이라면, 아니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여도 그를 따라가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였을까. 뭐, 그렇다고 이 내용이 별 것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이 책에도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정보는 돌고 도는 것이기에 완전히 전문분야가 아니고서는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는 이야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겠지만 조금 식상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앞에서 유대인들의 탈무드 이야기는 정말 참신했다. 성경을 아는 저자라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익숙해서 깨닫지 못했던 신명기 6장의 ‘마음을 다하여, 몸을 다하여, 힘을 다하여’을 다른 관점으로 풀어 설명해준 것은 정말 크게 와닿았다. ‘감성’, ‘의지’, ‘지’를 다해 반복해서 공부를 하고, 일을 한다면 하는 일마다 잘 되지 않을 수 없을 거란다. 내가 요즘 꾀를 부리면서 적당하게 시간만 때우는 것 같을 때가 있는데 그런 나태함을 꼬집는 것 같아서 정말 뜨끔했다. 하는 일마다 잘 되려면 이렇게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데, 나는 노력은 없이 좋은 결과만을 바라니 이 어찌 도둑놈 심보가 아닐까. 정말 게을렀고 무기력했던 나를 완전히 바꾸어놓지는 못했지만 자그마한 일화들이 모여 굳어진 심장을 두들겨 주었다. 지가 얼마나 굳어졌다고 이렇게 두들기면 깨지지 않고 배기겠어?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을 때는 다른 자기계발서와는 다르게 이 방법을 아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면서 읽었다. 평소 귀는 얇은 나로서는 이런 자기계발서를 읽고 나면 오래 가진 않지만 그래도 한 번씩 시행해보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아이들이 생각났다. 그래서 처음부터 내게 적용점을 두지 않고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입장으로 초점을 맞추어 읽었는데 정말 따라해볼 구석이 많았다. 특히나 <인생을 바꾼 말 한마디>(p. 157)에서는 교사의 한 마디가 아이를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는 정말 조심에, 또 조심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생각한 것은 요즘 아이들에겐 역할 모델은커녕 존경하는 사람조차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목표가 없으면 희망도 없는 법!! 우리 아이들이 목표를 만들 수 있게 도와줄 방법을 여기서 찾았다. <위인 중에서 역할 모델을 찾으라>(p. 116)에서 시카고 대학의 동문 교수들 중 노벨상 수상자가 70명이나 되기 때문에 시카고 대학은 노벨상 왕국이라고 불린다는데, 이는 로버트 허친스 총장의 공적이었단다. 그는 학생들에게 교양 교육의 일환으로 고전 백 권을 각 분야에서 읽게 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영원불변하는 진리와 그런 진리 탐구에 필요한 역할 모델을 발견하도록 했다. 정말 그런 방법으로 노벨상을 탈 수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나이 들어 책을 읽다 보니 가장 후회가 되는 것은 학생시절에 많은 책을 보지 못해서, 많은 세계가 있다는 것도 대단한 사람들이 세계에서 뛰어다니고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만큼은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게 도와주고 싶다.

 

