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의 집 - 건축가 1년생의 첫 작업
고시마 유스케 지음, 박성준 옮김 / 서해문집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건축가 고시마 유스케의 책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청춘, 유럽 건축에 도전하다 라는 책을 통해 고시마 유스케라는 건축가 겸 작가를 알게 되었다. 첫 번째 책에서 고시마 유스케는 성 베네딕트 교회를 설계한 건축가, 페터 춤토르와 일하기 위해 "대학원을 갓 졸업한 일본인입니다. 건축가가 되고 싶어 공부했습니다. 당신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라는 직설적인 편지를 보낼 정도로 패기 있는 예비 건축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의 열정과 도전을 보며 묘한 질투심을 느꼈던 것이 아직 생각난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건축가로서 처음으로 자신의 디자인으로 빈 땅에 집을 짓는 과정을 그려냈다. 이제 막 건축사무소를 연 그가 첫 일을 따낸 것도 용기가 있는 한 마디의 결과였다. 평소 존경하던 우치다 선생은 그와 마작을 두면서 대학교수를 그만두게 되면 합기도 도장을 세우고 싶다는 말을 흘렸고 그는 자신이 건축가이니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스스로 후보를 자청했다. 그렇게 첫 일을 따낸 그는 건축주 우치다 선생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건축주가 원하는 집, 우치다 선생 같은 집을 설계해 나간다.

 

자택 겸 도장이라…. 아직 집을 한 채도 지은 적 없는 건축가가 도전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과제가 아닐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고시마 유스케는 건축주와 각 공정 시공자들과 상의하면서 또 건축주의 예산에 맞추기 위해 각 사의 견적서를 비교하면서 일을 단계별로 착착 진행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놓치기 쉬운 가구와 설비 기기까지 균형 있게 모든 파트를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은 정말 칭찬하고 싶었다. 내 초년생 때 모습과는 비교되지 않는다는 건 함정이다. 아무튼, 작가는 건축가를 지휘자와 어딘가 닮았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는다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건축가는 도면이나 스케치, 언어를 통해 건축주와 시공자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일을 하면서 목조건축물을 접해볼 기회가 없던 터라 목조건축물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우치다 선생의 집 '가이후칸'이 일본 목조건축물이라는 점이 좋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목조건축물의 특장점과 시공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알게 된 것 같다. 목조주택의 가장 큰 적인 습기를 숯보다 흡수력이 4배나 좋은 오르가헥사를 까는 모습이 인상 깊다. 고시마 유스케의 책은 과거의 나를 회상하게 하는 묘한 힘이 있는 책이다. 건축을 전공해서 그런지 앞으로도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쉬운 건축 도서가 많이 출간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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