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EBS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제작팀 엮음 / 지식채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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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요즘 심심치않게 등장하는 알레르기 중 가장 으뜸인 아토피와 그외 알레르기 비염이나 알레르기 천식, 식품 알레르기, 아나필락시스에 관해 EBS 다큐프라임에서 나온 것을 묶은 책이다. 아무래도 영상은 볼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으니 이렇게 책으로 나오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을 수 없다. 나만 해도 EBS 다큐프라임에서 나오는 여러 좋은 프로그램을 한 번도 제대로 챙겨보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전에 EBS 다큐프라임에서 나온 책 중 아이들에 대한 책 하나를 봤는데 내용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표지나 여러 디자인의 세련됨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이번에도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지식채널이었다.

 

아토피 증상이 심한 아이들과 부모들을 심층 취재를 해서 호전된 증상을 보인 것과 심리 치료를 병행해서 우리가 아픈 아이를 키울 때 쉽게 간과해버릴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잘 집어준 책이다. 아토피 증상은 면역과민반응으로 생기게 되는데, 면역 체계가 병원균에 대해 반응해야 할 것을 해롭지 않은 물질에 대해서도 과민 반응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환경이 점차적으로 깨끗해져서 우리의 면역 체계가 반응할 만한 병원균이 없기 때문인지는 확실치는 않으나, 기생충이 아직도 과도하게 많은 아프리카 가나에서는 이런 알레르기 반응이 거의 없다니까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미 생긴 아토피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올바른 것일까?

 

우리가 약의 부작용에 막연히 생각하는 약물은 스테로이드가 가장 으뜸인데, 여기에 등장한 여러 부모들도 스테로이드 연고에 대해서 막연한 공포심을 가지고 있어서 대체 요법에 의존해 아이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특히 냉온법이라고 해서 차가운 물과 따뜻한 물에 반복해서 들어가는 것인데 이것이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에게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방법이어서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그것이 효과가 있는 방법이냐 하면 또 그렇지가 못해서 안타까웠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했던 사람들이 피부가 이상하게 변했다고 하거나 약을 평생 써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그런 공포심을 갖게 되는 것인데, 피부가 약해져서 염증이 생기고 그 때문에 간지러우니까 긁게 되면 피부의 염증이 더욱 심해지므로 계속 악순환이 반복되는 아토피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스테로이드 연고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거의 십년 전에 이런 스테로이드 연고에 대한 공포가 국가적인 차원으로 커져서 미용 요법 같은 대체 요법이 성행했는데 치료 효과는 보지 못하고 많은 사기 행각까지도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다가 국민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협회에서 의사들의 도움을 받아 스테로이드 연고에 대해서 연구를 했는데 효과적인 사용법만 알면 특별한 부작용은 일어나지 않았단다. 원래 먹게 개발되었던 스테로이드 약은 당뇨와 백내장이란 극한 부작용을 일으켜서 바르는 연고로 대신했는데, 이것은 인간에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호르몬의 일종이라서 꾸준히 바르게 되면 우리 몸은 이 호르몬을 만들어내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끊을 때 바로 끊게 되면 몸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에 서서히 줄이는 방향으로 끊어야 한다고. 이런 성향의 약이었기에 그동안 우리에게 오해를 일으켰던 것이다. 


또한 스테로이드 연고는 신체 부위에 따라 흡수율이 달랐던 것도 공포심을 조장하는데 한 원인이었다. 팔뚝은 1%정도라면 얼굴은 7%나 흡수가 잘 되기에 팔에 바를 때는 중증도의 연고를 바르고, 얼굴은 가장 약한 강도의 연고를 발라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발라야 하는 부위별로 연고의 종류를 달리하고, 횟수나 분량도 정확하게 의사의 처방대로 한다면 더이상 스테로이드 연고에 대한 근거없는 공포심은 없어질 것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여러 부모들도 스테로이드 연고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상담을 거치고 호전되는 다른 아이들을 보고서는 마음을 바꿔먹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아토피는 염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계속 긁어대기 때문에 호전될 수가 없어 우선 염증 치료가 우선이라 스테로이드 연고만한 것이 없는 것이다.

