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트 인 서울 Agit in Seoul - 컬처·아트·트렌드·피플이 만드는 거리 컬렉션 in Seoul 시리즈
민은실 외 지음, 백경호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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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컬쳐, 아트, 트렌드, 피플이 만드는 거리 컬렉션, 서울!!

 

이만 하면 감성의 도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여러 군상들이 모여서 삶을 이루다가 만들어낸 자연발생적인 스타일이니, 외국의 어느 도시 못지않은 멋이 살아 숨쉰다.

총 열두 가지의 길을 찾아 발품을 팔아가면서 여기 저기서 주워 들은 이야기를 구수하게 혹은 세련되게 전달해주는 이 책 하나만 있으면, 놀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단순히 쉼이 필요하거나 위안이 필요하거나 먹고 싶거나 수다 떨고 싶을 때도 언제나 오케이다. 그것도 가까운 도시 서울에서!!

다섯 명의 책임기획자, 출판기획자, 잡지 기자, 패션 잡지 피처 에디터, 사진작가에다가 한 명의 일러스트레이터와 한 명의 거리 촬영 및 책 진행책임자로

구성된 일단의 정예 멤버가 서울을 좀 알려주자고 뭉쳤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기는 곳이긴 하지만 미처 가보지 못했던 곳이라던가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거나 찾기 어려운 곳이 있다면

가서 길 이정표를 달아주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이름하여 아지트 인 서울!!

서울에 자신만이 가지고 있었던 아지트가 있다면 그것을 공개해보는 자리랄까.

일단 책으로 나오는 것이기에 구석구석 꼼꼼하게 발품을 팔아 누락된 곳이 없도록 심혈을 기울인 프로젝트일 것이다.

이 책을 보는데 딱 느낌이 왔다. 이 책은 외국사람들이 서울에 놀러올 때 하나씩 가지고 있으면 딱 좋을 그런 여행책으로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을!! 

각기 길마다 숨겨져있는 음식점, 옷가게, 카페, 모자가게, 악세서리 가게, 빵가게, 디저트 가게, 공방, 갤러리, 도서관이나 박물관 등등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자세하게 나와있을 뿐만 아니라 각 가게마다 파는 물건의 가격대까지도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언제 쉬는지, 언제까지 여는지, 주차는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정확한 주소는 뭔지, 연락처는 뭔지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러니 이게 바로 실용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서울의 곳곳에 숨겨져 있는 보석같은 곳을 알려주는 데 어디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다. 

온갖 쟁쟁한 인물들이 대거 참여해서 그런지 책의 크기나 색감, 디자인까지 나무랄 데 없이 잘 나왔다고나 할까. 

내가 일러스트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각각의 가게 등을 설명하는 한 구석퉁이에 하나도 똑같지 않은 일러스트가 앙증맞게 자리하고 있다.

그 가게를 상징하는 그림이랄까. 감각적으로 그려낸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얼마 전 모 프로그램에서 계단이 천 몇개나 있다는 삼청동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어디를 가려고 해도 계단을 거쳐서 가야 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운동이 된다고 하는 그 곳은 정말 끝없은 계단으로 펼쳐진 미로 같은 곳이었다.

게다가 옛것과 새것이 한꺼번에 모여있고 골목 하나만 돌아도 전혀 낯선 곳이 나타나기 때문에 사진작가들이 사진 찍으러 많이 찾아오는 곳이란다.

정말 내가 봐도 한 컷 찍기만 하면 작품이 될 만한 장소였다. 그런 그 곳이 요즘에는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단다.

삼청동에 있는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에 가서 단팥죽을 먹고 <슈랑>가서 볼이 넓은 내 발에 맞는 구두를 맞추고

<아프리카 미술관>에 들러 이국적인 정취에 흠뻑 빠져보고 싶다. 아! 오는 길에는 <서니 사이드>에서 산 와플을 먹으면서

악세사리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그리고 삼청동에 나온 것을 기념하기 위해 <벼룩시장>에서 동남아의 목걸이를 하나 건져야겠다.

