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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세상에 지지 마 - 공부밖에 몰랐던 선배가 세상에 나가 부딪히고 깨지며 터득한 사회생활 생존 매뉴얼
신예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학창시절 죽어라고 공부밖에 몰랐던, 그래서 사회에 나가 죽을 만큼 힘들었던 어느 한 사회인이 책을 냈다. 공부란 대학교 때까지만 하는 거라고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어느 스무 살을 위해서 말이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을 썼다는 건 사회 초년생이었던 저자가 바로 이런 조언을 필요로 했다는 말이다. 그래서 난 이런 생각도 든다. 사회생활을 20년쯤 하고 나니까 저자가 잘 살아가고 있다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 확인받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아니면 말고.
아닌게 아니라 저자는 정말 성실히 살아왔다. 솔직히 여자의 몸으로 사회부 기자생활은 쉽지 않는 게 맞다. 남자도 쉽지 않는데 근력이나 지구력에서 약할 수 있는 여자로서는 더 어려웠으리라. 그럼에도 한 번도 결근하지 않았고, 해외 출장을 가서 새벽에 도착했어도 정시에 출근하는 등 여자이기 때문에 못한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억척스럽게 근성을 발휘해왔다. 그랬던 그녀이기에 이렇게 살아왔음을 보여주는 책을 낼 수 있는 자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는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을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고도 하지만, 고등학교를 벗어나 대학교로 진학하면서, 대학교를 벗어나 사회에 나가면서 정말 헷갈리고 정신없었던 경험을 한 번씩은 다 해보았을 거다. 규율이 딱 잡혀있었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들어간 대학에서 넘치는 시간을 조절하지 못해 수많은 시간을 버렸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아깝다. 그 시간에 책이나 한 글자 더 볼 걸, 예복습을 더 철저히 해서 장학금을 노려볼 걸 하는 후회가 엄청 된다. 그때 잔소리처럼 들렸던 어른들의 말씀을 듣지 않았던 것이 한탄스럽다.
저자도 그런 후회를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학을 띠도록 목표를 세우고 그것만 바라보며 정진한 결과, 서울대를 들어가긴 했지만 정작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할 대학 때 설렁설렁 공부를 했다고 얼마나 후회를 하던지. 그리고 책도 그렇다.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는 통에 배경지식은커녕 체계적인 독서습관조차도 잡혀있지 않아서 사회생활하면서 힘들었단다. 그 유명한 <삼국지>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가 없어 기자가 되고 난 후에 겨우 읽었다고 한다. 읽고 나서 왜 사람들이 <삼국지>를 몇 번이나 읽는지 깨달았다고 하니, 정말 나도 읽어봐야겠다. 부끄럽지만 난 대학 때 책하곤 담을 쌓았기에 유명하다고 하는 장편은 하나도 읽지 못했다. 흘러간 시간이 아깝지만 어쩌겠는가. 앞으로의 시간의 쪼개서 채워 넣는 수밖에.
그래서 이 책은 나처럼 스무 살이 지나가버린 사람에게는 아쉬움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테고, 스무 살을 바라보거나 스무 살 근처인 사람에게는 사회생활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굳이 사회생활에 한정시키지 않고,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하고 보람 있게 다른 세계에 적응할 것인지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봐도 좋다. 특히 대학생활에 준비해야 할 것, 자기소개서나 면담에 관한 팁, 영어를 공부하는 방법은 저자의 경험이 녹아들어있어 아주 읽기가 쉽다. 그 외에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쉴 때는 쉴 줄 알아야한다든지, 여성으로 대우받길 원하지 말라는 사고방식의 문제와, 상사에게 사과하거나 따질 때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사소통의 문제에 대해 두루두루 나와 있으니 어느 때고 펴들면 유용하지만 쉬운 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겐 자기중심적인 면이 강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이 부딪치고 깨졌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를 나로만 보지 않고 전체 그림으로 볼 수 있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다시금 머릿속에 그릴 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나는 이미 이런 종류의 가벼운 자기계발서나 무거운 전략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를 두루두루 섭렵한 후라 이 책이 강하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내가 모르는 기자들의 세계를 조금 엿볼 수 있었던 것이 좀 새로웠다. 이 책이 제목처럼 스무 살이 본다면 방황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을 듯 싶다. 특히 기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본다면 더욱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