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불평등을 말하다 - 완전한 유토피아를 꿈꾸는 젊음에게
서정욱 지음 / 함께읽는책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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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을 말하는 고전들을 묶어 정수만을 뽑아 정리해둔 책으로 무척 재미나다. 이 책은 전작인,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학의 고전을 쉽게 풀어 쓴 《철학의 고전들》(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선정 청소년권장도서)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편집된 책이지만, 일단 고전이 쉬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어서 고전을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꼭 필요할 책이다. 특히나 동시대의 사람들 등장시켜 가상의 대화를 풀어갔던 것은 고전에 접근하기 쉽게 해주기에 아주 유용하다. 특히나 나는 고전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 호기심은 있지만 그다지 제대로 아는 것은 없어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이 책을 보니 고전이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얼마 전에 읽은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고전 읽기가 막막하다는 좌절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기에 진짜로 큰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자신 없어 하는 부분까지도 알아서 챙겨준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 책은 아주 친절하다. 그래서 좀 아시는 분들에겐 너무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가상으로 꾸민 대화부분도 있고 나름 원전과 다른 부분을 집어넣었으니까 한꺼번에 볼 필요가 있을 때 보면 좋을 것 같다. 저자의 말로는 원문이 너무 길 경우에는 다 실어두지 않고 최대한 핵심 내용만 정리해서 에피타이저처럼 실제 책을 보기 전에 볼 수 있도록 했다고 하니까 진짜 누구나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을 보고 나니까 이 책은 좀 심심하다고 느낄 정도였기에 난이도는 절대 걱정 안해도 될 것이다.

 

 총 아홉 부분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그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민중이라는 어리석은 짐승을 위한 우화 _에라스뮈스 《우신예찬》
2. 사회주의? 공산주의? 그 어디쯤의 세상을 꿈꾸다 _토머스 모어 《유토피아》
3. 불운한 시대가 만든 불온한 책 _마키아벨리 《군주론》
4. 잡을 수도, 죽일 수도 없는 절대군주라는 이름의 괴물 _토머스 홉스 《리바이어던》
5. 민중이여, 야수정권에 반항하라 _존 로크 《정부론》
6. 작은 참견, 그리고 개인의 취향 _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7. 온건한 계몽주의자의 법 이야기 _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8. 과격한 급진주의자, 국가의 폭력에 항거하다 _장 자크 루소 《인간불평등 기원론》
9. 어느 소심한 천재의 우주론 _르네 데카르트 《방법서설》

 

