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유럽건축에 도전하다 - 33인 거장들과의 좌충우돌 분투기
고시마 유스케 지음, 정영희 옮김 / 효형출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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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 주제로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는 요즘이 건축을 전공한 내겐 행복한 시기인 것 같다. 덕분에 건축물을 한국 사회의 뒤틀린 현실을 바라보는 매개로 활용하는 <빨간도시>와 한국의 주요 건축물에 마구 칼을 들이대는 건축 비평서 <못된건축>,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가 5년 이상 전국의 고택과 사찰, 마을과 전통가옥을 여행하며 기록한 <건축가 엄마의 느림 여행>을 인상 깊게 읽었다.

 

이 책은 한 청년의 건축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청춘의 기록이다. 그는 첫눈에 반한 성 베네딕트 교회를 설계한 건축가, 페터 춤토르와 일하기 위해 "대학원을 갓 졸업한 일본인입니다. 건축가가 되고 싶어 공부했습니다. 당신가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라는 직설적인 편지를 보내고, 스위스에 위치한 그의 사무소를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결과는 문전박대. 그때 그의 나이 스물넷. 무서울 게 없는 나이다. 아마 한국이라면 군 제대 후 복학을 할 나이에 그는 대학원까지 마친 상태라니 왠지 내 청춘의 일부를 강제로 누군가에 강탈당한 기분을 느꼈다. 그는 실망하지 않고 두 번째 목적지인 독일의 '자우어브루흐 허턴 아키텍츠'로 향했다. 면접 후 채용하기로 했다는 메일을 받는다. "언젠가 유럽에서 일할 거야."라고 내뱉은 말을 실천하는 그의 삶에서 한동안 잊고 살았던 열정과 도전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책에는 '사보아 주택'의 르코르뷔지에나 '카사 밀라'의 안토니 가우디 그리고 '뉴욕의 시그램 빌딩'의 미스 반 데어 로에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건축가의 이야기도 있지만, 건축을 전공한 내게도 생소하고 낯선 건축가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어서 꽤 흥미로웠다. 특히, 북유럽의 모더니즘 건축을 개척한 핀란드 건축가 알바 알토에 대해 익숙하지 않았는데 소중한 배움의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은 인터넷으로 검색만 하면 볼 수 있는 흔한 건축물 사진뿐만 아니라 저자 고시마 유스케가 보고 직접 표현한 건축 드로잉으로 채워져 있다. 그의 드로잉에는 그가 건축물을 만났을 때의 감동과 표현이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에세이 형식의 전문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내용이라 유럽 건축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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