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성경이야기 - 삶을 축복으로 이끄는 성경 레시피
유재덕 지음 / 강같은평화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냥 아주 단순하게 성경책을 읽으면서 ‘이스라엘 사람들과 우리는 아주 비슷한 데가 많아’ 했었더랬다. 틈틈히 하는 성경공부를 통해 우리랑은 전혀 반대로 이스라엘엔 겨울에 비가 많이 오고 여름에는 건기라는 것을 배웠어도, 이스라엘 땅이 그 자체로 고원이라는 것을 머리론 알고 있어도 거기 가서 살아도 문화적으로 아무런 거리낌이 없겠거니 생각했었다. 어머나, 이게 왠걸~!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기독교를 믿는 것이 아니라 유대교를 믿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스라엘 사람들이 먹는 음식은 우리가 상상도 못할 기후와 환경의 조건으로 생전 처음 보는 것이 태반이라는 사실을, 나는 이 책을 통해 눈에 있던 비늘이 벗겨지듯이 알았다. 하긴 생각해보면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미의 극치인 프랑스 요리, 합리적으로 보이는 미국 요리, 단촐하면서 세심한 일본 요리, 열정적인 이탈리아 요리 외에 내가 알고 있는 세계 요리엔 이스라엘 요리는 들어가지도 않는다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그건 당연하다.
 
의. 식. 주. 이 세 가지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어떤 나라의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의식주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차후에 그 나라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무래도 의식주에는 그 나라의 지형, 기후, 사고 방식, 국민성 등이 반영되기 때문일 것인데, 그래서 성경을 잘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들은 이 책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의 食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접하고 난다면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이 책을 보고 난 뒤에 이제까지 예수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내가 생각했던 말씀과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어차피 인간은 그가 먹은 것으로 그의 몸을 만드는 것이니 음식의 영향력을 떨쳐버리려고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정말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언제나 다른 문화를 알아가는 것은 흥미진진한 일이기도 하고, 기독교인들이라면 더 가깝게 접근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구성은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1부에서는 「재미있는 식탁 이야기」로, 성경 속에 등장하는 음식이야기를 선별해서 무엇을 먹었고, 어떻게 먹었는지와, 이제껏 사실과 다르게 우리에게 알려진 것에 대해서 정정해주는 내용이 포함된다. 아브라함이 두 천사와 여호와를 대접했던 빵이 피타 빵이었다든지, 야곱이 에서에게서 갈취한 장자권이야기에서 나오는 붉은 죽이 보통 ‘팥죽’으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나라에선 팥은 자라지 않고, 그 대신 세 가지 색으로 나는 렌즈콩이 많이 자라니 그것으로 죽을 쑤어주었던 것이라고 추측한다는 것 등이다. 렌즈콩은 렌즈의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는데, 진짜 희한하게 생긴 콩이었다. 이러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 지리상으로는 지중해랑 가까워서 이탈리아와 비슷하겠거니 했었는데, 너무나 다른 재료와 모르는 요리 뿐이니~!
 
2부 「달콤 살벌한 먹을거리 이야기」에서는 금기가 되는 음식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구약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시키시면서 하나님께서 먹어도 되는 것과 먹으면 안되는 음식을 구별해주셨는데, 그 율법을 아직까지도 지켜내려 오고있는 것이다. 역시 그들의 끈질임과 인내는 알아주어야한다. 그런데 이 율법에는 의아하게 생각될 것들이 많다. 되새김질을 하지 않는 돼지는 왜 먹으면 안 되는 것인지, 비늘이 없는 미꾸라지나 장어는 먹으면 왜 안 되는 것인지, 한국 사람들이 열렬히 사랑하는 게나 새우, 그리고 오징어도 먹으면 왜 안 되는 것인지 말이다. 그런데 율법에는 ‘법’만 나와 있을 뿐, 그 해설은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랍비마다 다른 해석을 보인다. 그 중 나는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가 말한 지역적인 조건 때문이라는 가설이 참 마음에 든다. 돼지는 되새김질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땀샘이 없기 때문에 진흙탕에 굴러서 몸을 식혀야 하는데 이스라엘은 돼지가 살 수 있는 이상적인 지형과 기후를 제공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또한 먹을거리가 그리 풍족하지 못한 건조 기후인 이스라엘에서는 인간이 먹을 수 없는 풀 종류를 먹어주는 가축이 필요한데, 돼지는 인간이 먹는 음식을 먹기 때문에 고기를 얻자고 다른 음식을 경쟁할 순 없다는 것이다. 참 그럴싸하지 않은가!
 