이 책들 중에서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안타깝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한 번씩 이름만 들어보고 못본 책도 있고, 아예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책도 나열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보고 난 후에 혹시 적당한 가격에 책이 나와있으면 살까 싶어서 검색했더니, 에라스뮈스의 《우신예찬》은 현재 번역된 책조차 없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것은 몰라도 에라스뮈스의 《우신예찬》만큼은 아무도 읽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혹 번역하면서 읽었던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현재 한국어로 된 책은 없다니까 뭐, 내가 많이 뒤처져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조금은 안심이 되기도 했다. 한편으론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책을 안 읽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해 안타깝기도 했지만. 내가 전에 봤던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펭귄 북스에서 출간된 책이었는데, 그의 다른 책 《인간 불평등 기원론》도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것을 봤었다. 그래서 에라스뮈스의 《우신예찬》도 나와있기를 바랐는데 정말 아쉬웠다. 다른 책은 몰라도 에라스뮈스의 《우신예찬》은 꼭 보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다. 예전에 김영종의 《헤이, 바보 예찬》이란 책을 보았었는데 그 책이 바로 에라스뮈스의 《우신예찬》을 패러디한 것이라서 흥미가 생긴 것도 한 가지 이유고, 또 다른 이유는 이 책에 등장한 분량만 가지고는 에라스뮈스의 《우신예찬》이 무슨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인지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원전을 읽으면 좀 더 자세하게 내용을 파악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풍자하려고 하는 듯한 상황이라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그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이 바로 내가 처한 상황이 아닐까. 책은 어렵지 않은데 이게 뭔 상황인지 나도 잘 이해가 안된다. 어쩌면 김영종의 《헤이, 바보 예찬》에 대한 내용과 뒤섞여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여러 저자들이 살아가고 있던 시대를 살펴보고 그 시대 상황 속에서 문제점을 낱낱히 밝히거나 그 시대의 문제를 뛰어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많은 도전적인 해결법을 제시하는 것이 여기 등장한 책들의 공통점이다. 인간은 모두 불평등한 것은 싫어한다. 자신이 처한 환경을 바꾸고 고치고 펴서 만들기 위해 항상 고군분투하는데 그런 선조들이 앞서 계셔왔기에 지금의 우리가 사는 사회가 존재하는 것일 게다. 그렇기에 그들의 생각, 그들의 주장, 그들의 문제의식, 그들의 해결책들을 우리도 살펴봐야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작은 평등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깊게 체득할 수가 있을 테니 말이다. 요즘 드는 생각은 세상을 너무 쉽게 살아가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자각이었다. 이 말은 무척 힘겹게 하루를 연명하는 사람이 들으면 가슴 아플 말이기도 하지만,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 그리 어렵지 않아서 하는 말이다.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를 할 줄 알기 위해서라도 그들의 투쟁을 알아야 할 것이고, 우리 세상도 완벽한 평등을 이루지 못했기에 그들의 생각과 사상을 배워서 우리도 투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고민하는 것은,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국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임은 요즘에서야 겨우 깨닫고 있다. 그렇기에 이런 책들은 누구나 쉽게 읽고 쉽게 토론할 수 있어야 좀 더 바람직한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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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을 보다 - 100년 만에 드러난 새 얼굴 다큐북 시리즈 1
황병훈 지음 / 해피스토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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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거 100주년을 맞아 지난 2009년과 올해 2010년에는 안중근 의사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었다. 춘천 MBC가 만든 <안중근, 북위38도>와 <안중근, 분단을 넘다>가 그것이다. 경기도에 사는 시청자는 춘천 MBC에서 방송해준 프로그램은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은 차지하고서라도 작년이 안중근 의거 100주년이었다는 것을 모르고 지나갔다는 것에 대한 자괴감이 더 컸다. 

 

정말 죄송합니다. 후손으로서 그의 용기있는 선택으로 인해 이렇게 해택을 받고 살아가면서도 당신에 대해서는 눈꼽만큼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이제서라도 당신의 뜻을 알고 그대로 살아간다면 조금이나마 당신이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까요?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당신에게 제가 하는 고민은 한낱 하루살이 같아요. 게다가 나라와 민족을 위하는 마음이 거대해 동양이라는 세계적인 관점에서 평화론을 이야기하신 당신의 뜨거운 인류애는 전세계의 후손들이 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지만, 정말 당신같은 영웅은 없었습니다. 사랑으로 충만한 당신이었기에 여럿 일본인 간수들이 국부를 암살한 적장을 존경할 수 있었을 것이고, 더 나아가 그들의 후손들에게도 안중근을 존경하라고 가르쳐줄 수 있었던 것이 아니겠어요? 당신의 그 사랑이 아마 그들에게도 전해졌던 것일 겁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이 제 선조였다는 것이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나도 당신처럼, 당신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는 자랑스러운 후손이 되겠습니다.

 

전에 그의 아들에 대한,즉 그가 죽은 후 살 길이 막막해져 이토 히로부미의 아들에게 잘못했다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던 안중근의 아들 안중생의 일화를 담은 소설 <안중근을 쏘다>을 봤다. 사실 그 짧고도 강렬했던 소설을 보면서 엄마와 했던 대화는 그리 바람직한 내용은 아니였다. 이토 히로부미의 신사에 참배도 하고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다는 소식을 들은 김구 선생은 안중생이 대역죄인이라며 암살하라고 지시했다지만 나로서는 그의 인간적인 선택이 백번 공감되었기 때문이다. 첫째 형은 이미 일곱 살에 독살되어 죽었고, 김구의 수족으로 일했던 안중근의 둘째 동생 안공근이 미처 안중근의 아내와 그의 아들을 구출하지 못해 시시때때로 생명의 위협을 받았던 안중생이 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그밖에는 없었을 터. 만약 그가 안중근처럼 어려서부터 한학으로 교육받고 나중에 천주교 신부로부터 신진문물을 접하면서 나라와 민족에 대한 바른 역사관을 배웠다면 또 달랐을지 모르겠다. 일곱 살밖에 안된 안중근의 첫째 아들을 독살할 정도로 일본이 호시탐탐 그들의 목숨을 노리고 있던 상황에서 도망만 다니느라고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던 안중생의 잘못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 않을까.

