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간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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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런 글은 처음이다. 고양이나 개를 좋아해서 동물이 나오는 책을 보긴 했었는데 이렇게 자신의 애완동물에 대해 이렇게까지 유쾌하게 풀어놓는 글은... 정말 읽는 내내 폭소가 터지면서 웃어대며 읽었더랬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그의 애완동물에 대해 집착적인 사랑에 공감하는 사람들로 인해 베스트셀러로 등극하게 되었는데 [프로방스에 간 고양이]와 [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랑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었으니까 다음은 그들을 읽어주어야겠지? ㅋㅋ

 

거대 출판사의 편집일을 하기도 하고, 시나리오 작업도 하고, 글도 쓰는 다재다능한 한 남자가, 아니 개라면 모를까 고양이는 죽어도 싫어하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그 당시 서로 구속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동의 하에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 신디의 주선으로 한 고양이를 만났다. 스코티시 폴드란 귀가 반쯤 앞쪽을 향해 아래로 접혀 있어 얼굴이 꼭 올빼미 같고 머리가 다른 종보다 둥근 고양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1961년 던비 근처의 농장에서 윌리엄 로스와 매리 로스 부부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고양이의 생김새가 너무 궁금했다. 그런데 책에는 앞날개의 조그만 사진 밖에는 없어 얼마나 답답했는지 모른다. 그나마 책 앞날개에 있는 사진은 한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올 만한 크기도 아니여서 피터가 처음 고양이와 조우했던 그 때의 설레이는 감동을 받을 수 없어 안타까웠다. 그래서 뭐 했나. 바로 네이버 검색!! 그래서 얻은 귀중한 사진을 공개한다. 진짜 이쁘지 않던가.

여기에 사진을 싣게 허락해주신 vandal님께 감사를 드린다. vandal님의 즌스는 정말 노튼과 닮은 것 같다. 회색 줄무늬가~





     vandal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vandaltd      
 

하여간 고양이를 싫어한다는 피터는 고양이를 보자마자 눈을 떼지 못하며 한 눈에 그대로 가버리셨다. 그리고 왜 고양이의 이름이 '노튼'이 되었는지 줄줄이 설명해주시는 자상함도 보여주시고...^^; 그 순간부터 피터는 노튼의 밥이 되었다. ㅋㅋ

그건 예로 프롤로그를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이 내용을 보면서 얼마나 웃음이 났던지~ 그의 유머는 정말 끝내준다~~

역시 피터의 말대로 유머는 어떤 상황이든지 통하지 않는 경우란 없다.

그가 사귀던 여자 집에서 새벽 2시에 집에 가야 한다는 것을 설명했을 때와 그녀가 헤어지자고 했을 때는~~ 우와~ ㅋㅋ

 

작년과 올해 개가 인간의 영혼을 달래주는 책으로 [빗속을 질주하는 법]과 [개와 나의 10가지 약속]을 읽었다. 모두 다 인간의 마음을 헤아리는 기특한 개가 등장했는데, 정말 감동적이었다. 그런데 그와 같이 인간을 한없이 따르는 순종적인 개와는 또 다르게 고양이도 감동을 준다는 것을 이 책으로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 내게 문학 속 고양이란 에드거 알란 포우의 [검은 고양이]로 집착과 광기의 한 단면으로만 이해했는데 그 이상이 있다니~ 특히 잦은 출장으로 집을 비우게 된 피터가 노튼이 혼자 집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고 생각하곤 그를 아무 생각없이 비행기에 태울 때, 배로 여행할 때, 택시로 이동할 때, 레스토랑이나 호텔에 갈 때 등등 그 모든 경우에 노튼이 보여준 진지하고 현명한 모습은 정말 허구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신기했다. 아마 그래서 더욱 그 이야기들이 믿어지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제목이 [파리에 간 고양이]인 이유가 있다. 노튼은 파리뿐만 아니라 뉴욕과 파이어아일랜드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도 갔지만 그 중에서 파리에서의 경험이 가장 좋았기 때문이다. 고양이 혐오론자에서 고양이 애호가로 변신한 피터에게 예약시에 노튼의 이름까지 예약해주고, 레스토랑에서 노튼을 위한 우유와 생선을 서비스해주고, 일이 있을 때마다 메이드들이 알아서 놀아주는 프랑스에서의 출장 경험이 가장 행복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고양이가 탔다고 성질을 부리는 편협한 승무원들보다야 얼마나 개화된 문화인지~~ 정말 프랑스는 애완동물의 천국인지도....

