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하트 1 잉크하트 시리즈 1
코넬리아 푼케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이번에 영화로 나온다는 [잉크하트 1, 2, 3]을 우선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잉크스펠] [잉크데스]에 이은 삼부작의 첫 권이다.

아무래도 내가 첫 권에 기대를 많이 했는지 내용이 너무 싱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뒤에 나올 후속편을 읽지 않았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일달 [잉크하트]만 가지고 봤을 때는 아주 아쉬웠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모'는 책을 제본해주거나 고쳐주는 사람인데, 그가 책을 소리내어 읽으면 책 속의 인물이 밖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 비밀 때문에 그의 딸인 '메기'에게도 한번도 책을 읽어준 적이 없고,

이것과 별 상관없어 보이는 사실, '메기'는 자기가 세 살이 되었을 때부터 엄마에 대한 기억도 없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비가 오는 밤에 '더스트핑거'라는 인물이 집으로 찾아오면서부터 '메기'는 엄마없이도 아주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표면만 평온한 일상에 험난한 모험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된다.

바로 '모'가 불러낸 [잉크하트]의 악당 '카프리콘'이 이 세계에서 '모'와 그의 딸을 잡으려고 오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여기서 아주 안타깝고 내 성미에 맞지 않았던 것은 '모'가 불러낸 사람을 제마음대로 다시 집어넣을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너무나 고향으로 가고 싶어하는 '더스트핑거'를 말이다.

그리고 부르고 싶은 사람을 딱 골라낼 수도 없다는 것이 정말 답답하게 했다. 정말 주인공맞아?

보통 이런 모험 소설에서는 주인공은 못하는 게 없어야 하는데 그것이 아니란 사실에 엄청 열받으며 읽었다.

아무래도 한두 번 가지고는 연습이 되지 않았던 것인데 그 사건이 일어난 후 '모'는 무서워서 소리내어 책을 읽지 않았다니

'모'가 재능을 더 갈고 닦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없어지면 그것도 문제이지만.

어쨌거나 책속의 인물을 데리고 나올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모'는 구사일생으로 악당의 소굴에서 탈출해서

그 악당이 나온 책 [잉크하트]를 쓴 저자 페노글리오의 집에까지 갔다. 혹시 그 책을 구할 수 있을까 싶어서.

그러나 역시나 모조리 도둑을 맞았단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 그에게 모든 이야기를 다 한다.

그의 책속의 등장인물이 세상에 나와있다는 것을.

여기서도 상당히 불만이 생겼다. '모'는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고자 뭔가 해결책을 만들어 페노글리오와 쑥덕쑥덕하는데

'메기'만 따돌린다는 것이다. 열두 살 짜리 아이는 아무 쓸모가 없다는 듯이.

그런데 정말 그렇지는 않지 않은가. 이번 모험도 '메기'의 도움 없이는 빠져나올 수 없었을테니.

 

페노글리오는 '모'와 쑥덕거리는 내용을 '메기'에게 알려주지 않은 채로 험난한 모험 속으로 풍덩 들어간다.

악당 '카프리콘'의 부하 '바스타'가 와서 '메기'와 나란히 잡혀들어가는 신세가 되었으니.

거기서 새로운 능력을 깨닫게 된 '메기'는 페노글리오와 함께 작전을 짰다.

'카프리콘'이 책속에서 불러내라고 하는 '그림자'를 가지고 해피엔딩이 될 수 있도록 다시 글을 쓴 것!

그 와중에 '엘리너' 아줌마와 '레사'까지 모두 구출할 수 있었고, '모'와 '파리드'도 그 나름대로 도움을 주었다.

이리하여 모든 것이 원상태로 돌아가진 못했지만,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고 할 수 있으나

그게 뭐야~ 목소리를 잃어버리곤~~ 그래가지고선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겠어?

아주 아주 중요한 인물이 목소리를 잃어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났으니, 이것은 해피엔딩은 아닐지 모른다.

 

왠지 나에겐 그렇게 느껴졌다. [잉크스펠]을 봐야 좀 더 구체적인 윤곽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이 책의 주인공은 말의 마법사 '모'도 아니고, 아리따운 아가씨 '레사'도 아니고,

어딜가나 이방인인 '더스트핑거'는 더더군다나 아니라 바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메기'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모'의 능력을 매력적으로 보면서 갖고 싶어하고, 한번도 읽지 못했던 [잉크하트]의 내용도 궁금해하고,

사실 엄마가 없어도 별로 기억도 나지 않으니 보고 싶지도 않아서 엄마를 불러내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모'가 위험한 [잉크하트]을 읽는 것을 반대했던 것도 '메기'였다.

