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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왕 ㅣ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3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사형집행인의 딸, 세 번째 이야기인 거지왕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전작인 <사형집행인의 딸>과 <검은 수도사>를 워낙 재미있게 읽어서인지 <거지왕>의 출간을 기다렸다. 아무래도 <거지왕>이 가장 재미있다는 외국 반응 영향이 크게 작용했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시리즈물을 읽으면서 이번 사형집행인 시리즈처럼 기다렸던 적은 별로 없던 것 같으니 말이다. 그리고 6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의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지금, '역시 올리퍼 푀치는 날 배신하지 않았구나.'하고 생각했다. 사형집행인 시리즈가 항상 그러하듯 <거지왕>에서도 하나의 큰 사건에서 잔가지처럼 퍼진 작은 사건들을 퀴슬, 막달레나, 지몬이 하나하나 해결해가면서 실마리를 얻고 큰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같은 전개지만 개인적 이번 <거지왕>이 가장 재밌게 읽혔던 것 같다.
이야기는 대략 이렇다. 숀가우의 사형집행인인 퀴슬이 레겐스부르크에 사는 여동생이 위독하다는 편지를 받고 레겐스부르크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행 중 퀴슬은 한 남자를 보고 좋지 않은 느낌이 머릿속을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힘들게 여동생네 부부가 운영하는 목욕탕에 도착하지만, 그곳은 퀴슬을 위한 함정이었고 결국 여동생을 죽인 살인범으로 레겐스부르크의 사형집행인에게 고문을 받을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한편, 사형집행인의 딸 막달레나와 애인 지몬도 어떠한 사건 때문에 숀가우를 떠나 레겐스부르크로 오게 된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고모의 죽음 소식과 함께 아버지의 체포을 듣고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고자 정보를 수집하며 사건에 휩쓸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거지왕과 레겐스부르크 사형집행인의 활약이 돋보였다. 게으르고 나약하고 냄새나는 더러운 거지라 생각했던 이들이 사실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레겐스부르크 전 지역의 모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집단이었다는 것과 숀가우의 사형집행인과 다른 지역의 사형집행인이 어떻게 다르게 고문(?)을 하고 일을 하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가 솔솔하다. 또한, 이번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퀴슬의 과거를 알아가는 것도 큰 재미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고 있는 독자라면 이번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