 

그런데 고양이 노튼은 단순히 피터의 취향만 바꿔놓은 것은 아니다. 어디에도 소속되길 원치 않고, 영원한 사랑은 믿지도 않았던 피터에게 관계라는 것을 이해하게 해주고, 관계에 부정적이던 피터의 여자친구 재니스에게도 사랑이 무언지, 관계와 애정이 무언지 알려주었다. 처음엔 노튼이 같은 침대에서 자는 것을 답답해하던 재니스가 출장으로 피터와 노튼이 떠나자 이제는 더이상 잠을 자지 못할 정도의 익숙함, 애정,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땐 노튼이 불러일으키는 기적이 재미있기만 했었다. 정말~ 노튼은 특별한 놈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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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라, 남자 - 농부 김광화의 몸 살림, 마음 치유 이야기
김광화 지음 / 이루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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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에는 여러 모양의 남자들이 산다. 강하고 패기가 넘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성스럽고 사려깊은 사람도 있고,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행복을 꾸려 나가는 사람도 있고, 자신감이 부족하고 소심해서 잘 삐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보통 남자라고 한다면 강하고 패기가 넘치길 바라는 건 어디 나만의 바람일까....?

요즘 여자보다도 더 예쁜 남자들도 대세라고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남자라면 자기 여자 하나정도는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대부분일 것이다. 요즘 아이들에게도 그런 생각이 일반적인데 나이 사십을 바라보는 남자의 입장에서 강하지 못한 남자, 능력 없는 아버지, 못된 남편의 모습으로 가족에게 비춰진다면 그 기분이 얼마나 참혹할까.

가족에게서 자신이 필요하지 않다는 걸 느낀 순간, 그에겐 사는 게 사는 게 아닐 것이다. 마치 [옥상의 민들레꽃]의 할머니들처럼~

 

그런 한 남자가 결단을 내렸다. 땅에서부터 나왔으니 이제 다시 땅으로 돌아가자고.

미련하고 능력없는 자신의 모습을 모두 보듬어줄 땅으로. 자신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농촌에서 어떻게 살까 죽을 만큼 불안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땅으로 돌아갔다. 가족들이 따라와주었기에 다시 한번의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무척 힘들었다. 무리를 하면 금방 지치는 약한 체력 때문에 그리 녹록치 않았던 농사일이었다.

가을걷이를 할 때까진 돈을 만져보지도 못하는 생활이었다. 그러나 그는 달라졌다~~~~

아침부터 일어나 머리에 베개를 댈 때까지 쉬지않고 몸을 움직여야 하는 삶이니, 일단 잠이 잘 왔다.

불안하고 답답하고 자괴감에 숨을 쉬지 못할 것 같던 도시 생활에 비해 훨씬 단순한 삶이었다.

잠이 잘 오니 당연히 잠이 일찍 깨졌다. 일어나도 찌뿌둥하는 몸이 아니라 햇살을 보며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몸이 고되니 밥이 잘 넘어갔다. 밥을 잘 먹으니 똥도 잘 누웠다. 인간의 기본적인 생활이 잘 돌아가니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

 

그의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던 기회를 땅이 주었다.

도시에서는 선택당하는 삶이었지만 시골에서는 자신이 전부 선택해야 하는 삶이었다.

무엇을 심을지, 언제 심을지, 언제까지 일할지, 얼마나 심을지....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삶이니 고된 일이 무엔가.

그리고 또 하나, 집을 지었다. 자신의 손으로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리고, 벽을 만들고~~

처음엔 화장실을 시험삼아 지어보았다. 화장실의 성공으로 그는 집을 지어보고 싶은 맘이 생겼다.

1년 동안 책도 보고, 다른 집도 보고, 땅도 다지고, 자재도 구하고.... 정말 바쁘게 지내며 아내와 힘을 합해 집을 완성해냈다.

실은 아내와 갈등이 없지 않았다. 시골로 내려온 것도 갈등, 아이들 교육도 갈등, 뭐 하나 맞는 게 없었다.

