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마르크스 - 그의 생애와 시대
이사야 벌린 지음, 안규남 옮김 / 미다스북스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 모두 편안히 자리를 잡고 주의 깊게 연설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자 메이저는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일장 연설을 시작했다. <중략>

 “동무들. 우리 삶의 모든 불행이 인간의 횡포에서 생겨난다는 것이 너무나 분명하지 않소? 인간을 제거하기만 하면 우리의 노동 산물은 모두 우리 것이 될 것이오. 하룻밤 사이에 우리는 풍요롭고 자유로워지는 거요. 그렇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겠소? 인류를 전복시키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밤낮으로 노력하는 것. 그것뿐이오! ‘반란.’ <중략>

 그리고 동무들. 여러분의 결심이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하시오. 여러분은 어떠한 논쟁에도 현혹되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과 동물은 공동의 이해를 가지고 있다느니. 한쪽의 번영이 곧 다른 한쪽의 번영이라느니 말해도 이에 절대 귀를 기울이지 마시오. 그건 허무맹랑한 거짓말이오. 인간이랑 자기 자신 외에는 다른 어떤 동물의 이익을 위해서도 봉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우리 동물들은 공고한 단결과 철저한 동지애를 가져야 하오. 모든 인간은 우리의 적이오. 그리고 모든 동물은 우리의 동지입니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中)

 

 위의 내용은 조지오웰이 1945년에 출간한 『동물농장』의 일부분입니다. 이 소설은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에 바탕을 둔 정치우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등장하는 돼지 메이저는 마르크스 혹은 레닌을 비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어릴 적에 읽었던 『동물농장』으로 인해 칼 마르크스라는 인물은 저에게 이상주의자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1990년대 동구권이 몰락하면서 마르크스는 저에게 이상주의자 그리고 실패자가 되었습니다.

 

<1945년에 출간된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초판과 한글 번역본>

 

 하지만 조금씩 마르크스에 대해서 알게 될수록 저의 생각과는 무척 다르다는 인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누구보다 현실적인 사람이었으며,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던 사람이었죠. 어찌되었든 저는 경제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레 마르크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르크스를 아는 것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한 사람을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읽는 것이고,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사람의 저작을 읽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마르크스의 저작들은 어렵기로 유명합니다. 특히 『자본론』은 저자 이사야 벌린도 이야기하듯이 무척 어렵습니다.

 

 결국 차선으로 마르크스를 다룬 책을 통해서 마르크스을 알고자 했고, 그중 이사야 벌린이라는 대가가 쓴 『칼 마르크스』를 택했습니다. 사실 마르크스의 인생이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습니다. 마르크스는 스티브 잡스처럼 극적인 인생을 살지도, 체 게바라처럼 영화 같은 인생을 살지도 않았습니다. 때문에 제가 이 책 『칼 마르크스』에서 알고 싶었던 것은 마르크스가 어떻게 자신의 사상을 구축하고, 어떤 인물과 어떤 사상의 영향을 받았는지, 이러한 것들 이었습니다.

 

 이 책 『칼 마르크스』는 이러한 저의 궁금증에 가장 가까이 있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평전다움’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제가 읽었거나 알고 있는 평전은 일반적인 전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간과 사건별로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이야기하고 거기에 저자의 생각을 더하는 구성.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릅니다. 사건과 인물의 행동은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시기의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나 마르크스에게 영향을 끼친 사상, 인물 등이 오히려 큰 비중을 차지하죠. 이 책의 2장인 ‘청소년기’만 보아도 마르크스의 성장과 사건들 보다는 당시의 사회적 배경, 그리고 아버지와 프라이헤르 루드비히 폰 베스트팔렌이 마르크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훨씬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무척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덕분에 저의 지식이 얼마나 부족한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이 책의 3분의 1이나 제대로 이해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느낀 점은 크게 세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우선 마르크스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대로 ‘실용’과 ‘실천’을 끊임없이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혁명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사상과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도 반드시 실천이 동반되어야 함을 주장했습니다. 실천이 없는 사상은 공허할 뿐이며,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실천이 있어야 서로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죠. 두 번째는 ‘필연’입니다. 이는 그의 신념이 워낙 강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마르크스는 여러 집단의 상호작용에 의해 사회가 만들어지고 유지되고 붕괴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자본가와 노동자 같은 계급간의 충돌은 ‘필연’적이며, 이러한 이유로 수많은 문제를 갖고 있는 자본주의의 몰락도 ‘필연’적임을 주장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당연한 것에 의문을 갖는 태도입니다. 우리는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를 너무나 당연시 여기고 있습니다. 감자를 구하러 가는 곳은 밭이나 농장이 아니라 마트에 갑니다. 다른 한 쪽에서는 자신이 사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팔기 위해, 그리고 이윤을 얻기 위해 상품을 생산합니다. 이를 외계인이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니 고대 사람들이 본다면 어떨까요?

