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숫자 - 국가가 숨기는 불평등에 관한 보고서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지음 / 동녘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 아동가족복지 지출이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나라. 사교육의 나라. 교육 수준은 최고, 행복은 최하위의 나라. 이는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을 표현하는 수식어이다. 이런 수식어는 너무 당연해서 기본 상식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특히,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사건 이후의 대처방안과 관련해 많은 국민이 대한민국에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다.
우리는 분명 세계 GDP 순위(2013, 1분기) 15위인 세계 경제규모가 큰 나라 중 하나이다. 하지만 "우리도 한 번 잘살아보세"를 외치며 너무 짧은 시간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루었던 탓인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양극화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서민들의 삶은 한숨으로 짙어갔다. 출생 이후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아이를 양육하는 데 드는 비용이 평균 3억 원. 태어나자마자 경쟁 사회에 내몰리고 소위 '인 서울'이라는 수도권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면 낙오자라는 분위기에 억눌려 살아가게 되는 현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 한국사회에 등장한 것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3포 세대'. 이는 우리 아이에게 가난과 불평등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은 아닐까.

 

 

 

 

 

 

 

 

얼마 전 Y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너무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세모녀의 자살 소식. 아버지는 방광암으로 돌아가시고, 두 딸은 당뇨와 고혈압을 겪고 있었으며 어머니는 일하던 식당에서 넘어져 일을 못 하게 되면서 생계를 이을 수 없게 되었다는 사연. 결국, 세모녀는 마지막 월세 70만 원을 옆에 두고 세상과 이별했다. 소식을 들은 나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저소득층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와 국민이 몰라서 못 찾아 먹는다는 정부의 응대 방식에 다시 한 번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른이 넘고 결혼할 나이가 되니 소득 증가율의 2.5배가 되는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이 부담된다. 물려받을 재산이 없다면, 저축만으로 집을 사려면 평균 27년이 걸린다고 한다. 여성은 더욱 상황이 좋지 않다. 여성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41.3% 당연히 OECD 국가 중 1위다.
이렇게 한국 사회에서 만연하게 자리 잡고 있는 불평등을 <분노의 숫자>는 구체적인 수치나 인포그래픽으로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평소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지내던 내게, 한국 사회 불평등을 인식하고 관심을 두게 만든 계기가 되었던 책이다. 희망이 없다면 이 책은 존재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분노의 숫자'가 '절망의 숫자'로 되기 전, 지금의 한국 사회 불평등을 직시하고 미래를 위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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