일단 자신이 아팠으니까~ 도시에서 돈을 벌어왔던 아내였으니 당연히 주눅이 들었으니까~~

그런 공동의 목표가 생기자, 다툼도 잦아들었다. 싸울 일이 없었다. 그리고 아이들도 보게 되었다.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아픔을 가지고 있는지~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그냥 들어주었다.

도시에서는 자기가 아파서, 자기가 못났단 생각에, 자기가 힘이 없어서 다른 사람을 돌아보지 못했는데 시골에선 그게 가능했다.

아이들이 보이고, 아이들의 말이 들리고, 그래서 같이 살아갈 수가 있었다.

 

이 책은 한 남자의 몸 살림과 마음 치유 이야기를 묶어낸 책이다.

몸이 낫고 마음이 나으니까 뭔가를 쓰고 싶어 쓴 것이 나중에는 칼럼으로, 이제는 책으로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그만큼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자신이 얼마나 재미있게 인생을 꾸려가고 있는지 자랑하고 싶어서 쓴 책이다.

정말 책을 잡기가 무섭게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나도 내려가면 이렇게 살까 싶은 마음이 들게끔, 상당히 부러운 맘으로 읽었다.

특히 우리 아버지가 보시면 많이 부러우실 게다. 땅을 떠나서는 살기가 쉽지 않은 양반이시니~~~

땅과 호흡하며 그렇게 기본에 충실한 삶, 단순하면서도 올곧은 삶, 그것이 우리가 잃어버렸으나 잃어버린 줄 알지 못하는 삶이 아닐까.

정말 기회가 닿는다면 시골에서 마음껏 원초적으로 살아보면 좋을 듯 싶은데~~

그런데 과연 그런 기회가 올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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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링컨 (핸디북) 전광 목사 핸디북 1
전광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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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한 작가 해롤드 에반스가 발표한 독서광 미국 대통령 중의 한 사람으로 뽑힌 링컨!

미국의 라이딩스-매기버 대통령 여론 조사팀의 평가에서 당당하게 종합 1위로 뽑힌 링컨!!

(지도력 2위, 업적 및 위기관리 능력 1위, 정치력 2위, 인사관리 3위, 성격 및 도덕성 1위)

1979년 미국에서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인물에 대한 여론 조사에서 예수님이 1위였었는데 당당하게 2위로 뽑힌 링컨!!!

미국의 흑인들의 아버지였던 링컨, 겸손함의 대명사였던 링컨,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들었던 링컨!!!!

이렇듯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은 인물인 링컨에 대한 책들이 마구 쏟아져 나온다. 나도 그의 책을 이것까지해서 두 세권 봤는데,

이 책에서는 링컨의 정치능력보다는 그의 인간됨됨이, 성격, 신앙에 대해서 집중 조명하고 있다.

비기독교인들이 보기엔 조금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그것은 우리와 미국과의 문화적 차이로 이해하면 좋을 듯 싶다.

그네들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대서양을 건너 저멀리 신대륙을 개척했던 조상들의 후손이기에,

그네들에게 기독교란 당연한 문화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유교, 불교가 익숙한 것처럼~~

사실 기독교인인 나도 대통령 취임식 때 미국 대통령들이 하나같이 성경구절을 인용했다는 걸 알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

링컨뿐만 아니라 조지 워싱턴, 앤드류 존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리처드 닉슨,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부시, 빌 클린턴까지 모두 성경구절을 인용하면서 연설을 했단다. 우와~ 정말 문화가 다르긴 다르구나~~

링컨이 사용했던 구절은 마태복음 7장 1절 말씀으로 역대 대통령의 인용구절 중 가장 짧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p. 73)

 

링컨에게도 다른 사람의 부족한 점을 놀리거나 꼬집는 못된 버릇이 있긴 했었지만, 이 말씀과 관계된 중요한 경험을 통해 자기의 약점을 고쳤다고 한다.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보다는 이렇게 많은 역경을 통해 성숙한 자야말로 멋진 사람이 아닐까.

또한 이런 마음으로 전쟁을 일으켰던 남부인들에 대해서 비판하지 않았다고 하니, 그는 진정한 예수님을 닮아가는 사람이었다.