 

<칼 마르크스와 『공산당 선언(1848)』, 『자본론(1867)』의 초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에 헤겔주의나 마르크스의 유물론과 같은 마르크스 사상의 세세한 부분은 제가 함부로 평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마르크스는 반드시 알아야 하며, 이사야 벌린의 이 책이 마르크스를 이해하는 데 무척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는 마르크스에 어느 정도 빚을 지고 있습니다. 저는 마르크스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지금까지 발전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자본주의는 지금보다 더욱 폭주했을 것이며, 지금보다 더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을 것입니다.

 

 현대미술을 강의하면서 진중권 교수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스 제들마이어는 현대미술을 매우 비판한 사람인데, 그럼에도 한스 제들마이어의 방법으로 현대미술을 설명하는 이유는 한스 제들마이어의 ‘부정적인 시각’이 오히려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데 훨씬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와 마찬가지로 자본주의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는 마르크스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어떤 이유로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비판했으며 왜 자본주의의 몰락이 필연적이라고 했는지 아는 것은 현재의 자본주의가 문제점을 수정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마르크스는 『진화론』을 저술한 찰스 다윈과 함께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제는 마르크스를 자본주의의 대척점에 서있는 빨간(?)인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과 국가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 철학자이자 경제학자, 그리고 사상가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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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구글에서 일할 만큼 똑똑한가? - 윌리엄 파운드스톤

 

작년에 <가격은 없다>라는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책의 저자가 윌리엄 파운드스톤이었습니다. 그리고 윌리엄 파운드스톤의 새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당신은 구글에서 일할 만큼 똑똑한가?>. 제목부터 무척 자극적입니다.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똑똑하지 않습니다. 지극히 평범하죠. 그래서 오히려 더욱 읽고 싶은 책입니다. 그리고 유익한 이야기를 흥미있게 풀어내는 작가의 필력을 알고 있기에 추천도서로 선정했습니다.

 

 

 

 

시 한 줄에서 통찰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 황인원

 

저는 최근 <책은 도끼다>를 출간하신 박웅현 ECD님을 무척 좋아합니다. 박웅현 ECD님께서는 강연에서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에 나오는 문구를 자주 말씀하십니다. ‘시인의 재능은 자두를 보고도 감동할 줄 아는 재능이다.’라는 문구죠. 이 문구만 보아도 시인이 얼마나 세상을 얼마나 들여다보고 다르게 보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는 언어로 표현된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시 한 줄에서 통찰은 어떻게 시작되는가>라는 책은 시를 통해서 무언가를 새롭게 바라보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무척 재미있는 책일 것 같습니다.

 

 

유저 - 에런 샤피로

 

스타벅스,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죠.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는 문화와 공간 같은 경험을, 애플은 휴대폰이 아닌 휴대폰과 함께 그것을 사용하는 경험을, 그리고 페이스북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자신을 표현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죠. 책의 부제에는 ‘애플과 구글은 소비자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물건을 판다’라고 되어 있지만 이 말은 결국 제품이 아니라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은 ‘체험마케팅’과 같은 기업들의 전략으로 이미 어느 정도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최근 태블릿 PC나 스마트폰, SNS 등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새로이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추천해봅니다.

 

직관 - 유진 새들러-스미스

 

어떤 사람은 직관을 강조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철저히 이성에 기초한 분석력과 판단력을 강조합니다. 어느 것이 정답인지는 모릅니다. 다만, 직관이라는 것은 수학처럼 정확하게 설명하고 이해할 수 없어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좀 더 배우고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직관을 다루고 있는 좋은 책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유진 새들러-스미스가 써낸 <직관>은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직관’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추천합니다.

