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꿈에 미쳐라 - 평범한 직장인에서 월 스트리트까지, 토종 한국인 재키의 꿈을 향한 지독한 도전
명재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지금은 미국의 나이로도 서른이 훌쩍 넘어버렸다는 명재신 씨의 워튼 학교와 월 스트리트의 험난한 모험 이야기를 담은 책, <서른 살, 꿈에 미쳐라>는 239페이지 정도밖에 안되는 평범한 분량의 책이기에 보통 읽던 속도대로라면 금방 읽을 수 있을거라 여겼던 책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판이었다. 새벽 2시쯤 읽기 시작한 책이 새벽 4시가 되어서도 다 읽지를 못해 덮어두고 다시 한번 읽었던 것이다. 이렇게 오래 걸린 책은 <테메레르> 이후 처음이다. 내가 늦게 읽게 된 이유를 꼽으라면 분량은 적은데 반해 내가 듣도 보도 못한 분야의 이야기 -  경제, 증권?! - 를 나열해주기 때문이 아닌가 했는데, 다시금 생각해보니 저자에 대한 끊임없는 부러움 때문이 아닌가 한다.

 

명재신이란 사람은 이화여대와 동 대학 국제대학원을 졸업한 후, 인턴십으로 접했던 한국 IBM에서 좋은 근무 조건과 연봉을 받으면서 5년간 기획업무를 하다가 개발도상국에 금융지원을 해주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MBA을 준비해서 워튼 스쿨에 합격한다. 거기서도 고군분투해서 1학년 때 홍콩투자은행에서 인턴십을 했고 2학년 땐 다시 뉴욕에 있는 투자은행에 도전해서 결국 JP모건에서 일하게 되었다. 동양계 여성이 들어가기는 이 사람이 처음이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요불굴의 의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녀의 도전정신은 끝내 보답을 받을 수 있었다. 사실 그녀가 일하면서 공부할 때 세 번이나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고 미국에 있을 때도 인턴쉽에 떨어졌을 때 흔들리고 무너져내릴 뻔했을 때 다시금 자신을 추스리는 걸 보면서 이 종자는 나랑은 생판 다르구나! 하는 걸 느꼈다. 나도 오기 하난 있다고 자부하는 바이지만 그녀를 따라가기란 발톱의 때만도 못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내 가치를 평가절하하나!! 어쨌든^^;)

 

사실 한국에 있어서도 충분한 대우를 받고 살았기 때문에 인종차별이 심한 미국이란 곳까지 가서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뭔가를 한다는 건 그만큼 크고도 중요한 목적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나는 경영 분야나 금융 분야하고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직종에 종사하다 보니까 그녀의 꿈에 마음껏 공감해주지 못해서 미안하지만 그녀가 기를 쓰고 들어가려고 했던 월 스트리트에 입성하게 된 경위만을 가지고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마도 기립 박수이겠지.^^ 그녀 자신도 말했듯이, 자신이 영어가 모국어였다면 워튼 1학년 때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을거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죽을 각오로 하니까 되지 않았나! 자기를 보고 어렸을 때 미국에 와서 살았다느니, 어학 연수를 했다느니 하는 낭설이 많다고도 이야기하는데 (그 얘긴 그녀가 그만큼 발음이 좋단, 그리고 영어를 막힘없이 한단 사실 아니겠어? 자화자찬이네 ㅋㅋ) 사실 그녀는 어학연수 한 번 안간 순수 토종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역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옛 말이 틀린 게 하나 없단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대략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처음은 워튼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와 IBM에서의 생활, 두번째는 워튼에서의 생활(+홍콩에서의 인턴십 경험), 마지막은 뉴욕 JP모건에서 생활을 이야기해준다. MBA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GMAT, TOEFL 그리고 에세이를 준비해야 한단다. 그런데 내가 이런 쪽은 잘 몰라서 이 책을 본 후에도 GMAT가 뭔지도 모른다. 물론 저자도 그다지 자세하게는 설명해주지 않았지만.^^ 그래서 생략~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합격했고 그 후 이야기가 정말 스릴 만점이다. 워튼에서의 생활은 거의 긴장의 연속이었다고나 할까. 왜냐하면 숙제는 숙제대로 많고 매일같이 시험에, 매일 파티가 두곳에서 열리고(파티에서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 나중에 인맥에 도움이 된다.) 또한 매일같이 각 분야별로 회사들이 캠퍼스를 방문해 자기 회사를 소개하는 EIS에도 들어가야 하니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수 밖에. 이런 정신없는 와중에 그녀가 세운 목표는 낙제를 피하고 영어 수업을 잘 따라가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턴십 자리를 구하는 것이었다. 그녀가 직장경력이 금융 분야가 아니다 보니 일단 어떻게든 금융 분야의 경험을 쌓아야했다. 그래서 인턴쉽이 그토록 중요했는데 문제는 경력이 없다 보니가 그녀와의 인터뷰가 좋아도 아무도 뽑아주는 곳이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뉴욕 쪽에서는 더했다. 그래서 겨우 얻어낸 곳이 홍콩 쪽이다. 워낙에 그녀의 인터뷰가 강렬해서 다들 좋은 인상을 받았지만 그녀는 경력이 전무했고 다른 경쟁자들은 경력이 좋은 사람이 많았기에 밀릴 수 밖에 없었다고 피드백을 받았다는 데 어떤 곳은 2학년 때 보자는 희망적인 말을 해주기도 했다는.

