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 : 중국.중동.아프리카 편 - 이름만 들어도 숨 가쁜 트레킹 & 트레블 명소 무작정 체험기 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 1
김동우 지음 / 지식공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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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 지금까지 다양한 여행서적을 읽어왔지만, 오랜만에 제대로 된 여행서적을 만난 것 같아 흡족한 책이었다. 휴일이면 직장 동료 또는 친구와 함께 트레킹을 자주 다니는데, 해외 트레킹에 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에 더 관심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서른 중반이라는 애매한 나이, 잘 다니던 회사에 용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트레커가 된 작가의 297일간 세계 여행 기록 중 중국, 중동, 아프리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선 트레킹이란 암벽이나 빙벽이 없는 등반에 가까운 등산을 말한다. 간단한 예로 들면 지리산이나 설악산 등산이 모두 트레킹에 속한다고 한다. <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는 직장인이던 작가가 회사 대신 트레킹을 선택하면서 마주해야만 했던 현실적인 문제의 해결부터 시작한다. 같은 직장인으로서 공감되는 내용이라 시작부터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내 두 눈, 두 손, 두 발로 맛본 지구는 내가 포기한 모든 걸 보상해 준다. - 본문에서

 

세계 일주 트레킹을 계획하면서 배낭, 의류, 소품, 전자기기 등 장비를 준비하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다른 여행서적과 달리 작가는 자신이 준비한 장비의 브랜드까지 모두 공개하고 있었고, 다른 브랜드 장비와 비교하면서 해당 장비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정확히 밝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호기심에 가격을 검색해보니 어느 하나 가격이 만만한 장비가 없었다. 문득 저렴하고 좋은 장비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세상에 싸고 좋은 장비는 없다는 작가의 말에 달리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소문으로 들어왔던 우리 상식을 벗어나는 중국 문화, 그리고 그중 문 없는 중국 화장실에 대해 작가는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었다. 설마 했던 중국의 화장실 문화를 작가의 차진 입담과 생생한 증언으로 확인하니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혹스러웠다. 또한, 트베트의 독특한 장례문화 중 하나로 시체를 독수리의 먹이로 주는 천장은 충격과 동시에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엉덩이가 납작해지는 아주 승차감이 좋은(?) 미친 버스와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중국 기차를 타고 장시간 여행하는 그의 모습에 역시 대륙은 뭐든 클라스가 다르다고 느끼는 동시에 나도 한 번쯤 꼭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KTX를 타면서 낭만을 느껴 본 적이 있던가?
때론 느려야 제대로 보이는 것들이 있다.
여행은 한없이 느린 걸음을 허락할 만큼 넉넉하다. - 본문에서

 

힘들었던 여정에 보상이라도 하듯 '훈자'에서 그의 백팩킹은 내 멋대로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다. 레이디 핑거의 하얀 눈 폭포와 훈자의 모습은 사람도 풍경도 모두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작가는 12일간 훈자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왜 트레커들의 블랙홀이라고 불리는지 알 것 같았다. 훈자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너무도 친절했던 파키스탄 사람들, 기름이 물보다 더 싼 오일 냄새 물씬 풍기는 두바이, 오만 백패킹 계획을 망친 렌트카 업체, 사기꾼의 나라 이집트 등 보도 여행 일기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사기꾼 이집트라고 하니 작가와 한 이집션과의 대화가 생각난다.

 

이집션 - 친구, 다합 안 갈래?
저자 - 얼마?
이집션 - 20.
저자 - 20 이집션 파운드?
이집션 - 그래. 20 이집션 파운드.
저자 - 오케바리! 그런데 나 지금 현찰이 없어, 환전을 못 했어. 100파운드만 꿔줄래, 나중에 다합 가서 뽑아서 줄게.

 

세상에 네고는 다 해놓고 '나 돈이 없으니 돈 좀 꿔줘'라니 ㅋㅋㅋ 읽으면서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 이렇게 유쾌한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자신이 머문 숙소에 대한 만족도를 도표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두었으며, 여행지마다 깨알 정보를 수록해두어 트레커가 여행지에서 유의해야 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여행에도 편식이 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먹고 싶은 것만 먹고, 가고 싶은 곳만 찾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내 뇌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조차 모른다는 데 있다.
세계 일주는 내가 그동안 보지 못한 것, 보지 않으려고 한 것을 마음껏 풀어냈다. - 본문에서

 

그의 트레킹 일기는 즐겁다가도 어느 순간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다. 여행을 좋아하거나, 트레킹을 즐기거나, 세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운 책이다. 남미, 북미 편은 다음 편에 나온다고 하는데, 이번 편이 매우 만족스러워서 다음 편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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