링컨이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도 수많은 독서를 통해 많은 지식을 쌓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정말 독서의 중요성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외에도 그는 베껴쓰기도 그렇게 잘했다고 다른 책에서 읽었다.

그렇기에 그의 글씨체가 아주 훌륭해서 멀리서도 대필 좀 해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이 생겼을 정도란다.

그러니 꾸준히 노력하면 무슨 일이든 못할까 싶다.

 

링컨이라고 하면 쉽게 떠오르는 것이 노예 해방이다. 전임 대통령조차 미합중국의 연방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포기해버렸는데 링컨이 취임한 지 한 달 밖에 안 되었을 때 노예해방이라는 화두를 놓고 남부와 북부가 갈라서버렸다. 그러나 끝까지 미합중국의 통일을 놓지 않았던 링컨은 사방에서 공격을 받아야 했다. 노예해방론자들에겐 너무 더디다고, 통일주의자에겐 흑인보단 백인이 더 중요하다고, 급진주의자들에겐 전쟁을 일으킨 남부놈들을 싹 쓸어버려야 한다고~~~ 그러니 그 중심을 잡기가 쉬웠을까.

전에 내가 인간적으로만 생각했을 땐 남북전쟁 중 대통령 선거가 있을 때 링컨이 뜨끔하기도 했겠단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나 이젠 아닌 걸 안다. 인간인 링컨은 자신의 힘을 의지하며 남북전쟁을 막아낸 게 아니었으니까. 자신의 힘으로 노예 해방을 하려고 했던 게 아니었으니까. 그는 그저 하나님만을 붙잡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던 거다.

 

"우리는 이 엄청난 전쟁의 재앙이 즉각 물러가기를 진심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만약 하나님께서 전쟁을 원하신다면 이 재앙은 계속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260년간에 걸친 노예들의 보답 없는 노역에 의해 축적된 모든 부와 재물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채찍질과 칼로 뽑아낸 피 한 방울 한 방울의 모든 대가가 지불될 때까지 말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심판은 모두 참되고 정당하기 때문입니다."(p. 221)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 당신의 뜻대로 모든 것을 이루어지도록 그렇게 끊임없이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했던 것이다.

그러니~ 그가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이가 아니겠는가.

또 그렇게 생각하니, 그가 비극적인 죽음을 당한 것도 이해가 된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그런데 사실은 그는 도구였을 뿐이니, 목표를 달성했으니 그렇게 사라지는 것도 안타까운 일은 아닌 것도 같다.

아직 어리석은 인간의 머리로는 완전히 이해하긴 어렵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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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2세 2015-08-30 0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링컨은 정말 믿음의 사람입니다. 저는 가끔 링컨을 생각할때마다 저렇게 믿음의 사람이 왜 일찍 세상을 떴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럴때마다 이런 생각이 납니다. ˝믿음이 너무 좋아 하나님께서 일찍 데려가신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말입니다. 링컨,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할 사람입니다.
 
디센트 1 Medusa Collection 7
제프 롱 지음, 최필원 옮김 / 시작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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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평을 쓰기 전엔 항상 책의 종류를 구분짓고 시작하곤 하는데 이 책은 도대체 어떤 범주에 넣을 수 있을까. 도통 모르겠다.

2권 마지막에 실려있던 작가와의 인터뷰 내용을 참고해서 '서사시적 모험소설'이라고 일단은 분류를 해놓았지만 작가는 미스터리 소설, 러브 스토리, 서부 소설로도 생각하던데 내가 보기엔 러브 스토리이기엔 너무 많은 것이 부족하다고 본다. 그 외의 범주는 나름 다 맞지 않을까. 그 중 가장 와닿았던 것은 미스터리 소설~ 책을 다 읽은 지금까지도 그 미스터리한 존재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으니 아마도 그게 내겐 가장 크게 와닿았나보다.