 

그래서 방학 10주 동안 홍콩에서 정말 금융 분야의 일을 하는데 완전 딱 딱나뉘어져있는 위계질서를 볼 수 있었다. MBA 출신들은 어소시에이트라고 부르고, 학부생들은 애널리스트라고 부르는 것이, 그것!! 당근 애널리스트 위에 있는 것이 어소시에이트다. 그런데 그녀가 홍콩 인턴십 과정에 했던 일은 너무 모호하게 설명되어 있기에 사실 잘 이해가 안 간다. 단지 금융계에서는 모델링이라는 액셀에 비즈니스 실적을 좌우하는 여러 변수를 다 집어넣어서 미리 예측해볼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계속 에러가 나는 것을 그녀가 몇날 며칠을 밤을 새서 완전하게 구현시켰다고 설명한 부분만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자세히는 설명안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녀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고 실제 이 바닥이 어떤지 체험한 것으로 느꼈다. 그래서 2학년이 되어서는 다른 곳에도 눈을 돌릴 수 있게 되고 그다지 준비를 안해도 인터뷰가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 등 그녀가 성숙한 증거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좀더 단단해지고, 다부진 것이^^

 

그래서 2학년 때는 여러 리더십 과정에도 참여해보고 토론대회도 주관해보고 요트를 타는 법을 배우면서 나름 리더십을 키우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는 데 나는 그 규모에 또 한번 놀랄 뿐이었다. 역시 큰 무대라 다르긴 다르구나. 보통 인턴십을 하게 되면 졸업하고 다시 그 곳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런데 그녀는 다시금 뉴욕이란 무대에 도전하고 당당히 합격하게 된다. 최대의 관건인 인터뷰에서 8명 모두에게 합격점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데 그녀에겐 만장일치로 합격점이 갔단다!!! 인터뷰의 고수인 그녀가 말하길 인터뷰를 준비할 때는 상대방이 원하는 답변을 들려주어야 한다고 한다. 당연히 제일 중요한 질문은 WHY? 이다. 왜 이 은행에 들어왔느냐? 왜 홍콩으로 안가고 뉴욕이냐? 왜 MBA에 들어왔느냐? 이것이 가장 중요한 질문이고 상대방이 듣고 싶은 질문이었다. 그녀가 말할 때마다 사람들의 눈이 점점 커지고 반짝반짝 하게 빛나서 합격을 예감했다는 그녀의 말에, 동감한다. 눈물없이는 들을 수 없는 그녀의 고군분투기를 보면 누구나 그녀의 자심감이라면 무슨 일이든 못 할 것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겠냐는 것이 내 생각이기에.