 

그 외에도 무조건적인 식이 제한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알레르기 체질인 아이들이 제한해야 하는 음식들은 대부분 고단백이거나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한 음식이기에 아이들의 영양 섭취에 큰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한 아이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20cm나 작은데, 그것도 엄마의 잘못된 식이 제한 때문이어서 안타까웠다. 일단 아이들이 식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지 전문의의 검사를 받고 난 후에 그런 것이 없다면 식이 제한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하니까 알고 제대로 반응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몸이 아픈 것도 서러운데, 먹고 싶은 것도 먹지 못해 정서적인 부분에서도 장애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어린 아이들일수록 엄마가 보여주는 반응에 의해 자존감을 형성하는데, 엄마가 아토피 때문에 미안하게만 여긴다든지, 긁는다고 혼내기만 한다든지, 아토피에만 반응하고 다른 감정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는다든지 할 때는 아이가 잘못된 정체성을 가질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토피로만 아이를 바라보지 말고 아이 그 자체는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반응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아이를 키울 때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아이가 아프기만 해도 부모는 죄인이 되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까웠다. 이런 것은 정부 차원에서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해결하기가 쉽지가 않을 것 같다. 저출산을 걱정하는 정부라면, 이런 문제를 가진 가정에게 어떤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지 생각해볼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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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을 유혹한 학자 60인 - 대중과 소통하는 '캠퍼스의 글쟁이들'을 만나다
박종현 지음 / 컬처그라퍼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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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국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학자 60인을 엄선해서 각각의 학문적 업적이나 소양, 그들의 가치관에 대해 인터뷰해서 간략하게 정리해놓은 책이다. 각각의 분야마다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어쩌면 읽었어도 내가 알지 못해 별 다른 인식 없이 스쳐지나갈 수도 있었지만, 다 읽은 후에 생각한 것은 이 책을 정말 잘 만났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유명한 학자들 중에서도 공중파에서만 만났지, 그가 어떤 인물이고 어떤 과거가 어땠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알기 위해 그만큼의 노력을 할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정말 반가웠다. 이 책을 쓰신 분도 쟁쟁하신 분이신데, 《세계일보》의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시면서 틈틈히 많은 책을 쓰신 저자이기도 한단다. 물론 우리 나라의 전반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여건상 만나지 못한 진중권 박사나 강준만 교수, 영국의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인 장하준 씨를 인터뷰하지는 못했으나 거의 대부분의 유명한 학자들은 다 등장한다. 뭐, 제대로 아는 것이 없으니 대충 내가 안면식이 있는 분들이 등장하셨으니 그런가 보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나와서 다행이다 싶다.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아서 여러 학자들의 학문적 소양을 따라갈 필요도 없고 그저 이 세상에 이런 분들도 있다 하는 식의 간단한 소개문 정도라 부담 없이 볼 수가 있다. 아니, 아예 부담이 없는 정도라 아니라 재미있어서 쉽게 책장이 넘어간다. 담아낼 학자들이 많아서 500쪽 분량이 된 것이지 내용이 어려워서 그리 된 것은 아니니까 처음 이 책을 접하는 사람들이 과도한 분량에 지레 겁을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절대 어렵지 않으니까.

 

이 책은 총 일곱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도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해서 그저 그러려니 하면서 봤다. <날 선 직관력으로 한국사회를 진단하다>편에서는 김난도 교수, 박노자 교수, 이택광 교수 등 아무래도 비평가들이 많은 듯 하고,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비판적 지식인>편에서는 우석훈 교수나 이덕일 소장, 강수돌 교수처럼 역사학자, 경제학자, 법학자들 중에서 주류 시선이 아닌 분들이 등장하고, <대중과의 부지런한 소통, 즐거운 교감>편에서는 김정운 교수나 유홍준 교수, 정민 교수처럼 공중파에서도 많이 보고 베스트셀러도 내신 분들이라 가장 익숙했던 학자들이 등장한다. <행복한 삶과 사회를 고민하는 우리 시대 인문학자들>편에서는 역사학자, 유학자, 영문학 교수 등 사회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등장하는데, 얼마 전에 유명을 달리하신 고 장영희 교수님도 여기에서 등장하셔서 반가웠다. <과학과 인문학의 이종교배, 지식의 대통합을 꿈꾼다>에서는 최재천 교수나 홍성욱 교수가 등장하시는데 그들의 책을 재미있게 봐서, 또 내가 아는 분들이 나와서 반가웠다. <우리 옛것을 향한 올곧은 탐구>편에서는 정말 들어보지도 못한 우리 것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나와서 내가 우리 것에 대해서는 정말 무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부분이었고, <상아탑 안과 밖에서 세상을 이롭게 하다>편에서는 말 그대로 강의도 하시면서 대중서를 저술해서 양방향으로 소통하시는 분들이 등장하시는데, 안철수 교수와 정관용 교수가 대표적일 것이다. 안철수 교수의 어마어마한 이야기는 처음 들어서 솔깃했고, 토론 프로그램의 사회자로 이름을 알게 되었던 정관용 교수님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던 부분이다.

