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냐, 너?
뭐, 내가 중요하진 않아요. ‘왜‘가 중요하지
범인은 ‘왜‘를 생각해 보라며 오대수가 감금된 이유를 오대수 스스로에게서 찾기를 요구합니다. 그러면서 ˝모래알이든 바윗 덩어리든, 물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라는 말을 덧붙이죠
나를 괴로움 속에 빠트린 상대에게 복수하는 상황을 가정해 볼게요. 어떤 방법을 쓰고 싶으세요? ‘내가 받은 고통을 똑같이 받았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셨나요? 이우진이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본인이 경험한 가장 큰 고통을 그대로 돌려 주겠다고요. 이우진이 겪은 괴로움의 근원에는 근친상간 문제가 있습니다. 친누나를 사랑하고 잃고 그리워한 모든 나날에 그 문제가 드리워져 있죠. 그래서 기다린 겁니다. 네 살이었던 미도가 성인이 될 때까지. 15년은 오대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었습니다
이우진은 복수에 시간을 바친 인간이 어떤 길을 걷는지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복수는 정말 나를 위한 일일까요? 복수에 바친 시간만큼 삶을 잃어야만 한다면, 복수에는 과연 어떤 가치가 있는 걸까요? 앙갚음하고 싶다는 마음이 불쑥불쑥 일어날 때 한 번쯤 새길 만한 질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