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멸 알베르토 모라비아 Alberto Moravia 시리즈 1
알베르토 모라비아 지음, 정란기 옮김 / 본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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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여자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이 남자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당장 달려가 말해주고 싶었다. 아 이 답답한 사람. 지금 당신이 무슨짓을 하는 줄 모른단 말이야? 이 소설은 일반적인 남녀가 가진 시각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런 면에서 어느정도 남자와 여자의 해석이 갈릴것으로 예상된다. (1500원 건다.) 작가는 그런 차이를 능숙하게 기저에 깔고 거기서 오는 혼란을 연료삼아 달리고 달린다.
주인공이 즐겨하는 비유를 사용해 말하자면 마치 그룹Radiohead의 creep속 잡음 같이 뒤틀린 관계가 오히려 곡 전체 느낌을 살리고 매력을 배가 시킨다고나 할까. 


사랑의 전형적인 유통기한으로 알려진 2년을 갖 넘긴 부부가 여기있다. 남편인 몰티니는 극작가로 살고 싶었으나 아내를 위해 마련한 아파트 대출금과 자동차 할부금을 갚기 위해 원치 않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살고 있다. 바티스타라는 제작자를 만나면서 부부의 사이는 꼬이기 시작한다. 점점 엉키는 듯한 아내와의 관계로 인해 매 순간 불안해하고 고뇌하는 한 남자의 심리가 몰입도 있게 표현되어 있다. 그런 그에게 계속해서 선택의 순간들이 닥쳐오고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그에게는 혼란이 가중된다. 


읽는 도중 나라면 어땠을까 이런 질문이 머리에서 마음에서 마구 튀어나온다.내가 몰티니라면 내가 에밀리아라면? 일단 내가 에밀리아라면 나는 그 차를 타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카프리에서 나의 '경멸'은 다른 곳을 향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경우 현실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생길지를 생각하니 역시 당사자가 되지 않고서는 함부로 말할 수 있는 인생은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p.255 저 멀리 작은 배 한 척이 수평선을 따라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배를 쳐다보며 배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 상상했다. 일꾼들은 배를 닦거나 갑판 청소를 할 테고,요리사들은 접시를 닦고, 사무를 보는 직원들은 늘 그렇듯 선실의 책상에 앉아 있을 것이다. 갑판 아래 기관실에서는 웃통을 벗어 던진 남자가 석탄을 퍼 아궁이에 넣고 있을 것 같았다. 

저 배는 너무 멀리 있어 내게는 작은 점에 지나지 않았지만, 실제로 보면 굉장히 크고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각자 운명의 순간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반대로 이번에는 배에 탄 사람들이 카프리 바닷가를 쳐다보고 있는 장면을 그려봤다. 그들에게는 바닷가의 별장들이 하얀 점처럼 보일 텐데,그 안에는 남편을 사랑하지 않고 경멸하는 아내와 아내의 사랑을 되찾고 싶어 고뇌하는 내가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생각지 못할 것이다. 


재미있던 부분은 새로 영화를 맡게 된 레인골드라는 감독이(장뤽 고다르의 동명 영화에서 작가와 스타일이 닮은 사람으로 나오는데 우연일까 장치일까) 시나리오 작가인 주인공과 일리아드의 오디세이를 주제로한 작품 구상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대목이었다. 감독이 페넬로페를 향한 오디세우스의 내면을 프로이트의 심리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부분이 묘하게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가리킨다. 자신의 상황에 대입시킬 수도 있는 부분에 이르러 지나치게 반발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전혀다른 결론에 이르게 된다.(스포일이 될 수 있으니 쉿!)


어찌보면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연인사이의 갈등은 길을 가다가도 목격자의 발걸음을 늦추고 귀를 기울이게한다. 황당한 이유로 다투고 억지를 부리게 되고 사랑에 빠졌을 때 파랗던 세상은 갑자기 낯설고 노랗게,황량하게 뒤바뀐다.주인공이 혼란에 빠질수록 목격자나 독자가 카타르시스를 얻는것도 그런 역학관계를 경험해본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사디즘적인 반응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Creep (Radiohead)

When you were here before

네가 전에 이곳에 있을 때

Couldn't look you in the eye

너의 눈을 볼 수 조차 없었어

You're just like an angel

넌 마치 천사와 같았지

Your skin makes me cry

네 모습은 날 감동하게만들었어

 

 

You float like a feather in a beautiful world

넌 마치 깃털처럼 아름다운 세상속에서 떠다니지

I wish i was special

나도 특별한 놈이었으면 좋겠어

You're so fucking special

넌 정말이지 지독하게 특별해

 

 

But i'm a creep

하지만 난 쓰레기같은 놈이야

I'm a weirdo

미친놈이라구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빌어먹을, 도대체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I don't belong here

난 이곳에 어울리지도 않는데

 

 

I don't care if it hurts

상처가 된다고 해도 상관없어

I wanna have control

자제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I wanna perfect body

멋진 놈이 되고 싶어

I wanna perfect soul

영혼까지 완벽한 놈이 되고 싶다구

 

 

 

I want you to notice.When i'm not around

내가 너의 주위에 없을때, 네가 알아차릴수 있으면 좋겠어

You're so fucking special

넌 정말이지 지독하게 특별해

I wish i was special

나도 특별했으면 좋겠어

 

 

But i'm a creep

하지만 난 쓰레기같은 놈이야

I'm a weirdo

미친놈이라구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빌어먹을, 도대체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I don't belong here

난 이곳에 어울리지도 않는데

 

 

she~

그녀가

she's running out again~

그녀가 또 멀어져 가고 있어

she's running out

그녀가 멀어져 가고 있어

she run~ run~ run~ run~

그녀가..

