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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이불장 ㅣ 키다리 그림책 69
양선하 지음 / 키다리 / 2022년 11월
평점 :
안녕하세요~ 종일 흐린 날씨에 맥을 못 추고… 계속 누워지낸 비실이(!) 책읽맘 짱이둘 인사드립니다. 날씨가 또 싸늘해져서.. 이불 밖은 위험하고 그런 날들이잖아요? 가끔은 굴러다녀도 괜찮아… 하는 말을 되는 대로 내뱉고 잘 잤습니다 ㅎ
하지만 우리 잇님들 또 그림책 고프실 것 같아서 돌아가신 할머니 보고 싶어지는 어여쁜 그림책 한 권 들고 왔습니다. 제목이 <<할머니의 이불장>>이에요 ㅎ 눈치 빠르신 분들은 바로 느낌 오실 것 같아요?
이 책의 작가이신 양선하 작가님은 대학에서 한국화를, 대학원에서 동양미술사를 전공하신 분이라고 해요. 이 그림책을 위하여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시며 당신의 기억 속 이불들과 독자들의 이미지가 조화롭게 만나기를 소원하셨대요 ㅎ 제가 볼 때는 대성공인 것 같고요?!? 잇님들께도 바로 보여드릴게요 ㅎ
표지 넘기마자마 아이들 색동저고리에서 발견했을 법한 여러 색이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그와 동시에 ‘나 이거 알아!’ 하는 마음 속 외침이 시작되고.. 막 몸이 간질간질… 다시 어린이가 될 것만 같고.. 되고 싶고.. 이상하게 눈물이 날 것 같고 그렇더라고요… 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요;;;
이야기는 따뜻한 햇살이 방안으로 솔솔~ 들어와서 아가들을 나른하게 만드는 오후! 빨랫줄에서 막 걷어와 바삭바삭 기분 좋은 소리를 낼 것 같은 이불이랑 수건 등을 개키시는 중인 할머니와 엄마, 또 그 곁에서 뒹굴거리는 윤이와 준이 남매를 비추며 시작됩니다.
별 거 아니지만 군대 식으로(!) 서로 이불 끝을 맞잡고 개면 기분이 좋잖아요?!? 잘 갠 이불을 할머니께서 그 옛날 부의 상징! 자개장에 차곡차곡 넣으시는데 또 그리움의 파도가 밀려와요!!! 저희집에서 눈썰미가 가장 좋은 장아들은 광주 할머니 댁에서 티비 받침으로 쓰이는 작고 귀여운 장이랑 비슷하다고 그러더라고요 ㅎ 요새는 이렇게 거대한 자개장 보기 쉽지 않으니까요… 아쉬운 대로 그거 맞다~ 해줬어요 ㅎ
윤이와 준이는 닫힌 자개장 앞에서 공작이네~ 학이네 자연관찰을 잠깐 해요 ㅋ 그러다가 다시 판도라의 상자… 아니.. 할머니의 이불장을 열어버리죠! 어쩜… 활짝 열린 이불장 안 이불과 베개의 찬란함이 저랑 장남매만 보기에 너무 아까우니까요 ㅎ 같이 봐요 ㅎ 꼭 보셔야써요?!?
급기야 준이랑 윤이는 색채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온 힘을 다해 이불들을 끌어내어… 이불 위에 수놓인 용과 호랑이를 만납니다 ㅋ 애니메이션 같은 데서 만났다면 위협적이었을지도 모를 녀석들이 이불과 베개 마당에서 만나니 너무나 푸근합니다 ㅎ 저희집 장남매도 부러워하며 이불 좀 꺼내달라고 하는데.. 저는 허리가 약하고 먼지에 취약하니… 할머니 댁 가서 하라고 그랬어요 ㅎ 손주들이 하는 짓은 웬만하면 용서가 되시는 분들이시잖아요 ㅎ 준이랑 윤이도 그래서 안혼나요 ㅎ 기왕 꺼낸 거 볕바라기 하자고 하시는데.. 또 괜시리 뭉클했어요… 뒤로도 평범한 한 가정의 일상이 쭉 나오는데 멋진 이불과 함께라서 참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ㅎ
저는 어릴 때 일들이 막 떠오르더라고요.. 나는 이제 사라진다~ 잘 살아라! 이러면서 이불장 문 닫고 숨어 남동생 엉엉 울린 못된 누나였던 저도 생각나고;;; 멀미 때문에 자주 가지는 못했던 시골 할머니 댁도 다시 가보고 싶고요… 삶아서 바로 먹었던 꼬막이랑 뒤뚱뒤뚱 오리들이 떠오르는데.. 그림책의 힘은 정말 대단한 듯요! 바람과 흰 천 대신 그림책 한 권만 잘 읽어도 시간여행이 가능하니ㅎ 계속 좋~은 그림책들 소개해드릴게요 ㅎ 기대해주세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