 

악세사리를 이야기하니까 또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홍대 앞 미래길!!

홍대의 길을 찾아준다는 <디자인섬에 가다>에서는 쥬얼리가 1만~2만원대밖에 안 한단다~~~

디자이너 10명이 만든 핸드메이드 작품이라니까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고고~~

더불어 야생화가 그려져 있는 캔버스화가 헐값에 구해야겠다.

고양이를 컨셉으로 하는 쥬얼리샵도 유명하다. <아도르>~ 이곳에선 고양이 반지가 1만5천원대라니 완전 대박이닷~!

금속공예에 대한 강의도 들을 수 있다는 곳이니까 알아두면 유용할 듯 싶다. 키키~ 귀걸이는 1만원대밖에 안 한단다~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각 길마다 명물이 있고, 특이한 점이 있긴 한데, 거의 빠지지 않고 있는 것이 악세서리 가게이다.

으음~ 그럼 열두 가지의 길을 섭렵하면서 악세사리를 사모으면 그것도 꽤 멋진 소장품이 되겠는걸? 

이번 여름은 꽤 바빠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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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의 인문공부 - 세상을 뒤바꾼 통합지성의 발견
슈테판 클라인 지음, 유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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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과연 그 누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한낱 공상가로만 치부할 수 있겠는가?

 

그가 온전한 학자로의 면모를 갖추지 못하였더라도 그가 살던 그 시대에, 아무런 거장들의 도움 없이 혼자서 그만큼의 지식을 쌓아올린 것을 두고

감히 누가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르네상스의 대표적 화가, 비행의 선구자, 각종 기계의 발명가 등의 칭호가 앞에 붙는 그에게 감히 그런 망발을 할 수는 없다. 게다가 그에게는 그런 모든 칭호 앞에 붙은 유일한 수식어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천재'이지 않은가. 

아직 강력한 왕권을 가지고 통일된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하는 이탈리아라는 나라에서 계속된 전쟁으로 혼란한 그 와중에서 동료 학자나 연구자들과

연구에 대해서 토론이나 의견 교환조차 할 수 없었던 그 시기에 혼자서 그 많은 지식을 생산해내기까지 한 그는 정말 천재가 아닐까.

그러나 그런 '천재'인 다 빈치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사생아로 태어나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기초적인 나눗셈을 평생 습득하지 못했던 점, 갖가지 오류로 둘러싼 기록을 남긴 점, 화가로서 일을 마무리하지도 못하고 그만두는 무책임함, 완성하지도 못하고 시도만 했던 온갖 종류의 발명품들... 이것을 보면 그도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약점이 있는 그가 천재가 될 수는 있었지만, 우리가 천재가 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그가 직관적이고 창조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점과 한 가지에 꽂히면 중단하지 않는 점, 모든 금기와 목적에서도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16세기 르네상스 시기에 폭발적인 변혁이 있었던 그 때에 그가 천재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점은 바로 그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의문을 하나 가져야 한다. 왜 우리 세대에서는 다 빈치만큼 머리가 좋은 사람이 태어나지 않은 걸까 하고.

그런데 정말 '태어나지' 않은 걸까. 한 번 생각해 보자. 

확률적으로만 봐도 그 때 이후로 수많은 사람들이 태어나고 죽었고, 현재로서는 60억이나 되는 인간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다 빈치만큼이나 머리 좋은 사람이 없었을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왜 우리 세대에서는 그런 폭발적이고 개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천재가 없는 걸까 의문을 품어봐야 한다.

재료는 똑같은데 단지 환경적인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만들어지지 못할 것인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이 책은 바로 그런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우리 세대에 다 빈치 같은 천재가 없는 것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시작했다.

다 빈치는 과연 어떤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았는지, 어떤 생각으로 연구를 했는지, 평소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에 대해

그의 눈으로 들여다 봐야 그가 우리네와 어떤 점이 다른지 알아낼 수가 있을 테니까.

