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는 있어도 차별은 없어요 - 교과서 밖 남녀평등 이야기
카리나 루아르 지음, 페넬로프 페슐레 그림, 이현정 옮김, 나임윤경 감수 / 웅진주니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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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또래 중에는 오빠랑 차별받으면서 자란 친구들이 꽤 있어요. 지금은 엄마가 미안해하시면서 더 잘해주신다고 하지만, 한참 예민한 시절에 남자가 아니라서 차별받았던 감정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요즘은 딸을 낳아도 서운해하시는 부모님들이 적으시지만, 제가 태어날 때만 해도 딸을 낳으면 떳떳하게 미역국도 못 먹고, 산후조리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하네요. 도저히 이해 안 가는 일이지만, 정말 그랬다고 하네요. 기가 막히죠.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여전히 남자와 여자의 할 일을 구분하는 경우가 존재해요. 집안일은 엄마가 해야된다고 알고 있는 아이들이 많아요. 매일 보고 느끼는 것이라 그러겠죠. 아직도 결혼을 하고 아내에게 모든 집안일을 미루고, 자기는 집에 와서 쇼파에서 뒹굴면서 TV를 보는 아빠들이 많을 거예요. 그게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일이라고 착각하죠. 맞벌이가 대세인 시대에 맞지 않는 현상이기도 하고요. '평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가르쳐주고 있는 책입니다.

 

 

 

 

여성이 사회적으로 동등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프랑스에서 남편의 동의 없이 직업을 가질 수 있었던 연도가 1965년이라고 하네요. 놀랍죠. 민주주의가 가장 먼저 자리잡고 꽃필 수 있었던 유럽에서 조차 여성의 위치가 제대로 인정받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요.사우디 아라비아는 아직도 여성의 참정권이 없는 나라예요. 운전면허도 딸 수 없고요. 그럼, 우리나라 사정은 어떤가요?

 

맹활약을 펼치는 여성 정치인들, 기업가들, 예술가들, 운동선수들, 연예인들, 우리 나라 여성들이 없다면 이제 나라 자체가 제대로 존재하기 어려울 듯해요. 겉으로 보기에 여자라서 못하고, 여성이라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은 줄어든 듯보이지만, 막상 가정으로 돌아오면 여전히 불합리한 일들이 많아요. 여자는 돈도 벌고, 집안 일도 하고, 아이도 잘 키워야 하고, 집안 경제도 잘 돌봐야 하고, 살림도 잘 꾸려나가야 하고....어쩌면 예전보다 할 일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책임져야 할 부분도 늘어난 듯하고요. 

 

 

  

          

책을 읽다보면 여자와 남자의 차별 현상이 변해오는 과정이 나와요. 오랜 옛날, 여성의 지위는 형편없었죠. 20세기 이후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조금씩 변화가 찾아오면서 그제서야 여성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었고 사회활동의 기회가 늘어났습니다.작은 변화가 모여, 이제는 여성 우주인이 나타나고, 남성들만의 영역이었던 곳에서 큰 활약을 펼치는 시대가 되었죠. 남성들도 여자가 주로 맡았던 일에 뛰어들면서 남녀 차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요. 

 

남자와 여자가 차별받고 있는 현상, 그것이 좁혀지고 있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그런 문제를 만드는 우리의 습관과 선입견에 대해서 짚어주고 있고요. 여자 아이는 얌전하고 말을 잘 듣고, 글씨도 예쁘게 써야한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버려야 할 듯해요. 남자 아이가 씩씩하고, 절대 울면 안되고 강해야 한다는 편견도 마찬가지고요. 남녀평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과정을 살펴보고, 지금의 문제를 파악하면서 스스로 위치를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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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우리 신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최재숙 글, 이광익 그림 / 보림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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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은 언제부터 신었을까?

