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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이야기, 아이는 들어주는 만큼 자란다
박문희 지음 / 보리 / 2009년 4월
평점 :
아이들의 말을 시처럼 여겨라~
동시를 쓰는 작가만 그렇게 생각해야하는 줄 알았어요. 아이가 하는 말을 문학작품으로 생각하기는 커녕, 들어주는 둥 마는 둥, 그렇게 받아들였던 저에게 채찍같은 말이었어요. 하루종일 묻고 이야기하는 아이와 함께 지내다보면 어느새 지쳐버립니다.말썽을 피운 일을 야단치고 밥주고 청소하고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하루가 어찌 지나가는 줄 모르는 경우도 많아요. 모든 엄마들은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게 최고라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지키기 참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노력은 하지요. 노력하면서도 여전히 제가 더 큰소리로 더 많은 말을 하며 지내고 있어요.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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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감동스런 말 속에 아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고,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다 들어있습니다. 그 또래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 아이들 말 속에 다 있습니다. 이렇게 마주이야기 교육은 아이들이 주인공인, 아이들이 이끌어 가는 교육입니다. (p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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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이야기 교육이라는 낯설지만 귀가 솔깃해지는 단어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다 보면 아이의 생각이나 마음을 잘 헤아려줄 수 있고, 그것이 아이에게 자신감으로 돌아와 똑똑하고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다고 하네요. 내가 말하고 싶은 만큼 아이도 말하고 싶은 게 있을 텐데, 그 마음을 헤아려주며 살지 못한 것 같아 속상했어요. 말도 잘하고 자기의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아이에게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글쓰기를 하라고 하면 쓸 말이 없다는 아이들이 많다네요. 그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는 것이고, 결국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거라고 합니다.
30년 이상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생활하고 20년 가까이 마주이야기 교육을 실천해온 작가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실제 아이들의 이름이 나오고 주고받는 대화가 실려 있어요. 아이들이 했던 말을 읽어보면서 저 혼자 웃었어요. 역시 아이다운 말에 감탄을 했지요. 많은 아이들과 엄마들을 만나면서 기억에 남는 말들을 적어놓으신 거라 저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특히 또래가 선생님이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아요. 저희 유진이도 친구들이 하는 걸 따라합니다. 말도 그림도 행동도, 어디서 저런 걸 배웠을까 궁금해하면 꼭 유진이 친구들이 비슷하게 그런 모습을 갖고 있더군요. 친구를 경쟁자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서로 배우고 자극을 주는 동반자로 생각해야 한다는 선생님 말씀이 참 좋았습니다.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방법, 아이를 혼내는 방법, 아이의 진짜 속마음에 대해서 배워볼 수 있는 책이에요. 뒷부분에 제가 궁금했던 문제에 대한 답이 시원하게 나와있어서 정말 도움이 됐어요. 평소에 궁금하고 자신없었던 것들에 대해 콕콕 집어서 이야기 해주신 선생님이 존경스럽네요. 아이는 들어주는 만큼 자란다는 말을 깊이 새겨두어야겠어요. 아이를 크게 만들 수 있는 건 엄마의 노력과 인내인가 봅니다. 마주이야기를 공책에 써보는 것도 꼭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