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빈치의 인문공부 - 세상을 뒤바꾼 통합지성의 발견
슈테판 클라인 지음, 유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과연 그 누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한낱 공상가로만 치부할 수 있겠는가?

 

그가 온전한 학자로의 면모를 갖추지 못하였더라도 그가 살던 그 시대에, 아무런 거장들의 도움 없이 혼자서 그만큼의 지식을 쌓아올린 것을 두고

감히 누가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르네상스의 대표적 화가, 비행의 선구자, 각종 기계의 발명가 등의 칭호가 앞에 붙는 그에게 감히 그런 망발을 할 수는 없다. 게다가 그에게는 그런 모든 칭호 앞에 붙은 유일한 수식어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천재'이지 않은가. 

아직 강력한 왕권을 가지고 통일된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하는 이탈리아라는 나라에서 계속된 전쟁으로 혼란한 그 와중에서 동료 학자나 연구자들과

연구에 대해서 토론이나 의견 교환조차 할 수 없었던 그 시기에 혼자서 그 많은 지식을 생산해내기까지 한 그는 정말 천재가 아닐까.

그러나 그런 '천재'인 다 빈치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사생아로 태어나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기초적인 나눗셈을 평생 습득하지 못했던 점, 갖가지 오류로 둘러싼 기록을 남긴 점, 화가로서 일을 마무리하지도 못하고 그만두는 무책임함, 완성하지도 못하고 시도만 했던 온갖 종류의 발명품들... 이것을 보면 그도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약점이 있는 그가 천재가 될 수는 있었지만, 우리가 천재가 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그가 직관적이고 창조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점과 한 가지에 꽂히면 중단하지 않는 점, 모든 금기와 목적에서도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16세기 르네상스 시기에 폭발적인 변혁이 있었던 그 때에 그가 천재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점은 바로 그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의문을 하나 가져야 한다. 왜 우리 세대에서는 다 빈치만큼 머리가 좋은 사람이 태어나지 않은 걸까 하고.

그런데 정말 '태어나지' 않은 걸까. 한 번 생각해 보자. 

확률적으로만 봐도 그 때 이후로 수많은 사람들이 태어나고 죽었고, 현재로서는 60억이나 되는 인간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다 빈치만큼이나 머리 좋은 사람이 없었을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왜 우리 세대에서는 그런 폭발적이고 개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천재가 없는 걸까 의문을 품어봐야 한다.

재료는 똑같은데 단지 환경적인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만들어지지 못할 것인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이 책은 바로 그런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우리 세대에 다 빈치 같은 천재가 없는 것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시작했다.

다 빈치는 과연 어떤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았는지, 어떤 생각으로 연구를 했는지, 평소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에 대해

그의 눈으로 들여다 봐야 그가 우리네와 어떤 점이 다른지 알아낼 수가 있을 테니까.

더불어, 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할지도 덤으로 알아갔으면 좋겠다. 

「시선」, 「물」, 「전쟁」, 「비행」, 「발명」, 「해부」, 「질문」의 총 일곱 개의 주제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기에서 다 빈치의 면면을 파악할 수가 있다.

그것은 다 빈치가 남겼다는 일만 장의 종이가 현재까지 다 전해내려오는 것은 아니지만, 수많은 메모와 기록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그가 자연을 관찰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광학법칙을 적절하게 사용한 덕분에 《모나리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는 것과 채식만 먹을 정도로 폭력을 혐오하고 평화를 사랑하였음에도 전쟁 준비하는 데 지원한 그의 모순된 성격,

그리고 논리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한 층을 뛰어넘는, 측면적 사고를 통해 진리를 깨닫는 신비한 통찰력 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제까지 내게 그는 보통 인간으로서는 범접할 수 없는, 저 멀리 제단 위에나 올라가 있어야 할 존재로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다 빈치가 행동했을 법하고, 생각했을 법한 이야기를 현장감있게 전달받으니까 그가 친근하게 다가와 좋았다.

다 빈치라는 이름만 들으면 자가다도 일어날 만큼 막연한 동경을 가지게 된 인물이라 그런지 그에 대한 호기심이 정말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다 빈치의 입장에서 사물에 대해, 시선에 대해, 자연에 대해서 생각해보니까 그가 조금은 인간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루브르 박물관에 《모나리자》가 걸려있는 전시실에는 사람이 북적북적한다지만, 내겐 그 그림이 조금도 특별하지 않아서

아니, 솔직히 말해서 그 그림이 왜 그리 각광을 받는지조차 몰라서 어리둥절했었는데, 이 책으로 그 그림의 비밀까지도 알게 되어 속시원했다.

다 빈치라는 인물을 좋아한다면, 아니면 '천재'라는 말에 귀가 종긋한다면 이 책을 꼭 봐두는 것이 참 좋다.

그 시대의 천재들은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해서 천재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