마지막 3부에서는 「즐거운 축제 음식 이야기」가 나온다. 가장 눈에 많이 들어온 내용이었는데, 아무래도 이스라엘의 절기를 지키면서 만들어 먹는 음식이 많이 나오니 관심이 많아졌다. 우리가 추석 때 송편을 먹고, 설날에 떡국을 먹는 것처럼 그들도 유월절, 수전절(하누카), 속죄일(욤 키푸르) 등의 날에 하는 행동과 기념하는 음식이 다르다. 그 중 제일 먹고 싶었던 것은 그들이 안식일에 먹는 할라 빵이다. 꼭 머리를 땋은 것처럼 보이는 빵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아주 부드럽고 달콤하다는데 정말 사진으로 보고만 있어도 입맛에서 단맛이 느껴진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한 가지 이야기마다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레시피를 곁들여두는데 진짜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가 솟구치게 한다. 진짜 맛이 있는지 없는지는 먹어봐야 알겠지만, 일단 내 시각을 통해 느껴지는 맛은 아주 훌륭해 보인다. 다양성의 시대라는데 일주일 중 한 번은 이스라엘 음식도 만들어보면서 다양한 문화를 즐겨도 참 좋은 기회가 될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자 스물일곱, 너의 힐을 던져라 - 20대 女의 꿈과 성공법
임희영 지음 / 베스트프렌드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이십대 여성을 위한 자기 계발서는 이것까지 다해서 총 두 권을 봤는데, 그 전에 이십대 여성을 한정해서 쓴 것은 아니지만 성공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제시하는 자기계발서를 질리도록 본 터라 선뜻 손이 가는 책은 아니였다. 일단 기본적으로 움직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읽어선 안 되는 책이 바로 자기계발서가 아닌가. 그런데 나는 좀 굼뜬 편이라 자기계발서를 보고 나면 하루 하루 게으름을 부리는 내가 그다지 맘에 들지 않게 되니까 정신 건강을 위해서 좀 피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전에 봤던, 그리고 조금 실망을 했던 이십대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서보다도 휠씬 매력적인 책이였고, 단순히 자기계발에 대한 내용만 나온 것이 아니라서 더 흥미롭게 읽혔다. 저자 임희영 씨의 이력이 워낙 독특하기도 하지만, 누구나 1인 기업인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와 그 방법을 아주 현실적으로 그려준 터라 더 현장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같다. 저자 임희영 씨는 쇼핑호스트로 4년 근무하다가 틈틈히 배워두었던 요리와 플로리스트를 계기로 자신의 열정을 발견해낼 수 있었다.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계약직이다 보니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인 쇼핑호스트 자리였기에 틈틈히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그녀는 요리 자격증도 따다가 플로리스트를 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접할 수 있는 문화센터를 이용해서 배웠는데 그 쪽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 그 분야의 전문가 반 코스를 무려 천 만원이란 비용을 들여 이수하기까지 했다!! 그 후에 홍보아카데미도 수료하고 그것을 무기로 홍보대행사에 전직을 성공한 그녀는 독립해서 홍보대행사 ‘쉬즈컴’을 차리고, 플로리스트로 활동하고, 파티플래너나 플라워코디네이터로도 활동을 하는 등 바쁜 하루 일정을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기 관리나 인맥 관리에도 틈을 주지 않으니 정말 대단한 열정가이다.

