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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일꾼 - 오스왈드 챔버스의 ㅣ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16
오스왈드 챔버스 지음, 황 스데반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정말 어려운 책이었다. 도전도 많이 되었고. 150페이지 정도밖에 되지 않은 너무나 작은 분량이지만 이것을 다 읽어가는데는 정말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혹은 두려움은 내가 하나님께 합당치 않은 일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읽으면 설교자에 대한 당부가 드문 드문 등장하는데 꼭 교역자만은 아니더라도, 주일학교 교사만이 아니더라도, 설교자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는 다 하나님의 일꾼임에는 틀림없다. 그렇기에 이 책이 말하는 다양한 유형의 영혼을 만날 때 필요한 가르침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할 것이지만, 나는 괜히 자신이 없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3장까지 등장하는 <비정상적인 영혼>과 <거듭나지 않은 도덕적인 영혼>에 대한 것들은 어느 정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것도 기본적으로 하나님의 일꾼은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음 속에서 성령님만 의지할 것, 인간사 속에서 살아야 할 것, 성경책을 샅샅이 연구할 것]이란 가장 중요한 원칙을 깔아두어야 하지만, 이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런 당연함을 게을리 하지는 않은지 나 스스로를 경계하며 충분히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어찌나 유익하게 읽었던지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책은 모조리 다 구입해두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줄을 치고 명심할 것은 포스트 잇에다 붙여서 적어두기까지 하면서 아주 철저하게 읽어나갔더랬다. 처음에는 말이다.
그런데 3장까지 등장한 <비정상적인 영혼>과 <거듭나지 않은 도덕적인 영혼>들에 대한 이야기도 쉽지 않지만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여겨졌던 것이 무색할 만큼 뒤에 등장하는 영혼들에 대한 것은 정말 감당이 되지 않았다. 4장에서 7장까지 등장한 <타락한 영혼>, <이중인격의 영혼>, <병든 영혼>, <어리석은 영혼>에 대해서는 접근하기가 무척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정말로 바른 관계를 맺어두지 않는다면 근처에도 가지 않는 것이 상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영혼들은 피폐했다. 그런 영혼의 특성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이라서 그런 영혼이 하나 있으면 주변에 쉽게 그런 병적인 영혼을 퍼트리기에 충분히 조심해야 한다고 하셨다. 성경에도 보면 누룩을 조심하라고 하지 않던가. 처음에는 작은 분량이었지만 누룩은 금방 퍼지기에 우리에게 있는 악함도 그렇게 될 수가 있다고 말이다. 가장 어려운 영혼을 앞에 두고 내가 과연 바른 하나님의 일꾼이라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영적 침체기에서 이제 막 빠져나와 하나님만 의지해보려고 시작한 하나님의 일이었다. 누구나 제 자신이 잘하고 있다고, 하나님 앞에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나로서는 정말로 감당이 되지 않았던 직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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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내가 하겠다고 한 것은... 내가 다른 것은 몰라도 내게 부어주신 하나님의 사랑만큼은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 때문이었다. 나 같은 죄인도 살리신 분이시라면 그 어느 누구도 구원받지 못할 영혼은 없을 거라고 여겼기에 겁도 없이 시작했다. 아니다, 겁이 없었던 것은. 한다고 해놓고서도 또 얼마나 불안했던지 그 때를 생각하면 진짜 다시 무르고 싶을 정도였다. 하나님만 전적으로 의지한다고 다짐했던 내 오만을 보여주신 듯 했다. 하나님을 의지한다는 것조차도 내 힘이나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시려고 했던 것일까.
어쨌든 그 뒷장의 이야기는 정말로 엄청난 내용이 담겨있다. 읽으면서 진짜 고민스러웠던 것은 내가 <타락한 영혼>이면 어떡하지, 혹 내가 <이중인격의 영혼>이진 않을까, 아니다 <병든 영혼>일지도 몰라, 난 <어리석은 영혼>일 것도 같은데... 하는 생각이었다. 목사님도 <어리석은 영혼>이야기를 하시면서 당신이 그런 영혼이 아닌지를 어떻게 확신하냐고 물으셨다. 맞다면 다른 사람에게 말해주려고 가지고 있던 말씀이 바로 자신을 찌를 것이라고 경고도 하시면서 말이다. 그 말의 뜻은 누구나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본다. <이중인격의 영혼>을 대면할 때는 우리가 두 가지를 먼저 준비해야 하는데, 하나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명철과 지혜가 있어야 하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속성에 대한 매우 기이하고 강력한 점검을 통한 명철과 지혜도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도 언제든지 이중인격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죄인이고 누구나 구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지금은 하나님의 일꾼으로 쓰임받을 수 있을지라도 내가 조금만 교만하고 조금만 나를 의지하기 시작한다면 언제든지 그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진짜 무서운 말씀이자 진정한 진리였다.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분명히 알고 또 분명한 곳에 서 있으라고 촉구하셨다.
이 책은 내가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세를 알려준다. 진정 <타락한 영혼>을 만나거나 <이중인격의 영혼>, <병든 영혼>, <어리석은 영혼>도 분명 매 번 만나겠지만 우선적으로 나를 돌아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세상에는 이렇게 다양한 영혼들이 존재하고 있으니 우선 너 자신을 돌아보고 살펴서 네가 무엇을 굳게 붙들고 있는지를 확인해보라고 하신 것 같다. 그랬으니 이 대단한 말씀을 접하게 하시고 읽게 하시고 깨닫게 해주셨겠지.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것을 보거나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정말로 그리스도인답게, 정말 하나님의 일꾼답게 살아가고 싶다. 그럴 수 있도록 주만 의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