이 책을 거의 2주일 동안 읽었던 것 같다. 오늘 아침에 출근하기 바로 직전에 마지막 장면에 있던 <기적을 부르는 힘, 감사>(p. 310)을 봤는데 정말 신기해서 나도 한 번 따라해 보았다. 100개가 넘는 상장기업 대주주로 일본 제일의 투자가인 다케다는 ‘다마고 보로’라는 과자를 만드는데 그는 과자의 질을 높이기 위해 비싸더라도 유정란만을 고집해서 나중에는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었다고. 그러던 그가 이제는 과자를 만드는 공장에서 전 직원들이 과자를 향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고 포장을 한다고 했다. 만드는 사람의 심리적 파동이 물건으로 이동해서 전달받기 때문에 먹는 사람이 행복해질 것이라는 게 그의 논조다.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정말 판매가 급상승했다고. 그는 우리에게도 말한다. “하루에 3천 번씩 ‘감사합니다’라고 말해보세요. 인생이 바뀔 테니까요.”평소에 뚱한 표정으로 다니는 내가 소리를 작게 해서 ‘감사합니다’라고 중얼거리면서 다니니까 남들은 듣지 못해도 내가 기분이 참 좋아졌다. 단지 반나절 동안만 한 행동인데도 이렇게 변화가 빠르니 이것을 계속 해서 정말 3천 번씩이나 한다면 얼마나 인생이 달라질지 상상이 안 된다. 이제부터 시작해야겠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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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번 안경 버스 - 50대 학생부부의 안경 전도 이야기
박종월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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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얼마만큼 변할 수 있을까. 너무 많이 변하면 죽는다는 말도 있을 만큼 사람이 변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 상식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픈 과거를 딛고 성공하는 사람들을 그렇게나 존경하는 눈으로 쳐다보는 것이겠지. 이 책의 저자인 박종월 씨는 대단한 학벌을 가진 사람도, 대단한 자산가도, 유명한 사람도 아니다. 그저 가난하고도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험한 일을 숱하게 겪으면서도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을 몸소 실천해가는 사람일 뿐. 그런 그가 대단해 보이는 건, 이 모든 변화와 기적이 혼자만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고백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약점을 알고 그것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이는 사람, 자신의 아픔을 이겨내고 스스로 성공해내보이면서도 자만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우리가 어찌 미워할 수 있을까. 유치장을 서른 여섯 번이나 들락거린 사람, 서울에 와서 '깡패짓'을 한다고 고향에 소문 난 사람, 자기를 믿고 따라와준 아내를 등한시하고 노름에만 빠져 있던 사람,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사람, 어렸을 적 어머니에게 버림 받고 병든 아비에게서 어미 욕만 들었던 사람... 이제는 아무도 박종월 씨를 이렇게 부르지 않는다. 안수집사, 준비한 지 만 1년 만에 중학교 검정고시, 고등학교 검정고시, 수능까지 치러내고 쉰이 넘어서 캠퍼스 커플로 안경광학과를 졸업한 사람, 성실한 가장, 아이들에게 상처주기 싫어서 악착같이 6개월 만에 담배를 끊은 사람, 안경버스를 만들어 방방곡곡에 다니며 돋보기를 무료 맞추어주는 사람... 이제는 박종월 씨는 이런 사람으로 기억된다.

 

처음부터 순수하게 무료 봉사를 꿈꾸었기 때문에 사례도 받지 않고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처음엔 어디로 가서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었다. 그래서 교회를 통해 연락하게 된 곳에서부터 알음알음 찾아가면서 조금씩 봉사를 할 수 있었다는데, 나중에는 기사가 나서 많은 곳에서 연락이 들어오고 있다고 편하단다. 그러나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사람은 추켜주면 교만해지는 것이 본성인지, 그도 여기저기에서 상도 주고 칭찬도 많이 하니까 슬그머니 자만이 솟아올라왔다고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취재나 방송 섭외에 칼 같이 잘랐던 것이었는데 아들의 은사님 부탁 때문에 한 번 물꼬를 트니까 이것이 걷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 더 겸손하게, 조금 더 초심을 잃지 않게, 그리고 이런 봉사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스스로 다시 점검해보았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항상 그가 있어야 할 그곳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기다리면서 봉사를 묵묵히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사실 이 책도 약속이었기에 지킨 것이지, 그가 약속을 하기 전에 깨달았다면 못 나올 뻔 했던 일이다. 그것은 내겐 참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전쟁이 발발할 때 태어난 저자는 병든 아버지와 단 둘이 버려졌다. 원래 잘 생기고 호탕한 아버지는 여러 여자를 거느리고 다녔는데, 그도 첩에게서 나온 자식이었다. 사업도 어느 정도 했었던 대단한 집이었는데 아버지가 술과 노름과 여자에 다 날려서, 결국에는 어머니가 도망가버리고 큰어머니와 형제들까지 다 서울로 가버려 버림을 받았다. 열 살 즈음에~ 그 당시 버림 받았던 상처가 어른이 된 이후에도 지워지지가 않아서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고 살 때 옆집에 이사를 온 친어머니를 만나도 감정의 골이 메워지지가 않았다. 사랑을 받아본 경험이 없기에 다른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도 못하고, 제 속에 잇는 말을 표현하지도 못하는 그로서는 어머니께 마음을 열어드리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었다. 그것이 나중에 아들 영모와 딸 영신에게까지 영향을 미처 그다지 자상한 아버지 노릇을 해주지 못했다. 이제와서야 미안하게 여기는 것이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그것이 잘못된 것인지도 몰랐던 그였다. 그런 그가 변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은 단연 아내였다. 양장점에 오신 손님에게 부탁을 해서 교회에 나가게 된 그녀는 그 때부터 예수님을 영접하고 말씀 속에서 살았다. 아내의 그에 대한 끊임없는 기도와 현명한 판단으로 하나씩 자리를 잡아갈 수 있었다. 그가 제발로 교회로 찾아갔던 때는 장만했던 아파트를 팔아가면서까지 마련한 안경원의 공사가 늦어졌던 사건이었다. 잘못하면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나앉게 된 판이여서 없던 기도가 나오고 가슴 절절한 간절함을 느꼈다. 그러다 기도 연습을 하기 위해 찾았던 산상 기도회에서 드디어 주님을 영접할 수 있었다. 어릴 적 힘들었던 그 때부터 옆에 있어주셨음을 알게 된 그는 눈물 콧물 흘리면서 그날로 새 삶을 살게 되었다.

