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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나뭇잎, 이로도리 - 칠순 할머니들이 나뭇잎 팔아 연 매출 30억!
요코이시 토모지 지음, 강지운 옮김 / 황소걸음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이런 멋진 할머니들을 봤나~~ 하잘 것 없어 보이는 나뭇잎을 팔아서 연 매출 30억을 벌다니... 내가 평생에 그런 돈을 만져는 볼 수가 있을까. 아이참,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번 들어나볼까 싶다.
이런 기적 같은 일을 일으킨 마을은 바로 가미카츠 마을이다. 일본 도쿠시마 현 가츠우라 군 가미카츠 마을은 도쿠시마 시 중심부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 해발 100~700m에 점점이 들어선 크고 작은 55개 동네로 구성된 산골이다. 그러다 보니까 농사를 짓기에도, 사람이 살기에도 불편하기 그지없는 곳이라 1950년에 6,356명이던 인구가 2007년에는 2,049명으로 줄어들어 버리기까지 했다. 게다가 이 마을의 인구 분포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이 인구의 약 48%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화된 마을이여서 큰 농가소득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의 저자인 요코이시 토모지 씨가 가미카츠 농협에 영농지도원으로 오게 된 것이 발단이었다. 그가 처음 마을에 와서 눈여겨 봤었던 것은 노인들이 술을 가지고 모여서 남 험담하는 모습이었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대로, 할머니들은 할머니대로 각각 이웃들 욕을 하거나 며느리 험담을 하는 것으로만 허송세월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 할 일이 없으니 저렇게 마을 사기를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러간다며 일거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다짜고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느니 비판을 하는 그의 모습에 거부감이 든 노인들을 그를 내쫓으라고까지 했지만, 갑자기 일본 열도에 불어닥친 한파로 가미카츠의 유일한 수입원인 밀감이 초토화되는 바람에 위기의식을 느낀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한 마음이 되어 개혁하게 되었다. 위기가 성장의 발판이 된 것이다. 역시 성장하기 위해서는 위기가 닥쳐와야 되는 법~!
그래서 손은 덜 가지만 상품화하기 쉽고, 좁은 면적에서도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작물을 찾다가 보니, 쪽파와 고구마 말랭이가 있었다. 실제로 그것을 재배하는 농가까지 방문해 지식을 배워오고 하는 노력 등으로 시금치, 노자와나를 포함해 점차적으로 고랭지 채소를 늘려갈 수 있었다. 한파가 있기 전에는 밀감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4,000만 엔 정도였었는데 한파로 인해 1,000만 엔까지 뚝 떨어지고 나서 시작한 고랭지 채소가 1983년까지 1억 엔 이상으로 증가했을 정도로 괄목한 성장을 보인 것이다. 그러니까 좀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지지기반을 잃고 나서야 그 기회를 찾아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던 셈이다. 그 후론 가미카츠 마을 사람들은 요코이시 토모지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한 마음 한 뜻으로 마을 경제를 위해 노력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가 표고버섯의 판매로를 확보하는 중에 한 해 농사가 아니라 사시사철 돈을 벌 수 있는 묘안을 짜냈다. 근처 요리집에서 갔다가 본 장식으로 둔 나뭇잎이 그것이었다. 그것을 ‘츠마모노’라고 부르는데, 그전까지는 그런 나뭇잎의 존재조차 몰랐을 정도로 일반인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존재였다. 물론 이것을 판매하는 곳도 없었고 말이다. 이전까지는 요리사들이 근처 산에 가서 알맞은 나뭇잎을 따가지고 와서 요리에 사용한다는데, 이것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라고 해서 여기에 공략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믿어준 4가구의 사람들과 「이로도리」라 이름 붙이고 나뭇잎을 골라다 팔지만 어찌된 일인지 하나 당 5~10엔 밖에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츠마모노’에 대해서 연구를 해야겠다 싶어서 요정을 들러서 꼼꼼히 조사하고 배우다 보니 무엇이 문제인지 확실히 숙지할 수 있게 되었다. 마구잡이로 뒤섞어서 파는 것이 아니라 크기별로 나누어서 팔고, 흠집이 나거나 벌레 먹은 것은 절대로 안 되며, 음식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농약도 쳐선 안 되는 것이 ‘츠마모노’였다. 그런 섬세함을 갖추니까 이제는 하나 당250~300엔씩이나 받을 수 있는 그야말로 효자 노릇을 하는 일감이 될 수 있었다. 처음엔 4호로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134호로 늘었을 정도니, 이런 나뭇잎 판매로 연 매출 30억이나 벌었다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그러나 일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은 다 요코이시 토모지 씨 때문이었다. 요정에 가는 것도, 멀리까지 가서 「이로도리」를 홍보하고 오는 것도, 좀더 좋은 제품을 팔 궁리와 좋은 유통구조를 확보해놓는 것도 모조리 그가 혼자서 자비로 해낸 것이기 때문이다. 십 년동안 그가 번 월급을 한 번도 집에다 갔다준 적이 없다고 하니, 더 이상 말을 해야 무엇하랴.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일본 전국 각지에서 방영이 되고, 온갖 기업인 상도 받고, 취재차 많은 지역에서도 견학을 오지만, 그 없이는 아무것도 되지 않았을 것임에 틀림없다. 대가를 바라고서 하는 일이 아닌 자신의 보람을 위해서, 죽어가는 한 마을을 살린다는 사명감에서 시도한 일이기에 아마 요코이시 토모지 씨는 칭찬 받는 것도 어색하지 않았을지. 그런 그의 공을 인정해준 마을 사람들과 농협에서 이로도리 주식회사를 차리게끔 도와주었다. 그가 없이는 한 발짝도 더 나가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 아니었을지. 어쨌거나 그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현실화되지 않은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그의 성공 이야기는 이제 끝이 아니라, 시작이니까 어쩜 당연한 것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