 

그 당시에는 내 생각은 그러했다. 인간이었다면 목숨을 구걸하는 상황에서, 무언가 제대로 알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면 민족을 배신하는 행위가 어쩌면 본능적이었을 것이라고. 그랬기에 안중근 의사의 행동이 더 영웅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결단코 본능적인 행동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는 제 생명보다도 지켜야 할 더 귀한 무언가가 있었기에 아낌없이 제 목숨을 내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고귀한 것을 알아볼 줄 아는 눈이 인간에게 거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믿는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 마음, 전 세계 인류를 향한 마음을 생기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교육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난, 적어도 나로선 안중생의 그 매국노적인 행동을 욕할 수가 없다. 아마도 안중근은 그런 것을 예상하지 않았을까. 100년을 앞서 미리 예측한 그가 자신이 그런 거사를 함으로 인해 가족들에게 닥쳐올 위기가 무엇일지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제 동생들이야 이미 독립운동가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으니 제 앞가림이야 잘할 거라고 믿었겠지만 제 아들들은 자신가 사형받아 죽을 때 자기과 같이 죽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해야할 행동은 해야 하기에 그는 과감히 조국을 위해 자신을 바쳤다.

 

독립운동이 여러 모양대로 진행되었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는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그는 어릴 때부터 공부하기보다는 사냥하고 활 쏘는 것을 더 좋아했을 정도로 군인적인 기질이 뛰어났다. 그럼에도 가풍이 문인인지라 한학공부도 게을리하지 못했다. 그래서 문무에 골고루 뛰어난 인재로 성장했는데,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후에 그가 보인 행동을 보면 정말 비상한 인재라고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기껏해야 서른 남짓의 나이였다. 그런 그가 적장을 죽이고서 그저 의협심이나 울분에 의해 움직인 것이 아니라 이토 히로부미가 15가지의 죄를 지었기 때문에 방아쇠를 당겼다고 거침없이 재판정에서 증언했다는 점을 봐라! 또한 수감중에도 자신의 자서전 <안응칠역사>와 <동양평화론>을 저술했던 것도 장군답지 않은 면모다. 어쩜, 문무가 출중한 것도 모자라서 그렇게 대범하고 선량하고 자상한 인품을 가질 수가 있을까. 사람을 인종, 국적, 외양 등에 따라 편애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 특히 감정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일본인까지도 - 자상하게 대해줄 수가 있을까. 이는 분명 그가 인간이라면 인간이란 이유만으로 사랑하는 감정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감옥에 있을 때 그가 보여준 인품에 반해 그의 글귀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마다 정성스레 적어준 유묵을 보면 안중근 의사는 일반 사람과는 확실히 다른 인물이다. 인도의 간디,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처럼 우리에게도 진짜 대단한 사람들이 많구나!

 