 

"예수님은 아빠 같은 사람도 변화시키네요."

 

그의 거듭난 인생을 표현한 아들 영모의 말이다. 어찌 보면 기분 나쁜 말인데도, 본인조차 수긍할 수밖에 없는 기적을 보면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 이렇게 영접한 그에겐 하루하루가 축복의 선물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였다. 사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철저하게 깨닫게 하시기 위해서 그에게 이러저러한 나쁜 일이 일어나게 하셨고, 그가 손을 들고 승복했을 때에야 자연스럽게 일이 해결되게 하셨다. 이런 기적을 보면서 "정말 사람이 변하려고만 한다면, 정말 변해질 수가 있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인생 역정을 보면서 눈물을 아니 흘릴 수가 없었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사람에게도 다가오셔서 손을 내밀어 주시는 주님의 은혜가 감격스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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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놓치면 죽을 때까지 고생하는 뇌졸중
허춘웅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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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수술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명지 성모병원을 세우신 허춘웅 원장님이 책을 쓰셨다. 뇌에 대해서 설명한 책 중 두 번째 책이라는데, 이 책을 보니 뇌졸중이 절대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병은 한 번 발병하면 평생을 고생해야 하는 병이기 때문이기도 그렇지만, 들어가는 병원비용과 발병 후 나타나는 장애 때문이라도 가족들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는 아주 무서운 병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여자나 소아도 쉽게 발병할 수 있고, 30~40대의 청장년층에서도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나이 고저를 막론하고 누구나 알아야할 상식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현대의 삶이 좀 스트레스 받는가. 사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기에 이런 병이 급속도로 확산을 하고 있기에 누구나 간과해선 안 된다!!!