더불어, 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할지도 덤으로 알아갔으면 좋겠다. 

「시선」, 「물」, 「전쟁」, 「비행」, 「발명」, 「해부」, 「질문」의 총 일곱 개의 주제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기에서 다 빈치의 면면을 파악할 수가 있다.

그것은 다 빈치가 남겼다는 일만 장의 종이가 현재까지 다 전해내려오는 것은 아니지만, 수많은 메모와 기록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그가 자연을 관찰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광학법칙을 적절하게 사용한 덕분에 《모나리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는 것과 채식만 먹을 정도로 폭력을 혐오하고 평화를 사랑하였음에도 전쟁 준비하는 데 지원한 그의 모순된 성격,

그리고 논리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한 층을 뛰어넘는, 측면적 사고를 통해 진리를 깨닫는 신비한 통찰력 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제까지 내게 그는 보통 인간으로서는 범접할 수 없는, 저 멀리 제단 위에나 올라가 있어야 할 존재로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다 빈치가 행동했을 법하고, 생각했을 법한 이야기를 현장감있게 전달받으니까 그가 친근하게 다가와 좋았다.

다 빈치라는 이름만 들으면 자가다도 일어날 만큼 막연한 동경을 가지게 된 인물이라 그런지 그에 대한 호기심이 정말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다 빈치의 입장에서 사물에 대해, 시선에 대해, 자연에 대해서 생각해보니까 그가 조금은 인간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루브르 박물관에 《모나리자》가 걸려있는 전시실에는 사람이 북적북적한다지만, 내겐 그 그림이 조금도 특별하지 않아서

아니, 솔직히 말해서 그 그림이 왜 그리 각광을 받는지조차 몰라서 어리둥절했었는데, 이 책으로 그 그림의 비밀까지도 알게 되어 속시원했다.

다 빈치라는 인물을 좋아한다면, 아니면 '천재'라는 말에 귀가 종긋한다면 이 책을 꼭 봐두는 것이 참 좋다.

그 시대의 천재들은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해서 천재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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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황진순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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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사실을 내가 언제 깨달았는지는 몰라도, 실제 사랑이 그렇기에 로맨스소설도 그런 작품을 좋아한다. 표지만 봐서는 어떤 내용인지 모르니까 이것저것 보게 되지만 실제로 내 곁에 가까이 두는 것은 바로 그런 책들이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로맨스들은 어찌보면 세태를 반영하기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이젠 너무 정도를 벗어난다 싶을 정도로 가볍고 유쾌하고 장난인 내용이 많은 것 같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아서 사랑도 소중하지가 않고, 어쩌다 다가오는 사랑이 장난스레 다가가게 되는 경우처럼 말이다. 삶이 바빠서 그렇기도 하고, 심심풀이로 읽는 책이다 보니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서이기도 하겠지만, 읽고 나면 씁쓸함이 남는 것이 정말 별로다. 그런데 이런 로맨스소설을 좋아하지만 읽으면서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던가. 갸웃하면서 생각해보지만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감수성이 예민할 때도 몇 번 그랬던 것 같기도 하는데... 그런데 이 책은 아무런 정보없이 봤다가 그 사랑의 깊이에, 그 외로움의 깊이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꺼이꺼이 울만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처음에는 빌려서 보고 너무 좋아서 사버렸다. 스물을 갓 넘길 즈음, 서울에 와서 어느 병원 접수부에서 근무하던 어느 날 병원 파티에서 술을 먹고 일을 치러 버렸다. 낯선 남자하고, 그것도 술김에~ 사실 이런 설정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냥 내용이 좋아 넘어가련다. 한 가지 말해둔다면, 난 술이란 음료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취중 진담이란 말도 있고, 친해지기 위해 으레 술을 먹는다지만, 사람에게서 이성을 앗아가버리는 음료에 의해 저질러진 일에 그 사람의 선택은 없다고 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그러니까 이 책의 주인공들은 우연히 마주친 것뿐이거다. 거기에 운명이 끼여들 자리는 없었다. 여주인공 해주는 낯선 서울의 모습에 적응도 안되고,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파티에도 괜히 왔다고 자책하면서 우연히 들어간 병실에서 낯선 남자와 어이없게 첫날밤을 치른다. 그녀에게는 다행인 점은 그 만남이 그에게도 첫날밤이었다는 것이고, 그가 사악하거나 포악한 인간이 아니라 평소부터 그녀가 흠모했다는 것이 두 번째 다행인 점이다. 그러니까 그 우연한 만남의 결과로부터, 소설이 전개된다.