 

 

 

월드 3.0 - 판카즈 게마와트

 

세계화에 관련된 도서 중 가장 잘 알려진 책은 아마도 토머스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일 것입니다. 출간 되었을 당시 세계화가 피할 수 없는 미래임을 가장 훌륭하게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었죠. 그리고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비롯한 토머스 프리드먼의 책들은 오늘날에도 반드시 읽어야할 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이 심해지고, 환율갈등이 심화되고, 무역장벽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게다가 환경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세계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논의가 필요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판카즈 게마와트의 <월드 3.0>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세계화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조망해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되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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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2012-05-07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이번에 11기 경제경영 신간평가단 파트장을 맡게된 키치입니다.
추천도서 다섯 권 확인했습니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

만듀우 2012-05-07 22:43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6개월 동안 고생하시겠네요~^^
 
신간평가단 10기 활동을 마무리합니다.

 

 운 좋게 선정되어 시작한 신간평가단 활동이 끝났습니다. 그동안 10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남겼던 것이 게으른 저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독서 ‘습관’을 기르는데 좋더군요. 우선 자신이 선택한 도서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께서 선택하신 도서들도 읽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분야가 넓어지고요, 꾸준히 서평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책을 읽을 때도 그러한 것들을 염두에 두면서 읽게 됩니다. 그리고 서평을 작성하면서 전체적으로 정리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들을 계속하다 보면 점차 습관이 되더군요. 신간평가단 11기는 이미 시작되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12기에 한 번쯤 참여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싶습니다.

 

 

 그동안 읽었던 책 중에서 다른 분들께 가장 추천해 드리는 책은 존 캐서디의 <시장의 배반>입니다.

 

 묵직한 책의 무게만큼이나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깊이도 있고요. 애덤 스미스부터 시작된 주류 경제학에서 주장하는 이론뿐만 아니라, 유토피아 경제학이 어떻게 주류 경제학으로 발전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유토피아 경제학의 한계점은 무엇인지 등 풍부한 지식이 묵직하게 담겨 있습니다.

사실 가장 좋았던 한 권의 책을 꼽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그래서 존 캐서디의 <시장의 배반>과 다른 한 권 중에서 무척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두 권의 책 중에서 앞으로 더 많이 읽을 것 같은 책은 무엇인지, 그리고 묵은 장맛이 나는 책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니 <시장의 배반>이더군요. 그래서 가장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으로 존 캐서디의 <시장의 배반>을 선정했습니다.

 

 

 

 그러면 <시장의 배반>을 포함해서 제가 신간평가단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다섯 권의 책을 꼽자면,

 

 

 먼저 앞서 말씀드린 존 캐서디의 <시장의 배반>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깊이 있는 내용이 묵직하고요, 두고두고 읽을 만한 책인 듯싶습니다.

 

 

 

 

 두 번째로는 윌리엄 파운드스톤의 <가격은 없다>입니다. 행동 경제학의 이론들을 다양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사실 이러한 내용을 다룬 책들은 꽤 많은데요, 이 책은 이론과 사례의 적절한 균형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 윌리엄 파운드스톤의 필력 때문이지는 모르겠으나, 책의 구성과 진행방식 또한 무척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이정전 교수의 <시장은 정의로운가>입니다. 이 책은 인문학에서 멀어진 경제학을 다시 인문학으로 되돌려놓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경제학이 무엇이고, 경제학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이고, 현재 경제 시스템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어떠한 것이 옳고 그른지 스스로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는 책입니다.

 

 

 

 네 번째로는 린다 그래튼의 <일의 미래>입니다. 나비의 날개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킨다는 나비효과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쉼 없이 개발되는 기술과 사회변화들이 우리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미래를 다루고 있는 책들이 얼마나 들어맞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2025년에는 저자의 생각이 얼마나 들어맞았는지 알 수 있겠지요.

 

 마지막으로는 베서니 맥린, 조 노세라의 <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입니다. 앞서 언급한 <시장의 배반>과는 달리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의 원인이 인간의 탐욕과 오만 때문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둔 책입니다. 소설처럼 시간과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금융위기의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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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2-05-21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목조목 책소개가 책에 관심을 갖게 만드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시장은 정의로운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시장은 정의로운가 - 서울대 이정전 교수의 경제 정의론 강의
이정전 지음 / 김영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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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경제학 교재나 입문서는 대체로 수요와 공급으로 시작합니다. 경제학의 정의로 시작하더라도 곧바로 수요와 공급, 그리고 시장의 탄력성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지요. 아마도 경제학의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수요와 공급이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에 도덕, 사회와 같은 과목들을 배우기 전에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과 같은 과목들을 먼저 배웠습니다. 그처럼 경제학을 배울 때도 기본 개념을 배우기 전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정부에서 시행하는 정책이나 언론에서 쏟아지는 기사를 보아도 스스로 판단할 수 없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를 갖을까요?