 

사실 나는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책을 읽지는 않는다. 그냥 내 눈에 들면 읽고 아니면 마는 편인데, 이 책에 등장하신 학자들은 한 면으로는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어서 다른 방면에서도 만날 수 있을 듯 하다. 특히 <날 선 직관력으로 한국사회를 진단하다>편에서 가장 처음에 등장한 김난도 소비자학과 교수님은 얼마 전에 낸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대단한 인기를 끄셨다. ‘청춘’이란 말이 들어간 책은 그다지 즐기지 않는 나로선 그 책을 보지 않았지만,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몇 주동안이나 1위를 차지했다고. 그 이야기인 즉슨, 요즘 시대 청춘들은 아픈 존재들이 많다는 이야기렷다. 하긴 청춘치고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겠냐마는, 그런 아픔을 그런 책으로 치유해본 적은 없었던 나로선 조금은 뜬금없는 소리이지만,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은 그만큼의 내공이 있는 책이니까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것은 단지 베스트셀러이기 때문만은 아니고 김난도 교수님을 알게 되니까 그 분의 사상이 궁금해져서 하는 소리이다. 또 알고 싶은 분과 책이 생겼다. 재작년에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으로 된 심리학서로 인기를 끈 김정운 교수님은 현재 KBS의 「명작스캔들」이란 프로그램에서 걸죽한 입담과 풍부한 상식으로 좌중에게 재미있게 지식을 전달하시는데 참 반가웠다. 자신이 교수임에도 근엄한 척 하지 않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자랑도 하고 허세도 부리면서 40대 남자로서 스스로의 재미를 추구하시는 모습이 그가 말하는 것과 맞닿아 있어서 확실히 이해가 잘 되었다. 40대 남자는 여가 시간을 제대로 보낼 줄 몰라서 은퇴를 하고 나면 그 만큼 자신감도 줄어들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는 그의 주장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그 면에서는 우리 아버지가 해당사항이 없어 엄청 다행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은퇴 후에 할 일이 없으신 것이 안타깝다. 나만 해도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엄청 많아서 주체를 못하는데 말이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란 책이 단지 결혼관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40대 남자들의 심리관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란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읽고 싶어졌다. 남자들의 성에 대한 담론이었다면, 결단코 볼 일은 없었을 것이지만.

 

그렇게 따지면 정민 교수의 책도, 박노자 교수의 책도, 유홍준 교수의 책도 다 찾아서 읽고 싶어졌다. 이 책을 읽으면 앞으로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 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란 생각을 감히 해본다. 읽고 싶은 책도, 알고 사상도 무척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시는 학자들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강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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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게 말을 걸다 - 흰벌의 들꽃탐행기
백승훈 지음 / 매직하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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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풀꽃을 본 적이 있었을까. 아마도 내 생애 가장 치열했던 고3의 수험생 시절이 아니였을까 싶다. 지금은 헐렁하게 지내면서도 들꽃 하나 시선 주지 못할 때가 많으니 이것 참~. 아마도 가장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갈 때 작지만 치열하게 온 힘을 다해 피워내는 꽃과 공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아름다움도 볼 줄 아는 사람만 볼 수 있고 많이 봐야 그 아름다움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일뿐 일지도 모르지만. 이제까지의 내 궤적은 꽃과는 하등 어떤 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화분 하나에 2000원 하는 허브도 무던히 사나르다가 죽이길 일쑤였던 나는 그저 지나가면서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겐 꽃을 즐기는 것은 유한 마담 같은 여유도 많고 돈도 많은 사람이나 즐기는 것이란 인식이 박혀있어서 딱히 꽃을 즐기는 것이 일상적인 일은 될 수가 없다. 왠지 꽃을 감상하는 날이라도 있다손치면 그 날은 다른 사람의 옷이라도 입은 양 어색하기 그지 없다. 아, 내게도 이런 꽃을 감상하는 날이 다가오는구나 싶은 것이. 이렇게 누군가에게는 귀부인의 상징인 꽃이, 누군가에는 삶의 낙이요, 살아갈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 백승훈 씨가 그렇다. 십년 넘게 전국에 있는 야생화만 찾아다니면서 살아오신 그 분은 꽃이 일상이 된 분이다. 게다가 꽃 한 송이를 보고 유유자적하게 시 한 수 뽑아낼 줄도 알아 풍류를 아는 분이시다. 아, 과거 선비들이 이러할까.

