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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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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할 때는 결코 밤이 찾아오지 않는 법이니까

 

리딩투데이에서 함께 읽는 도서로 기욤 뮈소 작품 네 번째로 읽게 되었다. [사랑하기 때문에]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상처와 고통이 있다. 이 소설은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정신과 의사인 마크 해서웨이와 바이올리니스트 니콜은 5년 전 딸이 실종되고 부부의 삶은 엉망이 되어버렸다. 라일라, 다섯 살짜리가 한 쇼핑몰 근처에서 실종된다. 아빠인 마크는 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끝내 찾지 못하고, 알코올에 찌들어 세상을 등지고 도시의 내장 속으로 숨어들어 살기 시작한 지도 벌써 2년이나 되었다.

 

공연을 마치고 돌아가던 니콜은 강도에게 습격을 당하지만 노숙자 마크가 대신 칼을 맞는다. 마크는 치료도 끝나지 않았는데 라일라를 찾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는다며 다시 거리를 떠돈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마크의 죽마고우 커너와 정신과 의사로 성공하여 병원을 차렸었다. 마크의 딸이 실종되고 친구가 사라지자 한동한 심각한 혼란에 빠졌다. 커너는 신경과학의 연구들에 깊은 관심이 있었고, 우울증의 생물학적 원인을 분석하는 분야에서 선구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사람마다 시련에 대처하는 능력이 똑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커너의 가방을 소매치기 하던 열다섯 살 소녀를 붙잡았다. 에비는 복수를 위해 돈이 필요했고, 권총을 사서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하였다.

 

5년 전, 실종된 딸 라일라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는다. 딸을 잃어버렸던 쇼핑몰 앞에서 발견되었다. 노숙자 차림으로 딸을 만날 수 없어 면도를 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니콜은 사라지고 없었다. 로스앤젤레스로 날아갈 수는 없지만 당신을 사랑한다는 메시지만 남겨두었다. 5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라일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무언증에 걸려 있다. 마크는 딸을 데리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에비, 앨리슨을 만나게 된다. 마크는 비행기 안에서 술을 마시지 않아서인지 제대로 미친 건가 금단현상을 느낀다.

 

억만장자 리처드 해리슨 자살이라는 신문기사 하나가 차지하고 있다. 리처드의 상속녀 앨리슨은 남자친구와의 낯 뜨거운 비디오가 인터넷에 유포되고,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 되었다. 남자 아이를 치여 사망하게 한 사건으로 그녀는 방황하고 있었다. 자살 시도를 해보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에비의 엄마는 간이식수술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었다. 간이식을 받지 못한 엄마는 몇 주밖에 살지 못했다. 엄마의 장례식에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는 메리디스가 고백을 해왔다. ‘금전상의 성의 표시할 의사가 에비 엄마를 명단에서 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한 것이다. 음주를 했다고 뒤집어 씌우고 수술을 받지 못했다. 대신 메리디스가 간이식 수술을 받고 살아난 것이다. 에비는 뉴욕의 밤거리를 헤매며 의사를 죽이리라 마음 먹었던 것이다.

 

마크와 커너는 어린 시절 그린우드에서 마약 거래를 하였다.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었는데, 커너가 사건에 휘말리고, 크게 사고를 당하고 나서 갱단들을 죽이게 되었자. 그들의 돈을 가지고 도망을 쳤다. 커너는 자신이 저지른 일로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린다. 마크는 치료를 받고 인간적인 의사로 거듭났다. 앨리슨은 밀림 속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뉴스를 전해 들었다. 에비는 어떻게 되었을까

 

기욤 뮈소 소설을 읽고 있으면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과 긴박감 넘치는 스릴 있는 장면들을 연출한다. 이 소설에 등장인물들도 따스한 인간애를 가졌다. “나는 사랑 이야기가 없는 작품을 상상할 수 없다. 사실 인간의 행동은 사랑 혹은 사랑의 결핍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 따라서 사랑이라는 독특한 감정을 기술하는 작가인 나에게 일종의 도전인 셈이다.” 기욤 뮈소가 [사랑하기 때문에]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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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
플린 베리 지음, 황금진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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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긴장감이 정말 못 견디게 궁금하여 끌려가듯 읽게 된다. 에드거상 최우수 신인상 수상작 [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는 뛰어난 문학성을 지닌 심리 스릴러이다.