물론 엄마가 없는데 아빠까지 없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일지 몰라도

보통 모험소설의 어린 여자 주인공은 여기서 불가능한 꿈을 꿔야 하는 것 아닐까.

"모, [잉크하트]를 읽어서 엄마를 불러내봐요~"라고 당당한 요구를 통해서 말이다.

그러니 나는 내심 '메기'가 앞으로의 판도를 바꾸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된다.

 

"메기, 지겨웠던 모험소설을 화끈하게 바꿔줘~ 기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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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모든 신화
케네스 C. 데이비스 지음, 이충호 옮김 / 푸른숲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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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식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케네스 C. 데이비스가 지은 이 책은 신화에 대한 상당히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흔히 대충 들어 알고 있는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부터 메소포타미아의 신화와 <성서>와의 유사성, 그리고 켈트족의 전설로 남아있는 아서왕까지 우리가 여기저기서 얻었던 단편적인 지식을 하나로 집대성해 놓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신화만큼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전 세계적으로 신화에서 차용된 많은 영화나 소설이나 연극이 각광을 받을 테니 말이다. 나만 하더라도 제우스의 변덕스런 애정관계를 어이없어 하면서도 그 이야기에 매혹되었다. 내가 요즘에 관심을 갖는 판타지 소설도 사실 신화에 나오는 님프니 티탄족이니 하는 요소에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나는 머리로는 중세시대에 엘프니 드워프니 하는 상상의 종족이 없다는 걸 잘 알지만 꼭 있는 것처럼 생각될 때도 많으니 신화란 여러 모로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한 듯 싶다.

 

목차를 보면 이집트 신화, 메소포타미아 신화, 그리스로마 신화, 켈트족과 북유럽의 신화, 인도 신화, 중국과 일본 신화, 아프리카 신화, 아메리카와 태평양 섬의 신화 등 듣도 보지도 못한 신화에서부터 간략하게 알고 있는 신화까지 다 모아놓았다. 아쉽게도 일본과 중국의 신화는 있는데 우리나라의 신화는 없는 것을 보니까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이 아쉽기도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주어진 대로 봐야지. 여기서 내가 가장 관심이 있었던 부분은 켈트족 신화였다. 대학 때부터 아서왕의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인지 - 이상하게도 아이들을 가르칠 때 끊임없이 나왔던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신화는 이미 식상했는지 별로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 아니면 별로 아는 게 없어서인지 그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실제로 아서왕의 이야기는 6세기경에 일어난 이야기인데, 중세 시대 때 많은 음유시인들이 읊다보니까 중세풍으로 각색되었다는 이야기는 정말 신기하고 맞아떨어지는 설명이었다. 역시 조각조각 알고 있던 정보를 하나로 통합해주니 알아듣기가 쉽다.

 

그리고 또 하나, <성서>에 나오는 창조이야기, 아브라함-이삭 이야기, 노아의 홍수 이야기는 다른 신화에도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저자는 유추하길, 이전에 있었던 메소포타미아의 신화가 유대인들에게 구전되어서 나중에 글로 옮겨진 거라고 한다. 그런데 선후 관계가 그렇게 중요할까 싶다. 아마도 예수님이 한국 땅에 태어났다면 환웅과 환인 이야기 속에 들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 이건 절대 예수님을 모독하려는 의도에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하나의 신앙에는 그 나라, 그 민족의 풍습과 역사가 조금씩 반영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일 뿐. 그래서 기독교의 경전인 <성서>속 이야기가 단순히 신화인지, 실제 역사이야기인지를 논의하는 것은 좀 아니다 싶다. 그것을 신앙으로 믿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의지일 뿐이니까 그것을 굳이 신화인지 역사인지 밝혀낼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메소포타미아의 신화는 어딘가 썩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그래서 완전히 신비로운 아서왕 이야기에 꽂혔는지도 모른다. 그는 실존 인물일 것도 같으니까.