 

야생화는커녕 집에다 키우고 있는 몇 안 되는 화분 속의 꽃들의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나는, 여자치고는 지극히 꽃에 대해 무신경하다. 집에 있는 몇 안 되는 꽃도 아버지께서 정성들여 키우시는 것이니 나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일진대 이 책을 왜 골랐을고. 아마도 이 책의 표지에 말갛게 피어있는 복수초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꽁꽁 얼어붙은 눈을 녹이면서 노랗디 노란 꽃망울을 하늘을 향해 피어놓은 복수초는 복 복(福)자에 목숨 수(壽)자를 붙여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낸 이름이지만, 처음 들었을 때는 앙갚음을 한다는 의미로 들려 묘한 생각을 하게 했다. 정말로 꽃이랑 친하지 않아서 이 책에 나오는 여든 종류가 넘는 야생화 중에 아는 것은 몇 안되지만 이 꽃도 처음 보고 처음 듣는 이름이었음에도 처음 보고 반해버렸다. 얼음을 녹이고 꽃을 피워낸 것도 기특하지만, 일단 그 모양이 독특한 것이 이제껏 내가 꽃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깨뜨리는 것이 얼마나 신선한지. 수술인지 암술인지도 모를 꽃술대가 엄청 크고 많이 자라서 정작 꽃잎보다도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것이 상당히 예쁘게 보인다. 누구나 제 눈의 안경이라고 하지만, 섹시하고 청초한 수많은 꽃들 놔두고 이 꽃이 내 마음에 들어와버렸으니 이것도 참 모를 일이다. 특별히 아는 꽃도 별로 없고, 없어도 그만이었던 꽃이 이렇게나 예쁘게 보이다니~. 원래 꽃 사진을 찍을 때는 접사 촬영을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작은데도 사진으로 찍어놓으면 무척 커보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는데, 이 꽃은 실제로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일반 꽃잎처럼 얇고 부들거리는 것이 아니라 가짜처럼 번들거리기도 한다니까 실제로 보면 정말 독특할 것 같다.

 

이 책은 각각 야생화를 소개해주기 위해 사진과 그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편지글 형식으로 표현하는데, 그 중간 중간에 꽃에 대해 관련 설화나 이야기, 쓰임새나 자생지와 같은 정보를 주저리주저리 잘 꿰여맞춘다. 어디로든지 시골로 여행갈 때, 친구한테 온 편지 읽듯이 읽을 수 있는 아주 부담 없는 책이다. 또한 생각도 많이 할 수 있게 해주고, 어떤 지역을 지날 때라도 혹시 야생화 한 송이 없는가 두리번거리게 해주는 책이다. 야생화 가이드북이라고 하면 문체나 전달 방식이 어색하지만 실상 그렇게 이름 붙여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정보가 많이 있다. 몸에 좋은 약재로 쓰일 수 있는 것이 한 가득이라서 그것만 표시를 해도 꽤 많았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야생화일 것이다. 그것이 우리 몸에 좋은 효과를 전해주기 때문에 쓸모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하등 쓸모가 없어도, 꽃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야생화는 그렇게 제 존재의 가치를 다 하는 것일 것이다. 우리네야 삶이 바쁘면 못 보고 지나칠 수 있는 것이자만, 그들은 온힘을 다해서 꽃을 피워내니 그 마음과 향기가 어떨지 상상하기가 어렵지 않은가. 제 삶을 치열하게 살고도 더욱 열심히 살아내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상상해볼 여지는 있겠다만, 자꾸만 느슨해지려는 내겐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요즘엔 심심치않게 목련을 자주 본다. 내겐 봄 하면 떠오르는 꽃이 바로 이 목련인데, 아마도 아파트에서만 살았던 것이 큰 영향을 준 듯 싶다. 요즘에는 어디를 가도 아파트 단지 안에는 꼭 목련을 심기 때문에  봄 하면 목련을 떠오르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다. 이 목련은 추운 상태에서는 오래 붙어있으나 더워지면 금방 저버려 추하게 떨어져버리는데 그것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그것만 제외하면 충분히 아름다운 야생화라 할 수 있겠다.  