TV를 보면 동남 아시아 원주민 중에 맨발로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돌부리에 상처가 나지 않을지 걱정이지만, 단단하게 굳은 살이 박혀 씩씩하게 잘 걸어다니는 걸 보면 조마조마 하면서도 한편으론 건강미가 넘쳐보이기도 하더군요. 오래전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발을 보호하며 살았을까? 그림책을 통해서 그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어요. 처음에는 풀잎이나 나무토막을 발에 대고 끈으로 묶어서 다녔다고 하네요. 그것을 고정시켜서 만든 것이 샌들 모양의 신이고요. 언제부터 신발을 신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해요. 나무나 풀은 썩어서 흔적이 남지 않아 있으니까요. 대략 도구를 사용했던 구석기부터 발을 보호하는 모양의 물건이 있었을 거라고 짐작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신발이 진화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의 역사를 엿볼 수 있어요. 신분 차이가 있었던 시대에는 계급에 따라 신발 모양과 소재가 달랐고요. 특별한 날에 신는 신발이 따로 있었다고도 하네요. 신발의 재료는 정말 다양해요. 나뭇잎과 풀잎을 신으로 삼기도 하고, 짚으로 만들어 신기도 했죠. 짐승의 가죽이나 나무가 재료가 되기도 했고요. 심지어 북극곰의 발을 신발 모양으로 신고 다니기도 했다네요. 추운 지역에서는 그게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었겠죠. 

 

신발 바닥에 못이 박힌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어요. 절대 미끌어지지 않았을 것 같아요. 왕이 신던 신발은 역시 화려하고 고귀해 보여요.  고려시대 승려들은 신발에 방울을 달고 다녔다고 하네요. 그럼 벌레들이 미리 알고 피할 수 있었겠죠. 무거운 금동으로 만들어진 신발도 있어요. 그걸 신고 다니려면 엄청난 체력이 필요했을 듯해요. 

 

 

        

 

 

        

 

시대마다 신발의 종류는 다양해요. 신발을 만드는 재료도 다양하고, 모양도 제각각이죠. 눈이 많이 오는 곳에서는 설피를 만들어 신었다고 하고요. 그럼 눈속에 발이 푹푹 빠지지 않았겠죠. 옛날에는 측간에 신발을 빠뜨리면 측신이 화를 낸다고 하여 떡으로 빌었다고 하네요. 야광귀신 이야기도 재미있었어요. 신발과 관련된 옛이야기들은 흥미로워요.

 

 

 

    

    

 

신발이 없으면 얼마나 불편할까요. 아마 외출도 마음껏 못하고 ,발에는 늘 상처를 달고 살겠죠. 신발은 정말 소중해요. 신발의 역사를 통해서 당시 문화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어요. 역사적인 의미도 짚어볼 수 있었고요. 지금은 다양한 신발들이 존재하죠. 엄마의 뾰족구두, 아빠의 납작구두, 운동화...신발 덕분에 우리는 맘껏 운동도 하고 외출도 하고, 때로는 멋을 부리기도 하죠. 옷만 잘 입고 신발을 아무거나 신으면 제대로 된 멋쟁이라고 하기 어려워요. 기능적으로 미용적으로 신발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이에요. 신발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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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은 어디 있을까? 그림책은 내 친구 31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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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이렇게 예쁜 천들을 구했을지,

너무 너무 갖고 싶은 알록달록한 천들을 보면서 눈이 즐거웠습니다.

실제로 천을 꼬매고 모양을 만든 것이라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로 한 땀씩 바느질한 모습이 다 보여요.

섬세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그림이에요.

 

 

                         

 

 

 

여백이 많은 그림책이지만

자꾸 들여다보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작품입니다.

사랑이 충만한 엄마의 눈으로

바라보는 딸은 너무 너무 사랑스러운 존재죠.

작가는 딸의 좋은 점만 말하고 있지 않아요. 눈으로 보이는 것 말고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걸

늘 강조하는 작가답게 성격의 이중성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있죠.

얌전하다가도 거칠어지기도 하고

친절했다가 사나워지기도 하죠. 조용하다가 시끄러워지기도 하고

으르렁거리다 순해지기도 하죠.

아이의 성향은 매일 변해요. 순간순간 달라지기도 하고요.

그런 모습을 자연스럽다고 말해주고 있어요.

사나워지고 거칠어지는 것조차

아이가 갖고 있는 모습 자체죠. 항상 방긋거리며 웃고 있고

엄마 말도 잘 들으면서

스스로 자기 일도 잘하는 아이는 이 세상에 절대 없어요. 엄마들이 기다리고 바라는 아이의 모습은

존재하지 않는데도, 엄마들은 늘 꿈꾸죠.

언젠가 우리 아이가 순해지고

엄마 말도 고분고분 잘 듣고, 여리면서도 사랑스럽기만한 아이가 될 거라고 말입니다.

