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인생, 방치하지 않습니다
사라 윌슨 지음, 엄자현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책 제목 위나 아래쯤에 위치한 부제에 제목보다 더 관심이 갈 때가 많다.
이 책의 부제는
평생 8가지 불안장애에 시달렸던 한 여성의 20년에 걸친 심리 보고서
라고 씌여 있다.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진솔한 글은 항상 읽는 이의 마음을 두드릴 기본적 힘이 있기 마련이다.
저자의 약력은 여러 면에서 화려하다.
세계적인 잡지 코스모폴리탄 의 편집자 였고, 아마존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사업가이며, 강연자이자 TV쇼 진행자경험도 다수 이다.
또한, 열두 살에 처음 소아불안장애와 불면증을 진단받았고, 십대 후반에 강박장애, 우울증 경조증을 진단받았고, 이십대 초반에는 양극성 장애를 진단받았고, 자가면역성 질환인 하시모토병에 걸렸으며, 두번 자살을 시도했고, 서른명이 넘는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치료사, 상담가를 찾아다니며 치료를 받은 경험도 있다.
한 쪽 면에서 보면 대단한 사회적 성공을 거두었고, 한 쪽 측면에서 보면 엄청난 개인적 고난을 겪었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있게 말한다. 본인이 겪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다고."불안이야 말로 나의 능력 이라고"
저자는 활화산 같다. 불안이 갑작스럽게 엄청나게 솟구쳐 나오는데 뜨겁고 힘들지만 반면 그 에너지가 엄청나다.
저자는 끊임없이 자신의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 해결책을 찾아 다녔고 다양한 노력을 했으며 지금도 하고 있다.
그 파워 에너지는 때로는 사회적 성공을 가져왔고 때로는 백수 빈털러리 상태로 만들기도 했으며, 때로는 신체를 바닥까지 끌어내렸다가 때로는 건강함의 비결로 마무리 되기도 했다. 롤러코스터도 이렇게 심하게 오르락내리락 하기 힘들것 같은 인생이다.
그렇게 버티고 그저 열심히 살다보니 저자는 이제 확신을 가지게 됐다. 불안은 해결 될 수 없다는 것을. 그러나 그래도 괜찮다는 것을. 불안은 결국 멋진 삶을 가져올 수 있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저자는 자신의 삶을 통해 자신과 같은 사람에게 위로를 전해 주고자 한다. 불안해도 괜찮은 거라고.
불안과 우울 은 야누스처럼 한 얼굴의 다른 표정일 수 있다.
저자는 불안이 너무 심하다 보니 우울의 모습은 덜 표현된 것 같아 다행스럽기도 하다.
왜냐하면 우울은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무기력이 따라온다. 저자처럼 열심히 살 수가 없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저자는 끊임없이 뭔가를 했고, 여전히 에너지가 넘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저자는 크게 언급하지 않았으나, 그저 자신의 불안을 직시하는데 집중하고 있을 뿐이나,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저자에게는 저자를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고 친구가 있었고 연인이 있었다. 어려서 불안과 불면증을 진단받게 해주고 신경써주는 부모가 있었고, 자신의 불안증세를 얘기할 때 온전히 이해할 순 없어도 곁에 머물러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있으면 우울은 작아진다. 불안은 본인의 내면만 살피면 되지만 우울은 불안과 시선을 동시에 살펴야 한다. 저자에겐 우울보다 불안이 넘쳐났고 그러한 불안은 에너지가 될 수 있었다. 그런면에서 저자는 어쩌면 축복받은 삶이다. 본인은 힘들겠지만 어쨌든 에너지가 있었고 무엇보다도, 사랑받았고 사랑받고 있고 사랑받을 테니까.
불안해서 너무 성실할 수 있고
불안해서 너무 열심히 할 수 있고
불안해서 너무 힘들고 외로울 수 있지만
불안해서 그 모든 것을 버터녈 자아를 발결할 수 있음을
저자가 몸소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따듯하다기 보단 뜨겁고 편안하다기 보단 힘들지만
분명 위로가 된다. 앞으로도 저자의 힘찬 인생을 뜨겁게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