 

보조 조경사로 일하는 주인공 노라는 런던을 벗어난 마을 말로에 있는 언니 레이첼의 집에 가기 위해 기차에 오르며 언니와 주말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한다. 지난 여름 언니와 함께 지내려 콘월에 집을 하나 빌렸었다. 크리스마스에 휴가를 낼 수 있어 집을 예약할 계획이다. 언니가 역에 나오지 않았다. 간호사로 근무하는 언니는 교대가 늦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에 이상할 것 없다.

 

언니 집에 들어서자마자 끔찍하기 짝이 없다. 언니가 기르던 저먼셰퍼드 페노가 계단 꼭대기에 자기 목줄로 매달려 있다. 층계참까지 새빨간 손자국이 나 있다. 언니는 이미 숨이 멎은 상태이다. 언니를 향해 기어가며 울부짖는 소리가 내 귀에도 들린다. 맞은편 차를 세워두는 문 없는 헛간은 지금 비어 있다. 옥스퍼드대 교수가 사는 곳으로, 언니는 고상한 농부라고 부른다. 경찰차와 구급대가 오고 애빙던 서 모레티 경위에게 누구 짓이죠? 묻는다.

 

15년 전 열일곱 살 언니가 인적이 드문 길을 걷다가 모르는 남자에게 당했던 무차별 폭행을 떠올린다. 혹시 그 남자가 다시 언니를 찾아온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경찰은 언니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언니가 마신 술의 양과 언니가 울지 않았다는 사실에만 집착했고, 사기를 치거나, 몸을 팔려다가 과격하게 거절당했을 거라고 의심했었다. 경찰은 노라를 말로에 있는 여관에서 쉬게 한다.

 

누군가 테넌츠라이트에일을 마시고 던힐을 피우면서 언니를 지켜보았다. 내 뒤의 능선을 유심히 살펴본다. 뾰족한 바위를 하나 찾아 한 바퀴 빙 돌자, 발밑에서 쓰레기와 낙엽이 탁탁 소리를 낸다. 남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려본다. 난 무섭지 않다. 언니한테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보고 싶을 뿐이다.p61

 

엄마는 어릴 때 돌아가시고 가끔 연락만 하는 아버지는 3년 전 마지막 대화를 했다. 경찰은 언니가 1년 동안 사귄 남자가 있는지 묻는다. 2년 전 결혼할 뻔했던 스티븐은 그날 하루 종일 자기 식당에서 일을 했다. 노라는 진술을 하다가 일요일에 언니가 마틴이란 사람을 만나러 간다고 했었다. 마틴이라는 이름은 병원에 근무하는 직원, 환자 중에는 없었다.

 

노라는 마을을 떠나지 않고 범인을 찾는 데 자신이 몰랐던 언니의 비밀들을 알게 된다. 언니가 남모르게 이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입양했다는 페노는 방범용으로 훈련된 개였던 것이다. 언니 차 트렁크에 짐이 가득 든 여행 가방이 두 개 있었다. 콘월로 이사하기 위해 짐을 싸기 시작했던 것이다. 노라는 남자친구 가방에서 검정색 레이스 팬티를 발견하고 연애를 끝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남자친구가 한눈을 판 여자가 언니였다는 것에 놀란다.

 

경찰은 언니가 자신을 폭행한 남자를 찾으러 다니다 5년 전에 그만 찾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준다. 15년 전 언니를 무자비하게 폭행한 남자, 언니의 집 주변을 배회하며 언니를 지켜본 남자, 언니와 언니의 저먼셰퍼드를 잔혹하게 죽인 남자, 노라가 지금 찾는 것은 세 사람인가, 한 사람인가?

