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민속기행 1 - 사라져가는 옛 삶의 기록, 최상일 PD의 신간민속 답사기
최상일 지음 / MBC C&I(MBC프로덕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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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봤을 때의 처음 떠오른 인물은 우리 아버지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의정부에서 자취를 하면서부터 서울 사람화되었던 것을 빼면 우리 아버지는 태어나기를 농촌에서 태어났고, 아장아장 걸어다닐 때부터 농사일과 흙과 아주 밀접한 삶을 사셨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이제 환갑이 다 된 오늘에 이르기까지 도시에서 땅 밟아보지 않은 인생을 사십 년이 넘게 사셨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버지에게서는 아직까지 흙 냄새가 난다. 그리고 ... 흙에 가까이 있을 때가 훨씬 아버지의 모습에 가깝게 느껴진다. 훨씬 적극적이시고, 훨씬 편안해하시고, 훨씬 기분이 좋아보이시는 것이... 아마 우리 아버지를 모르는 사람이 봤어도 그런 말을 했을 것처럼... 그런 이야기가 이 책 속에 꾸려져 있다. 우리네 아버지처럼, 우리에게 잊혀지고 만 우리네 흙 이야기, 우리네 고장 이야기가...

 

언제였던가, 독립영화로는 최초로 300만 관객 동원을 달성했던 한국영화 「워낭소리」가 있었더랬다. 주로 20~30대 여성층이 주고객이었던 영화가 40~50대 중년 남녀 고객들의 발걸음을 붙들 수 있었던 하나의 가능성을 시사해주기도 했던 그 영화는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불편하고 낙후되어있는 시골, 농촌의 모습이 아니라 그 이상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또한 한국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사람에게는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농촌에 대한 잊을 수 없는 향수가 있다는 것도 증명해주었다. 고향이 도시인 사람에게도 그 영화는 감동과 울림을 선사해주었으며, 고향에 부모님을 두고 올라와 살고 있는 실향민들에게는 부모님에 대한 감사와 죄송함이 공존하는, 그 불편함을 직시하게 해주었다. 영화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부모님께 안부전화라도 한 통 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은 성공했다고 말하는 감독의 그 한 마디에도 나는 감동하고 말았다.

 

농업사회에서 갑작스럽게 이제까지 중요했던 모든 것을 낡은 것으로 치부해버리며 근대화에 박차를 가했던 우리 한국 사회에서 '농촌', '시골'은 과연 무엇을 뜻할까. 뒤떨어진 것, 미신 같은 것, 고루하고 낡아버린 것들로 인식되지 않았을까. 어렸을 적 큰아버지 댁에 놀러라도 가면 불편한 재래식 화장실을 쓸 생각에 긴장했던 기억은 아마도 내게 농촌은 더러운 곳이란 인식이 강했을 것이다. 대학 때 농활을 가도, 농촌봉사를 가더라도 향긋한 거름냄새, 잉잉 대는 벌레 덕분에 농촌에 대한 인식이 쉽사리 바뀌진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 어린 시절, 철없던 시절에는 농촌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다. 이제 어른이라고 부를 만한 나이가 되어 보니, 농촌이라는 곳에 대한 막연한 향수가 품어진다. 이런 지긋지긋하고도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면서 하루를 견디다 보니 아마도 자연스레 이런 책도 눈에 드는가 보다.

 

라디오를 잘 듣지 않았던 나에게도 생생히 기억나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바로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라는 것~! 우리의 알려지지 않고, 보존되지 않았던 우리의 민요를 녹음해다가 몇 소절 들려주고는 어느 지역의 누구 할아버지/할머니가 무엇을 할 때 부르는 소리라는 설명이 겻들여지는 지극히 단순하고도 짧은 프로그램이었다. 그렇게나 짧고 단순한 데도 그것이 생생한 이유는 그 곡조에서 들려오는 시원스러움과 애절하게 끓는 감정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거다. 아니, 그렇게 깊은 의미를 파악하지는 못했어도 평소 흔히 들었던 음악이 아닌 소리가 있다는 것, 그것이 신기해서 기억에 남아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바로 그 프로듀서가 기획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백두대간'이란 백두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등줄기를 이루는 산맥을 따라 거닐면서 그 안에서 살아숨쉬는 우리네 인생을 최대한 원작에 맞게 되살리려 했다. 그래서 녹취를 하셨는지 대화체를 그대로 살리셨다. 그래서 실제로 대면하는 맛이 나는 것은 더할 나위가 없지만, 가끔 못 알아들을 사투리까지 섞여 나오는 터라 조금은 헤맬 때도 있었다. 그래도 계속 읽다보니 어떤 뜻인지는 대충 알아졌다.