 

그녀가 이루고 싶은 꿈, 개발도상국이 전 세계 시장경제의 논리 속에서 좀 더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태는 것, 그것을 위해 흔들릴 때 다시금 다잡고 하루 일과를 조그만 수첩에 쓰고 그대로 실천하면서 자기 꿈에 좀 더 가까이 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정말 치열하게 사는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든다. 그에 비해 나는 앉는 자리가 가만히 머물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 속상하다. 나에겐 그녀만큼 치열하게 살 꿈이 없는데... 나는 먼저 꿈을 잡으러 가야 겠단 생각이 든다. 그녀가 말했듯이, 분명한 꿈이 있으면 길을 잃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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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잃다
박영광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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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에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글을 쓰는 분이 많이 계시는 듯 하다. 의사이시면서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나이팅게일의 침묵>을 쓰신 가이도 다케루나 원래 요식업계에서 이름을 날리시다 <금단의 팬더>으로 소설가로 변신하신 타쿠미 츠카사가 그러하다. 이번에 만난 이 작가도 현재 경찰로 재직하고 계시면서 소설을 쓰셨다 하니 정말 다재다능하신 분이 많은 것 같다. 내심 부럽기도 하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자신이 몸담고 있었던 업계의 일을 쓰는 것인 만큼 그 계통에 계셨던 분이 쓰는 것이 가장 현실감있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 싶다. 특히 나조차도 글을 쓰고 싶단 생각을 남몰래 하고 있는 걸 보면 사람은 누구나 '말'하고 싶어하는 듯 하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경찰관인 작가가 경찰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런데 다른 이야기와는 다르게 순서가 거꾸로다. 왜냐하면 경찰관인 주인공이 죽어버린 채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처음엔 왠 사건인가 싶었다. 주인공이 어떤 인물인지도 모른 채 엉겹결에 당했다고나 할까. 어떻게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도 모르지만 주인공 진수는 비 오는 날 피를 철철 흘리며 그렇게 차갑게 식어갔다. 그러다 영혼이 되어버린 주인공 진수가 아직 어려서 아직 학교도 들어가지 않던 때로 거슬러 이야기가 전개된다. 죽은 주인공이 다시금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가는 식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죽은 뒤에라도 이렇게 삶을 정리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알 수 있어 좋을 것 같기도..뭐, 죽은 뒤에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진수는 아버지를 모른다. 항상 누워 계시다 돌아가셨기 때문에 얼굴조차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런 그에겐 세상을 다 주어도 바꾸지 않을 엄마가 있다. 농사일로 까맣게 탄 얼굴에 살포시 분칠을 하고 엄마에서 여자로 변한 그녀를 따라 장에 구경을 갔던 날....아빠를 찾으며 외따로이 엄마와 떨어져 헤메었던 일...그런 일이 어른이 된 주인공 눈에 비쳐진다. 아~ 어머니가 얼마나 힘겹게 참으셨구나! 나를 위해 평생을 그렇게 힘들게 사셨구나! 그러다 이야기가 벌써 순경이 된 그에게로 바뀐다. 슈퍼에서 일하고 있는 수경이란 여자를 보러 매일 라면을 먹으러 가는 진수의 모습으로... 수경이와 사귄 이야기.... 여관에서 수경이를 안게 된 이야기...그러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을 준비하고...아이를 낳고....여러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결국 그가 죽었던 날로 돌아온다.

 

얼굴도 멋있지 않고 키도 훤칠하게 크지 않아 어디 하나 내세울 게 없던 그가  지운이라는 아들과 수진이라는 딸에게는 커다랗고 멋있는 아빠였다는 걸, 자상한 아빠였다는 걸..어딜 가든 인기 하나 없었던 그에게 지운이와 수진이에게만큼은 항상 인기만발이었던 아빠였다는 걸...그것이 정말 진정한 행복이었다는 걸....그는 그제서야 알았다...

물론 밥해주고 이해해주는 아내가 있다는 것이, 지운이와 수진이라는 아들과 딸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 눈물 겹도록 - 행복했고 사랑스러웠지만...이제 죽고나니 정말 평범했던 하루 하루가 그에게 정말 소중한 행복였다는 것을 늦게 깨달았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없다. 아직 자고 있을 것이다.

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좋아한다. 작은 몸과 가는 목에서 울려 오는 그들의 목소리를 좋아한다.

작은 몸과 가는 목에서 울려 오는 그들의 목소리는 아비의 심장을 두드리는 감동이 있다.

아마 그건 아비와 자식 간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일 것이다.

그래서 난 집에 문이 열려 있고 열쇠가 있어도 초인종을 누른다.

그 소리를 듣고 현관문으로 달려올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기 때문이다.

"아빠다!" 큰애와 작은애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린다. 그리고는 서로 먼저 달려오려는 발걸음 소리가 요란하다.