이 책은 춘천 MBC에서 만든 안중근 의사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물론 다큐멘터리를 다 지면으로 옮기기에는 불가능한 일인지라 최대한으로 정리한 것이겠지만 다큐멘터리를 종이로 소장할 수 있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영상을 지면으로 옮긴 것이라 줄글로만 나열되어있지 않고 많은 사진과 간단한 문구로 정리된 것이 많아 읽기에도 편하고 그 핵심이 정확하게 전달되어진다. 진짜 소장 욕구 100% 상승되는 책이다. 이 책을 보니 앞으로도 다큐멘터리를 이렇게 종이책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누들 로드>도 이렇게 책으로 나오길 빌어본다. 분량이 많으니까 각 편마다 한 권씩 나오면 진짜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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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일꾼 - 오스왈드 챔버스의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16
오스왈드 챔버스 지음, 황 스데반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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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말 어려운 책이었다. 도전도 많이 되었고. 150페이지 정도밖에 되지 않은 너무나 작은 분량이지만 이것을 다 읽어가는데는 정말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혹은 두려움은 내가 하나님께 합당치 않은 일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읽으면 설교자에 대한 당부가 드문 드문 등장하는데 꼭 교역자만은 아니더라도, 주일학교 교사만이 아니더라도, 설교자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는 다 하나님의 일꾼임에는 틀림없다. 그렇기에 이 책이 말하는 다양한 유형의 영혼을 만날 때 필요한 가르침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할 것이지만, 나는 괜히 자신이 없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3장까지 등장하는 <비정상적인 영혼>과 <거듭나지 않은 도덕적인 영혼>에 대한 것들은 어느 정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것도 기본적으로 하나님의 일꾼은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음 속에서 성령님만 의지할 것, 인간사 속에서 살아야 할 것, 성경책을 샅샅이 연구할 것]이란 가장 중요한 원칙을 깔아두어야 하지만, 이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런 당연함을 게을리 하지는 않은지 나 스스로를 경계하며 충분히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어찌나 유익하게 읽었던지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책은 모조리 다 구입해두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줄을 치고 명심할 것은 포스트 잇에다 붙여서 적어두기까지 하면서 아주 철저하게 읽어나갔더랬다. 처음에는 말이다.

 

그런데 3장까지 등장한 <비정상적인 영혼>과 <거듭나지 않은 도덕적인 영혼>들에 대한 이야기도 쉽지 않지만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여겨졌던 것이 무색할 만큼 뒤에 등장하는 영혼들에 대한 것은 정말 감당이 되지 않았다. 4장에서 7장까지 등장한 <타락한 영혼>, <이중인격의 영혼>, <병든 영혼>, <어리석은 영혼>에 대해서는 접근하기가 무척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정말로 바른 관계를 맺어두지 않는다면 근처에도 가지 않는 것이 상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영혼들은 피폐했다. 그런 영혼의 특성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이라서 그런 영혼이 하나 있으면 주변에 쉽게 그런 병적인 영혼을 퍼트리기에 충분히 조심해야 한다고 하셨다. 성경에도 보면 누룩을 조심하라고 하지 않던가. 처음에는 작은 분량이었지만 누룩은 금방 퍼지기에 우리에게 있는 악함도 그렇게 될 수가 있다고 말이다. 가장 어려운 영혼을 앞에 두고 내가 과연 바른 하나님의 일꾼이라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영적 침체기에서 이제 막 빠져나와 하나님만 의지해보려고 시작한 하나님의 일이었다. 누구나 제 자신이 잘하고 있다고, 하나님 앞에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나로서는 정말로 감당이 되지 않았던 직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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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내가 하겠다고 한 것은... 내가 다른 것은 몰라도 내게 부어주신 하나님의 사랑만큼은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 때문이었다. 나 같은 죄인도 살리신 분이시라면 그 어느 누구도 구원받지 못할 영혼은 없을 거라고 여겼기에 겁도 없이 시작했다. 아니다, 겁이 없었던 것은. 한다고 해놓고서도 또 얼마나 불안했던지 그 때를 생각하면 진짜 다시 무르고 싶을 정도였다. 하나님만 전적으로 의지한다고 다짐했던 내 오만을 보여주신 듯 했다. 하나님을 의지한다는 것조차도 내 힘이나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시려고 했던 것일까.

 

어쨌든 그 뒷장의 이야기는 정말로 엄청난 내용이 담겨있다. 읽으면서 진짜 고민스러웠던 것은 내가 <타락한 영혼>이면 어떡하지, 혹 내가 <이중인격의 영혼>이진 않을까, 아니다 <병든 영혼>일지도 몰라, 난 <어리석은 영혼>일 것도 같은데... 하는 생각이었다. 목사님도 <어리석은 영혼>이야기를 하시면서 당신이 그런 영혼이 아닌지를 어떻게 확신하냐고 물으셨다. 맞다면 다른 사람에게 말해주려고 가지고 있던 말씀이 바로 자신을 찌를 것이라고 경고도 하시면서 말이다. 그 말의 뜻은 누구나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본다. <이중인격의 영혼>을 대면할 때는 우리가 두 가지를 먼저 준비해야 하는데, 하나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명철과 지혜가 있어야 하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속성에 대한 매우 기이하고 강력한 점검을 통한 명철과 지혜도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도 언제든지 이중인격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죄인이고 누구나 구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지금은 하나님의 일꾼으로 쓰임받을 수 있을지라도 내가 조금만 교만하고 조금만 나를 의지하기 시작한다면 언제든지 그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진짜 무서운 말씀이자 진정한 진리였다.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분명히 알고 또 분명한 곳에 서 있으라고 촉구하셨다.

