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류
이립 지음 / 새움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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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선로의 노화로 새롭게 개통하는 TF호의 첫 운행이 있는 날. 개통 기념행사로 대통령이 함께 탑승한 TF호가 폭탄 테러로 폭발한다. 결과는 전원 사망. 이 열차에 평범한 회사원 김종훈이 타고 있었고 수사팀은 그를 당시 상황을 확인해줄 결정적인 증인으로 지목한다. 정부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일반에게 비공개였던 12조 8항을 발동한다. 12조 8항은 바로 인간 복제.


위기관리복지센터에서 복제된 종훈은 '증인'이 아닌 '증거물'일 뿐 필요한 진술을 듣고 나면 소각 처리될 운명이다. 위기관리 매뉴얼 최초 작성자이자 대통령의 대변인인 서인국은 차마 종훈을 소각 처리할 수 없어서 그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낸다. 집으로 돌아간 종훈은 자신이 복제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데….

 

정식 작가가 아닌 현직 마취과 전문의가 쓴 첫 소설이라는데 과연 어떤 책일까? 하며 살짝 맛만 본다는 것이 단숨에 1/3을 읽어버렸다. 시작부터 내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는 충분했고, 무엇보다 내용 전개가 깔끔하고 빨라서 좋았다. 분명 한국 소설인데, 잘 쓰인 일본 스릴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오랜만에 이런 소재의 소설을 읽은 탓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이 책에서는 혈액에서 기억 단백질을 추출해 복제물에 기억을 입력하는 복제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다 자란 성체에는 기억 단백질을 주입해도 혈액뇌장벽이라는 구조 때문에 입력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혈액뇌장벽이라는 구조가 발생하기 전인 복제 초기에 기억 단백질을 주입하여 복제한다. 그럼 어떻게 뇌가 아닌 혈액에서 기억 단백질을 추출하는 게 가능할까? 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다. 뇌는 기억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해내게 되는데, 쓰고 남은 단백질은 대부분 두 시간 안에 뇌 밖으로 배출시킨다. 이 때문에 혈액에서 기억 단백질을 추출하게 되면 최소한 두 시간 이전의 모든 기억이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혈액에서 기억 단백질을 추출한다니…. 의학적 상식이 부족한 나는 책에서 이야기하는 이론이 전부 맞는 내용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현직 마취과 전문의가 쓴 글이라 왠지 실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았다. 아직도 책 속에 나오는 기억 상실 효소는 무섭고 끔찍하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면, 대통령 주치의이자 종훈을 복제한 민중현 대령은 복제할 때 종훈의 기억과 대통령의 기억을 함께 입력한다. 이유는 민중현 대령이 바로 대통령의 비자금을 노리고 있었던 것. 이런 사실을 모르던 종훈은 시간이 흐를수록 대통령의 기억을 하나하나 떠올리게 된다. 그는 대통령의 기억을 따라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박지민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박지민을 통해 알게 된 박준수라는 인물에게 도움을 받는다. 점점 밝혀지는 열차 폭발 사고의 전모. 그리고 대통령의 비자금을 노리는 또 다른 한 사람의 정체.

 

TF호 폭발 사고가 발생하고 그로부터 일주일간의 복제된 사람과 보통 사람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숨 가쁘게 진행된다. 이 사람이 보통 사람인지, 복제된 사람인지 추측을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분명 소설일 뿐인데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무서운 생각도 든다. 한국형 의학 스릴러 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꽤 인상 깊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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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라디오 - 오래 걸을 때 나누고 싶은 이야기
정혜윤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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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나는 매일 밤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들으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세월이 꽤 흐른 지금도 차 안 라디오에서 별이 빛나는 밤에 시그널음악이 흘러나오면, 아무 걱정 없이 친구들과 뛰어놀던 그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된 녀석, 최신 인기가요를 녹음했다고 자랑하던 녀석, 라디오에 사연이 소개되었다던 녀석들이 생각나고, 감성 충만한 그 시절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 한편이 먹먹해진다. 취업 준비에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많던 대학 시절에는 라디오를 멀리했다. 마음 편하게 라디오를 들을 수 없었으니까…. 매일 자정이 넘어서야 퇴근하던 나는 우연히 차 안에서 흘러나오는 정지영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그동안 잊고 지냈던 라디오를 다시 듣게 되었다. 정지영의 스위트뮤직박스. 매일 오늘과 내일 사이에 들려오는 차분한 목소리는 지친 나에게 피로회복제와 같았다. 이렇게 나는 라디오에 대한 추억이 가득하다. 인생의 반 이상을 함께한 라디오이기에 라디오 PD가 쓴 <마술 라디오>라는 책이 눈에 들어온 것 같다.