 

사람들은 레이첼이 노라와 닮았지만 더 아름다운 여자라 기억한다. 키스 덴턴의 집 욕실 바닥에서 레이첼 사진이 발견되고, 경찰은 그를 심문했다. 노라는 키스의 중간 이름이 마틴은 아니지만 마틴이 키스를 지칭하는 이름일 가능성은 존재한다 생각한다. 언니의 스토킹으로 추정되는 키스가 구속중일 때 노라는 언니 유해를 가지고 자매의 추억이 서린 폴페로로 향한다. 키스가 무혐의로 풀려나고 오히려 노라를 의심한다. 소방관이 보니 언니가 죽었는데 노라가 울지 않았다는 이유다. 끝까지 범인을 추적해 가는 노라는 과연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

 

콘월의 제일 좋은 점이 뭐야?” 언니한테 물었었다. 하지만 속 뜻은 따로 있었다. 사실 이런 뜻이었다. “살아 있어서 제일 좋은 점이 뭐야?”

언니가 대답했다. “글쎄.”

우선은 --” p374

 

언니가 나에게 하려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언니는 누구였을까. 너무나 많은 연루자들과, 생각과는 달랐던 언니의 삶. 과거의 그 사건에서 자매가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 경찰도, 자신의 기억도 믿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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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수업 - 나와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9가지 질문
김헌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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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삶을 살고 계신가요? 서울대 학생들에게 인문학 강의를 할 때 김헌 교수가 던지는 질문이다. 기회가 생기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를 하기도 하는데 저자는 그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학생이나 일반이나 같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어색한 미소만 지을 뿐이다. “이미 해봤고, 가봤고, 먹어봤어 새로울 게 없어, 질문한다는 건 내가 모른다는 것인데 나의 무지를 들키고 싶지 않아이런 이유로 묻고 따져보는 일을 이토록 어색하고 불편하게 여기게 되었을까?

 

이 책은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를 시작으로 나는 누구인가, 인간답게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토록 치열하게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만족스럽고 행복할 수 있을까, 세상의 한 조각으로서 나는 무엇일 수 있을까, 변화하는 세상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는 역사가 될 수 있을까, 타인을 이해하는 일은 가능한가, 잘 적응하려면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 등 9가지 거대한 문을 통과하여 일상의 새로운 발견과 깨달음에 이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델피를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다. 그 지점에는 옴파로스라는 이름의 돌이 놓이게 되었다. 옴파로스는 그리스 말로 배꼽이라는 뜻이다. 아폴로 신전은 신전 자체보다도 너 자신을 알라라는 문구로 유명하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 보다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가며 상대가 스스로 깨우치도록 이끄는 사람이었다. 상당히 겸손한 태도로 보이는 이 말은,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임을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고, 오래 깊이 숙고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에서 나온 말이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로마 신화가 아니라 그리스로마 신화라고 묶어서 이야기하는가? 기원전 4세기 그리스에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은 영토를 확장해서 그리스 제국이라 할 만한 나라를 건설했다. 대왕이 죽은 뒤 거대한 제국은 크게 네 개의 나라로 나뉘고, 모두 쇠퇴했다. 이탈리아 중부의 조그만 도시에서 시작된 로마는 팽창하고 로마는 그리스 본토를 침략한다. 그리스를 정복한 로마인들은 굉장히 놀랐다. 그리스의 문화가 너무 멋졌던 것, 로마도 발달하였지만 군사력이 강했다. 그리스에는 로마가 갖추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정신적인 면에서 앞서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스인들은 예술과 철학을 즐기고 문학과 연극의 형식 속에서 신화를 이야기했다. 로마 고유의 신화도 지워지면서 상당 부분이 그리스 신화와 유사하게 변하게 된 까닭에 그리스로마 신화라고 붙여서 말한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일단 재미있다. 기발하고 황당하고 신기한 내용들이 가득하다. 이걸 읽고 있으면 삶의 시름 같은 걸 잠시 잊게 된다고? 나는 그리스로마 신화가 어렵다기 보다 신들이 많이 나와서 못 외우는 문제도 있었는데 이 책으로 신화가 재미있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자아에 관한 오이디푸스 이야기와 커피 농장의 노동 문제, 저자가 학창 시절 겪었던 방황, 청소년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들었을 꿈을 가지라는 말 등 상상하지 못했던 영역에까지 생각이 미칠수도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치열하게 사는가는 평소에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지는 않는다. 가까운 지인의 사망 소식을 접하면 죽음이 피부 가까이 느껴지는 듯하고 그동안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외면해왔던 죽음을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불멸의 삶을 포기하고 인간의 삶을 선택한 오디세우스의 선택, 짧고 굵은 영웅의 삶을 선택한 [일리아스] 속 아킬레우스의 선택 등 죽음을 주제로 수천 년의 세계를 넘나드는 지식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답을 고민하는 시간이 누적될수록 시야는 넓어지고, 비록 답이 틀려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해도 그 경험은 인생을 항해하는 힘이 될 것이다. [천년의 수업]은 자신이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묻는 사람의 눈에는 또 다른 길이 보이며, 질문을 놓지 않는 사람에게는 점점 더 넓은 세상이 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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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광주. 생각. - 광주를 이야기하는 10가지 시선
오지윤.권혜상 지음 / 꼼지락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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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이 40주년이 되었다. 광주는 요즘 사람들에게 어떤 도시일까? 시작한 이 책은 12명의 밀레니얼이 바라본 사건과 역사를 넘어 새롭게 광주를 이야기한다. 광고회사 근무하던 카피 오지윤과 아트 권혜상은 한달 넘게 계속되는 새벽 근무와 주말 출근으로 인해 지쳐있었다. 어느 날 칼퇴의 기회가 찾아오고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영감을 얻어 각자의 직업적 능력을 살려 광고 카피라이터와 아트디렉터가 브랜딩의 관점에서 본 광주 인터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두 저자는 광주에 연고도 없을뿐더러 광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 광주에 대해 잘아는 어른들의 이야기는 이미 세상에 많았으니까. 오직 2030세대의 목소리를 담기로 했다. ‘광주리라는 프로젝트 이름을 짓고, 프로젝트의 로고를 디자인했다.

