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이란 무엇인가
매슈 드 어베이투어 지음, 김훈 옮김 / 민음인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지금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캠핑 열풍이다. 굳이 멀리서 찾으려고 노력을 하지 않아도 한강이나 근처 캠프장에만 가면 텐트를 쳐놓고 캠핑을 즐기는 가족이나 연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TV 홈쇼핑에서는 캠퍼들을 위한 캠핑상품을 매일 볼 수 있다.
나는 이십 대에 취업을 핑계 삼아 도서관에만 박혀 있었고, 삼십 대에 들어서는 휴일이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집에만 있었다. 그래서 캠핑이란 단순히 야외에서 텐트를 치고 밥이나 해먹는 조금은 귀찮은 야외활동 정도로 생각했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사실 군대에서 지겹도록 한 걸 왜 사회까지 나와서 해야 하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 내가 직장 동료의 권유로 노을 캠핑장에서 한 번의 캠핑을 경험한 후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답답한 도시에서 벗어나 탁 트인 정원과 자연에서의 활동이 기대 이상으로 즐거웠다. 특히 참나무 숯을 만들어서 고기를 구워먹는다던가, 그리고 참나무 숯을 만들어서 고기를 구워먹는다던가, 또 참나무 숯을 만들어서 고기를 구워먹는다던가…. 그 맛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꼭 먹는 것 때문이 아니지만, 본격 캠퍼가 되어보고자 하는 마음이 들어서 선택한 책이 <캠핑이란 무엇인가>이다.

 

시중에는 이미 캠핑의 기술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실용서가 나와 있다. 처음 <캠핑이란 무엇인가>를 들었을 때 이 책 역시 캠핑의 기술을 중심으로 한 많은 실용서 중 하나일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기존 캠핑 관련 책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느꼈다. 분명히 이 책에도 배낭 꾸리기와 야영지 선정, 텐트 치기와 숙박, 캠핑 필수품, 먹을거리 그리고 철거에 이르기까지 실전에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는 기존 캠핑 관련 도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캠핑의 역사와 발달 과정 그리고 문화와 철학까지 다루고 있었다. 캠핑 초심자의 입장에서 단순하게 캠핑 실용서일 거로 생각하던 나는 생각지 못한 배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막 캠핑을 시작하려는 초심자다 보니 캠핑의 기본인 배낭 꾸리기와 텐트 치기부터 집중해서 읽어나갔다. 캠핑을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는 일은 즐겁고 설레는 일이지만, 캠핑은 도시가 아닌 자연에서의 활동하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신경을 써서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장비를 너무 많이 가져가면 땅이 주는 신비로운 속성을 놓치기 쉽다는 조언도 하고 있다. 오랜 경력의 캠퍼이자 작가,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그가 땅을 잘못 골라서 겪게 된 일화를 이야기해주고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텐트 치기에 이상적인 땅을 고르는 방법을 자세하게 소개해준다.

 

캠핑은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화면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생활에도 변화를 준다고 한다. 아침에 맨 먼저 보이는 다른 사람의 얼굴, 새벽 3시의 화장실, 벌레에 물림, 번거로운 짐, 야영장의 많은 규칙 등은 가정이 주는 안락함과 틀에 박혀 있는 생활에서 벗어나게 해주며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고 한다. 또한, 생생하고 강렬한 체험을 통해 활력을 얻고 적은 것들을 갖고서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저자가 생각하는 다양한 캠핑을 읽고 격하게 동감했다. 나는 단 한 번의 제대로 된 캠핑을 경험했을 뿐인데 말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때 다른 캠핑 관련 책보다 <캠핑이란 무엇인가>를 먼저 만났다는 걸 다행으로 생각했다. 다른 캠핑 관련 책을 먼저 읽었다면 이 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캠핑의 진정한 가치를 몰랐을 테니 말이다. 기존의 캠퍼라면 혹은 나처럼 이제 막 캠핑에 관심이 생긴 사람이라면 한 번은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