 

이건 또 다른 이야기인데, 노아의 홍수이야기가 많은 신화에 등장한다. 메소포타미아 신화에도 나오고 중국 신화,마야 문명의 신화에서도 나온다. 내가 대학 때 잉카 문명에 대해서 연구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도 홍수이야기가 나왔던 게 아직까지도 기억이 난다. 그것은 티티카카 호수의 이름이 너무 예뻐서였겠지만.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홍수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바로 그 사건이 일어났다는 반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내가 기독교인이여서 <성서>에 나온 이야기를 그대로 믿기 때문에 이런 생각도 하게 되었지만, 전 세계 각 지역에서 똑같은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내려오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게 더 신기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식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저자는 왜 그런 생각은 하지 못했는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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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세상에 지지 마 - 공부밖에 몰랐던 선배가 세상에 나가 부딪히고 깨지며 터득한 사회생활 생존 매뉴얼
신예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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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창시절 죽어라고 공부밖에 몰랐던, 그래서 사회에 나가 죽을 만큼 힘들었던 어느 한 사회인이 책을 냈다. 공부란 대학교 때까지만 하는 거라고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어느 스무 살을 위해서 말이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을 썼다는 건 사회 초년생이었던 저자가 바로 이런 조언을 필요로 했다는 말이다. 그래서 난 이런 생각도 든다. 사회생활을 20년쯤 하고 나니까 저자가 잘 살아가고 있다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 확인받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아니면 말고.

 


아닌게 아니라 저자는 정말 성실히 살아왔다. 솔직히 여자의 몸으로 사회부 기자생활은 쉽지 않는 게 맞다. 남자도 쉽지 않는데 근력이나 지구력에서 약할 수 있는 여자로서는 더 어려웠으리라. 그럼에도 한 번도 결근하지 않았고, 해외 출장을 가서 새벽에 도착했어도 정시에 출근하는 등 여자이기 때문에 못한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억척스럽게 근성을 발휘해왔다. 그랬던 그녀이기에 이렇게 살아왔음을 보여주는 책을 낼 수 있는 자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는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을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고도 하지만, 고등학교를 벗어나 대학교로 진학하면서, 대학교를 벗어나 사회에 나가면서 정말 헷갈리고 정신없었던 경험을 한 번씩은 다 해보았을 거다. 규율이 딱 잡혀있었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들어간 대학에서 넘치는 시간을 조절하지 못해 수많은 시간을 버렸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아깝다. 그 시간에 책이나 한 글자 더 볼 걸, 예복습을 더 철저히 해서 장학금을 노려볼 걸 하는 후회가 엄청 된다. 그때 잔소리처럼 들렸던 어른들의 말씀을 듣지 않았던 것이 한탄스럽다.

 


저자도 그런 후회를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학을 띠도록 목표를 세우고 그것만 바라보며 정진한 결과, 서울대를 들어가긴 했지만 정작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할 대학 때 설렁설렁 공부를 했다고 얼마나 후회를 하던지. 그리고 책도 그렇다.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는 통에 배경지식은커녕 체계적인 독서습관조차도 잡혀있지 않아서 사회생활하면서 힘들었단다. 그 유명한 <삼국지>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가 없어 기자가 되고 난 후에 겨우 읽었다고 한다. 읽고 나서 왜 사람들이 <삼국지>를 몇 번이나 읽는지 깨달았다고 하니, 정말 나도 읽어봐야겠다. 부끄럽지만 난 대학 때 책하곤 담을 쌓았기에 유명하다고 하는 장편은 하나도 읽지 못했다. 흘러간 시간이 아깝지만 어쩌겠는가. 앞으로의 시간의 쪼개서 채워 넣는 수밖에.

 