 

이제 성큼 봄이 다가오는데 이 책 한 권이면 야생화 정도는 쉽게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날이 따스해지면 이제 이 책 한 권만 챙기고 나들이를 가는 것도 좋은 일이겠다. 잔디밭에 둘러앉아 자연을 바라보고 성큼 다가온 봄을 만끽할 수 있다면 인생이 꽃처럼 아름다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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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차별화다 - 미국을 사로잡은 슈퍼스타 소매점 25
조지 웨일린 지음, 박선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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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할인점과 프랜차이즈가 득세하는 요즘 시기에 소매점으로 살아남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를 제치고 슈퍼스타 소매점이 있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다. 그런 대형할인점이 동네에 들어오는 바람에 작은 동네 슈퍼가 얼마나 문을 닫고 또 새로 개점을 하는지 상상도 못 한다. 내가 사는 이 동네만 해도 100m도 안 되는 거리에 소매점이 여섯 군데나 포진해있었었다. 그 사이에서 우리 소비자는 양귀자 씨의 『원미동 사람들』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자그마한 가격 경쟁의 이익을 누리고 있었는데, 그만 그 중 하나가 폐점을 해버렸다. 가격 경쟁의 이익을 누릴 때는 좋았는데, 막상 한 소매점이 폐업을 해버리고 나니까 마음이 왜 그리 좋지 않은지... 다들 먹고 사는 것이 힘드니까 소매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것 같아 더욱 안쓰러웠다. 그런데 이 책에서의 양상은 좀 다르다. 소매점이긴 하지만,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상상하는 그런 소매점이 아니다. 여기 등장하는 가게들 중 몇십 제곱미터밖에 되지 않는 로위나스 음식점을 제외하곤 다들 기본적으로 천 제곱미터는 훌쩍 넘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과연 그런 가게를 소매점이라 분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지만,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이니까 가능한 것 같단 생각만 들 뿐이다. 이런 소매점은 유명백화점과 월마트로 대표되는 대형할인점과 경쟁을 하지만, 절대 밀리지 않는 강한 포스를 가진다. 특히 프랜차이즈 사업처럼 여러 곳에 우르르 생기는 것이 아니라서 사장이 직접 한 점포만 신경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무래도 비용 절감을 위해 그런 프랜차이즈에서는 배송이나 서비스 부분에서 외부 용역업체를 채용하는데 그것이 얼마나 큰 치명적인 단점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느껴진다. 주인이 제 것처럼 하는 것과 고용인이 돈을 받고 하려는 모습은 정말 다르게 느껴지니까 말이다. 또한 여기에 소개된 가게에서는 종업원들에게 어떤 품목에 따라 따로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손님에 맞는 물건을 성심성의껏 골라주고 안내해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사용하는 인센티브제도는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빨리 팔기 위해서 돈이 되는 손님에게만 친절한 모습을 보인다면 나중에는 어떠하겠는가. 그것을 진정 손님들이 못 알아차린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이런 대단한 슈퍼소매점들에게는 어마어마한 규모뿐만 아니라 당연히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대부분의 가게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말인 바로 이것이다. “고객에게 중심을 맞췄다.” 그것을 위해서 당장의 손해가 극심해도 굴하지 않았던 한 가계의 선택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다들 독특한 것이 가게를 시작할 때 처음부터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큼지막하게 세워놓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저 손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서만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개선하려고 노력하였을 뿐인데, 그것이 이렇게 큰 소매점을 만드는 데 큰 일조를 했다. 다른 모든 기업에서도 ‘고객 중심’을 위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외부 업체를 이용하는 본사 입장에서는 불가능한 소망이었기에 소매점에서 큰 무기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가구에서부터 식료품까지, 가정용품부터 골프 관련 용품이나 서핑 관련 용품을 파는 것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심지어 가장 큰 파월 서점도 있는데, 없는 것이 없는 서점으로 알려져있다. 희귀본, 소장본과 같은 물건을 찾고 있다면 무조건 파월로 오기만 하면 누구나 찾아줄 것이다.
 
