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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발상력 - 스티브 잡스와 애플맨들의 이야기
다케우치 가즈마사 지음, 이경은 옮김 / 문화발전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애플의 발상력』이라는 이 책은 조금은 심심한 책일지도 모르겠다. 이슈가 되고 있는 애플사에 대해서 특별한 정보를 알려주기 보다는
그저 애플사를 구성해왔던 여러 인종들에 대해서 우리가 유추할 수 있도록 그들의 어록만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록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역사에 상당히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아주 시의적절한 말을 해야만 형성될 수 있는 것이기에 누구나 가능하지도, 그 모든 말이 남아있지도 않다.
애플사의 시작은 부업 그 이상이 아니였던 데다가, 매킨토시를 만들고 나서 얼마 동안은 적자인 상황이었던, 결코 미래가 장미빛이라고는 할 수 없었던 기업이기에
누군가 주목하고 있으리라고 기대하기조차도 어려웠다. 그럼에도 컴퓨터의 역사상 한 획을 그은 애플사이기에
특히, 요즘에 봇물 같이 쏟아져나오는 애플사에 관한 책들만 몇 권 봐도 많이 들었던 어록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책을 보고 솔직히 실망했다. ‘발상력’이란 단어 혹해서 선택한 책이기에 애플사에서 통상적으로 하는 발상법이 따로 있거나 그 비슷한 것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
그러니까 나처럼 창의적인 생각은 도통 못하는 사람이라도 한 번 보면 뭔가 연습이라도 할 만한 것이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발상‘법’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그저 애플사를 만들어왔던 여러 혁명가들의 말들을 여러 책에서 발췌해서 얻어낸 결과물일 뿐이다.
그렇지만 처음 생각했던 책이 아니었음에도 충분히 재미는 제공해주었다. 그것은 이런 천재적인 발상을 해내지 못한 범인으로서 천재들의 생각의 한 단면이라도 훔쳐볼 기회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애플사의 사장인 스티븐 잡스를 비롯해서 그와 공동창업했던 천재 엔지니어인 스티븐 워즈니악,
애플사의 무한한 잠재력을 보고 그들에게 힘을 보태주었던 마이크 마쿨라,
쫓겨난 잡스가 픽스사를 세울 때 같이 창업한 사람으로서 컴퓨터 그래픽스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에드윈 캣멀,
픽사의 영화감독으로 컴퓨터 그래픽스(CG) 애니메이션의 일인자로 에드윈 캣멀에게 소개받아 픽사의 전신에 합류한 존 라세타,
스티븐 잡스가 애플사에 복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길 아멜리오,
아이튠즈 개발의 초석이 된 사운드 잼을 개발한 제프 로빈, 퍼스널 컴퓨터의 개념을 제창한 ‘퍼스널 컴퓨터의 아버지’ 앨런 케이,
13세 때 만든 애니메이션이 인정받아 애니메이션을 시작한 「인크레더블」의 픽사 감독 브래드 버드, 애플사에서 하급 서비스 기사로 입사한 컴퓨터 기술자 버렐 스미스,
매킨토시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브루스 혼, 매킨토시 팀 초창기 멤버 중 주요 인물인 앤디 허츠펠드 등
없어서는 안될 여러 분야의 뛰어난 사람들이 한 마디씩 한 말들을 모았다.
왼쪽에는 그들이 한 어록들이 큼직막하게 실려있고, 오른쪽에는 그 말이 나올 수 있는 전후상황들을 설명하고 문맥에 맞는 말로 돌려말하는데
그것만 봐도 소소한 애플사의 역사는 알 수 있을 정도라 충분히 읽을만한 재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나도 처음 열어보곤 어록집이라 실망했지만, 계속 읽으니까 그 다음에는 어떤 말이 나올지 기대될 정도로 배울 점이 참 많았다.
읽다보면 역시~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우리 인생에 있는 법칙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 것처럼 여겨져
내가 가진 틀을 깰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내게 몇 가지 울림을 준 어록을 보자면, 충분히 읽을 만한 책이라고 자위할 수 있을 것이다.
제약은 창소성을 자극한다. - 에드윈 캣멀 (p. 44~45)
디즈니에서도 영화는 만들 수 있지만, 픽사에서는 역사를 만들 수 있다. - 존 라세타 (p.128~129)
사고 칠 것 같다는 이유로 채용된 것은 처음이었다. - 브래드 버드 (p. 160~161)
이런 독특한 세계관으로 세상을 읽고, 읽을 하니, 어찌 대박이 나지 않을 수 있을까.
오히려 대박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하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혹은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들은 만들어낸다.
처음에는 컴퓨터로 시작했지만, 그 끝은 어디일지 나는 모른다. 이제는 아이폰에 아이패드까지 나왔으니 어디로 확장될를 알 수 있는 사람이라도 있을까.
세상이 정말 빨리 변하고 있다. 인터넷이 나온지도 근 10년 쯤 되었는데 지금은 아예 걸어다니면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니, 그리고 SNS가 들불처럼 번지니
더 이상 집에만 가만히 있으면 중간에도 못 들고 도태되어야 할 처지이 아닌가 싶다.
세상을 바꾸는 그 능력은 사실은 별 것이 아니다.
그저 조금 더 쉽게, 조금 더 편하게 만들고 싶다는 욕망에 다른 누구보다도 충실하는 것!!
그렇게만 한다면 혹 나만 좋아하는 것일지라도, 그래서 시장성은 없는 것일지라도 홀로 만족감을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돈과 명예와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 연구에 뛰어들었던 사람들이니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 책은 한 일본인 프로그게머가 애플저팬에 들어가서 자신이 적응하기에 어려웠던 일들도 아주 자그마하게 정리해 두기도 해서,
우리 같이 동양인들이 읽으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어 금방 보기에도 쉽게 꼭 순서대로 보지 않아도 되는 아주 독특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