 

 

Whatever makes you happy

너를 기쁘게 만든다면 그 무엇이든지

Whatever you want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든지

You're so fucking special

넌 정말이지 지독하게 특별해

I wish i was special

나도 특별했으면 좋겠어

 

 

But i'm a creep

하지만 난 쓰레기같은 놈이야

I'm a weirdo

미친놈이라구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빌어먹을, 도대체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I don't belong here

난 이곳에 어울리지도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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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3-19 18: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유효 기간이 2년이나 돼요? 지는 딱 3개월이던데. ㅋ 현시점. 책담 아래 사는 옆지기를 경멸까진 아니고 눈흘김은 하고 있음요^^;;

청아 2021-03-19 18:49   좋아요 4 | URL
책읽기님 글 읽다가 놀라서 이리로ㅋㅋㅋㅋ주인공이 너무 괴로워해서 여러모로 안타까웠어요. 경멸과 사랑이 동전의 앞뒤같아요.

Falstaff 2021-03-19 20:14   좋아요 3 | URL
저는 결혼 전에 할 거 다 해봐서 그런지 식 올리자마자 곧바로던 걸요. ㅠㅠ

청아 2021-03-19 20:23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스텐딩 책상도 만들어주시잖아요.이거야말로 믿기 힘듭니다.🙄

새파랑 2021-03-19 19: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500원 건다는건 어느정도 인가요?ㅋ 이책 장바구니에 담아놨는데 Creep에 비유하시니까 1순위로 읽어야 겠습니다^^(Creep의 기타노이즈 좋아하는데 글보고 놀랬습니다 ㅎㅎ)

청아 2021-03-19 19:33   좋아요 4 | URL
심리묘사가 몰입도높아 재밌어요~비유 자주 나오는것도 쏠쏠하고요. 팔스타프님 따라 돈을 걸어봤는데 보통 500원 걸곤하시니 저는 3배라는 의미예요ㅋㅋㅋ저도 무척 좋아하는 곡인데 다 읽고나니 가사까지 주인공의 기분같더라구요. 막판에 좀 모호한 부분은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듯해요😆

Falstaff 2021-03-19 20:13   좋아요 5 | URL
흠.... 미미 님 믿지 마세요. 전 걸었다 하면 만원입니다!
하여튼 5백원 대비 1500원이니까, 저 같으면 3만원짜린데, 흠흠, 이런 거 안 지르면 좀 그렇겠지요!
전 5월, 6월 안에 읽을 작정입니닷!
(근데 암만해도 이거 낚시야, 낚시. 에휴.....)

청아 2021-03-19 20:29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500원 분명히 봤는데 👀 흠흠 (쭈글)
다른 분인가 봅니다.😅

페넬로페 2021-03-19 22:19   좋아요 5 | URL
팔스타프님!
요즘 북플에 낚시가 너무 많아 힘들어요^^
그중에 팔스타프님도 한몫 하시지요~~ ㅎㅎ

scott 2021-03-19 22: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물속은 알아도 사람속은 모른다 ㅋㅋ 경멸속 남주 증말 싫어 합니다. 샤르트르의 구토와 까뮈 이방인의 찌질함도 떠오르고 고다르의 연출 영상 기법은 지금봐도 혁신적이지만 원작에 한표!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최고작보다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들부터 번역되는게 아쉽을 뿐이네요.(=‘▼‘=)

청아 2021-03-19 22:27   좋아요 3 | URL
헉! 최고작이 어떤건데요??! 초반 남주 딱하다가 끝무렵에 답답해서 머리쥐어뜯음요😭영화보다 원작이다에 저도 한표요!저는 고지식한 편이라 원작 그대로 살리는게 좋아요.헤헷ㅋㅋ

페넬로페 2021-03-19 22: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으로 이 리뷰는 좀 어렵네요. 책 읽고 다시 읽겠습니다.
그리고 페넬로페를 향한 오뒷세우스의 내면을 밝혀보겠어요^^
아!
쟁기도 밝혀야하네요~~^^
바쁘다 바빠**

청아 2021-03-19 22:31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줄거리 되도록 안쓰는 편인데다 스포는 하기싫은데 하고싶은 감상은 또 많아서 분명 그렇게 느끼셨을꺼예요.ㅠ요즘 읽는 족족 다 재밌어서 뿌듯합니당ㅋㅋ😆😳

그레이스 2021-03-19 22: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혹시 <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읽어보면 그들의 음악은 여러가지 상황에 의미를 주는 것 같아요.
creep은 짝사랑하는 사춘기 남학생의 좌절과 소외감을 노래하고 있는데
다양한 영화마다 장면마다 어울리는 것 같아요.

청아 2021-03-19 22:45   좋아요 4 | URL
오 이런 책이 있었네요?!! 👍그레이스님 덕분에 알게되는 소중한 책들이 점점 늘어납니다! 가사로 만든 이런 책 읽고싶었어요.그쵸 어디에 적용해도 다 어울리는 노래~♡

페넬로페 2021-03-19 22:51   좋아요 5 | URL
혹시 새로운 책세계의 AI이신지요?

그레이스 2021-03-19 22:52   좋아요 4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