 

바다를 벗삼아 평생을 살아왔던 - 서울로 일하러 갔던 3년을 제외하면 - 해주에게 서울은 답답한 도시, 낯선 도시, 무서운 도시일 뿐이었다. 그런 무서운 도시에서 해주는 연약하고, 수줍음이 많고,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 주눅이 들어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반면에, 서울은 흠모하는 두가 살고 있는 도시, 사랑하는 아들 호가 생긴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긴 하지만. 해주에게는 서울에 대한 좋은 기억은 바로 그거 하나밖에는 없다. 호가 생겼다는 그 사실, 그것도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는 사실말이다. 그런데 그 역사적인 십 년 전 첫날 밤이 지나고 난 후에 그렇게도 연약하고 가냘프고 어리숙했던 해주가 큰 일을 저질러버렸다. 어떠한 남자라도 용서하지 못할 일을.. 그것은 바로 거짓말!! 평생을 결혼하지 않겠다는, 책임질 일을 하지 않겠다는, 아이를 만들지 않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살아왔던 두가 그녀에게 그 일에 대한 결과가 있었냐고 물었을 때, 너무나 차가워보이는 그의 모습에, 냉정하게 결혼을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에 당당하게 "아니요!"를 외쳐버렸던 것이다. 그 말이 나오자마자 너무 다행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말이 나오든 결국은 똑같았을 거라는 데에 자위를 하며 그를 보내버렸다.

 