그래서 이 책은 나처럼 스무 살이 지나가버린 사람에게는 아쉬움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테고, 스무 살을 바라보거나 스무 살 근처인 사람에게는 사회생활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굳이 사회생활에 한정시키지 않고,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하고 보람 있게 다른 세계에 적응할 것인지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봐도 좋다. 특히 대학생활에 준비해야 할 것, 자기소개서나 면담에 관한 팁, 영어를 공부하는 방법은 저자의 경험이 녹아들어있어 아주 읽기가 쉽다. 그 외에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쉴 때는 쉴 줄 알아야한다든지, 여성으로 대우받길 원하지 말라는 사고방식의 문제와, 상사에게 사과하거나 따질 때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사소통의 문제에 대해 두루두루 나와 있으니 어느 때고 펴들면 유용하지만 쉬운 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겐 자기중심적인 면이 강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이 부딪치고 깨졌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를 나로만 보지 않고 전체 그림으로 볼 수 있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다시금 머릿속에 그릴 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나는 이미 이런 종류의 가벼운 자기계발서나 무거운 전략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를 두루두루 섭렵한 후라 이 책이 강하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내가 모르는 기자들의 세계를 조금 엿볼 수 있었던 것이 좀 새로웠다. 이 책이 제목처럼 스무 살이 본다면 방황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을 듯 싶다. 특히 기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본다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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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채송화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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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현고운 작가라고 하면, 독특한 등장인물로 유명하다.

저승사자가 나오는가 하면, 운명을 볼 수 있는 사람도 등장하고, 유령도 나오니... 어찌 보면 SF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과정과 꼭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 사람의 마음을 설명할 때는

SF보다 더한 무엇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면 작가의 그러한 등장인물에 가만히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 참 이상타.

평소라면 유령은 무서운 것이어야 하고, 저승사자는 나쁜 놈이어야 하고, 사주팔자를 보는 사람은 무시하고 지나칠 텐데

꼭 현 작가의 책에서만큼은 그들의 모습이 알콩달콩하니 귀엽고 멋있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만들기까지 하니, 

이것이 바로 현 작가의 매력이 아니고 뭘까.

 

이제까지 나왔던 현 작가의 책은 거의 다 봤을거다.

뭐, 탐닉할 정도로 로맨스소설에 빠져 지냈을 때는 작가의 이름을 따질 계제가 아니었으니 모르고 읽은 것도 꽤 된다.

나중에서야 그 책이 현 작가 꺼였어~ 하며, 어쩐지~ 상큼하더라~ 한 적도 많다.

<유령과 토마토>가 그랬으며, <잘 쓰고 잘 노는 남자 한량>이 또 그랬다. <마녀와의 사랑>, <인연찾기> 등등...

다른 작가의 로맨스소설도 재미있고 소장하고 있지만, 현고운 작가의 매력은 다른 작가와 정말 다르다.

앞에서 말했듯이, 특이한 등장인물도 그렇지만 생각하는 거나 대사가 참 올곧고 상큼하고 톡톡 튄다고나 할까.

가끔 나도 머릿속으로 소설을 그려보곤 하는데, 스토리는 나와도 대사 만드는 게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런데 현 작가의 대사는 정말 맛깔스럽다.

 

이번에 봤던 <나와 함께 채송화>도 대사가 참... 능청스러웠다. 특히 남주인공 상엽이가...

여기에는 독특한 SF적인 인물들은 안 나왔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현실과는 좀 다른 성격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해주신다.

역시나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은가. 채! 송! 화!

앙증맞은 이름답게 덩치도 좀 앙증맞아 주시지, 또 왜 이름과 안 맞게 한 덩치하는 무대뽀님이 여주인공이란다.

건설업계에 일을 하는 채송화라니, 뭔가 있어보이지~~~~

그리고 더 신기한 것은 그녀의 가족들이다. 대한민국에서 머리가 제일 좋은 전직 변호사인 첫째 언니 박양지,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스타인 막내 채장미까지 주변인물들도 독특하다.

이런 맛깔스런 인물을 포진하고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우리의 남주인공도 뭔가 있어야겠지~~

아니나다를까, 우리의 능청남 윤상엽께서는 기업가의 후손이시다. 그것도 장손!

그런데다가 머리도 좋아서 본인의 직업은 한의사!! 또 재벌집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 집안의 불화가 있다.

상엽이네 아빠가 사랑하는 여인과의 결혼을 허락받지 못하고 정략결혼을 한 게 상엽의 엄마이고,

씨다른 동생으로 밝혀진, 백혈병으로 일찍 죽어버린 동생 지혜까지 있다.

이러니 성격이 뭐 하나 모자라도 될 텐데, 결혼하기 싫어하는 거 빼곤 나쁜 구석이 없는 남주인공이다.

뽀샤시한 피부에 오똑한 콧날, 훤칠한 키에 돈까지 많으니 어디 빠질 데가 있나.