또한 나로서는 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 뇌질환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가족력까지도 있는데 이렇게 아무 준비도 없이 나이를 먹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는 유전이지만 그 외에는 충분히 예방으로 치유가 가능한 병이라 모든 사람들이 이 책, 『3시간 놓치면 죽을 때까지 고생하는 뇌졸중』을 한 번씩은 들여다보고 몸에 좋지 않은 모든 습관을 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병으로 암을 꼽지 않고 뇌졸중으로 꼽는 것만 봐도 뇌에 발병하는 병을 가장 무섭게 여기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사람들의 행동거지를 본다면 절대 뇌졸중을 무서워하는 것처럼 보이지가 않고, 오히려 뇌졸중이 빨리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허춘웅 원장님께서 말씀해주신 <뇌졸중 예방 십계명> 에서는 술과 담배는 거의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끊으라고 강권하고 있는데 세상사람들은 술과 담배에 한없이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담배는 백해무익하고, 따라서 흡연량을 줄여도 소용이 없고 아예 끊어버려야 하고, 술은 두 잔까지만 몸에 좋고 그 이상은 절대적으로 독약이 된다. 그러나 이미 중독 증세를 보이는 사람에게 끊으라 마라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그런 중독을 경험해본 적도 없지만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어렵다고들 하니까 그런가보다 했기에.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것을 가족들에게 이해해달라고 할 수는 없다. 이 모든 만류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진리는 술과 담배를 하겠다는 게 뇌수술에 들어가는 극도의 많은 수술비(요즘 뇌졸중의 추세가 10의 7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인데 보험사에는 뇌경색을 제외해버렸다)를 가족에게 부담지우고 경제적으로 파탄을 일으키고 반수불구가 된 자신을 수발들게 하겠다는 말과 동의어라는 사실이다. 사랑스러운 가족들에게 그런 굴레를 씌우고 싶은가. 절대 그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미리미리 건강검진을 받아서 1년에 한 번씩은 뇌 정밀 사진을 찍어보는 것이 좋다. 요즘은 기술이 너무 좋아져서 가장 긴 검사도 30분이면 끝난다고 하니, 이 어찌 안 할쏘냐. 혈액 검사, 뇌혈류 검사(TCD), 복부내장 비만 검사(Fat CT), 자기공명 영상(MRI), 자기공명혈관 영상(MRA), 뇌파 검사(EEG), 적외선 체열 진단(DITI), 동맥경화 협착(A&S) 검사, 경동맥 초음파(USCD) 검사로 아주 많은 검사가 있지만 검사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과 돈이 뇌졸중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과 돈에 비해 새발의 피일 거라는 말은 두 말하면 잔소리일 뿐이다. 그리고 꾸준히 자신의 몸을 관리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방세동, 경동맥협착 등은 뇌졸중의 위험 인자이기에 이런 병을 가진 사람들은 일반인에 비해 더욱 자신의 몸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우리 부모님만 해도 다양한 병을 가지고 계시면서 자기공명 영상이라고 부르는 뇌 사진은 아버지만 찍어보셨다. 어머니는 아무래도 이런 쪽에 돈이 든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시는 분이라 설득이 쉽지 않지 않겠지만, 이 책을 처음 받아들고서 몇 마디를 하고 나니까 뇌 검사의 중요성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신 듯하다. 고혈압이 있으시고 화를 갑작스럽게 내시는 분이라 가장 위험한데 걱정이다. 뇌졸중 예방 십계명을 알려드리고 하루빨리 병원을 찾아가봐야 하겠다. 그리고 집 근처에 뇌 전문의가 있는 병원이 있는지 알아보고, 연락처를 알아놓는 일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뇌졸중은 시간 싸움이기에 전조 증상이 있을 때, 가까운 병원으로 가기 보다는 멀어도 한 번에 전문 병원을 찾는 것이 환자의 상태에 맞는 응급처치 방법을 바르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야 장애의 수준이 미미할 수 있다니까 꼭 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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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과 올로지 - 세상에 대한 인간의 모든 생각
아서 골드워그 지음, 이경아 옮김, 남경태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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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두꺼운 책이다. 두께로만 보면 정말 힘든 책이지만, 책 표지 한 장만 넘겨다보면 서문부터가 상당히 유쾌해지는 이야기로 꾸며져 있었다.