난 이런 상황에서 무어라고 했을까. 결혼을 사랑이란 이유 말고 한다는 것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제자식을 모르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두가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해주가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에 그들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난 좀 아쉽다. 두의 환경을 알았다면 해주가 한 거짓말이 얼마나 큰 잘못이었는지 그녀도 이해했을 테니까. 아니, 오히려 어떤 희생을 하더라도 그를 지켜주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결말을 알고 있는 지금은, 아마도 십 년  전에 억지로 결혼을 했다면 두에게도, 해주에게도 안 좋았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두가 호를 모르고 살아온 것이나 호에게 아빠를 빼앗은 것은 정말 나쁜 일이지만, 그 당시의 두와 해주 모두 사랑없는 결혼을 성공시킬 정도로 이해심이나 포용력이 넓지 않았을 테니까. 세상 물정 모르는 해주가 그럴 수도 없고, 결혼이라면 죽도록 싫어하는 두가 그럴 수도 없었을 테니까. 그러나 십 년이 지나고 난 뒤 두가 아들을 알게 되었을 때는 아들을 위해서라도 아내인 해주를 신경쓰게 될 수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그녀를 이해할 만큼의 포용력이 생겼으니까 서로에게 좋은 방향이었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으로 아이만 만들었을 뿐, 생판 낯선 타인이었던 두 사람이 한 이불을 덮고 자야 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도 나름 흥미진진해서 이 커플 이야기에 흥미를 더해주는 듯 싶다. 평생을 절제해왔던 두에게도 사랑의 행복이 찾아와서, 평생 외롭게만 보내왔던 해주에게도 가정의 행복이 찾아와서 정말 다행스런 소설이었다. 그런데, 다시보니 내가 어디에서 눈물을 흘렸는지가 생각이 안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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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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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노서아 가비라니~~ 표지에 커피 마시는 여주인공을 뻔히 보면서도 '노서아 가비'라는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 전혀 짐작이 되지 않았었다. 이렇게나 눈치가 없다니... 그것은 보시다시피 '러시아 커피'를 말하는 것이란다. 고종이 살아있던 시절에 조선은 일본도 호시탐탐 노렸고, 청나라도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오고, 러시아도 가까이 있으려고 했던 그 시기라 러시아 커피가 흘러들어왔을 것이다. 이 혼란한 시기에 대대로 역관인 집안에서 역관을 하시던 아버지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노서아 가비를 알았던 여주인공은 그 검은 액체를 홀린 듯이 바라봤었다. 너무 어려서 맛을 못 보았지만 아버지가 한 모금이라도 줄라치면 고개를 힘차게 내젓던 그녀는 자신이 상상하던 그 맛이 아닐거란 두려움에 노서아 가비의 향에만 한껏 취해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앞으로 러시아와의 관계가 긴밀해질 것이라는 아버지의 명대로 러시아말을 틈틈히 배워오던 여주인공은 어느 날, 러시아로 홀홀단신 흘러들어가야 했다. 역관이었던 아버지가 나라 물건을 가지고 도망가다가 벼랑에 떨어져 죽은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었다. 평생 나라 물건은 건드리지 않았던 아버지의 행동이라고는 볼 수 없었지만 일단 아버지가 대역죄인이 된 터라 그의 딸은 노비가 되어야 했기에 그녀는 부랴부랴 러시아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러시아말을 한다고는 해도 동양 여인이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크나큰 땅 러시아에서 살아가기란 힘든 일일 것이다. 천성적으로 말로 다른 사람들을 끌 수 있었던 그녀는 자신이 세계를 돌아다닌 탐험가라고 속이고서는 여러 카페에서 사람들의 환대를 받았다. 그러나 파티가 있는 날에는 마음껏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었지만 그녀의 삶은 외로움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따냐는 무엇이든 위조할 수 있는 천부적인 능력 때문에 얼음여우단과 함께 서유럽 귀족들에게 숲을 팔아먹는 사기를 치게 되었다. 협박으로 시작된 일이지만 그냥저냥 살아갈 수 있었던 지라 한가롭게 그렇게 사기단으로서, 노서아 가비 애호가로서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이다. 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의 이름은 이반이었다. 생전 처음으로 마음을 흔들었던 그는 조선인이었다. 처음엔 얼음여우단의 일을 하던 중에 다른 귀족을 데리고 그가 나타났다. 한눈에 다른 숲 사기단임을 알아본 그녀는 그와 말을 하다가 조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시했다. 귀족들에게 두 배로 받고 그 돈을 갖고 튀자고. 그렇게 배신하기로 말을 맞춘 그와는 어딘지 모르게 통했다. 사기꾼으로서 다른 사람을 백퍼센트 믿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처음 보는 사람이었는데 본능적으로 마음이 가는 사람은 그가 처음이었으니까. 그 일은 아주 위험했기에 도움을 청한 장군에게 죽을 뻔했다. 하지만 구세주처럼 짠 하고 나타난 이반 덕에 목숨도 구하고 그가 조선인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선 애인이 되었다. 새로 갈범이란 사기단을 만들고 호기롭게 일을 여러 차례 벌렸었는데, 조선 사신이 러시아에 나타난 일로 이 사기단이 파국으로 치닫게 되었다. 이 모든 일이 누구의 손에 계획된 것인지 짐작은 가지만 확증은 없었다. 모두 죽어버렸으니까. 어쨌든 다른 단원들은 죽었고 그녀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조선으로, 이반의 품으로, 고종의 바리스타가 되었다.

 

사기꾼은 진실해선 아니 되고 정직해선 아니 되고 일이 끝난 후 같은 곳에 머물러서도 아니 된다.

