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 - <열하일기> 박지원과 함께한 청나라 기행 샘터역사동화 4
김종광 지음, 김옥재 그림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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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청나라를 다녀와 기록한 <열하일기>가 실학자이자 소설가인 박지원의 작품임은 알고 있을 것이다. 독특하게도 샘터에서 출간한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는 <열하일기>를 박지원의 관점이 아니라, 박지원의 하인으로 동행한 열세 살 소년 장복이의 관점으로 재구성한 내용이다. 부끄럽지만, 나는 아직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읽어보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아동 · 청소년용 도서임에도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장복이는 아픈 아버지를 대신하여 경마잡이 창대와 함께 박지원의 하인으로 사절단 자격으로 65일간 새로운 세상을 여행하게 된다. 열세 살 장복이의 눈에 보여지는 박지원은 자유롭고, 뚱뚱한 선비요. 날티(?)나는 양반이다. 하지만 책문(중국으로 들어가는 문)을 지나고부터 달라진 박지원의 행동을 통해 중국의 선진 문물을 배우고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선 후기 신지식인이자 북학의 선두 주자인 연암 박지원을 뚱선비라는 칭하는 부분에선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밥을 배급받기 위해 재빠르게 줄을 섰지만, 결국 밥을 받지 못하는 일, 참외 사기 사건 등 열세 살 어린 나이의 장복이의 순수한 눈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활모습과 풍속을 엿볼 수 있어 아이들이 읽으면 역사 공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분명 <열하일기>를 토대로 쓰인 책이지만, 장복이가 아버지를 대신해 박지원과 한양에서 의주까지 이동하는 내용을 담은 전반부는 작가의 창작이라고 한다. 작가의 창작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당대의 유명한 인물인 김홍도나 무사 백동수 등을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등장시켰다. 이런 유명인의 카메오 출연과 수준 높은 삽화 때문에 더욱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장복이는 당시 최하층 계급 신분이다. 그렇지만 여행 중 장복이의 얼굴에는 그늘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여행하는 내내 밝고 유쾌한 모습으로 일관한다. 우리 아이들이 장복이를 보고 한국사와 친해지고 용기와 재미를 얻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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