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1. 샘터 맺음달 호. 샘터는 다른 잡지나 책에 비해 얇디얇은 책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사람이 사는 이야기로 가득해서 비록 얇지만 따스함이 있는 책이다. 추운 겨울, 샘터를 읽으면 왠지 마음이 포근하다.

 

2. 2014년, 올해의 나이테는 눈물 자국이 굵고 깊게 그려져 있을 것입니다. 샘터 12월 호 침묵(沈默)에 적힌 글이다. 2014년, 한 해는 내게 최악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특히 하반기는 어머니의 암 확진 등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그런지 이 글귀가 강렬하게 남았다. 아마 서른여섯이란 내 나이테에도 눈물 자국 깊게 그려지게 될 것 같다.

 

3. 아직도 이렇게 순수한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수녀원 개 순이가 시도 때도 없이 짖어서 고민이었던 엘리사벳 수녀는 신부님의 "된장 발라버려요."라는 조언에 진심으로 기뻐했다고 한다. 속으로 왜지? 이게 기뻐할 소리는 아닌데 하며 읽어 나갔더니 엘리사벳 수녀는 순위 코 위에 된장을 듬뿍 발랐다고…. 신부님은 순이가 말을 안 들으면 보신탕을 하라고 농담 삼아 던진 말인데 순수한 엘리사벳 수녀는 곧이곧대로 들었다. 그 외 엉뚱한 엘리사벳 수녀의 일화가 실려 있는데 어쩌면 이런 순수한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세상은 아직 살만한 것은 아닐까.

 

4.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얼마 전 톨스토이의 책을 읽었음에도 나는 주저하지 않고 돈이라고 말한다. 물건을 하나 사더라도 검색을 해 최저가 물건을 구매하려 노력해야 손해 보지 않는 세상이니까. 돈으로 계급이 정해진 세상이니까. 경비원 전원 해고 사건만 해도 결국 돈이라는 계급이 만든 결과물 아니던가. 그러고 보니 세상 사는 게 참으로 삭막하다. 개그맨 김경진 역시 이왕 세상에 태어난 거 화려하게 살고 싶었다고 한다. 늘 돈을 많이 버는 자신을 상상하곤 했다고…. 하지만 그는 방송 스케줄이 별로 없는 날이면 재능 기부로 행사하러 다니며 돈으로 채우지 못한 무언가가 자신을 지탱해준다고 한다. 맞는 것 같다. 사람은 돈만으로 살아가진 않는다. 나도 그의 말대로 그동안 날 지탱해준 것은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5. 암은 인생의 끝이 아니다. 내 인생, 내 가족은 암과 전혀 상관이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암이란 녀석이 늘 그러하듯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평화롭던 가정을 흔들기 시작한다. 나는 어머니의 암 판정 소식을 듣고 일주일 만에 암에 대해 전문가가 되었다. 암 환자는 우울증, 불안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해가 있기 때문에 병원에 가는 날이면 회사에 양해 얻어 항상 같이 다녔다. 12월이면 항암치료가 끝나고 방사선 치료와 표적 주사 치료가 잡혀 있다. 그래 2014년은 내게도, 가족에게도 힘들 한 해였으니 다가올 2015년에는 항상 좋은 소식이 가득하길 마음으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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