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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자들은 뒷모습에 주목한다 - 드러나지 않는 부분까지 가꾸는 삶의 기술
일레인 사이올리노 지음, 현혜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막연하게 표지 여인의 뒷모습이 매혹적?이어서 넘기게 된 책, '프랑스 남자들은 뒷모습에 주목한다'
뭐랄까 무료한 일상에 짜릿한 자극을 주는 '유혹'의 기술을 엿보게 해준다던 책이라서 더 솔깃했달까.
개인적으로 프랑스하면 프렌치 시크, 파리, 연인, 프렌치 키스, 마카롱, 센강, 샹숑...
언뜻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하나같이 러블리하게 달콤하다.
왠지 프랑스인만이 지닌 특유의 몸짓이나 언어가 그 삶을 더 로맨틱하게 연출해주는 건 아닐지
삶 속의 '유혹'을 다루는 이 책을 통해 확인해 보고 싶었다.
"유혹은 숨쉬는 것처럼 본능적인 것"
미학이 실용주의를 이긴다는 프랑스에서는 '표현'과 '겉모습'에 대한 집착이 유혹하려는 자의 기본가짐이라 여겨진다.
집앞 슈퍼를 들릴 때에도 완벽한 옷차림으로 만의 하나, 예기치 않는 이들과의 만남을 대비하듯
늘 정돈되고 세련된 외모를 잃지 않는 것.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은 외모지상주의와는 차별된다.
왜냐면 그들은 '가꾸는 외모'에 대한 집착과는 별도로 '미적 판단과 논평'에 관대하기 때문에..
바꿔말해 프랑스 인들은 개인의 매력은 갈고 닦은 것으로 여긴다. 타고난 미모가 아니더라도
세련되게 가꾼 스타일은 호감을 불어내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여유가 있달까.
책 제목에 담겨진 느낌 그대로 이 책이 보여주는 세상은 보여지지 않는 모습까지 세심하게 가꾸는 이가 지닌 유혹의 기술,
이른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해주는가를 강조한다.
그리고 책에서 다루는 외교, 로맨스, 에로스, 패션, 향수, 요리 등도 결국 유혹을 행하는 무대이자 삶이다.
책을 읽어나가며 언뜻 파격적이라 할 만큼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사고방식도 마주했지만
그럼에도 삶을 적극적으로 즐기려는 태도, 그 자체가 사람을 매력적이게 빛나도록 하는게 아닐까 싶었다.
"On ne sait jamais (아무도 모르는 일) 늘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는 마음"
흔히 '유혹'이란 단어가 지닌 부정적인 이미지와 달리, 프랑스인들이 활용하는 '유혹'이란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 그 자체를 즐기는데 목적을 두기 때문에 다소 우아한 느낌이랄까.
더불어 사람과 사람 사이를 따스하게 엮으려는 시도, 단정하지만 세련된 유혹의 기법이란,
그 흔한 '미소'와 지그한 '눈길'에 있다는 사실도 재차 확인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눈길이란, 자신의 눈을 통해 타인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화살과 같고 큐피드의 화살처럼
그 사람의 몸과 영혼을 감염시킨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막연히 동경하던 프랑스, 파리에 대한 감상이 어디서 비롯된 건지 되짚어볼 수 있어 좋았다.
프랑스의 역사, 정치, 문화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유혹'의 기술이 전 세계 사람들을 파리로 날아오게 하는 요인이 아닐런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