 

백두대간을 크게 나누면 총 네 부분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 그 중 두 부분이 이 책 『백두대간 민속기행 1』 편에 들어간다. 첫 부분이 지리산에서 덕유산과 삼도봉을 거쳐 추풍령까지이고, 두 번째가 추풍령에서 속리산 줄기를 거쳐 죽령까지, 다시 죽령에서 소백산까지이다. 산의 지리뿐만 아니라 모든 지리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이라서 소백산과 태백산도 잘 구별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저 이야기만 들을 뿐이지만, 정말 잊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초등학교 2~3학년 쯤 되는 아이들이 읽는 전래동화 중 『다자구야 들자구야 할머니』가 교과서에 수록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이야기가 실제로 충북 단양군 대강면 용부원리 텃골에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얼핏 보니 들어봤던 이름이 나오더니만, 정말 단양의 전설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게 진짜였단 것은 정말 신기했다. 이렇게 어른이 보는 책에 나오는 것을 보니 겨우 그 이야기가 사실처럼 느껴진다니, 나도 참 간사하다. 아이들이 읽는 책에 나왔을 땐 한갓 하나의 이야기로만 치부해버렸었는데 말이다. 전쟁 중에서도 그 마을 사람들은 다자구 할머니 덕에 한 사람도 죽지 않았다고 하니 그것 참 멋진 일이 아닌지... 진짜 그런 신이 믿는다거나 안 믿는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라 서로 배려하고 산에 대한 신뢰를 쌓아간다는 점에서 참으로 멋진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런 멋진 관계, 평야가 아니여서 먹을거리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산에 의존을 많이 했던 백두대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네가 살아온 고향의 이야기, 아버지의 이야기를 살풋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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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구약성서 하룻밤 시리즈
이쿠타 사토시 지음, 오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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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한창 성경을 부지런히 읽으려고 하고 있다. 구약이든 신약이든 한 분야만 계속 읽으면 지루하기에 맥체인 성경읽기표를 이용해 구약 두 권, 신약 두 권씩 읽고 싶은 대로 쭈~욱 읽어내려가고 있다. 원래 맥체인 성경읽기표의 방법은 하루에 성경의 각 권을 한 장씩 보는 것인데, 이 성경이라는 것이 읽다보면 꽤 재미가 있기 때문에 쭉쭉 진도가 나가게 된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만큼의 많은 분량을 읽지 못해서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2010년에는 기필코 시간 활용을 제대로 해서 성경에 대한 포만감을 느껴보리라 다짐하는 요즘이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사실 성경을 다 읽어보자고 다짐하면서 읽기 시작할 때는 처음부터 읽기 때문에 구약성경에서는 가장 처음에 나오는 「창세기」만 죽어라고 읽었었고, 신약성경에서는 가장 처음인 「마태복음」만 무한정 반복했었다.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읽으려고 하면 시작 전부터 지쳐버려서 한숨만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읽을 때는 심기일전해서 다양한 성경을 섞어서 읽기 때문에 꽤 재미있고, 지루하지가 않다. 더불어 해설을 겸해주는 요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큰 힘이 되었다.