 

 

              

 

 

                   

 

 

 

그럴 리가 있나요.

어른도 완벽하게 좋은 사람은 없는데..아이에게 그런 걸 기대하다니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헛된 꿈을 꾸고 있었나 봅니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살면서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사소한 것들,

무심하게 지나치면서 지냈던 소소한 것들을 잘 짚어주는 작가예요.

그림책을 읽으면서

아...맞다!  내 생각이랑 똑같아!

라고 맞장구를 치게 되네요.

 

동물들이 등장하면서 친근함을 줘요.

사나워지는 모습은 악어를 통해서, 얌전한 모습은 토끼를 통해서,

친절한 모습은 돌고래를 통해서

말하고 있죠.

 

 

 

누군가 잠옷이나 이불, 베갯보로 사용했던 천들을 모아

손바느질을 했다고 하네요. 얼마나 정성스러워보이는지, 자꾸 들여다봐도

싫증나지 않아요.

퀼트의 매력이죠. 체크무늬 물방울 무늬

다양한 색깔의 천들이 모여서 딸을 사랑하는 엄마의 푸근한 마음을 표현해 주네요.

마지막 장에 딸의 모습이 나와요.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예쁜 소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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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이 엄마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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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이 더덕더덕 붙어있는 고양이 좀 보세요. 뚱뚱하고 욕심많은 고양이처럼 보이죠. 인정머리라고는 눈꼽만치도 없어 보이고요. 남이 애써 낳아놓은 달걀을 좋아하는 염치없는 고양이랍니다. 다른 이들은 '니양이' 라고 부르네요. 닭장을 어슬렁거리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방금 낳은 듯한 달걀을 꿀꺽 훔쳐 먹어요. 맛있다고 냠냠거리는 표정으로요.

 

 

    

 

 

 

 

달걀을 먹은 니양이는 정말 얄미웠어요. 남의 새끼를 날름 먹어버리는 욕심쟁이!!

갑자기 똥이 마려운 니양이는 그만...똥 대신 병아리를 나았답니다. 역시 백희나 작가님다워요. <구름빵>을 처음 읽어봤을때 어리둥절했던 마음이 생생하게 떠올라요. 도무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인데, 진짜 같은 생각이 드는 건 왜 일까요? 그리고 등장인물의 마음을 실감나게 그려놓아서 정말 내 일같고 내 가족의 일처럼 느껴져요.

 

 

 

 

 

병아리를 낳은 니양이는 조금씩 달라져요. 여전히 욕심꾸러기같은 몸매를 유지하지만, 마음은 바뀌었어요. 병아리를 사랑하게 되었죠. 병아리에게 깨끗한 음식을 골라주고, 위험한 곳에 가지 말라고 잔소리를 하죠. 마치 엄마처럼이요. 똑같은 모습인데 병아리를 사랑하게 된 니양이는 푸근한 분위기를 풍겨요. 외모보다 행동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더 큰 역할을 하는 게 분명해요. 우직하고 믿음직스럽고 ,심지어 마음이 넓어 보이기까지 하네요. 니양이의 이름도 바뀌네요. '삐약이 엄마'가 되었죠. 니양이도 그 이름이 썩 맘에 들었나 봐요.

 

 

제가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 중에 낳아준 엄마와 키워준 엄마 사이에서 고민하는 아들이 나오는 게 있어요. 그 드라마가 생각나요. 낳아준 정도 깊겠지만, 키워준 정 만큼은 아닌 듯해요.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별별 생각을 다하고,이런 저런 일을 다 겪은 엄마가 진짜 엄마죠. 그래서 니양이가 대단해 보여요. 아마 니양이도 행복했을 거예요. 사랑하는 대상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분명 그랬겠죠. 단순하지만 따뜻함과 포근함이 여기저기 숨어있는 예쁜 그림책입니다.

