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의 조건 - 군림할 것인가 매혹할 것인가
이주희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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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많이 하게 만드는 책이다.

순수 단일 민족의 자부심은 정당한 것인가?

승자독식이라는 말이 정당화 된 것처럼 느껴지는 세상에서 정말 관용은 필요한 것인가?

부족한 것이 많은 나라가 강대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것인가?

우리는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을 가진 나라인가?

나는 관용과 매혹에 익숙한 사람인가?

 

강한 것이 아름다움으로 추앙받는 세대에 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1등을 추앙하는 세상에서 그런 교육을 받고 또 최고가 되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미덕으로 살아간다. 그런 사회가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사회의 기본은 내가 투자한 것 혹은 희생한 것에 대한 보상 심리를 지워 버릴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은 강한 것은 허락하되 독식은 지양하는 것을 권고한다. 한 나라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한 나라의 구성은 개인의 사고의 집합체 이며 그로 만들어진 사회의 확장 개념인 국가에 대한 포괄적인 문화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즉 강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배경과 마인드 사회적 통념과 배경 등을 설명하며 강자의 조건을 설명하고 있다.

 

강자의 조건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것 보다는 로마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를 주름잡았던 주요 국가들의 흥망성쇠를 알아보면서 배워야 할 점을 찾아내고 있다는 것이 더 이 책의 흐름에 맞다 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PD 이면서 작가인 저자가 찾아내는 이 긴 역사의 여정에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관용과 매혹 그리고 포용이며 변화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제도나 기술이 중요하다는 것 보다는 그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과 기술을 시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즉 사람이 강대국의 조건이며 사람의 생각이 한 국가를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강대국으로 혹은 강대국을 약소국으로 전락 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가의 이야기 이지만 그 국가를 끌어 나가는 지도자와 그 지도자의 관점과 사상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었음을 놓치지 않고 찾아간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탁월한 군사적 지식과 용맹함으로 무장한 한니발이 로마를 무너뜨리지 못한 것은 이민족의 집합인 로마의 지도층이 오래전 그들을 정복하고 남겨준 유산을 넘지 못했다. 정복자로서의 권리를 찾는 일에 열중하기 보다는 정복한 지역의 사람을 로마의 시민권을 주고 성장을 시키며 노예도 지배층이 될 수 있는 제도적 관용이 남아 있었던 로마의 정신을 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혹독한 유년시절을 보내야 했던 칭기즈칸의 후예들은 적은 병력으로 세상을 정복해 나가면서 이 문물을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하였습니다. 대항하는 자들에게는 혹독한 죽음을 선물하였으나 항복하거나 일단 정복한 지역의 사람들은 동등한 대우를 해주고 심지어 양자로 삼아 지배 세력에 편입을 시키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진심으로 그들의 백성이 되고 전쟁에서 그들을 위해 싸우며 새로운 지역을 정벌하여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여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한 권리를 나누어 줍니다. 변방의 소국 영국이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넘어서 세계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원주민이 하나 없다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미국 땅에서도 국가가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의 배경에는 이민족 혹은 다수의 사람들의 생각과 사상이 한 곳으로 집중이 되어 국가를 형성하고 만들어진 국가는 세계의 표본이 되며 정복을 거치지 않더라도 스스로 문화적 정치적 군사적 종속을 하게 되어 강자로 군림하게 되는 것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강대국의 성장 속에는 자신들이 가져야 할 기득권이라 생각하는 부분을 포기하고 더 낳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 내가 남들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상대적 우월감이 아니다. 절대적으로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면 남들에게 좋은 것이 나에게도 좋은 것이다. Page 57

 

힘든 일이지만 실천한 국가와 사회가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시련을 겪었던 미국이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긍정적인 방향에서 노예문제, 인권 문제 등을 해결해 나가면 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음을 되 집어 보면 되는 것이니까요.