 

누군가의 성공기를 읽으면 이 부분이 제일 좋다. 처음은 어떠하든지 끝은 찬란하게 빛이 날 것임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 그러니 초창기에 겪는 그 어떤 아픔과 시련과 두려움도 버겁거나 무섭지가 않다는 것.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도 부담없이 읽어내려 갈 수가 있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엔 그녀니까, 그렇게 특별한 그녀이니까 그런 특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과 주저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너무 부럽고 멋진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안 된다고 미리 체념해버리고 나서 읽어버리는 것이다. 안 그러면 그녀가 했던 모든 행동을 내가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팍팍 느끼게 되면서 애써 감춰두었던 자신 없는 내 자아가 들켜버리니까 말이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 아마도 이 모든 실존인물들을 나와 격리시키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 그런데 임희영 씨는 그런 유리벽 같이 단절되어 버리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준다. 멘토를 삼으라고 할 때, 세 명을 들라고 하면서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해도 이렇게 책에 나오거나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방송에 나오는 사람이라도 멘토를 삼으면 도움이 된다고 말이다. 특히나 자신에게라도 쪽지를 보내주면 끊임없이 앞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과 싸우며 꿈을 이루기 위해 겪어왔던 기억 때문이라도 멘토가 되어주겠다고 당당하게 밝혀놓은 것이다. 궁금한 사람은 언제든지 그녀에게 쪽지를 해봐라! 그녀의 블로그는 http://blog.naver.com/accom  이라고 하니 어렵지 않다.

 

요즘은 1인 사업가가 많이 나타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그것은 바로 이렇게 블로그라는 웹상에서의 개인적인 공간을 가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언제든지 불특정 다수에게 피드백이 가능하고 그들과 의사소통도 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그것을 받는 자리가 형성되기 때문에 직장에 고용되지 않고서도 혼자서도 충분히 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직장에서의 한 부속품으로 전락하지 말고 나중에 자신의 사업을 할 계획으로 사회경험 차원에서 회사를 다니라고 조언한다. 그렇게 된다면 아무리 어렵고 힘들고 지치게 하는 일이라도 다 자신의 사업을 위한 전초전일 뿐이니 억울한 일을 당해도 화도 안 나고 말도 안되는 일을 시켜도 짜증도 나지 않고 능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사업하기 위해서는 인맥이 중요하니 그런 식으로 일을 하면 얼마나 좋은 인상을 주겠는가. 좋은 인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장에 다닐 때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두고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소소한 것들을 많이 드러내라고 말한다. 좋은 기회나 직장은 다 주변 사람들에게서 얻게 되기 때문에(하다못해 소개팅 자리라도!!) 인맥 관리는 필수라는 것이다. 사람들을 배려하고 항상 좋은 이야기만 해주고 만날 때마다 조그만 선물을 준비하는 센스 있는 여성을 그 누가 싫어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좋은 남자 있으면 바로 소개시켜 주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렇다면 사업적으로 일감이 필요하다거나 내게 필요한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도움도 당연히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니 정신 차리고 좋은 인맥을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녀의 모든 사업 노하우가 다 소개되어 있다. 그녀만의 야심만만한 인맥 만들기에서부터 그녀가 계획한 파티플래너로서의 작품 사진들과 요리 레시피, 마지막으로 그녀처럼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20~30대 여성들의 성공담까지 꽉꽉 채워져 있으니, 이 자기계발서를 보면 이석이조, 이석삼조의 효과를 누리게 될 것이다. 성공에 목마른 사람, 자신의 꿈을 찾는 데서부터 막힌 사람, 모두 모두 모여봐라! 재밌다!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적의 나뭇잎, 이로도리 - 칠순 할머니들이 나뭇잎 팔아 연 매출 30억!
요코이시 토모지 지음, 강지운 옮김 / 황소걸음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이런 멋진 할머니들을 봤나~~ 하잘 것 없어 보이는 나뭇잎을 팔아서 연 매출 30억을 벌다니... 내가 평생에 그런 돈을 만져는 볼 수가 있을까. 아이참,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번 들어나볼까 싶다.