 

책을 보는 속도가 내심 다른 사람에 비해 느리지는 않는다고 자부하는 편인데 이 소설은 그렇지가 못했다. 첫장에 나오는 <아이크>라는 에피소드만 보고도 계속 진도를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고백하건데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내 방에 있는 창은 앞베란다로 바로 나갈 수 있는 통유리문이기에 항상 커튼을 쳐놓는다. 그래서 잠을 자려고 누우면 지나가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한 번씩은 비춰주는 자기가 상당히 밝은 방이다. 그래서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싫어하는 나는 별 문제없이 잤었는데 그런 방에서도 그림자가 하나 움직일 때마다 잠을 잘 수가 없었다면 믿으실런지. 사실 어제 새벽에 디센트 두 권을 다 읽고 자려는데,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서 몸은 상당히 피곤한데도 감겨지는 눈꺼풀을 집요하게도 잡아끌어올리면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었다. 더 웃긴 것은 잠을 자지 못했던 이유가 무서워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단순한 공포 때문에 잠을 이루었던 것이 아니라(물론 처음 <아이크>를 보고 나선 동생을 옆에 데려놓고 책을 읽을 정도로 무서웠지만^^;) 그 미스터리한 존재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이것을 보고는 나를 순진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 미스터리한 존재가 실제로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왠지 정말~~ 정말로 그런 존재가 있다고 생각이 된다. 무섭고 잔혹하며 신이할 정도로 경외감을 갖게 되는 존재...사탄...

 

사탄을 경외한다....? 이런 말이 가당키나 한 것일까. 나에게 '경외'라는 단어는 신, 아니 하나님을 생각할 때도 많이 쓰지 않는다. 그건 하나님이 기본적으로 '사랑'의 하나님으로 내 머릿속에 박혀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경외'란 무섭고 대단하지만 그것을 내가 따라하지 못하는 존재에 대해 존경의 표시다. 하지만 한 편으론 자비심이라곤 전혀 없는, 그의 뜻에 맞게 사용될 때만 이용할 가치가 있는, 뭐 그런 뉘앙스도 풍긴다.(이건 시기를 같이 해서 보게 된 <이드>란 만화책의 영향이다.) 사람이 자신의 부족한 한계를 알게 되면 두 가지로 반응할 수 있다. 그저 순응하며 살 의지를 잃어버리거나 완전히 상대편에 매혹되어 따르거나.... 여기에 나오는 '아이작'이 그랬고, '아이크'가 그랬던 것처럼~ 그러니까 이 두 사람은 사탄에게 매혹된 것이겠지. 정말? 진짜로?

 

이 책의 처음 부분에는 <아이크>, <앨리>, <브랜치>, <시체와 같은>이라는 네 에피소드가 시작된다. 이 에피소드가 소설의 줄거리를 끌고가는 가장 중요한 핵심인데 앞의 세 개는 각각 사람의 이름을 가리킨다. 먼저 아이크는 1988년 히말라야 산맥으로 등반 가이드를 하다가 큰 사건을 겪게 된다. 평생을 산을 타며 지내왔기에 산에 있어서는 전문가이고 거의 본능적으로 인간을 이해하고 모든 것을 조율할 줄 아는 멋진 인물이다. 아마도 작가의 분신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는 히말라야산을 등반하다가 조난을 당한다. 먹이와 장비를 일꾼들이 가져가 버리고 동굴 속에서 폭풍을 피하고있을 때 한 시체를 보게 된다. 발가벗겨져 끔찍하게 훼손을 당한 데다가 온 몸에 문신을 까맣게 새겨둔 시체를. 가장 중요한 문신은 바로 이거다. "사탄은 존재한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깡그리 죽임을 당한다.  도대체 왜? 도대체 어떻게? 그리고 가장 중요한 ..... 도대체 누구에게?

 

앨리는 1995년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있는 나병 환자촌에서 봉사하고 있는 수녀다. 어딜가나 급진적인 생각으로 분쟁을 일으켜 윗 사람들에게 눈엣 가시가 되어 이런 오지에 와서 일을 하게 된 것! 하지만 그녀는 성실하게 마을 사람들에게 존경과 애정을 받는다. 그럼에도 다시 발령이 나서 이동하게 되었지만. 마을에서 헤어지게 된 날, 한 소녀에게 목걸이를 선물받고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원로 지미 샤코를 그에게 내려 보냈다고.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사람, 신, 굶주린 신에게. 데리고 들어가서 잘 손질한 후에 남은 부분을 돌려주었다는 소녀의 말을 듣고 섬뜩한 느낌을 가진 그녀는 그저 그곳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악마가 땅 속에 산다고 믿었던 아프리카사람들이라 그런지 그저 전설로 치부했는지도 모르겠다.