 

 이 책 <시장은 정의로운가>는 ‘인문학’(특히 철학)을 바탕으로 경제학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생각해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이런 방식으로 저술된 책이 경제학 입문서(入門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책표지에 써있는 ‘한국의 경제학자가 이런 책을 써주길 기다렸다!’라는 문구가 과장은 아닌 듯싶습니다. 그렇다고 2010년에 가장 화재가 되었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처럼 정의에 관한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을 정의의 관점에서 조망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이 공정하다고 주장하는 기존 주류 경제학자들의 주장에 의문을 던지며 논리적인 반박을 통해 독자의 생각을 이끌어 내자는 것이지요.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만, 내용에 따라 크게 2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부(1장부터 4장까지)는 ‘기존 시장 경제체제에 대한 의문’을, 그리고 2부(5장부터 9장까지)는 ‘과거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시장 경제체제’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흔히 ‘기회의 균등’을 통해서 ‘공정한 경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대체로 ‘기회의 균등’에 초점을 맞추죠. 그런데 초점을 ‘공정한 경쟁’으로 맞춰 보면 어떨까요? 공정한 경쟁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책의 저자 이정전 교수는 <정의론>으로 널리 알려진 롤스의 말을 빌려 불가능하다고 답합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불안>, <일의 기쁨과 슬픔>의 저자로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알랭 드 보통 역시 한 강연에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고요.

 

<알랭 드 보통의 강연 中 >

 

 즉, 알랭 드 보통은 우리 삶에는 가정환경, 사회적 지위처럼 우연적인 요소들이 너무 많아서 공정한 경쟁이란 불가능하며, 이를 통해 능력에 따라 사람을 구분 짓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롤스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재능과 탁월한 능력, 그리고 노력까지도 우연적인 것으로 보았으며, 이렇게 우연적인 것은 결코 정의의 이름으로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보았다고 합니다.

 

 요즈음 유명 야구 선수들이 돈을 많이 버는 이유는 야구가 인기 있기 때문이다. 이기가 없다면 아무리 야구 천재라도 돈을 벌 수 없다. 그러나 야구가 인기가 있느냐 없느냐는 다분히 우연적인 것이다. 요즈음의 유명 야구 선수들이 조선 시대에 태어났더라도 그렇게 큰 인기와 함께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을까? 야구 천재들이 큰돈을 버는 이유는 그들이 우연히 그런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그 재능이 우연히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연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천부적 재능을 지닌 사람에게 그 재능만을 이유로 남보다 더 많은 소득과 재산을 허용하는 것은 공정치 못하다는 것이 롤스의 기본입장이다. (p.37-38)

 

 롤스는 노력하는 성향 역시 좋은 환경에서 성장한 결과일 가능성이 많다고 보았다. 노력하는 성격은 상당한 정도로 좋은 가정이나 사회적 여건 덕분에 얻게 되는 성격이다. 가난에 찌든 집안의 아이들은 자신의 잠재력을 알아내고 이것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할 정신적,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p.39)

 

 특히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분야가 부동산과 자본시장입니다. 불확실성이 넘치는 시장에서 과연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냐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러한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정확한 처벌과 보상시스템이 공정하다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임을 주장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한계생산이론을 들고 있습니다. 한계생산이론이란 ‘부의 창출(생산)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각자의 정당한 몫을 가늠하고 분배한다는 이론인데, 이 이론의 핵심 주장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완전한 자유경쟁시장(완전경쟁시장)에서 각 개인은 ‘생산에 기여한 정도’만큼을 보수로 받게 된다. 노동자는 생산에 기여한 만큼만 임금을 받으며, 호미를 가진 사람은 호미가 생산에 기여한 만큼만 보수를 받게 되고, 토지를 가진 사람은 토지가 생산에 기여한 만큼만 보수를 받게 된다.