 

이런 기적 같은 일을 일으킨 마을은 바로 가미카츠 마을이다. 일본 도쿠시마 현 가츠우라 군 가미카츠 마을은 도쿠시마 시 중심부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 해발 100~700m에 점점이 들어선 크고 작은 55개 동네로 구성된 산골이다. 그러다 보니까 농사를 짓기에도, 사람이 살기에도 불편하기 그지없는 곳이라 1950년에 6,356명이던 인구가 2007년에는 2,049명으로 줄어들어 버리기까지 했다. 게다가 이 마을의 인구 분포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이 인구의 약 48%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화된 마을이여서 큰 농가소득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의 저자인 요코이시 토모지 씨가 가미카츠 농협에 영농지도원으로 오게 된 것이 발단이었다. 그가 처음 마을에 와서 눈여겨 봤었던 것은 노인들이 술을 가지고 모여서 남 험담하는 모습이었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대로, 할머니들은 할머니대로 각각 이웃들 욕을 하거나 며느리 험담을 하는 것으로만 허송세월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 할 일이 없으니 저렇게 마을 사기를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러간다며 일거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다짜고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느니 비판을 하는 그의 모습에 거부감이 든 노인들을 그를 내쫓으라고까지 했지만, 갑자기 일본 열도에 불어닥친 한파로 가미카츠의 유일한 수입원인 밀감이 초토화되는 바람에 위기의식을 느낀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한 마음이 되어 개혁하게 되었다. 위기가 성장의 발판이 된 것이다. 역시 성장하기 위해서는 위기가 닥쳐와야 되는 법~!

 

그래서 손은 덜 가지만 상품화하기 쉽고, 좁은 면적에서도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작물을 찾다가 보니, 쪽파와 고구마 말랭이가 있었다. 실제로 그것을 재배하는 농가까지 방문해 지식을 배워오고 하는 노력 등으로 시금치, 노자와나를 포함해 점차적으로 고랭지 채소를 늘려갈 수 있었다. 한파가 있기 전에는 밀감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4,000만 엔 정도였었는데 한파로 인해 1,000만 엔까지 뚝 떨어지고 나서 시작한 고랭지 채소가 1983년까지 1억 엔 이상으로 증가했을 정도로 괄목한 성장을 보인 것이다. 그러니까 좀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지지기반을 잃고 나서야 그 기회를 찾아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던 셈이다. 그 후론 가미카츠 마을 사람들은 요코이시 토모지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한 마음 한 뜻으로 마을 경제를 위해 노력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가 표고버섯의 판매로를 확보하는 중에 한 해 농사가 아니라 사시사철 돈을 벌 수 있는 묘안을 짜냈다. 근처 요리집에서 갔다가 본 장식으로 둔 나뭇잎이 그것이었다. 그것을 ‘츠마모노’라고 부르는데, 그전까지는 그런 나뭇잎의 존재조차 몰랐을 정도로 일반인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존재였다. 물론 이것을 판매하는 곳도 없었고 말이다. 이전까지는 요리사들이 근처 산에 가서 알맞은 나뭇잎을 따가지고 와서 요리에 사용한다는데, 이것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라고 해서 여기에 공략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믿어준 4가구의 사람들과 「이로도리」라 이름 붙이고 나뭇잎을 골라다 팔지만 어찌된 일인지 하나 당 5~10엔 밖에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츠마모노’에 대해서 연구를 해야겠다 싶어서 요정을 들러서 꼼꼼히 조사하고 배우다 보니 무엇이 문제인지 확실히 숙지할 수 있게 되었다. 마구잡이로 뒤섞어서 파는 것이 아니라 크기별로 나누어서 팔고, 흠집이 나거나 벌레 먹은 것은 절대로 안 되며, 음식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농약도 쳐선 안 되는 것이 ‘츠마모노’였다. 그런 섬세함을 갖추니까 이제는 하나 당250~300엔씩이나 받을 수 있는 그야말로 효자 노릇을 하는 일감이 될 수 있었다. 처음엔 4호로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134호로 늘었을 정도니, 이런 나뭇잎 판매로 연 매출 30억이나 벌었다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그러나 일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은 다 요코이시 토모지 씨 때문이었다. 요정에 가는 것도, 멀리까지 가서 「이로도리」를 홍보하고 오는 것도, 좀더 좋은 제품을 팔 궁리와 좋은 유통구조를 확보해놓는 것도 모조리 그가 혼자서 자비로 해낸 것이기 때문이다. 십 년동안 그가 번 월급을 한 번도 집에다 갔다준 적이 없다고 하니, 더 이상 말을 해야 무엇하랴.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일본 전국 각지에서 방영이 되고, 온갖 기업인 상도 받고, 취재차 많은 지역에서도 견학을 오지만, 그 없이는 아무것도 되지 않았을 것임에 틀림없다. 대가를 바라고서 하는 일이 아닌 자신의 보람을 위해서, 죽어가는 한 마을을 살린다는 사명감에서 시도한 일이기에 아마 요코이시 토모지 씨는 칭찬 받는 것도 어색하지 않았을지. 그런 그의 공을 인정해준 마을 사람들과 농협에서 이로도리 주식회사를 차리게끔 도와주었다. 그가 없이는 한 발짝도 더 나가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 아니었을지. 어쨌거나 그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현실화되지 않은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그의 성공 이야기는 이제 끝이 아니라, 시작이니까 어쩜 당연한 것이겠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평범한 사람이 늙고 병들고 죽는 이야기 - 어떤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감동!