 

책장을 모두 넘기고 나서 드는 생각은 저자의 서문에 나온 바나나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강대국 이야기를 하는 마당에 바나나의 품종에 관한 이야기를 들고 나온 저자의 마음속에는 아마도 우리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입니다. 순수혈통을 자랑하는 우리, 지금도 이주 노동자 문제로 골치 아픈 우리, 우리는 그들에게 동등한 대우를 해주고 있는 것이며 그들의 장점을 취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국가가 강성해 지려면 국민이 먼저 강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국가가 매혹적이려면 국민이 먼저 매혹적인 사고를 가지고 베풀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도 마찬가지겠죠. 한 국가의 강성함의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일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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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개가 행복하다 - 시나위 신대철의 음악 인생 그리고 바른음원 협동조합
신대철.김철영 지음 / 알마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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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을 하는 사람들 하면 생각나는 것은 고집이다. 그리고 반항 혹은 저항 같은 것들 그 것이 그들의 상징인 것 같다. 음악은 잘 모르지만 특히 자신의 색깔이 있는 사람은 더욱 더 그렇다. 대중과 잘 소통하지 않으며 메니아 층을 형성하고 그들만이 즐기며 그들만의 세계에 빠져 사는 사람 같은 느낌이다. 정말 그럴까? 얼마 전 모 프로그램에서 신대철이 심사위원으로 나오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봤다. 심사위원 네 명이 모두 록을 하는 사람들이었는데 분명 이들의 색깔을 달랐다. 심사점수 역시 달랐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가 더했다. 분명 심사를 받는 밴드는 열이 받을 수 있는 일이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밴드에게는 100점 다른 스타일의 밴드에게는 0점 극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게 된 이유가 거기 있었던 것 같다. 소위 말하는 고집의 근거가 무엇인지 그리고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인데 일정한 경지에 오르면 모든 부분에서 포용할 수는 없는지 하는 생각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예술 작업은 이기적인 작업이야. 심지 있게 이기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느냐, 그걸 끝까지 관철할 수 있느냐, 그게 예술이야. 평가는 후대의 역사가 하는 거고 -Page 90

 

초반부터 이런 말이 나온다. 결국 예상을 빗나가지는 않은 것 같다. 자신 만의 색깔을 구사하겠다는 거겠지? 처음 책을 집어 들었을 때의 궁금증은 이 한 줄에서 대부분 해소 되었다. 그들이 음악적인 견해로 흩어지고 뭉치고 다시 헤어지는 일을 반복하는 지 대략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내 궁금증은 자연스럽게 풀렸고 책을 조금 이야기 하자면 이렇다.

 

시나위라는 그룹의 변천사를 이야기하는 이 책에서는 많은 주제를 담고 있다. 먼저 신대철 개인의 가족사와 음악을 접하게 된 이야기, 그리고 시나위를 거쳐 간 많은 뮤지션들의 이야기, 또 정치적으로 군사정권을 지나오면서 음악이 가져야 했던 방향과 일탈 같은 것 혹은 그 속에서 성장한 음악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기획사 이야기와 배고픈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김종서, 서태지, 임재범,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팬들이야 알고 있는 이야기 일 수 있지만 나는 임재범이 시나위였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았고, 김종서가 신태철과는 거의 애증의 관계같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서태지 앨범에 기타를 신대철이 쳐 준 것도 처음, 서태지가 은퇴할 때 신대철이 테러 비슷한 것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처음 뭐 이렇게 가요계의 뒷이야기 같은 것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곤 대쪽 같은 록 스피릿도 나이가 들면서 포용하게 되는 일반적인 삶의 자세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신대철의 인생을 통해서 말이다. 나도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꼭 그래야만 할까? 그냥 살고 싶은 대로 살면 안 되나? 살기 힘드니까 어쩔 수없이 그렇게는 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버텨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지금도 담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도 철이 덜 들었을지도 모른다. 누가? 내가...

 

타협을 잘 못 했던 거지. 사회생활이라는 것 자체를 아예 몰랐던 것 같아. 정말 몰랐어. 너무 나의 세계에 꽁꽁 갇혀 있다가 어느 날 밖을 내다보니까 눈 내리는 겨울이네?” 이런 느낌...

-Page 134

 

잘 몰랐던 한 사람의 인생을 또 보게 되었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것은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있고 지금도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살고 있는 사람을 만나 기운이 돋는다. 음악이야기로 시작을 해서 사회문제 이야기로 끝을 맺어서 뒷맛은 개운하지 않지만 그래도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사회를 보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은 아직 주관과 생각이 명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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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빼빼로가 두려워
박생강 지음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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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소설과 소설 속에 현실이 있고 현실과 소설 속에는 상상이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한 편의 소설을 읽고 있다가 갑자기 현실로 돌아왔다. 현실의 등장인물과 소설의 등장인물은 우연을 가장하지만 일종의 상관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상관 구조 속에서 사람마다의 특성을 보이려 하고 있다. 어쩐지 연관구조가 가지고 있는 것이 상관성이 없어 보일 때쯤 또 다른 상상이 들어온다. 별에서 온 그대 같은 상상이 그려진다. 별그대처럼 멜로는 아니지만 그 속에는 무언가를 담고 싶어 하는 작가의 열망이 담겨져 있을지 모르겠다.