 

이 책은 내가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세를 알려준다. 진정 <타락한 영혼>을 만나거나 <이중인격의 영혼>, <병든 영혼>, <어리석은 영혼>도 분명 매 번 만나겠지만 우선적으로 나를 돌아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세상에는 이렇게 다양한 영혼들이 존재하고 있으니 우선 너 자신을 돌아보고 살펴서 네가 무엇을 굳게 붙들고 있는지를 확인해보라고 하신 것 같다. 그랬으니 이 대단한 말씀을 접하게 하시고 읽게 하시고 깨닫게 해주셨겠지.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것을 보거나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정말로 그리스도인답게, 정말 하나님의 일꾼답게 살아가고 싶다. 그럴 수 있도록 주만 의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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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사랑한 작가, 작가가 사랑한 소설 - 이 시대 최고 작가들의 질투와 사랑을 부른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외 지음, 박여진.한은정 옮김 / 다음생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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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이란 과연 어떤 존재들일까. 항상 그것이 궁금했다. 범인으로서 나는 글을 잘 쓴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들이란 족속은 항상 뭔가 다르다고만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다른 사람의 감성을 울리는 글을 쓸 수가 있을지 소설을 붙잡고 있을 때면 소설 속 결말보다 그것이 궁금했다, 항상. 그런 그들은 다른 작가들에게 영향을 받고 영향을 주었을 것임은 분명할 게다. 그들도 사람인 이상 혼자서만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내려올 수는 없었을 테니. 그래서 이 책은 그렇게 우리가 위대하다고 칭송하는 여덟 명의 작가들이 말하는 작가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이것이 우리나라 사람의 손에서 출간되었단 것이다. 보통 이렇게 외국작가들이 등장하는 문학적인 감성이 솔솔 풍기는 책은 외국에서 출판되어 번역되어 들어올 때가 허다한데, 또한 그네들의 감성이 우리의 감성과는 달라 혹은 그 시대를 제대로 조명하지 못해 이런 책은 대부분 외국 저자가 쓴 책만 읽었던 터라 이 책은 정말 신기하게 생각됐다. 책을 볼 때면 항상 지은이와 편집인을 유심히 보는데 이 책은 숨겨진 해설자까지 포함해서 총 세 명의 한국인이 편찬한 것이라 더 놀라웠던 것이다. 어떻게 우리 한국 사람이 이 시대의 글을 평가했을까. 옮긴이의 서문을 보아하니 수십 편의 논문을 참고했다고 하던데 그의 열정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수고를 보탤 텐데 정말 소중한 이 책이 이 땅에 나와줘 정말 고맙다.

 

