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요이야마 만화경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축제에 대한 단상은 거의 없는 듯하다. 나이가 들면서 환상에 대한 상상은 현실에서 느끼는 피곤함으로 얼룩지고 그런 모습은 사물의 과대포장은 그저 유치함으로 느껴지기에 충분하여지고 그런 내 모습에서 어쩌면 설렘을 잃어버린 나이든 한 어른으로 그저 놀이동산에서 아이들이 길을 잃지 않을까 고민하는 그런 어른으로 만들어 버렸다. 예쁘게 만들어 놓은 집이나, 밝은 표정으로 길을 안내하는 인형들의 몸짓에도 그저 싸늘한 미소 한번 흘리게 만들던 모습이 꿈과 현실을 혼돈하던 어린시절의 모습을 잃어버린 아쉬움을 만들기도 한다.
쿄토를 중심으로 글을 쓴다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요이야마 만화경은 6편의 단편이 서로 연결고리를 형성하며 축제의 장인 요이야마를 중심으로 일어난 상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의 혼돈을 그린 작품으로 생각된다. 축제에 나와 길을 잃은 아이들, 사람을 속이기 위해 가짜 축제의 장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잃어버린 아이들 찾는 사람, 벌레를 먹고 커진 붕어를 상상하는 사람, 이어질 듯한 현실의 고리는 어쩌면 축제의 모습에는 없다. 유일하게 현실을 이어주는 것은 현실에 있는 15년 전 잃어버린 딸을 찾는 한 남자의 모습이다. 현실에 걸쳐진 이 남자의 모습도 만화경이라는 한 번 보여준 장면을 다시 보여주지 않는 그런 도구 앞에서 현실과 상상의 공간을 혼돈 시켜 만들어 준다.
작가의 약간의 허무한 상상력 그리고 전혀 다른 이야기 인 듯 하면서 소소한 한가지 한가지에 엮여있는 단초들 그 것은 작은 분량의 소설임에도 많은 놀이공원의 이색적인 장식품이나 두꺼운 솜털 인형을 둘러맨 사람을 진짜 인형의 본 케릭터로 놀라던 어린시절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였다. 길 잃은 두자매가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있고 싶었던 축제의 모습은 사람들을 들뜨게 하고 웃음지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공간이다. 이런 공간에서 소녀들은 영원히 현실로 나오고 싶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공간에 그들은 어린 꿈 많은 소녀로 자리를 지키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그리고 조금은 익숙하지 않은 일본의 축제 문화에 대한 생각도 어린시절 잠깐 가지고 놀던 만화경을 생각하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첫 장의 두 소녀가 마지막을 장식하는 순간까지 두 소녀의 행방에 계속 궁금함을 떨치지 못하고 급하게 마지막 장을 향해 달려갔다. 시간적 구성과 공간적 구성의 혼돈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환상과 현실 그리고 축제의 들뜬 모습 속에서 재미있는 소설 한 편을 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