 둘째, 이렇게 생산에 기여한 정도만큼을 보수로 주고 나면 기업별로 총수입과 총지출이 꼭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남는 것(잉여)이 없다. 달리 말하면 정상이윤보다 더 큰 이윤(초과이윤)은 없으며 따라서 불로소득도 없다는 것이다. (p.112)

 

 그런데 한계생산이론에 입각한 소득 정당화 논리는 앞의 내용처럼 완전경쟁시장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완전경쟁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지요. 굉장히 많은 독과점이 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큰데, 이는 완전경쟁시장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얘기입니다. 또한 한계생산이론은 한계생산이 측정 가능함을 전제로 하는데 이것이 과연 정말로 측정이 가능하냐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가령 집을 지을 때를 생각해보자. 목수는 도구 없이 아무것도 생산할 수 없다. 목수와 도구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한계생산이론에 의하면 목수의 한계생산은 오직 목수 한 사람만 늘어났을 때 추가 생산량인데, 도구 없는 목수의 생산성이 무슨 의미를 가질 것인가? 도구의 한계생산은 오직 도구만 한 단위 증가시켰을 때의 추가 생산량인데 목수 없는 도구가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 (p.126)

 

 결국 경쟁을 바탕으로 하는 시장 경제체제에서 불평등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는 최근 통계자료에서 나타나듯이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등 수많은 문제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 대해 철학자와 사상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오른쪽부터 벤담, 밀, 칸트, 롤스, 마르크스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벤담과 밀로 대표되는 공리주의자들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말하는 행복이란 곧 쾌락을 의미했고요. 때문에 공리주의에서는 이로운 것이 옳은 것이요, 옳은 것이 이로운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반면, 칸트와 롤스는 이러한 논리를 분명하게 비판했습니다.

 

 자본주의 이전의 서구 사회는 매우 오랫동안 인간의 욕망이 이성에 의해서 적절히 통제되어야 할 대상으로 보았다. 이성이 주인의 위치에 있었고 욕망은 종속적인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대에 들어와서 이성과 욕망의 위치가 바뀌기 시작하였다. 이성은 욕망을 가장 잘 달성하는 수단을 찾는 역할을 맡는다. 즉 욕망이 주인의 위치로 올라갔고 이성은 그 욕망에 봉사하는 일꾼의 위치로 전락하게 된다. (p.196)

 

 위의 글처럼 욕망이 목적이 되고 이성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되는 곳이 바로 자본주의 시장임을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욕망은 쉽게 조작되고 바뀌는데, 이렇게 쉽게 흔들리는 욕망이 과연 기준이 되고 정의가 될 수 있냐는 이의를 제기합니다. 또한, 이로운 것과 옳은 것은 철저히 구분되어야 하며 의(義)가 이(利)보다 우선시 되어야 함을 주장합니다. (그런데 공리주의에서도 소득 재분배는 매우 정당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외에도 시장이 자발적 합의에 의한 것인지, 정의로운 사회가 이상적인 사회이며 ‘정의’가 최고의 가치를 지닌 것인지 등의 내용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결국 정의란 것은

 

 경제 영역에서는 성과주의에 입각해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생산을 많이 하도록 하며, 정치 영역은 평등의 원칙에 입각해서 분배를 고르게 하고, 사회화 영역에서는 필요의 원칙에 따라 알맞게 나누어 쓴다면 우리 사회는 잘 조화된 사회가 될 수 있다. 바로 이런 사회야말로 정의로운 사회요, 일찍이 그리스의 철인 플라톤이 꿈꾸던 이상적 사회다. (p.279)

 

 라고 밝힌 바와 같이 삶의 영역별로 각기 다른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 한쪽 바퀴가 비대해져 제자리를 맴도는 수레처럼, 한 영역이 다른 영역을 좌지우지해서는 안 됩니다. 최근, 복지에 대한 논쟁이 화두입니다. 한쪽에서는 복지의 필요성을 말하고, 한쪽에서는 포퓰리즘을 이야기합니다. 때문에 이럴 때 일수록, 우리 스스로 무엇이 옳고 그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담-1> 철학적, 경제학적으로 부족한 저의 식견 때문에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에 대해 반박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여담-2> 최근 유가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화두였습니다. 지난 20일 정부는 S사를 다섯 번째 휘발유 공급사로 선정했습니다. 즉, 경쟁을 택한 것이죠. 경쟁을 통해서 유가를 안정시키겠다는 것인데, 앞으로의 변화를 지켜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단, 현재 유가가 3월 중순 이후로 점차 하락세에 있는데, 이로 인한 것을 경쟁으로 인한 하락으로 착각하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과연 경쟁으로 인한 가격하락,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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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미래 - 10년 후, 나는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린다 그래튼 지음, 조성숙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작년에 국내의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들의 최대 관심사가 무엇인가 조사를 해서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남녀 모두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나타낸 것은 ‘월급날(36%)’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남성의 경우 로또(28.2%), 카드값(24.6%), 배우자 또는 애인(22.6%), 퇴근(21.9%) 순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의 경우 퇴근(30.8%), 카드값(24.9%), 주말계획(21.7%), 이직(17.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조사가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를 떠나서 많은 분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가 어릴 적부터 그려왔던 즐거운 직장생활과는 크게 다릅니다. 물론 우리가 생각해왔던 직장생활이 비현실적이라고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비현실적’인 기업이 있습니다.