 

시작은 거창하였으나 끝은 미약하리라. 긴 프롤로그에 쓰인 이 글귀를 보고 괜스레 찔려 급하게 반성해 본다. 일은 잔뜩 벌여놓고 수습을 못 하는 스타일. 짙은 오렌지 색으로 시작한 색이 점점 하얗게 옅어지는 책을 보고 다시 한 번 프롤로그에 쓰인 글귀가 떠올랐다.

 

사람마다 들은 이야기, 그런데 잊히지 않는 이야기, 반복적으로 혹은 기습적으로 생각나는 이야기가 담긴 개인 라디오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이 라디오를 혼자라고 느껴질 때 수시로 켰다 껐다 할지도 모른다고…. 저자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도 내 이야기가 담겨있는 라디오를 켰다 껐다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내 라디오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혼자 바보처럼 실실 웃거나, 가슴이 먹먹해지거나, 부끄러움에 이불 킥을 찼던 경험이 떠올랐다.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도 남에게 이야기하지 못한 당신 이야기가 담긴 라디오를 가진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라디오 PD로 일하면서 만난 보통 사람들의 가슴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듣고 쓴 책이다. "그건 내가... 자유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던 어부 어르신의 이야기, 아들이 열 살 때 아-빠! 하고 불러주었던 것이, 그 맛이 그렇게 좋았다는 빠삐용의 아버지 이야기,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피해자들과 후손들을 취재하다가 만난 사람들과 선배의 이야기, 돈 한 푼 없는 빈털터리지만 인생의 70% 정도는 이룬 것 같다며 마음은 부자라는 노인 이야기 등이 담겨있다. 저자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면 그들의 마술 같은 이야기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친한 사람과 대화하듯 반말체로 쓰인 책을 읽다 보면, 친한 사람에게도 하지 못했던 내 이야기를 진솔하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프롤로그에서 인상 깊었던 글귀가 있어 소개하고 서평을 끝맺으려 한다.
수많은 동화들, 위대한 걸작들이 우리에게 경고하는 게 있어. 뭔지 알아? 세 가지 소원을 조심스럽게 빌어야 된다는 거야. 왜냐하면 그것은 이루어질 수도 있으니까. 41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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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정비 교과서 - 카센터에서도 기죽지 않는 오너드라이버의 자동차 상식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와키모리 히로시 지음, 김정환 옮김, 김태천 감수 / 보누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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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 중학교, 남자 고등학교, 공대 입학, 군대, 공대 졸업 후 건설사에 입사한 남자 사람이다. 아마 남자라면 모두 부러워할(?) 만한 코스라 생각한다. 주변에 여자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ㅡ_ㅡ+!! 뭐 아무튼, 군대 전역 후 남자는 기동력이 생명이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바로 시작한 운전은 올해로 벌써 13년 차가 되어간다. 공대 출신이겠다… 운전도 할 만큼 해봤겠다… 이쯤 되면 자신의 자동차 정비는 스스로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는 보닛 여닫고, 주유구 여닫고, 트렁크 여닫고, 점프, 워셔액 보충, 와이퍼 교체… 뭐 이 정도뿐이다. 기계 쪽은 영 관심이 없는 편이라 문제가 생기면 긴급출동 서비스를 불러서 해결하거나 단골 카센터에 맡기는 쿨한(?) 남자였다.

 

언젠가 차에 문제가 생겨서 카센터에 맡겼다. 비용에 대해 문의를 하자 이것은 얼마… 저것은 얼마… 이것은 구하기 힘드니 얼마…. 헐~ 생각이라는 것은 하고 이야기하는 것인지 정비사의 입에서는 쉴 새 없이 높은 숫자의 금액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자동차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니 고스란히 비용을 지급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카센터에 맡기는 것이 찝찝해졌다. 결국, 자동차 정비 관련 상식을 좀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적당한 책부터 찾았다. 하지만 시중에는 자동차 정비 자격증 교재와 문제집은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읽고 상식을 쌓을 수 있는 책은 찾을 수 없었다. 별수 없이 평소처럼 카센터와 긴급출동 서비스에 의지하며 지내던 중 그토록 찾아 헤매던 자동차 정비 관련 책을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자동차 정비 교과서>.