 

특별한 제목에, 얼마 지나지 않은 정체불명의 연인들 기념일 즈음에 책을 받아 보았다. 호기심 반, 궁금증 반, 국내 소설을 출간하지 않았던 출판사이기에 호기심이 생겼고 제목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 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내손에서 하루를 못 견디고 결말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말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예전에 이 출판사에서 국내작가의 소설을 출간한 적은 있었다고 함.) 쉽게 읽히고 재미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상상력은 여느 소설이 가진 것의 두 배 혹은 세배쯤 넘어 선 것 같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느낌으로 책장을 넘겼다.

 

소설 속에 소설을 배치하는 구조와 에일리언 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외계인과 인간과의 혼혈인의 등장, 외계에서 온 미 생명체가 인간을 지배할 것 같은 발상은 어쩐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느낌이다. 꼭 그런 것이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아니지만 작가는 지루한 일상 즉 지금의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에 조금은 지루함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막대과자 하나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그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보려는 의미 보다는 막대기에 대한 인류의 집착 같은 것에 그리고 막대과자가 담고 있는 달콤함 혹은 다른 맛의 의미를 담아내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타인과 타인이 마주칠 때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철판 하나를 깔아 두기 마련이었다. 너무 얇아 눈에 보이지 않지만 민얼굴을 온전히 가려 주는 철판. Page 66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인간의 모습과 과자를 둘러싼 무언가와 일치 하지 않나? 그 이상한 동질감을 나는 막대과자 속에서 인간의 얼굴을 찾아보았다. 내면에 퍽퍽한 밀가루를 담고 있지만 겉은 달콤한 그 무엇으로 위장한 사람들의 모습.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닮지 않았을까? 나만의 비약일 지도 모르지만....

 

황당하면서도 재미있고 재미있으면서 뭔가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책이었다. 무언가를 전달해 주는 것 같은데, 이야기에 푹 빠져서 그런지 의미를 찾기는 쉽지 않은 것 같고 그렇다고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지도 않고 굳이 가져다 맞추려고 한다면 주술사의 모습은 사람의 어린 본성과 같지 않았을까 한다. 그 것이야 말로 어디로 발전될지 어떤 모습으로 사람을 변화 시킬지 모르는 그런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많은 형질이 주인공처럼 우리 몸에 담겨져 있지만 우리는 선한 것만을 골라 쓰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 정도...

 

휙휙 읽고 나서 재미있습니다. 정도로는 마무리가 잘 안 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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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쉼표, 라오스 - 박정호 기자의 라오스 종단 여행수첩
박정호 지음 / 밥북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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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탁발행렬이 인상적인 나라 라오스의 모습은 고요하고 밝은 나라로 비쳐진다. 비록 가보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에 소개된 모습은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과 우기의 습한 날씨에도 좋은 풍경과 맑은 미소를 간직한 나라로 그려진다. 여행은 그런 환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정보를 몸으로 체험하는 시간이 된다. 기자인 작가는 15일간의 멋진 여행을 기획한다. 아직 때 묻지 않은 나라 라오스를 걸어가 본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정보는 라오스는 사회주의 국가였다. 전혀 몰랐던 사실이고, 프랑스의 식민지였다. 우리가 아는 사회주의 국가에 불교의식인 탁발이 기억나게 하는 것은 역시 치우친 사상교육의 흔적 때문인가? 정형화 되고, 틀에 짜여 진 듯한 삶을 살 것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라오스는 세계의 어떤 나라보다 편안한 인상을 주는 곳인가 보다. 기자이자 이 책의 작가이 박정호는 책 곳곳에 그 편안한 라오스인의 일상과 여유를 가지고 그 세계를 담고 있는 여행객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얼마 안 된 것으로 기억한다. 케이블 방송에서 젊은 친구 셋이서 라오스 북부를 여행한 기록이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다. 많지 않은 생활비를 가지고 그들이 라오스에서 넉넉하게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그들이 느끼는 넉넉함 이 아마도 이 책의 코스와 그대로 닮아 있다. 비슷한 또래의 젊은이들이 무작정 떠나는 여행이라 해도 그렇게 편안함을 줄 수 있을까? 아니 그리고 여행은 음식 풍경 그리고 사람을 남긴다. 젊은 사람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처럼 상품화 정형화 된 여행 코스를 만들어 가는 여행 상품을 찾아 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그런 상품에 익숙한 것 뿐인 것 같다. 내가 계획하고 내가 알아보고 어디를 가더라도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혼자라는 외로움도 떨구어 내면 여행은 많은 친구를 만들어 준다.