 

브랜치는 1996년 나토 평화 이행 부대에 소속된 군인으로 분쟁 지역에 이상하게 짙은 농도의 질소가 검출되는 것을 보고 박사들의 요청으로 헬리콥터로 정찰을 나갔다. 공기 중에 78.2% 정도 있어야 할 질소가 90%를 훌쩍 넘겨 96%까지 올라가는 경우는 한 번도 있어본 적이 없기에 자욱한 안개 같은 모습과 암모니아 냄새로 무장된 분쟁 지역을 제대로 정찰하지 못했다. 그래서 착륙을 시도했던 브랜치는 질소가 원인이었는지 모르지만 그대로 추락을 했다. 추락을 하면서 무릎에 이상이 생겼는데 더 큰 일은 부조종사 라마다가 없어져버린 것이었다. 질소로 의식도 흐려지는 상태에서 본 라마다는 눈알이 뽑히고 혀도 잘리고 발목과 왼쪽 팔에 살점이 다 뜯겨나간 모습이었다. 추락할 때 튕겨져 나가서 없어질 수는 있다지만 인간을 그렇게 만든 놈은 과연 누구인지...

 

여기까지 읽어도 정말 섬뜩하지 않은가. 이러니 내가 잠을 못 자지~ 잔혹한 짓을 하는 존재를 몰랐을 때는 미스터리 소설이었지만 전모가 밝혀지고 나니 모험 소설로 급반전된다. 몸에 잔뜩 화상을 입은 브랜치가 몸이 회복된 후에 몇 명의 병사들을 끌고 지하로 들어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터널과 희한한 발자국을 찾아냈다. 그로써 지하에 어떤 생물체(헤이들)가 산다는 것까지 알 수 있었다. 그로써 대대적인 훈련과 예산이 투입되어 땅 속에 군대를 파견했다. 한참을 찾아도 아무런 단서를 얻지 못했던 어느 날, 25만 명의 병사들이 죽임을 당하고 결국엔 미국대통령이 사실을 공표하기에 이른다. 지옥은 존재하며 우리는 그들에 대항해 싸울 것이라고. 그러다 극적으로 브랜치는 아이크랑 조우한다. 인간 노예를 데리고 가던 중 브랜치의 군대와 맞닥뜨려 총알세례를 받았음에도 기민한 본능에 의해 극적으로 살아난 아이크!! 아! 너가 주인공이었구나~~ 8년간 헤이들에게서 노예로 살아왔던 아이크를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브랜치 덕분에 아이크는 인간존엄성과 인간적인 감정을 회복하고 결국엔 지하 터널을 탐험할 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무한한 강함 앞에서 무력하게 순종하고 오히려 경외까지 했던 아이크는 처음엔 인간의 감정을 버렸었다. 그가 만난 많은 인간 노예들도 인간이길 포기하고 그저 수동적인 가축같은 일생을 보내왔던 것처럼~ 그도 그럴 것이 헤이들에게 잡히고 나서 먹히지 않으면 온 몸에 헤이들의 문자로 문신을 새기고 거기에 소유권을 표시해두는 입문식을 거쳐야 하는데 그 입문식에서 회복되려면 일,이년이 걸릴 정도로 끔찍한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고통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처음 진짜 사탄이란 놈이 있는 줄 알았을 때와는 느낌이 좀 다르지만 정말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노예의 삶을 생각하니까 무섭긴 매한가지다. 그러고 한 단체가 나온다. 아주 중요한 단체가. 앨리를 친자식같이 여겨 보살펴주는 재뉴어리와 사제였지만 급진적인 사상으로 파문당한 드 로름, 사제인 토마스, 드 로름의 피보호자 산토스, 중세 연구가 데즈먼드 린치, 의사 베라 월럭, 수학자 혹스, 불가촉천민 출신의 노벨상 수상자 라우, 이슬람법 전문가 무스타파, 사업가 폴리, 우주 여행사 버드 파르지팔, 브랜치까지.. 이들 단체의 이름은 베어울프 서클로 산토스랑 브랜치를 제외하면 상당히 고령자들이었다. 이들은 서로 연구한 것을 가지고 발표하고 토의하는데 그들이 찾는 사람은 바로 ... 사탄이었다. 언어학자로 모어를 연구하려는 앨리에게 헤이들의 상형문자를 해독할 수 있게 핼리오스사가 주최하는 지하 탐사에 따라가달라고 부탁했다. 거기서 앨리는 아주 운명적인 상대를 만났다. 많은 문신으로 뒤덮인 .... 그, 아이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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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트 2 Medusa Collection 8