 

광주의 초등학교 교사인 서희, 민지는 학교에서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자세히 배웠다. 교사로서 518민주화운동을 사건위주로 가르치기보다는 가치위주로 가르치려고 한다. 역사를 공부하는 5년 차 베를리너. 지나는 한국 사회에서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 유학하며 느낀 게 있는데 518민주화운동만 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고 세계에서 꼽을 만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독일 사람은 국가가 잘못했다는 걸 이미 어릴때부터 배운다고 하였다. 도시 연구가 준영은 아름다운 광주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게 할 수 있을까 연구한다.

 

서울말이 더 편한 서울살이 7년차 광주 청년 구글전은 광주는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정치적으로 참여하는 분이 많은 도시인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 서울살이 11년 차 PSK는 광고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남자친구가 부산 사람인데 남자친구의 친구가 광주 사람이랑 결혼하면 안 되는데 하였다. 광주라는 도시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생각을 해봤는데 자기검열이 필요하다. 독일의 홀로코스트라는 콘텐츠가 많은데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콘텐츠가 많았으면 좋겠다.

 

승리와 소연은 오랜 연인인 광주 남자와 서울 여자.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들이 목소리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 페미니즘 서점 달리, 을 함께 운영 중이다. ‘달리, 에 쓰인 수많은 여성들의 이야기 위에 광주와 역사, 광주와 여성, 광주와 상징 등 뽀족하지만 말랑말랑한 말들이 쏟아져 내렸다.

 

5년차 방송국 PD. 쩨리는 전주가 고향이다. 아버지가 518민주화운동 때 계엄군이었다고 알고 있다. 아버지가 먼저 이야기를 꺼낸 적은 없지만 <화려한 휴가> 봤는데 무서웠다고 아버지는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실제로는 훨씬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 당시는 시민이나 전경이나 모두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의무경찰 종은 평화롭게 시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광주 하면 용감한 도시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눈앞에 총 든 사람들을 보며 무서운 상황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건 신념 말고는 없다. 광주는 억압에 굴하지 않는 용기의 상징 같다.