이 책은 여러 용어들의 어원과 정확한 의미를 알려주기만 할 게 아니라, 우리가 암암리에 알고는 있지만 쉽게 입 밖에 내뱉어낼 수 없었던 이야기에 대해서도 속시원히 밝혀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슨무슨 주의니, 무슨무슨 이즘이니 하는 용어를 이용해서 의사를 전달하는 경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까? 이런 주의나 이즘 중에서 자본주의, 사회주의, 인본주의같은 교과서에서 한 번쯤 배웠음직한 어휘만 봤었기에 나도 많이 썼었고, 그런 표현이 내용을 좀더 쉽게 만들어준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아뿔싸!! 이게 웬걸~ 내 지식 수준이 새 발의 피였다는 것을 알게 해준 《이즘과 올로지》덕분에 난 완전 혼란에 빠졌다.

이렇게나 많은 이즘들이 있단 말이얏~! 세상이 나만 홀로 내버려두고 저 혼자 많은 지식을 생성해냈군!!

 

그러나, 이런 기분은 비단 나만이 가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여기에는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가도 잊어버린 용어나 혹은 있었는 줄도 몰랐던 용어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는 천천히 시간을 두고 이 인문지식에 대한 백과사전을 음미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워낙 많은 용어들이 나열되다 보니까, 그것도 한 번도 들어보지도 못한 용어들이 태반이다 보니까 가끔 알고 있는 단어만 나오면 유심히 읽고, 그 외의 단어는 '설마 이런 게 있으려고~?'하는 의심부터가 들기도 했다. 몹쓸 놈의 의심하는 버릇이긴 하지만 이것은 지식에 대해 가진 소외감을 나름 표현한 것으로 생각하면 좋을 듯 싶다.

 

다음은 저자가 서문에 인용한 기사다. 2005년 가을에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의 『에이지』지에서 나온 기사인데, 당시 혼란에 빠진 이라크의 정세를 데이턴 협정이 비준된 뒤 보스니아가 겪은 10년과 비교하는 기사였다. 완전 장난 아니였다.

 

보스니아는 강력한 민족주의, 문화적 쇼비니즘과 실지회복주의로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게다가 아프가니스탄과 체첸과 중동에서 온 무자헤딘이 발칸 반도에서 전파한 이슬람교의 종파인 와하비즘까지 세력을 키우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사라예보 사람들에게 친숙했던 다문화주의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이런, 이런~ 도대체 몇 개나 되는 이즘이 사용된 거야~ 다른 기사들은 이렇게까지 심하지 않은데, 하긴 경제기사도 만만치는 않다만, 유독 이 기사가 잘난 척을 좀 하셨다. 민족주의, 다문화주의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문화적 쇼비니즘과 실지회복주의, 무자헤딘, 와하비즘는 처음 들어본 용어인데다가 대략 유추해서 얻어낸 기사의 내용과도 긴밀하게 연결되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저자도 말하길, 아무리 아는 것이 많은 독자들일지라도 '실지회복주의'나 '와하비즘'이 무엇인지 모를 것이라고 했다. 알기 쉽게 전달해야 할 기사문에서조차 이렇게 이즘들이 판을 치니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저자가 나선 것이다. 이제껏 세상에 한 번이라도 등장했던 이즘들을 하나씩 파헤쳐서 그 유래부터 그 의미까지, 게다가 비꼬는 의미로 쓰일 때조차 확실하게 알려준다. 완전 대단하다.

 

총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서 알려주는데 알파벳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막연하게 읽다가 가나다순이 아닌 것에 대해서 당황하면 안되겠다. 정치와 역사 / 철학과 예술 / 과학 / 경제 / 종교 / 성도착 외 / 까지인데 제일 분량이 많은 것은 [정치와 역사]편과 [종교]편이다. 우리 인류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 테니 많은 게 당연한 일일 테지만 어렵기는 정말 못 알아먹겠는 것도 상당히 많다. 그것도 나름 재미있기는 하지만. 그건 그렇고 이런 책을 접할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궁금하다. 이 저자는 이런 지식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이 의문의 내심은 바로 이것일 게다. 내가 어떻게 하면 이런 책을 쓸 정도로 저자와 같이 방대한 지식을 보유할 수 있을까 하는. 하여간 정말 아는 것도 많은 사람은 정말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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