제프 롱 지음, 최필원 옮김 / 시작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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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와 아이크가 참가하게 된 과학 원정대 이야기는 사실 1권의 중간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앞서 쓴 서평이 너무 길어져서 어쩔 수 없이 2권에다가 부연설명을 한다. 회사라기 보단 수십 개의 주요 산업으로 구성된 다국적 카르텔에 가까운 헬리오스가 후원하는 과학 원정대는 태평양 바닥을 통해 나스카 판 터널(남아메리카)로 들어가 아시아로 나오게 되는 1년 짜리 과정이었다. 헤이들이 발견되었을 때와는 달리, 이제는 거의 전멸되었을 거란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이라 이런 과학 원정대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지만 그래도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몰라 헬리오스 측에선 용병까지 구해서 철저하게 관리하였다. 나스카 병참부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일곱 시간을 버티는 중에 앨리는 이상한 고글을 쓰고 얼굴에 심한 상처가 나있는 남자에게서 오렌지를 받았다. 태양을 사랑하는 그녀는 오랜 지인의 부탁으로 지하로 내려가지만 사실은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악몽을 한 두번 꾼 게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두려운 순간에 낯선 이방인의 호의가 그녀에게 아주 깊게 다가왔던 것이다. 그래서 러브 스토리라는 건가. 물론 사랑하는 여성에 대한 아이크의 헌신은 익히 알고 있지만 내가 러브 스토리라는 범주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은 아마도 아이크의 속내가 많이 드러나지 않아서일 것이다. 앨리의 속내도 그렇고. 분명 그가 이 때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텐데 싶은 상황에도 속시원히 말을 해주지 않고 앨리가 이런 오해를 하고 있으면 해명을 해야지 하고 마음 속으로 소리없는 절규를 하고 있어도 아이크는 그저 물러나기 때문이다. 특히 앨리가 낯선 그에 대해서 최악의 상황을 상상할 때부터 말이다. 다른 과학자가 잡아온 처음 보는 지하 생물을 풀어주자는 앨리의 의견을 묵살하고 그 생물에게 미안하다며 죽일 때와 아이크가 문자가 새겨진 인간의 가죽을 여러 개 보여주었는데 그 가죽을 살인을 해서 얻었냐고 소리칠 때, 앨리에게 조금씩 가까이 다가왔던 아이크는 다시 수천 광년 만큼이나 떨어져버렸다. 아무리 수녀이라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그런 상상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일 거다. 하지만 이제껏 숱한 오해를 받아왔던 아이크에겐 상처뿐이니~

 

어찌 되었던 도착했던 나스카 시티는 상당히 밝고 북적거렸다. 마치 베이징같을 정도로. 이렇게까지 성장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까. 그리고 얼마나 많은 헤이들이. 사실 헤이들이란 종이 악한 건지 선한 건지도 모른채 인간을 공격한다는 이유로 무자비하게 학살하기도 하고 그들의 주거지를 불법 침범까지 하는 인간들을 보면 옛 생각이 난다. 단순히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가 되었던 아메리카나 아프리카, 아시아처럼 그렇게 점령되어 가는 약소국의 처참함이. 이 책이 끝날 때까지 헤이들과 인간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화해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지는 않는다. 앞으로 2, 3권이 더 나올 예정이라는데 그 때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그저 적으로만 규정하고 그들을 연구한다는 미명 하에 얇게 저며서 데이터화시키는 등 그렇게 모질게 군다. 물론 아이크의 등반 손님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던 것도 그들이 먼저였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면 다르다. 지하엔 태양이 없기에 식물은 전혀 자랄 수가 없고 초식동물도 없을 수밖에 없다. 그럼 헤이들은 무얼 먹을까. 그들은 지하 동물이나 곤충도 먹었겠지만 간혹 조난당한 사람도, 병사도 먹지 않았을까. 그러니 헤이들에겐 인간이 생존을 위한 먹이일 뿐이다. 그렇게 따진다면 호랑이가 토끼를 잡아먹는 것,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는 것과 하등 다르지 않을까. 하지만 또 이렇게 생각하면 미개하고 야만적인, 옛 문자는 있지만 지금은 쓰지도 못하는 원시적인 생물과 인간을 비교하는 게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법도 하지만.