 

이 책은 자동차의 구조와 기능은 물론 점검과 정비, 각 공구의 사용법까지 상세한 사진과 도해로 설명하고 있다. 책장을 넘길수록 그래! 내가 원하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총 여섯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자동차의 기본 구조를 설명하고, 두 번째 챕터에서는 타이어의 점검, 엔진 오일과 필터의 교환 방법, 잭업과 타이어 교체 등 우리가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점검 · 정비를 설명하고 있다. 아직 자동차 정비에 초심자인 내가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두 번째 챕터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중요한 정보가 많았다. 운전자가 점검과 정비를 하는 데 필요한 공구와 화학 용품을 세 번째 챕터에서 다루며, 네 번째 챕터에서는 배터리의 교체나 엔진 마운트의 교체, 타이 로드 부츠의 교체 등 전문가가 하는 고난도 정비를 설명한다. 세 번째 챕터까지는 수월하게 따라왔으나, 네 번째 챕터는 확실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과정과 용어라도 숙지하고 있다면 카센터에서 정비사의 말에 기죽을 일이 없을 것 같다. 처음이라 아직은 낯설지만, 꾸준히 봐야겠다. 다섯 번째 챕터는 요즘 내비게이션, 후방 카메라, 스포츠 에어 클리너 등 자동차의 기능이나 성능을 높여주는 용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데, 이런 자동차용품을 올바르게 설치해서 내 자동차를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배선 작업을 가장 어려워하는데 사진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되어 나처럼 초심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흔히 정비사들은 자동차의 작은 흔들림이나 소리에서도 자동차의 결함을 발견하곤 한다. 마지막 챕터는 엔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거나, 고속 주행할 때 바람 소리가 심하거나, 자동차가 똑바로 달리지 않거나, 고속 주행 시 스티어링 휠이 심하게 떨리는 현상 등 평소와 다른 이상 증후를 보일 때를 대비해 스무 개의 상황 대처법을 모아두었다.

 

차에 관해서는 운전밖에 할 줄 모르던 내가 이제는 차체 아래 주변을 점검하는 요령을 알게 되었다. 타이어 교체하는 방법도 확실하게 숙지했다. 헤드라이트와 각종 전구도 교체할 수 있게 되었다. 차근차근 자동차 점검 · 정비에 대해 알아가니 왠지 자신감이 생긴다. 더는 터무니없는 비용청구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성 운전자를 포함한 자가 운전자는 <자동차 정비 교과서>를 차에 비치해 두고 비상시 참고해서 대처한다면, 보험사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기다렸던 책이라 그런지 볼수록 마음에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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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금 잔혹사 - 그들은 어떻게 조선의 왕이 되었는가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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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이나 사극 혹은 영화 등을 통해 자주 조선 시대를 만나봐서, 이제는 살아본 적도 없는 조선 시대가 익숙하다 못해 친숙하기까지 하다. 그래서일까? 나에게 조선 시대 권력의 일인자인 임금으로 인생을 다시 한 번 살아보라고 권한다면 정중하게 거절할 것이다. 임금이 될 그릇도 되지 못할뿐더러 그들이 얼마나 힘겹게 왕위에 오르고, 지켜내고, 쟁취했는지, 그리고 임금이 된 후에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얼마나 가혹한지 잘 알기 때문이다. <조선 임금 잔혹사>는 5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조선의 임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왕위에 오르고,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에 대한 관점로 쓰인 책이다. 역사책을 읽을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조선 임금의 왕위 쟁탈전을 보면서, 당연한 일이거니 하고 큰 관심을 두지 않고 넘어갔다. 그런 내게 평소와 다른 시선으로 조선 시대의 임금을 바라볼 기회를 준 저자에 감사함을 느낀다.

 

