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주. 생각. - 광주를 이야기하는 10가지 시선
오지윤.권혜상 지음 / 꼼지락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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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이 40주년이 되었다. 광주는 요즘 사람들에게 어떤 도시일까? 시작한 이 책은 12명의 밀레니얼이 바라본 사건과 역사를 넘어 새롭게 광주를 이야기한다. 광고회사 근무하던 카피 오지윤과 아트 권혜상은 한달 넘게 계속되는 새벽 근무와 주말 출근으로 인해 지쳐있었다. 어느 날 칼퇴의 기회가 찾아오고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영감을 얻어 각자의 직업적 능력을 살려 광고 카피라이터와 아트디렉터가 브랜딩의 관점에서 본 광주 인터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두 저자는 광주에 연고도 없을뿐더러 광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 광주에 대해 잘아는 어른들의 이야기는 이미 세상에 많았으니까. 오직 2030세대의 목소리를 담기로 했다. ‘광주리라는 프로젝트 이름을 짓고, 프로젝트의 로고를 디자인했다.

 

광주의 초등학교 교사인 서희, 민지는 학교에서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자세히 배웠다. 교사로서 518민주화운동을 사건위주로 가르치기보다는 가치위주로 가르치려고 한다. 역사를 공부하는 5년 차 베를리너. 지나는 한국 사회에서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 유학하며 느낀 게 있는데 518민주화운동만 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고 세계에서 꼽을 만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독일 사람은 국가가 잘못했다는 걸 이미 어릴때부터 배운다고 하였다. 도시 연구가 준영은 아름다운 광주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게 할 수 있을까 연구한다.

 

서울말이 더 편한 서울살이 7년차 광주 청년 구글전은 광주는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정치적으로 참여하는 분이 많은 도시인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 서울살이 11년 차 PSK는 광고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남자친구가 부산 사람인데 남자친구의 친구가 광주 사람이랑 결혼하면 안 되는데 하였다. 광주라는 도시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생각을 해봤는데 자기검열이 필요하다. 독일의 홀로코스트라는 콘텐츠가 많은데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콘텐츠가 많았으면 좋겠다.

 

승리와 소연은 오랜 연인인 광주 남자와 서울 여자.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들이 목소리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 페미니즘 서점 달리, 을 함께 운영 중이다. ‘달리, 에 쓰인 수많은 여성들의 이야기 위에 광주와 역사, 광주와 여성, 광주와 상징 등 뽀족하지만 말랑말랑한 말들이 쏟아져 내렸다.

 

5년차 방송국 PD. 쩨리는 전주가 고향이다. 아버지가 518민주화운동 때 계엄군이었다고 알고 있다. 아버지가 먼저 이야기를 꺼낸 적은 없지만 <화려한 휴가> 봤는데 무서웠다고 아버지는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실제로는 훨씬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 당시는 시민이나 전경이나 모두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의무경찰 종은 평화롭게 시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광주 하면 용감한 도시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눈앞에 총 든 사람들을 보며 무서운 상황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건 신념 말고는 없다. 광주는 억압에 굴하지 않는 용기의 상징 같다.

 

철썩은 회사원이자 미디어 아티스트. 남자이자 페미니스트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재조명 자체를 비판하는 건 아니다. 페미니즘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집회 현장은 성희롱도 많이 일어난다. 한국 사회를 바른 방향으로 읽는 역사 속에서 오직 남성들이 과잉 대표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명되지 않은 부분이 조명 받았으면 좋겠고 광주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518민주화운동을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 알았다. 자세히 알지 못할 때 영화나 소설로 보는 그날의 광경은 끔찍했다. 이 책을 통해 공부하는 역사가 아닌 여전히 진행 중인 역사의 축 안에서 518민주화운동이 가진 가치와 의미를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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