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와 펠레의 가슴 따뜻해지는 우정이야기

고고와 하얀 아이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7
바르브루 린드그렌 지음, 안나 회그룬드 외 그림, 최선경 옮김 / 보림 / 2009년 5월

세상에는 참 멋진 아빠들이 많아요. 펠레의 아빠도 그 중 한 사람이에요. 커다란 배의 선장인 아빠는 머나먼 나라로 떠나면서 아들을 데리고 갑니다. 배를 타고 긴 여행을 하게 된 펠레는 아주 신이 났어요. 배만큼 큰 고래도 보았어요. 눈으로 인사하는 문어도 만났구요.금빛 은빛 물고기의 폴짝 춤도 볼 수 있었어요. 아빠와의 여행은 신나고 즐거운 일이었지요.

 

그러던 어느날..평화로움이 와장창 무너지고 말아요. 비바람을 만나 배가 뒤집어져요. 수영을 못 하는 펠레는 열심히 허우적 거려요. 씩씩하지요. 힘차게 헤엄친 덕분인지 펠레는 물에 떠밀려가지 않고 살아 남아요. 낯선 뭍에 도착했어요. 그곳에서 고릴라, 고고를 만납니다.처음에는 털도 많고 시커먼 고릴라가 이상하게 보였지만 곧  둘은 가까워져요. TV에서 본 고릴라가 생각났기 때문에 고고랑 금방 친해질 수 있었어요.

 

다른 동물들은 부러워합니다. 하얀 아이 펠레를 갖고 싶었지만 펠레는 고고의 것이라고 하네요. 이부분에서 웃음이 나와요.  누가 누구의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아이다운 생각인 것 같아서요.아이들은 물건이든 사람이든 자기 것으로 만들어 소유하는 걸 좋아합니다. 나와 친했던 아이가 다른 친구와 가까워지면 샘이 나는 게 바로 그것 때문이지요. 아직 덜 성숙한 어른에게도 그런 마음은 남아있을 수 있겠지만요. 고고와 펠레는 서로 오렌지와 바나나와 호두를 나누어 먹으면서 사이좋게 지냅니다.

 

펠레는 행복했지만, 한편 심심했어요. 고고는 사랑하는 친구를 위해 다른 친구들을 데려옵니다. 숲에 사는 갈색 아이들과도 잘 지내게 됩니다. 고고는 처음에는 펠레의 하얀 가죽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참 곱다고 여겨졌어요.자신과 다른 점을 받아들이고 친해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펠레, 펠레, 펠레!"

누군가 하얀 아이를 찾네요. 바로 펠레의 아버지가 찾아 오셨어요. 배가 뒤집혔을 때 반대편으로 휩쓸렸기에 이제 오신거라 하네요. 다행이지요. 아빠를 찾았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펠레는 이곳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아빠와 배를 타고 가다가 펠레는 눈물을 흘렸어요. 친구들이 그리웠거든요. 펠레의 아빠는 마음이 따뜻한 분이었어요. 슬픈 펠레를 위해 다시 고고가 있는 곳으로 와주었어요.그리고 좁지만 아늑한 고고의 집에서 함께 지냈어요. 집이 그리워지면 잠깐 배를 풀어 다녀오기도 했구요. 참 행복한 삶이지요.

 

하고 싶은 대로, 가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다면 인생이 너무 신나겠지요. 펠레가 사는 삶은 누구나 꿈꾸던 바로 그것입니다. 마음가는 대로 살게 되는 삶..제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세상이기도 하구요. 모든 하고 싶은 일이 있고 좋아하는 일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지요. 그것을 찾아 이루는 것이 우리 삶의 목적이 아닐까요.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 보세요.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꿈꾸지 않으면 신나는 일도 즐거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펠레처럼 고고처럼 펠레의 아빠처럼, 자유롭게 꿈을 이루며 살아보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