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의 산맥 - 신비한 법칙으로 이루어진
최지범 지음 / 삼양미디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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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재교육 덕분에 과학에 관심이 생겼다는 현 고3이 쓴 이 <물리학의 산맥>은 총 다섯 산맥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전 물리학의 산에서부터 물리화학의 산, 상대성 이론의 산, 천체 물리학의 산, 현대 물리학의 산까지 다섯 개의 산을 정복하면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다. 물론 다 읽었다고 다 이해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ㅁ+ 그래도 중학교 1학년 때 상대성의 원리에 관한 책을 접하고 과학에 눈을 떴다는 과학 영재 최지범의 가르침대로 차근차근 읽어나가니 어느 정도 물리에 대해서 감을 잡을 수도 있을 듯 하다. 내 고교시절 물리과목은 맨 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던 것과는 달리, 읽으면서 아~하는 감탄사가 나오게 하는 것이 읽는 재미가 있었다.

 

나는 문과였기에 물리는 공통과학의 하나로 고2땐 안 배우고 고3땐 보충시간에 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명 베둘레햄이란 별명을 가진 선생님의 우스개소리에 웃고 지나가는 시간이었던 물리시간을 뒤돌아보면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이 신기하다. 뭐, 기본적으로 내가 호기심이 많기 때문이지만..ㅋㅋ 여기에 나오는 다섯 개의 산 중에 그나마 가장 익숙하고 이해하기 쉬웠던 것은 고전 물리학의 산과 물리화학의 산이다. 이제까지 줄창 배워두었던 물리와 화학에 관련된 풍월을 그나마 기억하고 있었던 것일까. 어쨌든 이 부분은 차지하고 있는 범위가 가장 적으면서 가장 이해하기 쉬운 상식적인 내용이어서 참 재미있게 읽었다.

 

여기서 가장 좋았던 것은 물리학의 계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 점이다. 학교에서 배웠을 때는 단락 단락씩 배우고 전체의 틀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 아님,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에 (선생님이 가르쳐주셨을지도 모른다, 다만 내가 기억하지 못할 뿐 ㅡㅡa ) - 무엇을 '고전 물리학'이라고 하고 무엇을 '현대 물리학'이라고 하는지 몰랐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고전 물리학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농구공, 탁구공 등 보거나 만질 수 있는 물체의 운동에 관한 것을 다루며 현대 물리학은 원자의 내부, 상대성 이론, 우주의 역사 등 직접 눈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분야를 다룬다. (p.13) 이 얼마나 깔끔한 정리인가! 요렇게만이라도 학교 교과서에 나와있었더라면 그나마 정리하는 데 어렵지는 않았을 것을.

 

어쨌거나 현재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 정리해놓은 책은 느낌이 다르다. 아무래도 저기 높은 곳에 올라가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설명해주는 책과는 친근감부터가 다르지 않을까 말이다. 첫장 고전 물리학의 산에서는 정말 유명한, 그래서 나조차도 아는 뉴턴의 세 가지 역학법칙부터 나온다. 제1법칙 - 관성의 법칙, 제2법칙 - 가속도의 법칙(정말이지 난 속도와 속력 구하는 게 제일 싫다구~), 제3법칙 - 작용 반작용의 법칙과 만유인력의 법칙만 설명하고 끝난다. 그만큼 현대 물리학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단지 13페이지정도밖에 할애하지 않았으니까.

 

어쨌거나 여기는 이렇고 제일 흥미로웠던 부분은 물리화학의 산이었다. 물리화학은 '작은 것들에 대한 물리학'이란다. 여기에서도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은 것들의 움직임을 분별해내야 하니까 열에 대해서 먼저 설명하는데 여기서 절대온도를 왜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썹씨만 있으면 얼마나 편리할까 하는 생각을 평소에 했던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었다. 다 아는대로 썹씨온도는 물이 어는 온도를 0도로, 물이 끓는 온도를 100도로 하는 온도체계인데 절대온도에서 0도는 섭씨 -273도를 가리킨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에너지의 값은 언제나 양의 값이므로 섭씨온도만을 쓴다면 열량을 구할 경우와 분자 운동에너지를 구할 때, 그리고 온도비를 생각할 때 등 많은 부분에서 심각한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니 아하! 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열역학법칙도 물리화학편에서 나온다. 열역학 0법칙 - 열전도의 법칙, 열역학 제1법칙 - 에너지 보존 법칙(정말 이건 안 까먹는다>.<), 열역학 제2법칙 -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요건 학교에서 배운 기억은 없는데 여기저기서 좀 주워 들었다), 열역학 제3법칙 - 절대온도 도달 불가능의 법칙(음메~ 이 내용은 처음 들어보는 것이구만..) 이 있다. 그런데 학교에서 배운 것도 있고 전혀 아닌 것도 있으니 정말 학교에서 배운 것으로 만족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서문에서도 나와있듯이, 이 책을 논술대비용으로 사용해달라고 하는데 그만큼 수리논술대회나 상위권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전문과학잡지를 많이 보는 것이 낫겠다. 어쨌든 학교 교과서도 하나의 짜깁기한 글이니까 말이다.

 

그 외 분야는 상대성 이론과 천체물리학과 현대 물리학 편인데 사실 자~알 이해가 안된다. 저자도 말했듯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는데 나는 정말 상식적인 인간인가 보다. ㅡ,.ㅡ 상대성 이론편에 나오는 원리 중 '빛의 속도는 변하지 않는다'나 '빠른 물체일수록 시간은 느려진다'나 '빠른 물체일수록 물체의 길이가 짧아진다' 등등 절~얼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뭐, 문장이해력은 남에게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곰곰이, 씹어가며 책을 읽었을 때는 이해가 되었는데 책을 덮고 나에게 말로 설명하려고 했을 때는 뭔가 쉽사리 아귀가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드니...

 

어찌됐든 이런 책들을 보면 아이들은 점점 공부하기 쉬워진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나도 교양서적으로 이 책을 볼 수 있지만, 내가 고등학생일 때 이 책을 봤더라도 이과를 전공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남는 아쉬움을 어찌할꼬. 앞으로 우리나라의 과학영재들이 많이 나와서 물리만이 아니라 생물(과학 분야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다...꼬옥 나오길^^), 화학, 지구과학 분야에서도 많은 훌륭한 책이 나오길 바란다. 그것도 과학영재가 썼음 좋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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