책의 목차로는 독특화 전략, 전문화 전략, 고급화 전략, 서비스의 차별화까지로 나뉘어져 있는데, 읽다 보면 그렇게 나눈 구분이 무색할 만큼 모든 가게가 독특하고 전문적으로 분화되어 있다. 물론 비싼 물건만을 취급하여 상류층만을 공략하는 가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가게는 두루두루 이 전략들을 다 갖추었다고 보면 된다. 한 시간씩 차를 타고서라도 오게 만드는 전략이라면 얼마나 뛰어날지 궁금해진다. 미국과 한국의 생활 스타일이 다르기에 한 사간씩 차를 끌고 쇼핑하러 갈 순 없지만, 한국에 있으면서도 꼭 가고픈 가게가 몇 생겼다. 그들은 자신의 가게가 그 지역의 명소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는데, 진짜 그 서비스가 어마어마하다. 제이바스란 식료품 가게는 거기 있는 어떤 음식도 시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진짜 가보고 싶다. 어떤 음식이든 먹고 싶다고만 말을 하면 종업원들이 맛을 보게 해준다고 하니까 진짜 놀랍다. 그만큼 자신들의 음식에 자신이 있다는 것일 텐데, 우리 나라의 소매점은 파리만 날리고 대형할인점은 그런 서비스가 없어도 사람들이 미어터지게 돌아다닌다. 그러니 아쉬울 따름이다. 제이바스의 맛이 정말 놀랍다고 하던데, 꼭 가보고 싶다.
 
그 외에도 갤러리 퍼니처는 모든 가구점에서 하지 못한 당일 배송 당일 조립을 해내고 인정을 받고 있다. 그것은 손님이 사면 그 때서야 주문을 해서 1~2주 뒤에서나 경우 받게 되는 다른 가구점과는 다르게 갤러리 퍼니처는 어마어마하게 큰 부지를 창고로 사용하고 있기에 그날 당장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식사를 모든 종업원과 소비자들에게 무료로 공급되고, 어떤 물건이라도 사기만 하면 받을 수 있는 사은품은 가방에서부터 공까지 다양하다. 게다가 갤러리 퍼니처의 사장 맥은 그 지역 사회에게 자기가 받은 것을 적극적으로 환원한다. 무료로 학교나 교회에 가서 강연해주고, 자연 재해로 집이 날라가버린 수재민에게 가구를 제공하기도 하고, 학교에는 무료로 가구를 제공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공모해서 그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가구를 선물하는 등의 여러 사회 사업도 이끌고 있다. 그렇기에 그는 대단한 성공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까지 도달했던 것이다. 그의 선행은 다른 성공보다도 훨씬 그를 빛나게 보이게 해주었다. 그런 그가 생각했던 것은 최고의 소매점이 하지 않은 일이 뭐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이렇게나 성공할 수 있었다고. 누구나 이상적인 것을 최고로 여긴다. 그러면 그런 이상적인 것을 행동으로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알고 있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기 때문에 항상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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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의 오늘의 수학
이광연 지음 / 동아시아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네이버 캐스트 「오늘의 과학」 에서 수학 산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대중적인 수학을 전파한 이광연 교수가 또 책을 냈다. 이때까지도 많은 책을 낸 그는 대중적인 수학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학자이다.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수학을 접하고 살면서도 항상 수학은 어렵고 싫은 과목이라고 인식하는 무지몽매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주기 위해 그가 나섰다. 나도 꽤 들어본 책 이름을 보면서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중고등 교과서 집필까지도 했다니까 무한히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생각해보면 전문화된 학문의 세계에 매진하여 학문적인 성취를 한 다음에 그에 대한 대중적인 글쓰기를 하는 것은 인류에게 정말 필요한 일이자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서평과 같은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최근이 되어서야 내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내가 처해 있는 환경이 그다지 전문적인 분야가 아니라서 아쉬울 따름이다.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수학에서 재미를 느끼고 그것을 글로 전달하는데 기쁨을 느끼는 이광연 교수님이 무척이나 부럽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니다. 문제를 풀 때에 느낄 수 있는 희열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고 문제 푸는 것도 즐기지만, 수학에 대한 재미를 책으로 꼭 읽길 좋아한다는 것이다. 특히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와 같이 어렵고도 독특한 문제에 대해서 매혹되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책 읽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책에 등장하는 수학적인 지식들을 다 이해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대략 읽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넘어가고 파고들어서 문제까지 풀어야 할 것은 푸는데, 이 책은 반반이었다. 이미 배웠던 수학 공식이지만 손을 대면서까지 풀고싶지는 않는 마음을 알까. 어쨌든 상세하게 등장하는 수학 계산식은 좀 머리 아프지만, 그 계산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만 이해하면 그 다음의 내용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공룡의 보폭과 다리 길이를 이용해서 공룡의 달리는 속도를 구하는 것이었다. 여러 공룡을 소재한 영화를 보면 인간들과는 공존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사납고 빠를 것 같았는데, 그 계산식으로 보면 그다지 빠르지 않은 동물이었다는 것이다. 100m를 18초에 달리는 사람은 환산하면 시속 20km로 달리는 것이라서 충분히 공룡을 따돌릴 수도 있다고 하니까, 공룡이랑 살아도 종족 번식의 어려움은 없었을 것란 것이다. 수학이 아니였다면 이런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정말 놀랍다. 또 다른 책에서도 봤는데, 보통 공룡의 크기는 조랑말 정도의 몸집이고 가끔은 닭 정도의 크기를 가진 것도 있다고 한다. 물론 거대한 공룡도 있긴 하지만 그것이 생존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였다는 것이다.

