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갖고 싶어 하지만 아이가 없는 대학 동기 앞에서 육아가 화제가 되었을 때 신속하고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리는 친구.
시한부 선고를 받은 가족 앞에서 평소처럼 대화를 나누며 저녁 식사를 하는 가족들.
카페 옆자리에 서 시끄럽게 소음을 내는 자폐 아동에게 무관심하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책으로 눈길을 돌리는 대학생.

이들은 모두 서로의 연기가 품고 있는 의도를 공유한다. 친구가 나를 배려해서 화제를 돌리고 있다는 걸 나는 안다

아픈 사람도 아프지 않은 사람도 함께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평범한 일상을 조금이라도 더 함께하고 싶기에 시덥지 않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저녁 식탁에 마주 앉는다
자폐 아동의 부모는 소란 속에서도 태연히 책을 읽는 대학생이 무관심한 척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안다

서로를 인격체로 존중하는 상호작용은 실제를 공유하면서 그 존중을 강화한다. 모르는 척해주는 익명의 대학생이 고마워서 그를 존중하며 자신을 존중하려 애쓰는 자페아 부모의 노력을 아는 대학생은 더더욱 무심한 척 책으로 눈길을 돌린다. 타인이 나의 반응에 다시 반응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할 때 우리는 타인을 존중하게 되며 나를 존중하는 타인을 통해 나 자신을 다시 존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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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Maus]는 그래픽 노블 역사에 남을 명작이라는 평을 받는 작품이다. 그래픽 노블 사상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은 작품이고, 만화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확장했다

이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유대인의 이야기를 생존자의 자식이 그대로 다뤘다는 점 때문이다

생존자인 부친(블라덱 슈피겔만)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늘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그 영향으로 고집불통에 인종차별주의자로 묘사되지만 아들인 주인공(아트 슈피겔만)은 부친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부친을 비롯한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남긴 ‘불가항력의 재앙‘과도 같았던 홀로코스트의 잔학성과 비극성이 더욱 부각된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며 서사가 전개되는
[쥐 Maus]의 연출은 과거가 그저 단절된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 이어지는 사건임을 암시한다 또한 이는 특정한 역사를 통과한 사람이 그 이후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사람이 세상과 맺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주목하며 ‘역사 이후의 삶’을 명료하게 드러낸다

나는 궁금했다. 국가가 거대한 파도를 만나 거칠게 출렁일 때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뒤바뀌는지. 혼란 속에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으며 어떤 삶을 어떻게 이어갔는지 말이다

신께서는 왜 이런 고통들을 쓸어버리지 않으시는가? 어쩌면 신은 우리에게 서로를 부축하라고, 서로에게 의지처가 되어주라고 명하시는 것인지도 모른다. [쥐 Maus]의 등장인물들은 그렇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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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가 손해인 삶이 있을까?

‘잘못된 삶 소송‘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나았다며 장애를 진단해내지 못한 의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의 한 유형이다
이 소송은 우리에게 태어난 것이 태어나지 않은 것보다 손해일 수 있는가라는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태어남은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는 믿음을 품고 있다. 나는 그의 변론을 지지한다


김원영은 표준적인 신체만 아름답다고 설정하는 미디어의 힘에 맞서 장애, 질병, 가난, 외모 등 모든 차이를 뛰어넘어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며 차별받지 았을 권리가 있으며 우리는 존엄하고, 아름다우며, 사랑하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이며 누구도 우리를 실격시키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좋은 책은 읽고 나서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생각의 변화든, 행동의 변화든, 책을 읽기 전과 조금씩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 책이 나에게는 바로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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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1-02 2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와같다면님 연휴 잘 보내셨나요.
2024년이 되었습니다.
올해도 좋은 일들 가득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새해복많이받으세요.^^

나와같다면 2024-01-02 21:50   좋아요 2 | URL
늘 한결같고 성실하신 서니데이님과 책 친구여서 참 기쁩니다 💜
서니데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 아무것도 아니야, 쪽팔린 거? 인생 망가졌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거?
다 아무것도 아니야!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모든 건물은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바람, 하중, 진동 있을 수 있는 모든 외력을 계산하고 따져서 그거보다 세게 내력을 설계하는 거야. 항상 외력보다 내력이 세게, 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있으면 버티는 거야˝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상관 없어.
내가 널 알아.˝

정작 이선균 본인은 대사처럼 버티지 못하고 결국 죽음을 택했다
더는 버티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왜 버티지 못했냐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는 마음이 앞선다

많은 순간 나를 좋은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했던 ‘나의 아저씨‘를 떠나보낸다

부디 평안함에 이르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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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12-29 2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의 아저씨의 마지막 대사가 생각납니다.
정작 본인이 평안에 이르지 못했어요.
저 너머 세계에서 평안을 이루기를 바래 봅니다.

나와같다면 2023-12-29 21:26   좋아요 3 | URL
동훈이가 지안이한테
“나 너 알아” 라고 믿어준 장면이 생각납니다

그 힘든 과정속에 단 한명이라도 자신의 편에 서서 믿어주는 사람이 있었기를.. 그래서 그 따뜻함으로 가는길이 덜 추웠길 바래봅니다

부디 평안함에 이르렀기를
 

선진국 대한민국의 환호뒤에 가려져 있는 사회적 경제적 약자들에게 빚을 갚아야 한다. 그 빚에 기초해 우리는 선진국을 당겨 쓴 것이다. 이제는 그 빚을 갚을 시간이고 그 방법은 사회권을 강화하는 제도적 변화이다

-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의 정신에 기초하여 국정을 운영했고 대한민국을 최초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시킨 정부다

-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자체도 문제지만 계층이동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 노동자가 죽지 않게 하는 비용 > 노동자가 죽은 후 치러야 하는 대가
죽은 후 벌금 몇 푼 내는 것이 훨씬 싸기 때문이다. 저 부등호의 방향이 바뀌지 않는다면 노동자는 계속 죽는다

- 사회지도층이 1년에 800명씩, 고귀한 업무 중에 이토록 어처구니없게 목숨을 잃는다면 사회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 A씨니까 괜찮다. 게다가 A씨는 협력 업체, 하청 업체 노동자, 비 정규직, 일용직이다

- 여전히 빈곤은 만연하고 불평등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면, 그 성장은 도대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까

[가불 선진국] 은 우리 사회의 연대와 공존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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