 

여행을 하면 일상을 벗어나 나에 대하서 생각할 수 있어. 일상에 묻혀 우리가 보지 않았던, 보기 두려워했던 것을 직시할 수 있거든. 가족들하고도 여행을 가지만, 진짜 여행은 이렇게 혼자 다니는 거야. - Page 167

 

60대 프랑스 할머니가 작가에게 해준 말이다. 혼자 여행을 떠나본 기억이 언제인지 더듬어 보았다.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았지? 회사를 그만두고 열심히 놀다가 다시 취직할 거라는 여행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일자리가 있는 니들은 좋겠다. 우리는 한 번 떠나면 돌아오기 힘들어.. 쩝 아마 이것도 여태 내가 여행을 혼자 떠나지 못하는 변명의 일부가 되겠지?

 

라오스의 여행은 저렴한 물가와 밝은 미소를 가진 그들의 웃음 그리고 불교문화가 전해주는 정숙함과 고요함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나라인 것 같다. 조금 불편함을 담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것은 시골길에 담긴 하나의 덜컹거림 정도로 들렸다. 그 덜컹거림도 이젠 추억처럼 들리는 것을 보면 오랜 시간 떠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사무치게 하는 책이었다.

 

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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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간 - 일러스트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호세 무뇨스 그림 / 미메시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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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돈되지 않은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 일 같다. 카뮈의 유작이라고 하는 최초의 인간은 일러스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중심과 의미를 찾아가가기 쉽지 않았다. 처음부터 들었던 제목 최초의 인간이라는 의문도 쉽게 풀리지 않았다. 무엇이 최초의 인간임을 말하는 것인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책장의 무게는 일러스트의 무게감만큼이나 무겁게 넘겨졌다.

 

자크 코르므리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예사롭지 않다. 낯선 마을에 도착 하자마자 출산을 하게 되는 자크의 어머니 그리고 그 출산 이후 40년을 훌쩍 뛰어넘는 다음 장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고리는 처음에는 자크의 아버지 앙리 코르므리에 대한 기억을 더듬는 내용으로 오해 할 뻔 했다 자크의 출산 이후 1년 뒤 전장에 나가 전사한 앙리로부터 이야기의 시작은 출발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자크의 기억을 넘나든다.

 

경제권을 쥐고 있는 엄한 할머니에 대한 기억과 친구들에 대한 기억, 삼촌에 대한 추억이 주 소제로 삼아지고 있다. 공통적인 점이 있다면 가난 하다는 것으로 수렴한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가난을 버티는 이야기의 중심은 아무것도 없이 자란 자크의 일생을 지배하고 있다. 그렇게 성장한 자신의 기억을 그는 아마도 최초의 인간이라는 것에 귀결 시키려 하였던 것 같다.

 

유작이 아니었다면 번역에 대한 투정을 하던 지 아니면 편집과 시점구성에 대한 불편함을 투덜거렸을지 모른다. 작가의 의도를 모르는 상태에서 글로 남아 있는 것 그대로를 출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읽는 동안 많이 힘들었고 조금 어렵게 느껴지고 내용도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카뮈라는 이름의 명성은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들어 주었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부분을 조금 이나마 느낄 수 있게 하여 주었다고나 할까?

 

나의 내면에는 끔찍한 공허가, 가슴 아픈 무관심이 도사리고 있어서 ····” Page 54

 

많은 추억과 기억이 남아 있음에도 이야기는 자크의 무언가 모를 빈자리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 속에는 방관자적 모습도 같이 남아 있어 그는 그렇게 세상을 살아간다. 무언가 가장 중요한 하나가 빠져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혹시 아버지의 부재가 가져온 공허함 일 수도 있고 가난이 가져온 무관심 일 수도 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아니 태어나서부터 누군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자라는 스스로의 인간을 그는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힘들게 읽었지만 지금도 카뮈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읽는 사람의 몫이라고는 하지만 읽고도 헛갈리는 것은 아마도 유작이라는 것 때문 일까? 나만 그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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