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시~작!
마츠모토 게이스케 지음, 복창교 옮김 / 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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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언제 할까? 마음을 잡고, 시험공부 하려고 책상 앞에 앉으면 갑자기 어질러진 주변이 눈에 거슬려 누가 시킨 것도 아닌 데 청소하기 시작한다. 정리 정돈만 하다가 결국 힘을 빠져서 시험공부는 다음으로 미루었던 경험. 누구나 학창시절에 한 번쯤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리 정돈을 잘 해두면 필요한 물건이 제자리에 놓여있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현실의 내 방은 일과를 끝내고 돌아와 빨리 씻고 쉬고 싶은 마음에 옷가지는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읽다가 만 책은 이곳저곳에 쌓여있다. 정리 정돈을 해두면 보기에도 좋고, 필요하다는 걸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내일 하면 되겠지 하며 다음으로 미루게 된다. <청소 시작!>은 나를 포함해 정리 정돈을 내일로 미루는 습관을 지닌 사람을 위해 스님의 청소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나는 3일에 한 번씩 청소한다. 이런 생활은 거의 규칙적이다. 하지만 청소 후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서 내 방에서 깔끔함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피곤하다는 핑계로 옷을 여기저기 벗어두고, 취침 전까지 읽었던 책을 손이 닿는 곳에 툭 던져두는 습관 때문이다. 안 좋은 습관이라 고쳐야지 하면서도 그게 쉽지가 않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청소 방법은 아주 단순한 것이다. 바로 물건의 자리를 찾아 주는 일. 그리고 청소는 단순히 더러운 것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닦는 수행이라는 것. 이 두 가지가 가장 기본이며 핵심이다.
일본 절에서는 일 년을 놓고 봤을 때 한 번도 청소하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한다. 스님에게는 청소가 바로 수행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에 가면 경내가 늘 깨끗하게 정리 정돈되어 있다고 한다. 불자는 아니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절을 자주 찾는 나는, 가끔 절밥을 얻어먹기도 하고 스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말을 듣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이렇게 절에서 지내보면서 부엌과 화장실 그리고 심지어 툇마루까지 지저분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반짝반짝 윤이 난다.
스님의 방은 최소한의 물건만 있기 때문에 항상 물건이 제자리에 놓여 어질러지는 일이 없다고 한다. 사용한 물건을 제자리에 놓는 것. 단순한 일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이는 물건을 내 몸처럼 소중하게 여겨야만 가능하다고 한다. 물건을 소중히 하고 사용한 물건을 원래 자리에 돌려놓는 것이 청소의 기본이라 말하고 있다.

 

책을 읽기 전까지 청소라고 하면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스님의 청소 이야기를 읽어 보니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청소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또한, 스님이 절에서 청소하며 쌓은 청소 비법과 필요한 청소 도구를 친절히 설명하고 있어서 청소 요령이 부족한 사람에게도 꽤 도움이 된다. 분량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라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이지만, 남는 것은 절대 가볍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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