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쉼표, 라오스 - 박정호 기자의 라오스 종단 여행수첩
박정호 지음 / 밥북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긴 탁발행렬이 인상적인 나라 라오스의 모습은 고요하고 밝은 나라로 비쳐진다. 비록 가보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에 소개된 모습은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과 우기의 습한 날씨에도 좋은 풍경과 맑은 미소를 간직한 나라로 그려진다. 여행은 그런 환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정보를 몸으로 체험하는 시간이 된다. 기자인 작가는 15일간의 멋진 여행을 기획한다. 아직 때 묻지 않은 나라 라오스를 걸어가 본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정보는 라오스는 사회주의 국가였다. 전혀 몰랐던 사실이고, 프랑스의 식민지였다. 우리가 아는 사회주의 국가에 불교의식인 탁발이 기억나게 하는 것은 역시 치우친 사상교육의 흔적 때문인가? 정형화 되고, 틀에 짜여 진 듯한 삶을 살 것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라오스는 세계의 어떤 나라보다 편안한 인상을 주는 곳인가 보다. 기자이자 이 책의 작가이 박정호는 책 곳곳에 그 편안한 라오스인의 일상과 여유를 가지고 그 세계를 담고 있는 여행객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얼마 안 된 것으로 기억한다. 케이블 방송에서 젊은 친구 셋이서 라오스 북부를 여행한 기록이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다. 많지 않은 생활비를 가지고 그들이 라오스에서 넉넉하게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그들이 느끼는 넉넉함 이 아마도 이 책의 코스와 그대로 닮아 있다. 비슷한 또래의 젊은이들이 무작정 떠나는 여행이라 해도 그렇게 편안함을 줄 수 있을까? 아니 그리고 여행은 음식 풍경 그리고 사람을 남긴다. 젊은 사람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처럼 상품화 정형화 된 여행 코스를 만들어 가는 여행 상품을 찾아 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그런 상품에 익숙한 것 뿐인 것 같다. 내가 계획하고 내가 알아보고 어디를 가더라도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혼자라는 외로움도 떨구어 내면 여행은 많은 친구를 만들어 준다.

 

여행을 하면 일상을 벗어나 나에 대하서 생각할 수 있어. 일상에 묻혀 우리가 보지 않았던, 보기 두려워했던 것을 직시할 수 있거든. 가족들하고도 여행을 가지만, 진짜 여행은 이렇게 혼자 다니는 거야. - Page 167

 

60대 프랑스 할머니가 작가에게 해준 말이다. 혼자 여행을 떠나본 기억이 언제인지 더듬어 보았다.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았지? 회사를 그만두고 열심히 놀다가 다시 취직할 거라는 여행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일자리가 있는 니들은 좋겠다. 우리는 한 번 떠나면 돌아오기 힘들어.. 쩝 아마 이것도 여태 내가 여행을 혼자 떠나지 못하는 변명의 일부가 되겠지?

 

라오스의 여행은 저렴한 물가와 밝은 미소를 가진 그들의 웃음 그리고 불교문화가 전해주는 정숙함과 고요함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나라인 것 같다. 조금 불편함을 담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것은 시골길에 담긴 하나의 덜컹거림 정도로 들렸다. 그 덜컹거림도 이젠 추억처럼 들리는 것을 보면 오랜 시간 떠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사무치게 하는 책이었다.

 

라오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