우리는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조선 임금을 시대순으로 달달 외운다. 태정태세문단세…. 이 세뇌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줄줄 외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하게 조선왕조실록을 나열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왕으로 선택된 "세종, 성종, 중종", 왕이 되고 싶었던 "선조, 광해군, 인조", 왕으로 태어난 "연산군, 숙종, 정조", 왕이 되지 못한 "소현세자, 사도세자, 효명세자"로 나눴다. 그리고 그들이 조선의 임금이 되는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보통 역사를 다룬 책이라면 팩션을 제외하고는 내용이 상당히 지루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왕위 쟁탈전을 주제로 다뤄서 그런지 상당히 흥미롭게 읽힌다. 확실히 지금까지 읽어온 역사책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역사상 완벽한 성군이라 불리는 세종이 즉위할 당시, 궁에는 두 명의 상왕이 있었다. 상왕 태종은 임금의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모든 권력을 손에 쥐고 있었다. 임금의 문제는 왕위를 차지하는 것보다 왕위를 지키는 것이었다. 세종은 자신의 아버지인 태종에 의해 아내의 처가 몰락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자신 자식의 세대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불행한 가정사를 겪으며 힘겹게 임금의 자리를 지킨다. 역사가 가장 총애하는 임금인 성종은 13살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으나, 초반 7년 동안의 섭정 기간으로 자신이 직접 통치할 수 없었다. 성종은 세종을 롤 모델로 정했으나, 주변 신하들 대부분이 세조의 공신들이다 보니 자신이 판단하기 어려운 일이 생길 때면 "세종 조에서는 어떻게 하였는가?" 라고 묻곤 하였다. 세종과 성종은 이렇게 자신의 낮추며 때를 기다렸고, 실력과 적절한 인재 등용으로 성군으로 기록됐다.

 

조선왕조 역사상 반정으로 폐위된 단 두 명의 임금, 광해군과 연산군. 영화처럼 극적인 인생을 보낸 두 사람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에서, 조선은 군주로 살아가는 일이 무엇보다 힘겨운 나라였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문화인류학을 전공한 저자는 중간중간 역사와 대중문화를 접목하고, 토막 상식을 제공해 다소 딱딱하다 느낄 수 있는 역사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나간다. 가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내용과 제목을 다르게 붙여놓은 책을 만날 때가 있다. 최근에도 그런 역사책을 만난 적이 있어서 사기당한 느낌이라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내용에 맞게 제목을 잘 뽑아놓았다. 제목 그대로 조선 임금의 잔혹사를 담았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었기에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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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부터 퇴고까지 - 7일간의 글쓰기 여행
유용선 지음 / 책나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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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참 꾸준한 사람인 것 같다.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글쓰기가 어렵다. 지금도 어렸을 때 기억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붉은색으로 칸칸이 나뉘어 있는 원고지만 봐도 울렁증이 나고 힘들다. 참 꾸준한 사람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웃긴 것은 내가 낙서와 메모는 즐긴다는 것이다. 정해진 규칙에 맞춰 글을 쓰는 것은 싫고 어렵지만, 자유롭게 낙서하고 메모하는 건 즐기기 때문에 이 책이 더욱 눈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낙서부터 퇴고까지>. 꾸준하게 글쓰기가 어려웠던 나도 낙서로 시작해서 한 편의 글을 퇴고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책을 펼쳐 들었다.

 

보통 일주일에 세 권에서 네 권의 책을 읽는데, 마음을 움직이는 책을 만날 때면 나도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글쓰기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유명한 작가처럼 글을 쓰려면 뛰어난 재능을 타고나야 하는 줄 알았다. 이 책을 읽어 보니 어느 정도의 재능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부지런한 노력과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서 좋은 작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사실에 나도 많은 노력과 훈련을 하면 그들처럼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생겼다.

 

저자는 15년간 독서교육과 문예창작을 지도해온 노하우를 이 한 권의 책에 담았기 때문에 나와 같은 초심자뿐만 아니라 예비 작가나 현역 작가 그리고 글쓰기 교육 종사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글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이 책은 글쓰기의 기초훈련부터 마지막 퇴고까지 배려 깊게 설명해주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저자가 지도해준 대로 내 수준에 맞는 다양한 독서를 하고, 블로그와 일기 쓰기를 통해 일상스케치 훈련을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하며 흔히 보는 것들의 명칭도 세부적으로 분류해서 상세히 표현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지도해준 대로 기초훈련만 며칠 했을 뿐인데도 이전과 비교해 확실히 감각 있는 문장을 쓸 수 있게 된 것 같다. 기초훈련을 꾸준히 하면서 글로 묘사하는 연습과 마음에 드는 책을 이용한 글쓰기 연습도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책을 다 읽었지만, 연습할 때는 곁에 두고 저자의 재미있는 예문을 참고하면서 글을 쓰는 요령을 지도받고 있다.

 

글쓰기라는 것을 단시간에 터득하기란 분명 불가능하다. 끄적끄적 낙서부터 시작한 내가 저자의 지도를 완벽하게 흡수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지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쓰기보다 읽기를 좋아하던 내가 저자의 지도에 따라 자율적으로 연습하면서 글쓰기에 흥미와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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