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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에서 부딪히는 철학적 질문들
앤서니 그레일링 지음, 윤길순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영국의 저명한 대중 철학자인 앤서니 그레일링이 신문과 잡지에 컬럼으로 쓴 글귀들을 한데 모아 출판한 책,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히는 철학적 질문들'.
흔히, 철학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지극히 일상적인 사고가 아닌가 싶다.
행복, 우정, 아름다움, 웃음, 사랑 등 한편으로는 너무 평범한 키워드 101가지를 내걸고
간간이 떠오르는 이 흔한 의문들을 그냥 제치지 말고 스스로 탐색, 사색 그리고 나아가 자신만의 결론을 도출하라며 다독인다. 그것이 바로 '일상 속 철학하기'라면서..
해야 할 일들에 치여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 책은 뭐랄까.
삶의 토태를 이루는 질문들을 다시금 마주하고 대화하라고 재촉한달까. 그런 느낌이다.
“철학은 결국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선택에 따라 살려고 하고, 그러면서 어떤 좋은 것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눈길에 닿았던 글귀들, 혼자 한번쯤 생각해보다 말았던 주제들이 많아서 좋았다.
이를 테면, '훈계할 자격' 누군가 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해서 그 사람의 선한 주장까지 묵살당해도 되는 걸까.
어찌보면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자의 주장따위는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되지만 이 책에선 말과 행동이 다른 게 속이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불완전하지만 옮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태도 자체는 정당하고 가치 받을 만한 일이 아닌가 얘기한다.
완벽하지 않다고 아예 관심을 꺼버리거나 놔버리는 것보다는 설령 미숙할 지언정 노력하는 자세가 도덕적으로 바람직하다고..
그 외에도 '사랑' 사랑이 화학작용일 뿐이라면 사랑의 가치도 떨어질까, 무엇을 아는 것과 방법을 아는 것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 등등
한번쯤 고민해 봄직한 키워드들에 대한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사실 101가지 키워드 모두가 솔깃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한 번쯤 관심 가져볼 만한, 생각의 물꼬를 틔워주는 글들이라 할 순 있을 거 같다. 해서 한번에 읽어내리기 보단 시간을 두고 찬찬히 키워드 별로 골라가며 사색해 읽는 것도 좋을 듯하고
여럿이 토론하며 읽기에도 좋을 듯 하다. 어찌됐건 간만에 심오한 생각에 빠져든 유익한 책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