삶의 원칙을 바꾸면 큰 낭패를 보는 법이다. 내게 궁궐이 가당키나 한가.(p. 192)

 

조선의 새벽별을 바라보며 출근해서 아침마다 고종에게 노서아 가비를 끓여다 바치는 일을 하는 따냐는 왕의 친구가 된다. 노서아 가비가 마음을 움직였던 것일까. 고종이 그녀에게는 스스럼없이 다가와 친구가 되어달라고 청했던 것!! 통역관으로 근무하는 이반도, 러시아 외교관인 베베르, 이완용도 다 그를 이용하려고 옆에 붙어있는 것임을 뼈저리게 알고 있었기에 러시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따냐에게서 친근함을 느꼈던 것일까. 하지만 따냐도 마찬가지였다. 사기꾼은 사기꾼인 법이지만, 왕후를 먼저 보내고 쓸쓸히 지내는 고종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그래서 따냐는 그녀의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할 뿐이었다. 이반과 따냐는 서로 사기꾼인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이였기에, 묻지 않아도 예상할 수 있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에 그녀의 판단대로, 믿음대로 행동할 수 있었던 것. 그렇다면 남는 것은 결국 커피밖에는 없는 걸까. 사랑보다도 남는 것은 결국.... 그것?! 그래, 그것은 그래도 배신하지는 않는다.

 

어쩜, 첫단추가 그랬기에 서로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여기지만, 그래도 사랑은 흔적을 남긴다. 아무리 사랑이 아니였다고 생각하고, 그의 울부짖음이 끝내 자신의 추악한 욕망만을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사랑은 사랑이었던 걸. 하지만 쿨한 그녀였기에 그런 모진 세월을 다 이겨내고 이렇게 살아남았지 않았을까. 약한 나라에 태어나 한 번도 왕이 될 거라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왕이 된다면 좋은 나라를 만들고 싶다던 고종 황제를 추억하면서 씁쓸한 커피나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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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 - 대한민국 사법부를 향해 석궁을 쏘다 우리시대의 논리 12
서형 지음 / 후마니타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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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 권의 책을 읽고나서 2007년에 일어났던 석궁 사건을 알게 되고, 대학이나 법원 같은 기득권의 세계에서는 약자의 존재는 한없이 작아질 수밖에는 없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태어난 이래로 한 번도 법원에 가본적이 없어서, 무시무시한 사법부와 조우해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법이라는 것이 정당하고 긍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한 번도 인지하지 못했다. 소크라테스가 말했던, "악법도 법이다"는 말에도 표현된 것처럼 간혹 악법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국민의 권리로 개정을 요구하면 쉽지는 않아도 폐지될 것이라고 막연히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처럼, 현재 법을 집행해야 할 법관들이 "의도적으로" 법을 어길 수 있으리라곤, 그런 법관들이 실제로 있으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만약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법을 어기면서까지, 아니면 법관의 의무를 망각하면서까지 형을 집행해버리면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지는 것은 시간 문제가 아닐까.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를 구제할 방법은 있을까. 이 책에 나왔던 다른 사법 피해자들이 한 말처럼, 짓지도 않은 죄에 대해서 "잘못했어요."라고 한 마디로 석방이 된다면 누가 끝까지 거부를 할 수 있겠느냐 말이다. 가족과 직장과 자유를 버리고... 21세기가 도래한 이 시대에 마치 일제강점기 때 3 · 1 운동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고문을 당하는 독립운동가들로 보이는 것 같은 착시가 드는 건 왜인지...