나는 그 소리를 좋아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사랑한다.

 - p.156 -

 

나를 닮은 사람이면 좋겠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면 좋겠다.

나를 닮아 당신과 아이들이 쉽게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고, 나를 닮지 않아 쉽게 나를 잊어버리면 좋겠어.

그래야 해. 힘들겠지만 그래야 해. 내가 잊을게.

나는 그냥 당신 곁을 잠시 지나갔던 사람처럼, 나는 그때 한 번 담배를 사러 갔던 사람이고,

당신은 어쩌다 단 한 번 나에게 담배를 팔았던 사람이라고.

수경아!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 p.268 -

 

나는 사실 감상적인 묘사나 낯간지러운 표현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 저자는 너무도 그런 표현이 자연스럽게 나와 처음엔 귀찮게, 그 다음에 짜증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런데 끝까지 읽었을 땐 감탄이 절로 나왔고, 마지막엔 눈물을 흘렸다. 정말 삶이 왜 소중한지 다시금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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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고수 - 삶의 열병을 앓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카운슬링
안광복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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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참, 철학을 좋아한다. 그것은 내가 철학적인 인간이라거나 사물을 비판적으로 그리고 심도있게 밝혀내는 사람이라는 건 아니지만 왠지 그냥 철학이라는 단어가 너무 좋다. 아마도 엄마 손을 잡고 교회를 갔을 적부터 지혜의 상징인 솔로몬을 좋아했던 것처럼 지혜롭고 싶은 바람에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서평을 쓰는 재미를 모를 시절부터 책이라면 으레 철학이나 심리학 분야를 읽어야 되는 줄 알고 있었더랬다. 그런 나에게 딱 맞는 책이 손에 쥐어졌다. 이렇게 내 구미에 맞기도 쉽지 않을 텐데, 꼭 내 속을 들여다 본 것처럼, 저자가 내 마음을 읽은 것처럼 내용이나 편집, 글씨체, 색감까지 어디 하나 빠지는 데가 없다. 아마, 올해의 책 2순위가 나오겠는걸. 참고로 말씀드리면 시나브로의 내 마음대로 올해의 책 1순위는 후쿠오카 신이치의 <생물과 무생물사이>이다.

 

이 친구가 2순위로 밀려난 것은 이 내용이 신이치 교수님의 책보다 나쁘다거나 내용이 내 맘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단순히 나랑 만난 순서 때문이다. 아마 이 책을 처음 만났다면 당근 이 친구가 1순위였을 테니까. 그런데 좀 아쉬운 것은 신이치 교수님의 책은 어려워도 내 머리속에 쏙 들어오는 어느 부분의 내용이 있는데 이 친구는 어느 한 쳅터도 머릿속에 각인이 된 것이 없다. 아마도 내가 많은 여흥과 휴가 계획 사이사이에 이 친구랑 놀았던 탓이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내게 큰 인상을 주었던 것을 볼땐 당근 1순위가 되어도 손색은 없다.

 

이 책은 총 25명의 철학가들이 등장하면서 인생의 어딘가 고장난 곳을 수리해주는데 정말 유려한 글이란 인상을 받을 정도로 딱딱하지 않다. 철학자하면 왠지 어렵게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 책은 철학 상담책이지만 '철학'보다는 '상담'에 더 비중에 맞춰져 있어서 물이 흐르듯이 상담이 전개된다. 사실 나는 좀 계획성있게 목차에 철학자 이름을 쭈~욱 나열해주었으면 했는데 그런 딱딱해 보이는 것은 전혀 없고, 문제점만 나열해놓고 상황에 맞게 펼쳐보게끔 해주고 있다.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1) 프랭클의 <역설적 의도>                             2) 키르케고르의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

3) 니어링 부부의 <소박한 식습관>                     4) 칸트의 <정언명법>..        

내가 보기엔 이렇게 하면 더 알아보기 쉬울 것을,

 

1) 내 힘든 삶은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2)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인 것처럼

3) 건강한 생활을 위한 지혜로운 습관                   4) 스스로 선택할 줄 아는 어른 되기..

요렇게 풀어놨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부담없이 볼 수 있게 해놨다. 뭐, 그런 점에서는 플러스 점수를 줘야하지 않겠어?