 

이 책에 대해서는 몇몇 용어나 인물의 이름이 개신교에서 나오는 명칭과 달라서 약간 거슬리는 점을 빼면 내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었던 개신교에서의 구약성경에 대해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좋았다. 절대유일신을 섬기고 있는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그 종교가 전해내려오는 근본 뿌리도 같고, 심지어 경전도 ‘구약성경’으로 같기 때문에 형제 종교라 할 수 있어 각 종교간에 비교해보는 것도 내가 가진 종교에 대해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사실 종교를 가진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종교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도 아니기에 여타의 종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지극히 희박하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도움이 되었다. 내가 믿고 있는 종교가 다른 종교에 대한 관대함이 적고 제것만 챙겨 편협하단 평가를 받고 있는 그리스도교이기에 이 기회에 더 알고 싶었던 것도 있었다. 그래서 본 것에는 내가 기존에 알고 있었던 것도 있었고,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게 된 것과 어렴풋이 알고 있었으나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했던 것까지 다 정리할 수 있었다.

 

특히 성경은 ‘하나님’에 관한 책이기 때문에, 그 안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생각이나 그 때의 상황에 쉽사리 연상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는 다른 주석성경이나 사전을 참고하거나 알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서 이해하는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주석성경은 또 얼마나 비싸며, 다른 책 무엇을 봐야할 지도 모르고, 그리고 누구에게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도 모르는데, 이 바쁜 세상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럴 때 인문교양서로 나온 이 책을 보면 딱 좋다. 성경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거기에다 지도나 연표를 이용해서 한 눈에 알아 보기 쉽게 해주기 때문에 성경을 따로 연구할 필요가 없다. 과거에 「열왕기상,하」를 읽을 때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왕의 계보를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리한 적이 있다. 사실 그렇게 정리하는 것이 내 버릇이라 아무 생각없이 정리해놓았는데, 계보나 복잡한 무엇이 나올 때마다 그런 식으로 정리하려니까 성경 읽기도 바쁘고 시간만 부족해지는 것 같아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책에는 딱 나와있다. 물론 내가 정리한 것보다는 조금 미흡하긴 하지만...

 

이 책은 구약성경의 전부가 다 나와있는 것은 아니다. 「시편」, 「욥기」, 「아가」 등의 노래로 되어 있는 것이나 「잠언」등의 교훈집 같은 성경은 모조리 빼버리고, 딱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를 구성하는 성경만 담아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 민족의 뿌리와 그들의 문화, 생활, 종교 등을 알기 쉽게 쏙쏙들이 이야기해준다.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룻기 이야기’도 빠지고 페르시아의 황후가 되었던 ‘에스더 이야기’도 빠지지만, 비종교인들이 보기에는 그것이 훨씬 접근하기에 쉬울 것이다. 어쨌거나 위의 3대 종교를 가지고 있어서 성경을 읽고 있는 중이라거나 앞으로 읽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된다. 물론 종교가 없어도 교양서적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 문화를 이해하는데 단초를 제시해주기 때문에 기독교나 이슬람교, 유대교에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이 읽으면 배경지식을 키워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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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음악회 가봤니?
류준하 지음 / 현암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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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젠체하며 묻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전공과는 아무 상관도 없으면서도 음악감상회를 수 년간 진행해왔던 류준하 저자의 책이다. 음악회를 가본 적이 없지 않냐며 은근히 무시하는 것으로 들리기도 하고, 약간 수줍어하면서 말을 붙여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제목은 아마도 음악회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본인의 자격지심 탓일 게다. 그래서 이 책을 볼 때마다 속으로 “아니, 한 번도 없는데. 어쩌라구?” 하고 다짜고짜 따질 테세로 달려들면서 읽게 된다. “그래, 니 잘났다~” 이러면서... 역시 뚜껑을 열어보면 저자의 자랑만 늘어놓아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미래의 음악애호가들을 위한 음악감상 안내서라면서, 알기 쉽게 전달해주기 위해 대화체로 전달한다고 하는 저자의 사려 깊은 배려는 십분 공감하지만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오로지 ‘차선생’일 때는 주입식 강의를 듣는 것처럼 지루하기 마련이다. 특히나 이렇게 ‘글’이란 표현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음악’을 설명할 때는 말이다.