 

그러나, 우리의 여주인공은 좀 빠진다. 대기실에서 말 한게 원장실까지 들릴 정도로 큰 목소리에,

술 먹고 지하철에서 침까지 흘리면서 자는 철판 얼굴에,

이름에 걸맞지 않은 아담하지 않은 사이즈까지 해도해도 너무 하다싶을 정도로 여주인공에 대한 환상을 깨뜨려놓으셨다.

집안에서 얼굴 이쁘고 머리 좋은 두 자매와 함께 하는 채송화는 알아서 챙겨주고, 깊은 속까지 있는 사람이었다.

그것도 부단한 경험(?) 덕분에 가능한 것이었지만.

 

침을 무서워하는 송화가 발목을 접질려 한의원에 간 것이 첫 만남이었다.

능청스레 어려보이는 놈이 반말을 찍찍 해댄 것부터가 마음에 안 들었던 송화가 치료가 다 끝난 날,

버럭대며 대들었던 것이 둘 사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아니, 그보다 앞서 지하철에서 침 흘릴 때부터였나.

어쨌거나 그렇게 상엽은 필요에 의해서 사귀자고 협박과 회유를 통해 조르고,

송화는 강경하게 맞서다 결국 선택을 한다.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하자고.

그들의 교제가 상엽의 운명론이든 송화의 선택론이든간에 일단 사귀고 본다.

그렇게나 잘난 놈이 자기랑 사귀자고 하는 이유를 두 번씩이나 물어봤지만 장난스레 넘어가버리는 상엽.

그러다 나중에 큰 코 다치지~~~~

 

조연들의 입담이나 말싸움도 볼 만하다. 특히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채장미에게,

송화대신 막아주는 말발 좋은 박양지의 폐부를 찌르는 말을 들으면 내 속이 다 후련하다.

그리고 또 하나, 박양지와 채장미의 사랑이야기도 어렴풋이 드러난다.

사실 작가가 그거 쓰다가 두 권 나올 뻔 해서 정리했다고 하는데, 장미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

아마 기다리고 있으면 후속작이 나오겠지? 흐흐흐... 벌써부터 그 때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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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서정적인 <빨간머리 앤>의 표지가 있는 다이어리는 미적인 부분에서 만족스럽다. 사실 어느 정도이냐 하면 너무 예뻐서 쓰기가 아까울 정도라고나 할까. 특히 내가 인디고의 <빨간머리 앤>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 책 중간에 아름다운 삽화가 이 다이어리에도 들어가 있어서 대만족이다. 월간 스케줄을 쓸 수 있는 곳마다 삽화가 하나씩 있어서 볼 때마다 감탄을 하게 된다. 미적인 부분은 만점을 주고 싶다.


아직 1월밖에 지나지 않아 많은 것을 쓰진 못했는데, 주간 스케줄을 쓰게끔 되어 있는 부분도 앙증맞게 적게 되어 있어 좋았다. 사실 월간을 자주 보고 주간은 매일 일이 있을 때만 보기 때문에 잘 보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런데 다른 다이어리를 쓸 때 요일별로 크기가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었는데, 그건 나에게 공간의 낭비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 다이어리는 안 그래서 편했다. 주말이 특히 많이 넓은데 그건 정말 별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다이어리에 택이 달리거나 끈이 하나 있었으면 했다. 자기가 지금 어디를 보는지 바로 펼쳐볼 수 있게 하려면 그 편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뒤에는 문화 경험을 한 것을 스크랩을 할 수 있게 나와 있는데 난 책은 많이 보지만 영화는 자주 보는 편이 아니라 본 책 목록을 쓰는 란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영화는 많이들 보지만 나처럼 안 보는 사람이 있으니까 영화란으로 하는 것은 짜증나는데 이건 안 그래서 좋았다.


전체적으로 앙증맞고 탄탄하고 아름다운 다이어리라 아주 좋다만, 한 가지 흠이 있다. 어차피 <빨간머리 앤>을 기초로 만든 다이어리라면 책과 같게 빨간 색 표지로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걸 이란 생각이 든다. 이 생각은 내 생각만은 아니다. 내 주변의 사람들도 볼 때마다 한 마디씩을 한다. 물론 예쁘다는 소리가 많지만, 인디고의 <빨간머리 앤>을 아는 사람이라면 표지가 아쉽단 이야기를 하니까 다음번에는 참고해서 만들어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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