 

  

 

 

 

 

<구름빵> 을 만든 작가의 그림책이랍니다. 얼마전에 작가의 인터뷰를 본 적 있는데, 괜히 화가 났답니다. 제가 좋아했던 <구름빵>이라는 책의 속사정을 알게 되었어요. 차라리 몰랐으면 그냥 좋아하는 그림책으로 남았을 텐데....손가락 인형, 구름빵 인형, 퍼즐...제가 좋아했던 모든 것들이 어쩌면 작가의 의지와 다르게 만들어진 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실망했어요.그래서 백희나 선생님의   <삐약이 엄마>를  꼭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홧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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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6
로이스 로리 지음, 조영학 옮김 / 비룡소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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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저마다의 과거와 상처를 품고 사는 사람들이었지만, 아픔을 잊을 만큼 서로를 위하고 챙겨주는 마음이 풍요로운 곳이었다. 맷티도 그랬다. 더럽고 도둑질이나 일삼는 형편없는 아이는 이제 없다. 마을 지도자의 명을 받고 다른 공동체에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으로 달라졌다. 그리고 특별한 능력도 갖고 있다. 그걸 아는 사람은 몇 안된다. 겉으로 보기에 평범하고 심지어 행복해보이는 마을에 이상한 기운이 넘쳐나기 시작한다.

 

묘한 소설이다. 만만치 않은 주제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다 읽고나니 마음이 복잡해진다. 생각할 거리가 너무 많다. 이상한 캐릭터를 자꾸 떠올리게 되고, 그들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또 생각해본다. 왜 그랬을까? 그의 정체는 뭘까? 진짜 있었던 일은 아닐거야. 갑자기 왜? 끊임없는 호기심이 생긴다. 문제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잘 모르겠다. 맷티가 살고 있었던 마을은 점점 변하고 있었다. 우리 사회의 일면을 말하고자 한 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만들어놓은 덫에 걸려 스스로 무너지는 미래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설마...

 

처음 그들은 무척 안정되어 보였다. 맷티와 함께 사는 맹인 아저씨는 마음으로 보는 사람이다. 그래서 '보는 자'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마을을 이끄는 지도자는 대단한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너머를 볼 수 있는, 초능력자다.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키라는 맹인 아저씨의 딸이다. 맷티를 이끌어주었던 조언자는 선생님이다. 얼굴의 반이 모반이다. 조언자의 딸은 아름다운 소녀다. 맷티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이상한 기운이 싹트기 시작한다. 맷티가 관심갖던 게임기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거래장에 나서는 것이다. 필요한 것을 사고 팔 수 있는 곳이다. 맹인 아저씨는 맷티가 그곳에 관심갖는 것조차 못마땅해한다. 왜 그랬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필요한 물건을 구하는 곳인 줄 알았던 거래장이 왜곡되기 시작한다. 아니 처음부터 잘못된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이었는지도 모른다. 물건이 아닌 사람의 진심과 능력을 주고 받는 묘한 곳이었다. 조언자였던 선생님이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듯하다. 사랑을 갖고 싶었던 그는 훨씬 소중한 것을 내버린다. 그리고 변한다.

 

 

   

           

 

 

중반부까지 대체로 편안하게 읽었는데 마을이 폐쇄되는 것으로 결정되고, 맷티가 키라를 데리러 숲을 넘어가면서부터 긴장감이 넘친다. 키라가 가꾸어놓은 정원과 집에서 묵은 하룻밤이 평화를 느낄 수 있는 마지막이었다. 둘이 마을로 향하는 과정, 숲을 지나오는 여정은 끔찍하고 답답하고 무섭다. 넝쿨이 온 몸을 휘감고, 독벌레들이 우글거리는 곳, 상처가 몸을 뒤덮으며 의식을 점점 잃어가는 모습, 둘은 죽음과 가까워지는 듯했다. '너머'를 볼 수 있는 지도자가 나서고...그들을 구하러 떠나지만...

 

 

맷티는 자신이 '메신저'가 되기를 기대했다. 그는 '치유자'로 다시 태어난다. 물론 육신은 저 멀리 떠나갔지만, 그의 영혼이 남아 우리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나를 버리고 세상을 구한다는 말에 대해 생각해봤다. 내 자신의 일이라면 반갑지 않지만, 구경꾼으로 지켜본다면 정말 감동적이고 멋진 일이다. 이 세상은 맷티같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 점점 변해가는 사회, 아픈 이들이 늘어나고, 서로를 의심하고 상처 입히면서, 심지어 의식하지 못한 채로 말이다. 누가 맷티가 되고 싶을까? 맷티는 치유자가 되고 싶었을까?  답답하지만,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를 말하고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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