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5

트렌드 코리아 2015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5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1월

나는 대한민국 수많은 직장인 중 한 명이다. 젊고 능력 있는 이들에게 뒤처지면 안 되기 때문에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다가올 2015년 트렌드의 흐름 정도는 예측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올해도 어김없이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펼쳐 읽었다. 직장 생활하는데 트렌드 전망을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이 책 서문에 쓰인 경제가 불안하고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소비자의 마음을 잘 읽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을 직접 경험해봤기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튼, 이 책은 10개의 키워드를 통해 2015년의 경제, 나라 살림, 정책 방향, 기술 변화, 사회문화적 동향을 중심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제시하는 키워드 하나하나가 꽤 흥미롭고 재미있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2015년 트렌드 전망을 하기에 앞서 명량, 의리, 해외 직구, '꽃보다' 시리즈 등 2014년 트렌드에 대한 회고가 1부에 진행된다. 2부에서 2015년 본격적으로 트렌드 전망이 전개되는데 햄릿 증후군, 감각의 향연, 옴니채널 전쟁, 증거중독, 일상을 자랑질하다 등 10개의 키워드를 통해 전망하고 있다. 2015년은 양의 해다. 양 중에서도 푸른 양, 즉 청양(靑羊). 사설이지만 잠이 오지 않을 때는 눈을 감고 양을 세어보라는 말이 과거 양들이 큰 재산이었던 시절에 목축업자들이 자기 양의 수를 모두 센 후에야 편히 잠들 수 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를 다들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난 몰랐는데….

을미년 '양의 해'를 맞아 'COUNT SHEEP'에 담겨 있는 10개의 키워드 중 현대인들이 단호하게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결정 장애에 있다는 '햄릿증후군' 키워드. 찍지 않으면 본 것이 아니고, 올리지 않으면 경험한 것이 아니라는 '증거중독'이라는 키워드가 인상 깊다. 아마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다들 공감할 내용일 것이다. 나 역시 물건 살 때 오랜 시간을 비교 · 검색에 투자하고도 결국은 커뮤니티에 '추천해주세요.' 라고 조언을 구하는 걸 보니 '햄릿증후군'이 분명해 보인다. 뿐만 아니다. 서평 작성할 때 '이 책을 읽었어요.' 라고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리는 걸 보면 '증거중독'도 확실하다.

과거 사은품 때문에 패션 잡지를 사던 때가 있었다. '덤', 사은품이 이제는 본품을 뛰어넘고 있다. 2015년 꼬리, 몸통을 흔들다 트렌드도 집중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커뮤니티에서 이런 글을 보고 있다. 아이유 달력을 샀더니 치킨이 왔다. 이는 모 브랜드 치킨에서 치킨을 주문하면 아이유 달력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아이유 팬들은 아이유 달력을 받기 위해 치킨을 주문한다는 이야기를 우스갯소리로 풀어놓은 것이다. 돈을 주고서라도 구매할 수 있는 매력적인 '덤' 을 전략적인 도구로 활용한다면 기업 편익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반면에 할인, 포인트, 사은품을 정가의 15% 이내로 허용하는 도서정가제는 시대에 역행하는 쓰레기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시대의 트렌드를 미리 분석하고 파악하고 있다면, 또 이를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면 막강한 힘이 될 것이다. 남들보다 먼저 2015년 트렌드를 엿볼 수 있던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