이 책의 구성은 간단하다. 대단한 평가를 받는 한 작가가 존경하는 어떤 작가에 대해 소개하거나 그가 다른 작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간략한 언급을 하고 나면 소개받은 작가의 대표적인 단편이 같이 실려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처럼 작가가 사랑한 작가와 작가가 사랑한 소설이 한데 묶여져 나올 수 있는 것이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표지의 아름다움에 홀딱 반했고, 두 번째로 이 책의 아이디어에 홀딱 반해 꼭 갖고 싶었던 책이었다. 아마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 작가의 이름만 대면 누구나 한 번쯤 읽고 싶을 만한 책이지 않을까 싶다. 안톤 체호프, 구스타프 플로베르, 스콧 피츠제럴드, 셔우드 앤더슨, 제임스 조이스, 캐서린 맨스필드, 잭 런던, 이디스 워튼까지 총 여덟 명이다. 이들의 이름만 대도 알 만한 유명인사이지만 간혹 셔우드 앤더슨이나 잭 런던과 같이 잘 모르겠던 사람들도 그를 추천한 사람만 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유명인사이니, 덩달아 그들도 알고 싶어진다. 셔우드 앤더슨은 헤밍웨이와 윌리엄 포크너를 진정한 작가의 길로 인도한 작가이고, 소년 사회주의자라고 불리며 레닌이 가는 마지막 발걸음까지도 희망을 주었던 작가가 바로 잭 런던이라고 하니까 더욱 궁금해졌다. 그리고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헤밍웨이가 끓어오르는 질투심을 감출 수 없었던 인물이 바로 스콧 피츠제럴드였던 것을 본다면 그의 작품은 꼭 읽고 싶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의 책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본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할 정도이니, 그가 안 궁금할 수가 없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 구성이 신기해서 딱 이해하지 못했다. 간략하게 작가의 설명이 등장하더니 - 내가 이런 설명을 더 좋아한다, 그의 작품보다는 - 갑자기 단편소설이 나오지 않겠나. 18페이지에는 안톤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이란 작품이 등장하는데 작은 글씨로 ‘이 작품은 러시아어를 영어로 번역한 중역본을 번역한 것입니다’란 글이 나와서 그런가보다 했지, 그런 설명이 없었다면 한참을 신나게 읽고 있다가 다시 한 번 책을 뒤적여봤을 것이다. 그 설명 덕분에 뒤에는 단편소설이 삽입되어 있는 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워낙 소설 읽은 것이 전무하다시피 해서 이 책에 등장한 여덟 편의 소설 중에 내가 아는 소설이거나 읽은 소설은 없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그 중 내 마음을 강하게 끄는 소설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버지니아 울프가 질투했다던 캐서린 맨스필드의 <차 한 잔>이었다. 그녀의 서술기법은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순간의 느낌까지도 모두다 글로 재현해내는, 이른바 일종의 일기체 형식인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블로깅에 가장 근접한 형식이 아닐까 싶다. 맨스필드는 일기가 가장 중요한 글이라고 여겨서 일기에 성공하면 모든 글쓰기가 잘 되었는데 일기가 실패하면 쓰기조차 싫다고 울부짖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녀는 폐결핵에 걸려있어서 그런 한계가 그녀에게 글쓰기에 집착에 가까운 강박증을 가지게 한 것 같은데 일기에 실패했다는 말이 도저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녀의 소설은 여덟 편의 다른 재미난 소설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나를 이끌었다. 그 이유가 주인공이 여자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차 한 잔>이란 소설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진짜 별 내용은 아닌 소설이다. 하지만 주인공 로즈마리 펠이 가진 능력이 사람 하나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그녀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정말 선한 일을 할 것 같은 상황에서는 마치 내 일처럼 기뻐하게 되는 것이 진짜 몰입할 수 있었다. 그런 이유가 아마도 여주인공의 순간적인 기분까지도 모조리 적어내려가는 기법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래야 여주인공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출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어쨌든 그 소설은 결말이 아쉬울 정도로 내 마음을 흔들었다. 아마 우리 모두는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배려하거나 선대해주는 것을 사소한 말 한 마디나 감정 하나 때문에 안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그녀, 로즈마리는 자신의 허영 때문에 선행을 금했다. 아, 나는 또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내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악행을 저질렀을지! 아주 사소하고 보잘것없는 일화 하나를 가지고 캐서린 맨스필드는 나를 크게 흔들어버렸다. 무섭고도 무섭다. 인간이란 이렇게 허영만 가득찬 존재였던가! 어쨌든 좋은 소설들을 접하고 음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더불어 여러 작가들의 위치나 평가도 알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고. 더 기회가 된다면 이들 여덟 명의 작가들 외에도 더 다양한 작가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상은 넓고, 작가들도 많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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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집트 인들은 피라미드를 지었을까? - 쿠푸 왕 vs 헤로도토스 역사공화국 세계사법정 1
차영길 지음, 진미선 그림 / 자음과모음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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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역사적인 인물들 간의 법정 공방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었던 역사적 사실 그 이면을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역사공화국에서는 세계사법정과 한국사법정 시리즈로 나뉘어 있는데, 이번 책은 세계사법정이다. 역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헤로도토스가 쓴 <역사>란 책에서 제4왕조 2대 왕인 쿠푸 왕을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왕으로 묘사해놓은 것이 문제가 되어 쿠푸 왕이 헤로도토스를 고소했다. 그렇게 원고와 피고로 재판정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또한 그들의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변호사들을 앞세워서 자신을 변호하는 과정이 나열되어 있다. 또한 증인도 여럿 등장하는데 여기에는 실존 인물로 <플루타크 영웅전>을 쓴 유명한 역사가인 플루타르코스가 등장해 쿠푸 왕을 옹호하는 한편, 역시나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며 군인, 학자로 활동했던 플리니우스가 반대편 증인으로 등장해 헤로도토스를 옹호해준다.

