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 정명공주와 광해군의 정치 기술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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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화정(華政).
이 책은 MBC 드라마 '화정'과 꼭 같은 제목의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봤을 땐, 드라마의 원작 소설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니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조선 14대 왕인 '선조'부터 19대 왕 '숙종'까지의 정치와 사회상을 그리고 있었다. 만약 이 책을 읽는다면 꽤 재미있게 깊이 있는 역사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 공시를 준비하며 한국사 공부하던 기억도 나고 꽤 즐겁게 읽어나갔다. 개인적으로 한국사를 공부할 때, 헷갈렸던 당시 분당의 원인과 흐름 그리고 옥사(獄死)에 대해 쉽고 자세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제목 '화정(華政)'에서 화(華)는 빛 혹은 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정(政)은 다스린다의 의미라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화정(華政)'을 '빛나는 다스림' 혹은 '화려한 정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드라마와 책의 핵심 키워드다. 사실 드라마를 챙겨보면서도 화정(華政)이라는 제목이 담고 있는 의미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참 부끄럽다. 아무튼, 조선의 제14대 왕 선조와 인목대비 사이에서 태어난 '정명 공주'는 선조의 적통 공주로 태어났지만, 냉엄한 정치판 속에서 아비와 동생을 잃을 뿐만 아니라, 믿고 따르던 이복 오빠, 광해군에 의해 어머니 인목대비와 함께 서궁에 유폐되어 죽은 것처럼 수년을 지내야 했다. 그런 그녀가 살아 나가기 위해 택한 길은 '빛나는 다스림'이라고 한다.  

 

반면 적자가 아닌 서자이고, 첫째 아들이 아닌 둘째 아들이었던 광해군은 결국 왕이 된다. 사실 영화나 드라마의 통해,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무릅쓰고 대동법을 시행한 애민 군주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나 역시 그 들 중 한 명이었다. 허나 저자는 광해군이 "선혜청의 경기 대동법 시행과 자신의 견해가 다르다."라고 발언을 했으며 실제로는 민생 안정보다는 토목 공사를 통한 왕권 강화에 집중했다고 한다. '빛나는 다스림'이 아닌 '화려한 정치'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무리한 토목 사업은 반정의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이렇게 '빛나는 다스림'과 '화려한 정치', 서로 다른 처세를 선택을 한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처세라는 것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해볼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화정(華政)이라는 키워드 하나로 역사적 사실을 깊이 있는 처세술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을 읽고 드라마 '화정(華政)'을 즐긴다면 더 풍부한 감동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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