 

요즘에는 DVD로 연주하는, 혹은 지휘하는 영상이 많이 나와있는데 하다못해 이 책에는 영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음악 정도는 같이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책에 CD정도 끼워서 나오는 것이 그다지 특별한 일도 아닌데 말이다. 솔직히 ‘음악’으로 들어야 감상을 할 수 있는 것을 ‘글’로 주저리주저리 옮긴다고 해서 그것이 얼마만큼이나 전달이 될까 싶다. 어디까지나 감상에 대해서 말하려는 책이니... 그래도 대화체의 글을 읽으니까 딱딱하게 느껴지지는 않아서 그것 하나는 마음에 든다. 가끔은 진짜 내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니까 친근감에 있어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그리고 내용 구성면에서도 상당히 그럴싸하다. [주제로 듣는 음악], [형식, 악기, 장르로 듣는 음악], [거장의 숨결로 듣는 음악], [작곡가의 숨결로 듣는 음악], [지도, 국가로 듣는 음악]으로 총 다섯 파트로 나뉘어있는데, 음악 감상을 할 때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요소들을 두루두루 갖추었다. 반가웠던 것은 고등학생 시절에 학교에서 배웠던 용어들이 [형식, 악기, 장르로 듣는 음악]을 볼 때 조금이나마 생각난다는 것!! 그래, 이런 식으로 감상하다 보면 뭐라도 좀 나아지겠지.

 

음악에는 작곡가도 중요하지만 그 곡을 연주하는 사람이나 지휘하는 사람에 따라서도 받는 감동이 다를 수 있다. 사실 이제까지는 작곡가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만 생각했지, 연주자나 지휘자 같은 음악의 다른 요소들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도 못했다. 그런데 [거장의 숨결로 듣는 음악]에서 소개되는 칼 뵘, 카라얀, 첼리비다케, 존 윌리엄스, 바렌보임, 므라빈스키, 글렌 굴드가 대단한 지휘자이거나 연주자이라는 것, 그들 중에서 나는 겨우 단 두 명의 이름만 알고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도 없었다는 것을 직시하고 나니 좀 부끄러웠다. 음악감상회를 할 때는 음악에 대한 공부는 당연히 필요한 일이고, 음악애호가라면 마땅히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는데... 어쩌랴, 게으른 탓인 걸~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이제껏 들어보지도 못했던 음악을 들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일이다. 내가 들어봐서 좋으면 하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공부를 하게 될 테니까~

 

다만 아쉬운 것은 대화글이 참으로 어색하다는 것이다. 상대방을 부를 때 이름만 달랑 부르는 것은 선생님이 어린 학생에게나 가능할 법한 것인데, ‘차선생’이 ‘배도반’을 부를 때 ‘배도반 씨’라고 하지 않고 그저 ‘배도반’이라고 했던 것이다. 계속 반복되는 부분인데 약간 손을 봐서 부드러운 문맥을 갖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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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4색 편식잡는 엄마표 건강 레시피 - 먹지 않는다고 싸울 필요없는 마법레시피
김성희 외 지음 / 웅진웰북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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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식잡는 레시피라길래 조금은 맛이 없을 법한 음식이 나오는 줄 알았었는데 어머나~ 이게 왠걸~~

진짜 맛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보이는, 사진으로만 보아도 군침이 넘어갈 것 같은 음식들로만 죽 채워져 있다.

보통 아이들이 편식을 하는 경우에는 부드러워 잘 넘어가는 것만 먹고 고기를 먹지 않으려 들거나 해물류를 입에 대지 않거나 야채를 싫어하는 경우라 다양한 경우의 수를 잘 고려해서 책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이었다.

어릴 적 편식을 거의 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음식 종류로는 내가 싫어하는 파 종류라고만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아이들은 정말 다양한 것을 먹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긴 내가 아는 동생 친구 중에는 어른이 된 지금까지 김밥을 먹을 때 오이를 빼고 먹긴 하더라.

그렇기에 누구에게든지 싫어하는, 혹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런 음식이나 요리 재료가 있기 마련인 듯 싶다.