 

과학 원정대는 사십 여 명의 과학자와 용병, 일꾼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언어학자, 생물학자, 지질학자 등 여러 학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원정을 한다는 게 상당히 힘든 일이다. 자기를 지키는 데 전문적인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공격성이 대단한 헤이들의 집으로 가게 만들다니~ 이건 처음부터 뭔가 잘못된 것일 수 밖에 없다. 특히 누군가 그들을 지켜보는 사람이 한 놈 있는데 그의 눈으로 본 인간의 모습이 상당히 몰지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니 더욱 그렇다. 터널 전체가 유적은 아니더라도 지하의 생태계에 망가지지 않도록 가져온 물건과 쓰레기는 알아서 수거해야 할 것인데 그러지 않는 사람들을 보니 정말 한심하기까지 하다. 정말 전문가 맞아~ 그런데 또 하나 이상한 것은 아이크는 자신이 섬겼던 주인, 즉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사람을 꼭 만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가 경외했던 인물, 즉 사탄을 만나서 뭘 어떻게 할 것인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만났던 사탄에게 순순히 무릎을 꿇었던 아이크를 보면 정말 신기했다. 포로였고 희생자였고 노예였을 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을 때의 기억이 엄습해서 그런 것일까. 실은 주위의 헤이들만 없었더라면 총이나 칼로도 쉽게 죽일 수 있을 인물일 텐데. 아닌가...? 하긴 1탄에서의 사탄은 그저 모습만 드러냈을 뿐이니 그에게 어떤 능력이 또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들었다. 과연 우리가 지하에 그런 터널이 있다고 치고 8년 정도 거기서만 살면 정말 햇빛이 아플까? 여기에선 지하에서 일한 노동자나 군인들에게서 비정상적인 뼈의 성장이나 안구 확대, 생소한 암, 꼬리의 흔적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되었다고 나온다. 특히 아이크는 평상시에 고글이나 선글라스를 항상 끼고 다니는데 그것이 바로 눈이 약하기 때문이다. 등불같이 약한 빛조차도 보면 반사적으로 눈물이 나올 정도로. 그럼 인간 종과 헤이들 종이 같은 뿌리에서 파생된 인류인가? 변형된 인간과 헤이들의 모습이 놀랄 만큼 흡사하니 말이다. 조난 당했던 과학 원정대가 발견한 성이 있는데 그곳엔 테라코타로 만든 군인상이 있었다. 그런데 그의 모습은 지금의 헤이들보단 현생 인류와 더 닮은 모습이었다. 헤이들은 목이 툭 튀어나왔고 키도 작은데 테라코타상은 177센치가 평균 신장이었는데다가 곧은 턱을 가지고 있는 위엄있는 종족이었다. 그러니까 유추할 수 있는 것은 헤이들에겐 역진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예술품과 언어를 사용하며 강성했던 종이 어떤 이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절멸해가고 있었던 것은 아마도 헤이들의 비극적인 역사를 풀어줄 지 모른다. 그런데 난 말이지, 헤이들의 지도자, 즉 사탄은 증오스러운데 헤이들은 왠지 불쌍하다. 내가 햇빛의 아름다움과 유익함을 알고 그것을 누려봤기에 어둠 속에서 비참하게(단순히 내가 생각한 표현이지만)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2권의 끝 부분을 보면 이 책이 시리즈로 나올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확인해보니 그 예감은 사실인 것으로 밝혀져서 정말 앞으로 2, 3탄엔 또 어떤 끔찍한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겁이 난다. 앨리와 아이크를 그만 내버려두란 말이야~ 허 참, 왜 난 이다지도 겁이 많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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