 

이름이 나오지 않은 어떤 사람, 그가 죽었다. 그의 장례식을 위해 그의 형 하위와 형수, 그의 첫번 째 결혼에서 생겨난 아들인 랜디와 로니, 그의 세 명의 부인 중 두번 째 아내인 피비와 그녀의 딸인 낸시, 그가 심장 수술을 받고 퇴원했을 때 그를 간호했던 모린, 그와 뉴욕에서 같이 광고일을 하던 동료들 몇 명과 그가 이주한 은퇴자 마을 스타피시비치에서 연 그림교실에 수강하던 노인들 몇몇이 모였다. 여느 장례식처럼 진실로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눈물 짓는 사람도 있고, 그의 죽음을 믿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가 죽은 것을 씁쓸해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의 죽음을 애통하는 사람도, 그가 죽어서 속시원하다고 사람도 있었던 단촐한 장례식이었다. 그 장례식은 이제는 황폐화되어 옛 영광을 돌이킬 수는 없지만 그의 할아버지 때부터 묻혀져 있는 유서깊은 곳에서 열려졌다. 이민자를 정착시키는데 도움을 줬던 그의 할아버지가 이 묘지를 만들 때부터 참여하면서 ‘죽은 사람들을 유대 율법과 의식에 따라 매장하기’ 위한 곳이라고 문서화했건만 시간이 가면서 많은 것들이 썩어 쓰러졌고 문은 녹슬었고 자물쇠는 사라지고 심지어는 문화 파괴 행위가 일어난 허망한 곳이 되어 버렸다. 마치 그의 죽음처럼 말이다.

 

장례식이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제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소설은 죽은 그의 이야기를 두서없이 들려준다. 그의 일흔 하나일 때의 모습, 그의 아홉 살의 수술한 기억, 그가 서른넷일 때의 피비와 만난 이야기, 그가 쉰여섯일 때의 세 번째 아내와 겪은 수술이야기, 그리고 그 때 모린과 만난 이야기, 피비와 이혼한 계기 등의 여러 이야기가 물 흐르듯이 흘러간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떠오르면 연관된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막 끄집어낸 것처럼, 그렇게. 그런 이야기를 통해 그는 광고일로 성공했으나 순간적인 실수 때문에 안정감 있고 사랑스러운 여자를 놓치고 평생을 외롭게게 병마와 싸워가며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존경해 마지않는 그의 형 하위와는 전혀 다르게. 오십 평생을 한 여자만을 사랑하고 헌신하며 평생을 병이라곤 모르고 사는 형 하위하고는 전혀 달랐다. 글쎄, 그런 그가 특별해서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아닐게다. 세 번의 결혼을 모조리 실패하고, 자신에게 지극정성을 기울인 딸 낸시에게 상처를 줄 불륜행위를 저지르고,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다이아같은 아내를 쓸모없는 아내로 바꾸어버리는 실수만 하는 모자란 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그의 못난 모습이 바로 인간의 모습이기 때문이 아닐런지. 아마 완벽해 보이는 하위가 이 책의 주인공이었더라도 어쨌든 ‘죽음’은 무시무시한 것이니까.