 

이광연 교수가 말하길, 과거의 수학과 현재의 수학은 확실히 알 수 있지만, 수학 분야에서의 미래는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것이란다. 그도 그럴 것이, 정보 보안 분야만 해도 그렇다. 1과 자기 자신 이외의 다른 양의 정수로 나누어지지 않는 정수인 소수는 아직 인간에게 그 비밀이 밝혀지지 않아서 정보 보안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었던 것인데, 리만 가설만 풀릴다면 이 세계의 정보 보안 체계는 극도로 혼란스런 양상을 띠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것을 푸는 것도, 풀게 된 이후의 것도 우리는 예측할 수 조차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황홀하고 묘한 세계인 수의 세계가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존재도 수학적인 공식으로 표현해낼 수 있기에 신비스럽지 않은가. 현실은 3차원만 가능한 세계이지만, 수학적인 체계를 이용한다면 4차원, 5차원뿐만 아니라 100차원까지도 만들어낼 수 있고, 그 안의 다른 가설로 인해 앞뒤가 맞지 않는 결과까지 도출이 가능하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2차원 안에 반지름이 1인 원을 네 개를 만들어놓고 네 개의 원과 접하는 작은 원의 반지름을 구할 수 있다고 해보자. 그러면 처음에는 그 지름은 당연히 1보다 작게 된다. 그러나 4차원을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분명한 조건 중 하나가 반지름이 1인 원의 안쪽에 접하는 원인데도 5차원부터는 그 지름이 더 커져버리는 상황이 나타나는 것이다. 100차원에서 나올 수 있는 인접한 원의 반지름은 9가 되어 조건보다도 더 커지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100차원이 인식이 되지 않지만, 그런 상황도 인정하기에는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차원이 다른 것이다. 이렇게 수학적인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고차원적인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은 또 없으니 얼마나 놀라운가.

 

가끔 보면 수학자들은 뜬구름을 잡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메르센 수가 그 중 하나인데, 2의 거듭제곱에서 1이 모자라는 이 수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수학자들을 보면 신기했다. 전엔 몇 년에 한 개씩 찾아내는데, 지금은 한 해에 하나씩 발견하고 있단다. 그것도 펜티엄급 컴퓨터를 19일 정도를 가동해서 찾았던 것이라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수이다. 생각해보면 그것을 찾아서 뭐하나 싶을 때가 있다. 이것말도고 몇 개의 수에 이름을 붙여서 계속 찾아내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모여 나중에는 소수의 비밀이나 메르센 수의 비밀을 풀어낼 때가 오겠지만, 지금 현재로 봐서는 공상에 가까운 것 같아 쉽사리 이해되진 않는다. 그런 현실성이 결여된 부분이 내가 수학에 빠져들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은 생각이 가끔 든다. 내가 이해하지 못해서란 이유는 살며시 빼놓고. 하지만 그들의 이런 노력이 모여서 우리가 보고 있는 많은 기술적인 편이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하니까 수학의 세계는 무궁무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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