 

 

 

사진만 봐서는 무엇을 먹이고 싶은지 도통 알 수가 없는 사진들이다. 왼쪽의 <누들베이컨오믈렛>만 보더라도 엄청 맛나 보이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 음식은 고기류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 고안된 음식이다. 오른쪽의 <오므볶음국수>는 사진상으론 보이지 않지만 숙주나물이 주요 재료이기 때문에 그런 나물 종류를 입에 대지 않는 친구들에게 한두 번씩 맛을 보게 해준다면 낯설지 않아 잘 먹을 수 있다.  

 

 

왼쪽의 <셰퍼즈파이>는 나도 처음 보는 음식이라 이렇게 올려보았다. 이 음식으로 말할 것 같으면 당근과 감자, 쇠고기를 3단으로 쌓아서 위에 치즈를 뿌려 오븐에 구워주는 영양식이다. 아이들이 당근 종류를 그다지 즐겨 먹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다른 맛나는 재료와 함께 섞는 것도, 말랑거리는 치즈를 늘여가며 먹는 것도 재미날 수 있겠다. 오른쪽의 <시금치수제비>는 당연히 시금치를 먹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음식인데, 바로 시금치를 갈아서 반죽을 해버리면 된다. 그러면 색깔도 예쁘고, 걸러낼 수 없으니 일석이조이다. 그러나 그런 특이한 녹색의 반죽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다른 방법을 쓰는 것이 좋겠다. 그런데 시금치 편에는 다양한, 그리고 한 번도 보지도 먹지도 못했던 음식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많은 응용이 가능할 듯 싶다.

 

여러 맛나 보이는 레시피가 있는 것도 좋지만 일단 아이들의 식단을 꾸밀 때 알아두어야 할 지침도 같이 실려있어 유용하다. 편식을 잡기 위해서 잡아야 할 생활 습관 여덟 가지를 일러두고, 아이들이 성장할 때 필요한 각 영양소별 분량을 명시해놔서 음식을 만들 때 신경쓸 수 있게 했다. 이것은 두고 두고 알아두어야 할 것이기 때문에 복사를 해두거나 메모지에다가 적어두고 냉장고 문에다 붙여두는 것이 좋겠다. 예를 들어, 밥을 먹지 않으려 할 때는 간식을 끊고 스스로 먹으려고 들 때가지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나 요구르트는 먹이지 말라는 것 등의 유용한 지침이 있고, 1~3세에는 1,300kcal가 필요하고, 4~6세에는 1,600kcal가, 7~9세에는 1,800kcal 등이 필요하단 것도 표로 알기 쉽게 나열되어 있다. 가만 보면 너무 아이들을 많이 위한다는 생각도 들지만(우리 때는 편식 잡으려고 이렇게까진 안했는데, “굶게 놔 둬라~” 이 말 한 마디면 끝이었는데...) 그래도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입맛 없을 때도 다양한 음식의 종류를 보면서 쉬엄쉬엄 만들어 봐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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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에 읽는 긍정의 한 줄 긍정의 한 줄
스티브 디거 지음, 키와 블란츠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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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기 전에 사람들은 보통 무슨 생각을 할까. 지쳐쓰러지기에 바쁜 내 동생은 아무 생각도 안 할 것이고, 내일 스케줄을 생각하기에 여념이 없는 언니는 머릿속으로 바삐 돌려보기에 바쁠 것이고, 읽고 싶었던 책을 끝까지 봐야지만 겨우 눈을 붙이는 나는 머릿속으로 한 권의 책을 구성하느라 바쁘겠지. 허나 이런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잠들기 5분 전에 이루고 싶은 꿈을 상상하면, 즉 시각화하면 그 꿈에 더 가까이 다다갈 수 있다고. 그렇다면 잠들기 전에 잠깐 좋은 글을 읽는 것은 어떨까. 아마 그도 비전을 구상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말 몇 마디가 수고했던 오늘을 위해 격려를 해주고, 찬란한 내일의 힘을 내기 위해 에너지를 북돋워준다면 그것 또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일이 아닐까. 그러니까 비전을 위해 자기계발을 한다고, 업무를 완벽히 처리한다고, 높은 실적을 낸다고, 좋은 학벌과 실력을 쌓는다고 이리저리 바쁘게 굴렸던 몸을 잠깐이나마 뉘어놓고 하릴없이, 아무런 목적없이 손이 넘겨지는대로 아무 곳이나 펼쳐들어 깊숙하게 빠져든다면 그것도 영혼을 위해 쉼을 주는 것일 게다. 이 책은 그래서 바쁜 요즘 현대인들을 위해 마련되었다. 손으로, 발로, 몸으로 구슬 땀을 흘려가며 수고했던 과거에는 몸을 움직이면서 머리를 비우고 명상을 할 수도 있었는데, 정신없이 돌아가는 요즘 세대에서는 그나마도 불가능하니 이렇게 아예 명상을 위한 시간을 비워두어야 하니까!!

