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것부터 먹고
하라다 히카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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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맛 낙지덮밥을 먹고 차가운 아메리카노 한 잔 마셨을 뿐인데 탈이 나 설사를 하고 토까지 할 정도로 위장이 고장 났지만 나는 본래 식탐이 많은 사람이다. 심지어 요리에 대한 묘사가 나왔다고 하면 에세이든 소설이든 그야말로 회가 동하는 듯 마구 읽고 싶어진다. 하여 잘 모르는 작가이지만 하라다 히카라는 사람이 미식 미스터리를 썼다!는 느낌의 표지를 보자마자 너무 읽고 싶어졌고 아파서 누워있는 반나절 동안 다 읽어버렸다.

이야기의 배경은 대학교 동창 다섯이 모여 창업한 의료 계열 스타트업 ‘그랜마’의 맨션으로 CEO인 다나카가 직원들의 행복한 삶을 위하여 가사 도우미인 가케이 미노리를 불러 주방과 욕실 청소 및 저녁과 야식을 부탁하며 시작한다. 자고로 밥 주는 사람과 관계를 잘 ~ 맺어야 만사형통하는 법이라 그랜마의 직원들은 하나둘 미노리 씨의 요리 솜씨에 홀려 마음을 열고 더 좋은 선택을 할 줄 아는 멋쟁이로 도약한다.

이렇게 쓰니 너무 휴먼 드라마 같은데 불안감과 긴박감 또한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으니 안심하시라. 분명 다섯 명이라 했는데?!? 그랜마 사업 아이디어의 주인이기도 하다는 가키에다의 행방이 우선 묘연하고 그의 부재로 자꾸만 흔들리는 나머지 친구들이 위태롭다. 등산 후 먹는 훌륭한 한끼로 우리의 신라면을 추천할 줄 아는 먹잘알 도우미 아주머니는 아들이라고 하기엔 좀 나이가 많은 … 40대 젊은 남자랑 동거 중이라는 사실도 그랜마의 정보망에 걸려 직원들과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책을 덮고나니 배가 고파서는 삶까지 팍팍하여 불행해질 수 있고… 역시 잘 먹어야 몸과 마음이 건강하여 잘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하라다 히카의 맛깔나는 소설을 읽기 전에 끼니와 스스로를 먼저, 잘 챙기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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