 

철학은 사실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여기 나온 사람의 반 이상은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사실 이 다음의 책을 뭘 봐야할지를 정할 수 있었다. 읽으면서 제일 궁금했던 부분은 그 유명한 "신은 죽었다"라고 말한 니체였다. 사실 그는 기독교인인 내겐, 금기의 대상으로 알고 있었는데 저자가 약간 긍정적으로 쓴 것이 얼핏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부분만 빼고는 다 이해가 될 뿐더러 참 좋았다. 특히, 요즘 내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나와있어서 곰곰히 생각할 수 있었다. 그것은 12) 피터 드러커의 <넥스트 소사이어티> 즉, 12) 터닝포인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라고 하는 부분인데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내겐 좋은 관점을 제시해주었다. 기업에게 내가 원하는 것, 내 구미에 맞기만을 바라는 것은 좁은 시야를 가진 것이고 무엇보다도 내가 기업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보라고 하는 점이 내 가슴을 쳤다. 왠지 이제까지 내가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게 참... 나 자신이 상품이라고 생각해본다면 고객 경영, 사용자 중심으로 보는 것은 기업입장에서 과연 내가 가치가 있는지 자문해보게 했다. 지금 당장 딱 부러지게 말할 수가 없는 것을 보니 좀 더 생각을 정리해봐야 할 것이지만, 일단 이런 방식으로 생각해야하는지를 몰랐던 내겐 참 좋은 코치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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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의 산맥 - 신비한 법칙으로 이루어진
최지범 지음 / 삼양미디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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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재교육 덕분에 과학에 관심이 생겼다는 현 고3이 쓴 이 <물리학의 산맥>은 총 다섯 산맥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전 물리학의 산에서부터 물리화학의 산, 상대성 이론의 산, 천체 물리학의 산, 현대 물리학의 산까지 다섯 개의 산을 정복하면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다. 물론 다 읽었다고 다 이해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ㅁ+ 그래도 중학교 1학년 때 상대성의 원리에 관한 책을 접하고 과학에 눈을 떴다는 과학 영재 최지범의 가르침대로 차근차근 읽어나가니 어느 정도 물리에 대해서 감을 잡을 수도 있을 듯 하다. 내 고교시절 물리과목은 맨 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던 것과는 달리, 읽으면서 아~하는 감탄사가 나오게 하는 것이 읽는 재미가 있었다.

 

나는 문과였기에 물리는 공통과학의 하나로 고2땐 안 배우고 고3땐 보충시간에 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명 베둘레햄이란 별명을 가진 선생님의 우스개소리에 웃고 지나가는 시간이었던 물리시간을 뒤돌아보면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이 신기하다. 뭐, 기본적으로 내가 호기심이 많기 때문이지만..ㅋㅋ 여기에 나오는 다섯 개의 산 중에 그나마 가장 익숙하고 이해하기 쉬웠던 것은 고전 물리학의 산과 물리화학의 산이다. 이제까지 줄창 배워두었던 물리와 화학에 관련된 풍월을 그나마 기억하고 있었던 것일까. 어쨌든 이 부분은 차지하고 있는 범위가 가장 적으면서 가장 이해하기 쉬운 상식적인 내용이어서 참 재미있게 읽었다.

 

여기서 가장 좋았던 것은 물리학의 계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 점이다. 학교에서 배웠을 때는 단락 단락씩 배우고 전체의 틀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 아님,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에 (선생님이 가르쳐주셨을지도 모른다, 다만 내가 기억하지 못할 뿐 ㅡㅡa ) - 무엇을 '고전 물리학'이라고 하고 무엇을 '현대 물리학'이라고 하는지 몰랐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고전 물리학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농구공, 탁구공 등 보거나 만질 수 있는 물체의 운동에 관한 것을 다루며 현대 물리학은 원자의 내부, 상대성 이론, 우주의 역사 등 직접 눈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분야를 다룬다. (p.13) 이 얼마나 깔끔한 정리인가! 요렇게만이라도 학교 교과서에 나와있었더라면 그나마 정리하는 데 어렵지는 않았을 것을.

