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으로 굳어진 상위 중산층은 다른 계급보다 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며,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끼친다. 결집력 높은 ‘중산층 행동주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증세에 저항하고, 교육과 부동산 정책에서 이득을 취한다. 먼저 상위에 오른 중산층이 뒤에 오는 중산층의 사다리만이 아니라 밥그릇까지 걷어차는 형국이지만, 한국의 보수와 진보는 모두 이들의 포로가 되어 있다
복합적 불평등의 뿌리는 이른바 586이다. 그들은 학창 시절 탄탄한 인맥, 학벌, IT 지식 등을 쌓은 뒤 고도성장의 수혜를 입으며 사회에 진출해 IMF의 파고를 넘고 상층 중산층으로 도약했다. 이제 그들은 자신의 유무형의 자산을 총동원하여 자식에게 우월한 지위를 그대로 물려주려고 한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세습 중산층’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20대들은 ‘부모가 중산층이냐, 아니냐‘에 따라 근본적으로 불평등한 세계를 살아간다
˝각각의 20대들이 불평등 구조의 위계 서열에서 어느 위치에 자리하는지는 그들의 부모가 어떤 계층 또는 계급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취업하기 전까지 각 단계는 ‘능력 본위‘로 포장돼 있지만 기실 그 ‘능력‘은 부모가 어느 학교를 나왔고, 어떤 직업을 가졌으며, 월 소득은 얼마고, 어느 지역의 몇 평 아파트에 거주하는지에 강한 영향을 받는다.˝
특히 이들이 불평등을 느끼는 이유는, 처음 사회생활을 어느 기업에서 어떤 방식으로 시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생활에서 지속적으로 격차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수도권과 대도시의 20대는 지속적으로 진보적 공약을 내세운 정당을 지지했다. 지역주의 정당으로 갈라진 전국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수행했다. 다시 20대가 선거의 균형추를 흔들고 있다.
청년의 분노가 폭발 직전이다. 선거에서 승리하려는 정당은 20대의 고통과 눈물의 원인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취업 무한경쟁, 저임금 비정규직 증가, 부동산 폭등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