 

석궁 사건은 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였던 김명호 교수가 대학을 상대로 낸 교수 지위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자 담당판사를 찾아가 석궁으로 보복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으로 김명호 교수는 현재 징역 4년 형으로 복역하고 있는데, 이 사건의 원인이 된 교수 지위확인 소송 항소심은 1995년 대학별 입학고사 수학문제 채점위원으로 있던 김 교수가 출제 오류가 난 문제에 대해 이의 제기한 것을 가지고 부교수 임용에 탈락된 것을 심사해달라고 청한 것이었다. 원래 부교수 임용은 연구논문으로 결정되는데, 김 교수는 5년 동안 재직하면서 발표한 세 편의 논문이 전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에 가입돼 있는 미국 『수리물리』와 『현대물리학』에 실렸음에도 부적격 판정을 받아 그리된 것이다. 부정입학을 지적했던 용기 있는 행동을 한 교수를 대학당국의 위신 때문에 김 교수를 희생해버린 것이었다. 그런데 정말 그가 패소되고 그 이유를 들어보면 정말 어이가 없다. 일단 교수의 자질을 문제 삼았는데, 그의 깐깐하고 대쪽같은 성품 때문에 교수 간의 사이가 그리 좋지 못했다. 윗선에서 뭐라고 하면 바로 굽신대어야 하는 권위주의를 문제삼는 그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사람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우수한 성대 학생을 다른 학교로 보내버린 점을 해교 이유로 든 것은 정말 말로 안된 이야기다. 이 말을 들은 한 제자는 "이게 해교 행위이면 유학 보내는 건 매국 행위인가"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게다가 판결문의 가장 압권인 내용은 따로 있다. "문제의 오류를 지적함으로써 보복을 당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자적 양심에 따라 정당한 원칙을 주장하기 위한 용기 있는 행동을 할 것이면, 스스로 자신이 대학 교원으로서 지녀야 할 다른 덕목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였어야 할 것인데"(p. 46)라는 부분이다. 용기 있는 행동을 조롱하고 그 대신 자신의 인격 향상에 더 노력했어야 한다고 비꼬는 것을 보면서 정말 한심했다. 너무 직선적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못하는 것이 잘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잘못을 지적한 것까지 폄하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저자는 이 판결문을 두고, 옆에서 살인하려는 사람을 말리기 전에는 먼저 자신의 인격이 바른지 확인해야 되는 짓이라며 조소했을 정도다. 그러니까 대학과 법원이라는 거대한 세력이 사회적 약자인 김 교수를 희생양 삼은 것이라는 건데, 여기서부터 사건의 발단이 시작된다.

 

패소한 것만 알고 간 김 교수가 담당판사를 찾아가 이유를 물어보았는데, 그 때 석궁을 들고 간 것이다. 목이 곧은 사법부를 깨기 위해서는 뭔가 강한 것이 필요했는지 석궁을 들고 간 것까지는 좋은데, 거기서부터 살인미수죄니 과실치사죄니 어쩌니 하면서 지진한 법정공방이 시작되었다. 민사소송은 법원이 판결하는 것이지만, 형사소송은 피의자와 피해자가 서로 합의를 하면 되는 문제라 주변에서 합의를 하라고 해도 김 교수는 끝까지 완강했다. "법을 고의로 무시하는 판사들처럼 무서운 범죄자는 없습니다. 그들의 판결문은 다용도용 흉기이며, 본인은 수십만, 수백만의 그 흉기에 당한 피해자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본인은 ... 법 무시하고 판결하는 판사들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국민저항권을 행사한 것입니다" 사실 나도 김 교수가 석궁을 들고 간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였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생각해서 모든 판사들이 판결을 내린 다음에 이렇게 기습을 당한다면 그것도 올바른 행위는 아니지 않은가. 이 경우에서는 김 교수가 억울하게 당한 것이여서 긍정적인 입장으로 쏠릴 수 있겠지만, 실제로 죄를 지어놓고도 패소했다고 앙심을 품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기에 이것은 판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일 테다. 다만, 그가 석궁을 들고 가지 않았다면 그의 사건이 이렇게까지 언론의 관심을 받지도 못했을 것이란 씁쓸한 생각은 들지만.