 

그가 서른넷일 때 문득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이 무서워졌다. 한국전쟁에 나갈 때도 그렇게 느껴진 적이 없었던 그인데, 아직 서른넷밖에 안 되었는데 죽음의 공포가 그를 뒤따랐다. 그 후 바로 병원행, 충수염이었다. 아마 그 때부터일 것이다. 그가 병원 신세를 자주 지게 된 것은.죽음에 대한 공포가 그를 잠식하는 가운데 그는 두번 째 결혼과 세번 째 결혼을 감행했다. 두번 째는 충수염 수술 중에 굳건히 옆을 지켜주는 피비라는 존재를 새롭게 알게 되어 시작된 것이지만, 세번 째는 그저 심장수술을 할 때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는 셋째 아내 메레테의 실상을 알게 되었던 뿐. 그리고 이혼. 그리고 시작된 홀로살기는 처음엔 흥미로웠다. 바다 옆에 있는 은퇴자 마을에 들어가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포부를 내세우며 열정적으로 살았던 십 년이 지나니, 어떤 것으로 채워질 수 없는 외로움이 그를 뒤따랐다. 그리고 따라오는 죽음의 공포, 공허, 다시 수술이 필요한 몸, 건강한 형을 질투하는 치졸한 마음, 자신이 버린 두 아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갈망, 낸시와 쌍둥이 아이들과 같이 살고싶은 그의 마음, 그리고 피비.... 그러다 피비에게 뇌졸중이 일어나고, 그의 동료들이 죽거나 우울증에 사로잡히거나 암에 잠식당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피비에게 가보고, 미망인에게 전화로 조문을 대신하고, 정신병원에 연락하고, 농담을 하며 위로하는 그 시간... 위로랍시고 진부하기만 하고 쓸모는 없는 격려 발언을 늘어놓고 동료들의 삶의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그들의 기운을 되살리려 노력하고, 삶의 마지막 가장자리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그 어떤 말을 찾으려 하는 그 황당한... 시간들을 보냈다. 하지만 그가 일하면서 알게 된 모든 사람들의 삶을 놓고 봤다면, 글쎄, 허무하지 않았을까. 만약 그가 알고 있던 모든 사람들의 괴로운 사투를 알았다면 그는 전화를 붙들고 수백 통은 했어야 했을 테니까. 노년은 전투가 아니다. 노년은 대학살이다.(p. 162)

 