 

그래서 365일로 구성된 『잠들기 전에 읽는 긍정의 한 줄』이 나왔다. 전에 나온 린다 피콘의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과는 분위기부터가 다르게 얌전하고 점잖으면서 은근하고 절제된 매력이 넘친다. 막 잠을 들려고 하는데 밝고 경쾌하고 말랑말랑 푹신푹신 쾌활한 분위기보다야 이쪽이 훨씬 밤에 어울린다는 것만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개인적인 소견을 밝히자면, 린다 피콘의 책보다는 스티브 디거의 이번 책이 훨씬 더 내 취향에 맞다. 번쩍 번쩍 빛나는 비닐 재질은 아무래도 너무 화려하니까. 이번의 『잠들기 전에 읽는 긍정의 한 줄』의 표지는 꼭 목재로 깍은 듯한 느낌이 드는지라 볼 때마다, 만질 때마다 훨씬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도 했다. 속지는 이쪽이나 저쪽이나 다 마음에 든다. 내가 만들었어도 이렇게 고풍스럽게는 못 했을 것처럼, 딱 내 마음에 쏙 들게 했다. 그런데 이런 책들을 보면서 쓸데없이 궁금증이 들었다. 이런 책을 하나 내려면 알고 있는 격언이나 경구가 적어도 365가지는 되어야 하는데, 어디서 그 많은 것을 찾아낼까 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 중에는 한 나라의 속담도 있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죄다 유명한 사람의 말씀들 뿐이니, 책을 많이 보지 않으면 안 되었겠다라는 좀 다른 교훈을 하나 얻어가지고 왔으나 책 한 권을 읽어도 거기에서 좋은 글귀 하나 기억하지도 못하는 나로서는 정말 불가능한 일일 뿐이다. 그러니 나 같은 이는 이렇게 책을 사보면 될 일이라고 바로 합리화해버리고 말았다. 팔아주는 사람도 있어야 만드는 사람이 좀 더 많이 생기지 않겠냐며...

 

이렇게 매일 읽게 되어 있는 책에서 가장 먼저 펼쳐 보는 부분은 아무래도 개인적인 기념일일 것이다. 꼭 그 경구는 내게만 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번 것은 ‘샌드라 비리그’의 말이었다.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의 불완전한 것들을 완전한 것들과 똑같이 가치 있게 여기기 위한 방편이다. (p. 1023)」 역시나 내게 꼭 필요한 말씀을 주셨다. 요즘 들어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내가 다 용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부쩍 느끼고 있는데, 어쩜 딱 맞는 말씀을 주실까. 내 안의 99.9%를 차지하고 있는 불완전함도 가치가 있기에 그것을 이해하고 용서하길 바라는 그 분의 마음을 느낄 때면 어찌나 감격스러운지. 그래도 쉽지 않은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것’을 안 것만 해도 어디인가. 이전까지는 그것조차 알지도 못하고 살았었는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유명하거나 유명하지 않다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저 그 말이 얼마나 내 가슴을 울리는가 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이 책은 소중히 품어서 잘 때마다 내 곁에서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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