 

어쨌든 판결을 내리는 판사에게 도전을 했으니 사법부측에서는 절대 가만히 넘어가지는 않을 것라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을 했지만, 공판하는 과정을 보니 완전히 희극감이다. 검사측에서 유죄를 요구하면서 제시한 증거에 대해 반대 증거를 제출하기만 하면 무죄로 나올 수 있고, 검사측에서 제대로 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당연히 무죄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상식대로, 아니 법대로 진행되지 못한 공판이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판사를 공격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로 보여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판사들에겐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니 그럴 법도 하지만 그렇다고 무죄인 사람을 우겨넣어서 유죄로 둔갑시키는 것은 또 무엔가. 정말 내가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대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아까 물었던 질문을 다시 한번 하고 싶다. 만약 판사가 의도성을 가지고 없는 죄를 있다고 실형을 선고해버리면 구제할 다른 방법은 있을까. 현재로 봐선 없다가 정답이다. 아무리 삼심제도 있다지만 아예 윗선에서부터 내려온 지시를 거스릴 판사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사법권의 피해자들이 지금도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혹자들은 너무 강경하게 나간 김 교수의 태도도 문제시한다. 그가 하는 행동의 취지는 좋은데, 그 과정에서 너무 적을 많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일인 시위를 하면서 피켓에다가 담당판사의 실명과 어떤 죄를 지었다고 써놓으면 그 누가 기분이 좋겠나 말이다. 그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내어 10년 전에 무너졌던 명예를 회복해내는 것일 텐데 사법부의 높은 벽에 부딪치면 부딪칠수록 더 단단히 더 강경하게 변해버린 그의 모습을 보니까 인권운동가로 나설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내 짧은 소견으로는 그런 사람이 이 나라에 많이 나타나서 우리가 변하는데 일조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지만, 너무 곧으면 쉬이 부러지듯이 그가 희망을 잃고 있을까봐 그것이 걱정된다. 

 

이 책을 덮으면서 바로 얼마 전에 본 《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가 생각났다. 미국에 테러를 가한 범죄자를 잡으면서 미국이 아닌 곳에다가 수용소를 설치해놓고 현상금 때문에 잡혀온 많은 사람들을 적법한 절차를 통해 재판을 하지도 않고 무기한 고문하고 감금해놓는 그런 관타나모 수용소를 보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것은 너무 과한 생각일까. 미국법에 수감자들을 위한 법이 있어도 미국이 아니여서 미국법에 따라 그들을 대할 수 없다고 핑계를 대는 관타나모나(관타나모 안에 있는 이구아나는 미국법에 따라 보호됨에도 불구하고) 한국 헌법에 법치주의라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법대로 판결하지 않은 김용호 판사님, 이회기 판사님, 신태길 판사님이나 다 똑같은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윗선에서 어떠한 압력이 있더라도 원래 판사라는 자리가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닌가. 어렸을 적 법을 외우는 것이 좋아 법을 공부해볼까 했다가 개인의 양심에 따라 최선을 다해 판결을 내려도 잘못 내려지면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 있다는 생각에 덜된 인간인 내가 갈 길이 아니라 그만 포기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위 세 판사님들은 참으로 얼굴이 두꺼운 것이 아닐까 싶다. 한없이 자랑스러웠던 조국, 미국에 관타나모가 있다는 사실로 그 책을 쓴 저자가 조국이 부끄럽다고 한 말을 기억한다. 난 하나도 자랑스럽지 않은 대한민국이건만 이번 일로 정말 더 경악스러울 뿐이다. 내 아버지가, 내 남편이, 내 오빠가, 내 동생이, 내 자식이 아무 죄를 저지르지도 않고 사법권에 대항했다는 이유만으로 차가운 감방에 갇혀있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지 않을까. 그래도 양심에 털이 안 나서 성대의 부정 시험 출제를 고발하고, 법을 지키지 않는 판사들에 대해서 고소를 하는 김명호 교수님의 훌륭한 일을 후대의 사람들은 알아줄 터이다. 이런, 어쩌나~ 김용호 판사님, 이회기 판사님, 신태길 판사님들의 자식들이 이 사건에 대해 알면 좀 부끄러지지 않을까. 하긴 그럴 정도의 양심이 있었다면야 시작도 안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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