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미국의 시인,소설가,비평가로 사후 26년이 지나서야 빛을 발하기 시작한 그의 명예와 작품. 보들레르는 포의 단편을 읽고 놀라 "여기에는 내가 쓰고 싶었던 작품의 모든 것이 있다"고 하며 평생을 포의 작품 번역에 바쳤다고 한다.(출:두산백과) 또 다른 곳에서는 포의 작품이 공상과학소설,공포소설,판타지 장르의 소설의 초석을 깔아놓았다고(출:세계문학사 작은사전)설명하는데 메리셸리는 이미 1818년에 <프랑켄슈타인>을 썼으니 새삼 그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1818년에 포는 9살이었다.)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어릴 때 그의 단편집을 두어권 읽은 탓에 특유의 작품 분위기에 깊이 매료되었었다. 도스토옙스키처럼 도끼로 머리를 찍는 잔혹함을 묘사하지만(검은 고양이) 달리기로 치면 도 선생님은 주로 장거리, 마라톤에 최적화된 선수이고 앨런 포는 100미터 단거리 선수에 가깝지 않을까. 굳이 나와 공통점을 찾자면(뜬금없이) 나는 장거리보다 단거리 달리기를 무척 좋아했다. 소설은 아직까지 오히려 장편을 선호하지만 달리기에서 비롯된 취향 때문에 강렬하고 파급력있는 짧은 분량으로 승부를 보는 그의 단편도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1.어셔가의 붕괴

그렇게 짧은 기간에 로더릭 어셔만큼 끔찍하게 변해 버린 인간도 없을 것이다. 나는 소싯적 친구와 눈앞에 있는 병약한 사내가 같은 인물이라는 것을 인정할 마음이 나지 않았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의 이목구비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남달랐다. 송장처럼 핼쑥한 안색, 총명하게 빛나는 크고 촉촉한 눈, 약간 얇고 창백하지만 더없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고 있는 입술, 유대인을 닮은 섬세한 코,...(후략) p.16


어셔가의 저주였을까, 공포에 내몰린 인간이 자초한 파국이었을까? 극도로 쇄약해진 친구 어셔의 요청에 저택에서 함께 지내게 된 나는 그곳의 기묘한 분위기에 점점 공포를 느끼는데, 친구의 쌍둥이 누이가 갑작스럽게 죽게 되자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몰락으로 빠져든다. 이 작품은 산문으로 쓰여진 시(詩)라고 한다. 


2.붉은 죽음의 가면극


프로스페로 공은 전염병(흑사병)이 돌아 영지 인구의 반이 줄어들자 천명의 건강한 사람들을 모아 외딴곳에 함께 은둔하게 된다. 그곳에 충분한 식량을 비축하고 외부와의 출입구를 봉쇄해 안전하고 화려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가면무도회를 열었는데 뜻밖의 방문객이 등장한다. 

독자의 주의를 휘어잡는 괴이하고 환상적이며 섬뜩한 표현과 줄거리가 유독 두드러져 포의 이번 책에서 가장 몰입도가 좋았던 작품이다.


차임 소리의 마지막 메아리가 완전한 침묵 속으로 가라앉기 전에, 사람들 속에서 그때까지 어느 누구도 보지 못했던 가면 쓴 인물의 존재를 알아차릴 여유가 생겼을 것이다.그리고 이 낯선 존재에 대한 소문이 귓속말로 퍼지자, 결국 사람들 속에서 불만과 놀라움을 나타내는 웅성거림이 일어났고,마침내 공포와 두려움과 혐오감을 표현하는 중얼거림이 일어났다.p.52


3.검은 고양이


말이 필요없는 에드거 앨런 포의 가장 유명한 작품. 고양이에 대한 속설과 두려움을 소설로 잘 담아냈다. 주인공과 아내는 함께 여러종류의 동물을 키우게 되는데 그 중에서 검은 고양이 플루토가 유독 화자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플루토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저승의 지배자 하데스의 라틴어 이름) 어느날 부터 알콜에 의존하게 되면서 성격이 난폭해지고 결국 아내를 비롯한 반려동물들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그 중 플루토를 끔찍하게 죽이게 된 후 미안함 때문인지 비슷한 모습의 검은 고양이를 집에 들이는데 여전히 알콜에 빠져 지내던 주인공은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르게 된다. 