 

철썩은 회사원이자 미디어 아티스트. 남자이자 페미니스트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재조명 자체를 비판하는 건 아니다. 페미니즘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집회 현장은 성희롱도 많이 일어난다. 한국 사회를 바른 방향으로 읽는 역사 속에서 오직 남성들이 과잉 대표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명되지 않은 부분이 조명 받았으면 좋겠고 광주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518민주화운동을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 알았다. 자세히 알지 못할 때 영화나 소설로 보는 그날의 광경은 끔찍했다. 이 책을 통해 공부하는 역사가 아닌 여전히 진행 중인 역사의 축 안에서 518민주화운동이 가진 가치와 의미를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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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책 읽어드립니다
조지 오웰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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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고전을 읽으니 이해도 쉽고 재미있게 읽었다. [동물농장]은 동물을 의인화하여 명쾌하고 단순하게 풍자한 사회비판의 명작이다. 메이너 농장에 동물들이 수퇘지인 메이저 영감의 호소로 반란을 일으켜 농장주 존스와 관리인들을 내쫓고 동물들 스스로 농장을 경영한다. 칠계명을 만들고 농장의 이름도 [동물농장]으로 바꾼다. 동물의 삶이란 그저 절망과 노예의 삶에 지나지 않았다. 인간들은 생산도 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유일한 동물이고 우유도 생산해 내지 못하며, 달걀도 낳지 못하고, 너무 약해서 쟁기도 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토끼를 잡을 수 있을만큼 충분히 빠르지도 못한다.

 

칠계명

두 다리로 걷는 자는 누구든지 적이다.

네 다리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자는 모두 우리의 친구다.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어떤 동물도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지능이 발달한 돼지 중 나폴레옹, 스노볼, 스퀼러의 지도 아래 모든 동물은 평등한 공화국 건설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서 땀을 흘렸다. 돼지들은 영리해서 어떤 어려움이 닥쳐올 때마다 해결책을 찾을 수가 있었다. 돼지들의 주도하에 일요회의도 열고 문맹 퇴치의 학습 시간을 갖게 되어 읽기반과 쓰기반은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모든 동물들은 주인 의식을 갖고 농장의 운영에 참여하게 되어 인간 존스가 있을때보다 편안하다는 느낌이었다.

 

동물농장에서 일어난 사건에 관한 소식은 영국 절반가량 퍼져 나갔다. 자신의 소유지에서 쫒겨났던 농장주가 한밤중에 쳐들어왔지만 모든 동물들이 일제히 마당을 둘러싸고 사람들을 공격해서 승리한 것을 외양간 전투라고 한다.

 

풍차 건설을 위하여 스노볼의 계획이 작성되었지만 나폴레옹은 반대에 나섰다. 가장 시급한 것은 식량을 증산시키는 것이며 풍차 때문에 시간을 허비한다면 모두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역설하였다. 나폴레옹은 스노볼을 내쫓고 개 9마리를 내세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함으로 독재 체제를 세운다. 농장방침도 바뀌어 일요회의도 폐지되고 모든 일은 나폴레옹의 측근들이 임의로 결정하게 된다. 나폴레옹은 일요일에도 일을 해야 하고 겉으로는 자발적이고 자유 의사에 맡긴것 같지만 일을 빠지는 동물들은 누구든지 식량 배급이 반으로 줄게 되었다.

 

나폴레옹은 모든 동물들을 모아놓고 스노볼의 비밀 정보원이 우리 중에 숨어 있다며 명령에 복종하지 않으면 무참히 죽였다. 존스 부부가 살던 집으로 들어와 술을 마시고 침대에서 자며 비단 옷을 걸쳐 입었다. 인간에게 목재를 팔기도 하고 돈을 만지기 시작한다. 칠계명도 수정되고 열심히 일만 하던 복서는 도살장에 팔려가는 줄 알고 난리가 났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복서는 죽어갔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던 구호는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욱 좋다는 구호로 바뀌었고,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는 구호는 어떤 동물들은 더욱 평등하다로 바뀐 것이다. 농장 작업을 감독하고 있던 돼지들이 모두 앞발에 채찍을 갖고 서 있는데 조금도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다.

 

전체주의를 혐오했던 조지 오웰은 스페인 내전에도 참가했고, 그 체험을 기록해 1936[카탈로니아 찬가]를 발표했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에는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을 우화로 그린 [동물농장]으로 일약 명성을 얻었다. 스탈린주의를 비판한 최초의 문학작품으로, 그리고 정치 풍차소설로는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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