 


세계사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이 많은 초등학생 정도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기에 부담이 없는 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말 말도 안 되는 시비로 법정에서 양쪽 변호사들이 소란스럽게 하는 것 하며, 방청객들의 우스꽝스러운 대화 내용들이 책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그리 부담스럽지 않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이 내용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어느 정도 세계사에 대한 자그마한 지식이 있는 사람에겐 무척 재미없는 책이란 의미도 된다. 그래서 내겐 사실 많이 지루했던 책이었다. 나는 가끔 동화책이나 초등학생/ 중학생 위주의 사회, 과학 책을 볼 때가 있는데 대부분의 책이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실을 전해주지만, 어떤 책들은 너무 쉬워서 지루할 때가 있었다. 이 책도 마치 그럴 때와 같이 너무 지루했다. 피라미드에 대해 몰랐던 것도 아니고, 그것을 세우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노동력이 필요할 것이란 것쯤도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내 기대치는 아마도 다른 책을 볼 때와는 달리 더 높았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몰랐던 다른 이유가 등장할까 싶어 꽤 설레며 책장을 넘겼으니까.

 


내가 알고 싶었던 결론은 처음에도 잠깐 등장했다가 맨 마지막 페이지쯤 되어서야 등장하기에 더 지루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에 이미 눈치채게 한 후에 다시 보여주니까 신선한 맛이 떨어지지 않은가.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런 식으로 호기심을 유발시킨 후에 마지막에 결론을 내려주는 방식에 꽤 적절할 것 같긴 하다. 게다가 중학교 사회교과서와 고등학교 세계사교과서에 등장하는 분량도 중간 중간에 작게 제시해주기도 하니 교과 학습과 연계가 될 수 있다. 또 다양한 표나 부연 설명 등을 적절하게 제시해주기 때문에 이집트에 대한 풍습이나 문화, 정치, 경제 등도 더불어 알 수가 있어 역사를 좋아하고 잡다한 것에 호기심을 느끼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재미있어 할 책이다. 결국 쿠푸 왕이 제 위업을 드러내기 위해 어마어마한 규모의 피라미드를 노예 10만 명을 20년 동안 혹사시켜서 만든 것이 아니라 일을 할 처지가 안 되는 실업자를 구제해주기 위한 사회사업의 일종이었음을 드러난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역사학자들의 많은 사료들과 역사적 유물 등으로 얻어진 추론일 뿐이겠지만 말이다.

 


일단 이 역사법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역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헤로도토스가 이집트에 대해 쓴 내용이 직접 자기가 가서 보고 들은 것을 쓴 것이 아니라 사제나 노인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썼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역사에서는 역사가의 관점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만약 한 역사가가 다른 한 나라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비하하는 내용을 기록으로 남겼다면 후대에서는 그 역사가의 관점이 사실인 것으로 곡해해서 받아들이게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가! 그러니 이 책을 한바탕 깔깔대며 읽고 나면 한 가지 생각할 거리가 생긴다. 역사가의 관점은 어느 선까지 긍정해주어야 할 것인지, 그리고 역사가로서 어떤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봐야 할 것인지를 말이다. 아이들이랑 같이 읽어보고 더 호기심을 나타내는 아이가 있다면 이런 질문에 대해서 같이 토론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생각이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역사에 대해 역사를 남기는 인류의 한 부분으로서 좀 더 책임감있게 행동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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