4.도둑맞은 편지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단편 중<보헤미아 스캔들>과 줄거리가 상당히 비슷했다. 편지는 사진으로 바뀌었는데 추리과정은 사뭇 느낌이 달랐다. 포의 수학적 관심이 잘 드러난 작품. 코난 도일에게 탐정 셜록이 있다면 포에게는 뒤팽이 있다. 


"자네는 엉뚱한 생각을 많이 갖고 있지만, 그것 역시 자네의 그런 생각 가운데 하나겠군." 경찰청장이 말했다. 그는 자기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모조리 <엉뚱하다>고 말하는 버릇이 있어서, 엄청나게 많은 <엉뚱한 것> 속에서 살고 있었다. p.80



  







에드가 앨런 포에 대해 궁금해 찾아보니 그의 사진이 히틀러와 많이 닮아 신기해서 올려본다. 넓은 이마와 얼굴 형태를 비롯해 하관, 좁은 눈썹과 눈사이. 코의 길이와 모양,얇은 입술.그중 가장 비슷한 건 우울한 눈빛이다. 포는 워낙 어린 시절 엄마를 잃은 뒤 다른 곳에 입양되어 자랐는데 그런 탓이었을까 그의 작품 속에는 우울과 비참함,공포와 환상같은 상반된 느낌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히틀러도 어린시절 아버지와 어머니를 차례로 잃고 가난하고 불우한 시절을 보냈다. 우울함은 빈센트 반 고흐나 에드가 앨런 포와 같이 아름다운 예술과 문학으로 발현될 수도 있고, 타자를 억업하고 탄압하는 독재나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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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11-05 18:36   좋아요 2 | URL
그쵸ㅋㅋㅋㅋ감사해요 페넬로페님~^^♡

서니데이 2021-11-05 18: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미미 2021-11-05 18:36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 고맙습니다^^♡

책읽는나무 2021-11-05 18: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뭐에요~뭐에요~^^
미미님은 2관왕!!!축하 드려요^^
간식비가 생겼네요? 쓰던 간식비는 책 사면 되겠어요ㅋㅋㅋ
근데 진짜 포랑 히틀러 많이 닮았네요???

미미 2021-11-05 18:39   좋아요 5 | URL
얼굴형이랑 그외 부분적으로,우울한 눈빛까지 많이 비슷한거같아요ㅎㅎ간식비!!!ㅋㅋㅋㅋ👍👍든든하게 먹으면서 함께 책 읽어요~감사해요 나무님^^♡

모나리자 2021-11-05 23: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미미님~
굿밤 되세요~^^

미미 2021-11-05 23:27   좋아요 5 | URL
감사해요~♡ㅎㅎㅎ
모나리자님도 좋은 밤 되세용^^♡

bookholic 2021-11-06 07: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 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미미 2021-11-06 10:48   좋아요 3 | URL
북홀릭님 고맙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thkang1001 2021-11-06 13: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행복한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미미 2021-11-06 13:55   좋아요 2 | URL
네! 감사해요~♡ thkang님도 유쾌하고 달콤한 주말 보내세요^^♡

초딩 2021-11-07 1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

미미 2021-11-07 11:40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초딩님^^*♡

러블리땡 2021-11-07 2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 사놓고 안읽은 책인데 도둑맞은 편지에 관심이 가네요 ^^

미미 2021-11-07 23:46   좋아요 0 | URL
러블리땡님 반갑습니다^^*♡ 감사해요! 은근히 다 재밌었어요ㅎㅎ굿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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