 

어쨌거나 현재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 정리해놓은 책은 느낌이 다르다. 아무래도 저기 높은 곳에 올라가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설명해주는 책과는 친근감부터가 다르지 않을까 말이다. 첫장 고전 물리학의 산에서는 정말 유명한, 그래서 나조차도 아는 뉴턴의 세 가지 역학법칙부터 나온다. 제1법칙 - 관성의 법칙, 제2법칙 - 가속도의 법칙(정말이지 난 속도와 속력 구하는 게 제일 싫다구~), 제3법칙 - 작용 반작용의 법칙과 만유인력의 법칙만 설명하고 끝난다. 그만큼 현대 물리학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단지 13페이지정도밖에 할애하지 않았으니까.

 

어쨌거나 여기는 이렇고 제일 흥미로웠던 부분은 물리화학의 산이었다. 물리화학은 '작은 것들에 대한 물리학'이란다. 여기에서도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은 것들의 움직임을 분별해내야 하니까 열에 대해서 먼저 설명하는데 여기서 절대온도를 왜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썹씨만 있으면 얼마나 편리할까 하는 생각을 평소에 했던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었다. 다 아는대로 썹씨온도는 물이 어는 온도를 0도로, 물이 끓는 온도를 100도로 하는 온도체계인데 절대온도에서 0도는 섭씨 -273도를 가리킨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에너지의 값은 언제나 양의 값이므로 섭씨온도만을 쓴다면 열량을 구할 경우와 분자 운동에너지를 구할 때, 그리고 온도비를 생각할 때 등 많은 부분에서 심각한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니 아하! 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열역학법칙도 물리화학편에서 나온다. 열역학 0법칙 - 열전도의 법칙, 열역학 제1법칙 - 에너지 보존 법칙(정말 이건 안 까먹는다>.<), 열역학 제2법칙 -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요건 학교에서 배운 기억은 없는데 여기저기서 좀 주워 들었다), 열역학 제3법칙 - 절대온도 도달 불가능의 법칙(음메~ 이 내용은 처음 들어보는 것이구만..) 이 있다. 그런데 학교에서 배운 것도 있고 전혀 아닌 것도 있으니 정말 학교에서 배운 것으로 만족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서문에서도 나와있듯이, 이 책을 논술대비용으로 사용해달라고 하는데 그만큼 수리논술대회나 상위권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전문과학잡지를 많이 보는 것이 낫겠다. 어쨌든 학교 교과서도 하나의 짜깁기한 글이니까 말이다.

 

그 외 분야는 상대성 이론과 천체물리학과 현대 물리학 편인데 사실 자~알 이해가 안된다. 저자도 말했듯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는데 나는 정말 상식적인 인간인가 보다. ㅡ,.ㅡ 상대성 이론편에 나오는 원리 중 '빛의 속도는 변하지 않는다'나 '빠른 물체일수록 시간은 느려진다'나 '빠른 물체일수록 물체의 길이가 짧아진다' 등등 절~얼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뭐, 문장이해력은 남에게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곰곰이, 씹어가며 책을 읽었을 때는 이해가 되었는데 책을 덮고 나에게 말로 설명하려고 했을 때는 뭔가 쉽사리 아귀가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드니...

 

어찌됐든 이런 책들을 보면 아이들은 점점 공부하기 쉬워진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나도 교양서적으로 이 책을 볼 수 있지만, 내가 고등학생일 때 이 책을 봤더라도 이과를 전공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남는 아쉬움을 어찌할꼬. 앞으로 우리나라의 과학영재들이 많이 나와서 물리만이 아니라 생물(과학 분야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다...꼬옥 나오길^^), 화학, 지구과학 분야에서도 많은 훌륭한 책이 나오길 바란다. 그것도 과학영재가 썼음 좋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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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자를 위한 자기발전 노트 - 이십대, 세상에 대처하며 사는 법
윤정은 지음 / 북포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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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900여 번의 입사 지원서를 쓰고 10여 개가 넘는 직업을 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여걸, 윤정은 씨가 책을 냈다.

처음 그녀의 이력을 봤을 때 무엇이 그녀를 900여 번이나 입사 지원서를 쓰게 만들었을까 궁금했다. 보통 열 번 정도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 대충 이상과 현실을 맞춰서 안주하기 마련인데 말이다. 그녀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그런 만큼의 자부심이 컸던 것일까.

 

그녀가 말하길 자신이 900여 번이나 입사 지원서를 썼던 것은

자신이 현실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세상은 뭔가 특별하고 화려해야 성공했다고 인정해준다고 여겼던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이라고.