그러다 부모님의 묘지에 갔다. 뼈들이 들려주는 그런 고귀한 말씀과 힘들고 정성스럽게 땅을 파는 인부의 사려깊은 이야기 속에서 그는 위안을 얻었다. 그때, 바로 그때서야 서른넷 때부터 그를 따라다녔던 죽음의 공포를 놓을 수 있었다. 지겹던 바다도 희망차게 보이고, 그림에 대한 새로운 열망도 생겼으며, 거친 파도가 몰려와도 다시금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그리고 다시 심장수술을 했다. 그리고 그는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노년은 대학살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 제15회 독일 추리문학 대상 수상작!
볼프 하스 지음, 안성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달콤한 죽음’은 완전 역설적인 표현인데, 왠지 그러한 표현이 이해되어질 만한 이유는 뭘까. 워낙에 역설적인 표현은 강렬한데다가 그 내밀한 의미를 잘 전달해줘서 내가 좋아하는 표현이긴 한데, 내가 보기에 이 소설의 분위기에 맞는 제목은 아닌 듯 싶다. 여기서 나오는 죽음이 달콤하지도 않을 뿐더러 의미없이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더러 생기기 때문에, 그리고 실은 주인공 ‘브렌너’가 수난곡으로 알고 있었던 노래제목이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가 아니라 「오라 달콤한 십자가여」였다는 사실 때문에 왠지 헛다리를 짚은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1997년 ‘사설탐정 브렌너’를 주인공으로 한 이 소설을 발표하면서 일약 오스트리아 국민작가라는 호칭을 얻었다는 볼프 하스의 소개를 보았지만, 그다지 내겐 와닿지 않은 내용이었다. 그가 인기를 끈 이유도, 그의 문체가 재미있는 이유도 모르겠고. 볼프 하스는 문법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는데, 그것은 독일어판으로 봤을 때나 알 수 있는 것일 테고, 번역된 책에서는 그저 말장난이나 말꼬리 잡기 식으로 표현되어서 그것도 그다지 돋보이지 않는 터라 ‘문법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많은 의미를 짧은 문장에 담아내고, 논리적인 흐름이 아닌 자유연상기법으로 가장 대중적인 플롯을 창조해냄으로써 새로운 대중문학의 스타일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책의 소개가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다. ‘대중의 폭발적인 지지와 평단의 고른 지지를 얻’을 정도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도 있는 소설을 내 개인의 취향대로 ‘별로 좋지 않다’라 말하는 것도 좀 안타까울 지경이다. 하지만 내겐 그다지 재미있는 작품은 아니였다.

 

그저 독특했다. 내게 비춰진 ‘사설탐정 브렌너’란 사람의 존재 자체가 너무 독특할 뿐이었다. 어떻게 쉰이 다 되도록 이리저리 떠돌아다닐 수 있는 건지, 19년 동안 계속해 온 경찰일을 그만두고 그보다도 못하다는 사설탐정일로 전향한 것인지, 그리고 그러다가 구급대원이 될 수가 있는 건지 그것이 궁금하다. 물론 경찰일을 하면서 그만큼 못볼 꼴도 보고 자신도 질이 나빠진다고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그가 처한 상황은 더 나빠지지 않았는가 말이다. 자신의 약점인 지극히 산만함을 무기로 구급대원이 되어서도 사건을 풀어가긴 하지만 바로 그 산만함 때문에 경찰일도 못했다면 좀 문제가 아닐까. 하긴 하나의 흠도 없이 너무나 완벽하기만 한 존재가 주인공이 되어 사건을 풀어간다면 뭔가 답답하긴 하겠지만, 왠지 내겐 이렇게 어리숙한 사람이 더 짜증나는 걸. 어쨌거나 그는 전직 경찰이자 사립탐정인 구급대원이다. 그러다 살인사건을 목격한 동료가 생기고, 동료 중에 한 사람도 죽고, 그로 인해 잡혀가는 동료가 생겨서 대장의 명령으로 사건에 뛰어들지만, 그다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았던 만남과 대화로 인해 하나 둘씩 실마리가 풀려가고 그의 지극히 산만한 집중력 때문에 머릿속 어딘가에서 정보를 줄 어떤 이름을 찾아내고, 그로 인해 여러 도움을 받아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다 일반인이지만 어떤 면에선 너무 수더분하고, 어떤 면에선 너무 전문적이라 전개되는 상황이 정말 희한하게 펼쳐졌다. 그가 감금될 뻔한 상황에서 이상하게 일반인의 도움으로 멋지게 해결해나오고, 그를 때려눕힌 나쁜 놈들은 바보같이 총을 챙겨두지 못해서 당하고 말이다.

 

게다가 비범하지 않아 보이는 ‘사설탐정 브렌너’는 비범한 무언가도 가지고 있다. 그저 자신도 의도하지 않은 휘파람을 줄곧 불어대는 것인데, 그 노랫말을 생각해보면 그 당시의 기분을 알거나 사건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정말 독특한 발상이다.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 하긴 그런 사람이 없을 것 같기에 소설 속에 등장하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그를 너무 띄워주는 것 같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쉽게도 재미는 있었지만 남들에게 추천해줄 만한 재미는 갖추지 못한 그런 추리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뭐, 그 정도로 평가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