그녀가 그런 많은 것을 경험하고 나서 깨달았던 것을 나도 살다보니 알게 되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일을 잘한다고 모든 것이 용서되는 곳이 아니였다. 일을 좀 못하더라도 상황 판단을 잘 내리고 예의바르고

상관에 대한 처세술이 뛰어난 사람이 오히려 더 성공하는 곳이 사회무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남들이 다 원하는 화려한 일들이 오히려 남보다 못할 수도 있다는 걸 확실하게는 아니여도

은연 중에 깨달은 나는 매일 겪게되는 평범한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자만심을 버리고 겸손함으로 무슨 일이든 받아들이고 배워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윤정은 씨가 추구했던 일들 - 남들이 보면 화려해보이고 멋있어 보이는 직업 - 즉, 의상 디자이너, 명품관 직원, 의류샵 공동운영, 광고대행사 마케팅 직원, 파티플래너, 와인 마케팅, 지면 모델, 뷰티 컨설턴트, 웨딩플래너, 전시기획자 란 직업은

(우와~ 전공도 아니었던 분야를 어떻게 뚫고 들어갔을까? 그것만으로도 대단혀~)

나도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것이라 그녀의 마음이 너무 잘 이해되었다. 내가 했던 고민도 이 사람도 했었구나!!

 

백조가 우아하게 물에 떠 있기 위해서는 물 밑에서 끊임없이 발버둥쳐야 한다고 했던가.

그래서 그녀는 끊임없이 발버둥치고 끊임없이 악전고투하면서 무언가를 이루어내려고 노력했던 사람이다.

그런 그녀의 열정에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열정이라는 말이 어느 순간에 사라져 버린 내 인생에는,

 그녀의 열정만큼은 배워야 할 테니 말이다.

 

원래 나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가만히 앉아 있길 즐기는 타입이다. 완전 성공하기 어려운 타입^^

하지만 이렇게 쓰고 있는 지금에도 정신없이 바꾸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도 하기에 딱 이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아쉽게도...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적응력 하난 알아준다.

그런데 내가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이 바뀌면서 갑자기 짧은 시간에 열정과 시간과 노력을 다 쏟아부었기 때문에

예전의 열정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좀 시간이 걸릴 것 같아 걱정이다.

몸도 걸핏하면 아픈 게... 나는 열정적으로 일할 땐 아프지 않는데 말이다.

그래서 원래 내 모습을 알아내기 어려워서 정확히 내 갈길을 잡아내긴 어렵지만

일단 그녀에게서 내가 얻을 수 있었던 부분은 바로 이거다.

 

11장 도피성 결혼을 하는 당신, 또 다른 도피처는 존재하는가  p.84

내 주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부류, 일 하기 싫은데 결혼이나 할까?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여자^^;

부끄럽지만 얼마 전까지도 나도 그런 부류였었다. ㅋㅋ

이제 그런 부류에서 벗어난 지금,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하고 보니

그 때 일이 재미가 없었다. 아니, 일이 재미없기 보다는 너무 힘들게 했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다.

거기서 과감하게 털고 나오던가 정당하게 내 권리를 찾았어야 했다는 뒤늦은 후회가 든다.

그런데 내가 한곳에 오래 머무르다 보니 이직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게...참^^;

 

하여튼 이 장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 운명처럼 당신을 편하게 해줄 만한 조건을 갖춘 배우자를 만났다고 가정해 볼때,

그 사람의 화려함 곁에서 주눅 들지 않고 편안하게 미소 지을 수 있는지 자문해보라

왕자님이라고 할 수 있는 소위 재벌들은 그런 부류의 사람들의 모임이 분명히 있을 텐데

그들에게 꿀리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만약 영어나 불어로 대화를 한다면 어떻게 거기에 끼어 들겠는가.

결혼은 떳떳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녀의 말이 나를 흔들었다.

나도 은연 중에 신데렐라 신드롬에 물들었나 보다.

 

내가 남자 부모님에게 자랑스럽게 소개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나도 내 부모님께 자랑스레 소개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날 수 있다는 말, 참으로 맞는 것 같다. 결혼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 같은 이상한 기대감부터 버려야 할 것을 이제야 알았다.

나는 독립적이라고, 속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은 속물이었음을, 의존적이었음을 알게 된 이 충격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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