 

 … 2009년까지 12년째 <포춘> 선정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포함됐고, 2010년과 2011년엔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1998년 구글을 창업한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지식 근로자’들을 어떻게 대우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답을 얻은 곳도 바로 'SAS Institute'였다. 2003년 미국 CBS의 유명 시사 프로그램 <60 Minutes>는 “직원을 왕처럼 대접하는 회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 (「위클리비즈 인사이트」p.134)

 

  

 정보분석 소프트웨어분야에서 세계 1위의 회사인 ‘SAS’에는 4,240명의 직원을 위한 유아원이 회사 내에 두 곳이나 있으며, 병원도 있습니다. 또한, 신입사원을 포함해 전 직원이 개인 사무실을 쓰며, 수영장과 농구 코트, 마사지실, 미용실 등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게다가 야근과 잔업 그리고 해고와 정년이 없으며 주당 근무시간은 35시간이죠. 직원들의 ‘칼퇴근’을 위해서 오후 5시 이후엔 전화를 자동응답기로 전환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꿈의 기업’이라고 할 만하지 않나요? 이러한 것들은 우리나라와는 동떨어진 꿈나라 이야기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비현실적’인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국내의 한 출판사가 ‘6시간 근무제’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들은 조금씩 계속해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면 이러한 일과 직장생활이 미래에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너무 멀지도 않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2025년엔 어떻게 변할까요? 저자는 이 책 <일의 미래>에서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2025년의 생활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암울한’도 않와 ‘밝은’도 않 모두가 가능합니다.

 

 먼저 저자는 책에서 암울한 미래를 ‘수동적인 미래(Default Future)’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그 미래는 이렇습니다. 파편화되고, 고립되고, 외로움이 넘치고, 빈곤과 불평등에 무감각한 사회. 말 그대로 암울한 미래지요. 반면에 밝은 미래인 ‘만들어가는 미래(Crafted Future)’는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으로 창조력이 넘쳐나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잡아가면서 행복한 여가를 보내고, 나이와 관계없이 일할 수 있는 사회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미래를 만들어내는 데 영향을 미치는 다섯 가지 힘으로 기술 발전, 세계화, 인구변화, 사회적 변화, 에너지 자원의 변화를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다섯 가지 힘은 클라우드의 보편화, 인구의 도시 집중, 이민증가, 행복감 감소 등의 좀 더 구체적인 32가지 변화로 나뉩니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미래는 간단하게 ‘편리’하되 ‘편안’하지만은 않은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그리는 미래처럼 말이죠.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우리가 미래를 예측할 때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그리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데스크탑 컴퓨터를 대체하고 통신이 더욱 발전하게 되면,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근무시간이 유연해집니다. 그리고 초고속 여객기처럼 교통수단의 발달은 주말의 해외여행을 가능케 할 것입니다. 이런 미래는 왠지 지금보다 더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미래를 이렇게 긍정적으로 그리는 것은 우리가 ‘편안’이 아닌 ‘편리’의 관점에서만 미래를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편리’와 ‘편안’은 다르기 때문에 편리하지만 편안하지는 않은 사회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스마트폰이 컴퓨터를 대체하고 재택근무가 증가하면, 아마도 일과 개인 생활의 경계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밤낮없이 동료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밤새 업무에 시달릴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휴대폰이 등장하면서 우리들의 생활은 매우 편리해졌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개인 생활이 상당 부분 사라졌죠. 그리고 최근에는 자신이 메시지를 확인했는지까지 상대방이 알 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미래를 예측할 때에는 ‘편리’와 ‘편안’의 두 가지 모든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살펴보면 저자가 주장한 것처럼 수동적인 미래(Default Future)가 될 수도 반대로 만들어가는 미래(Crafted Future)가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두 미래가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저와 같은 ‘개인’은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요?

 

 2025년의 미래를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으로 저자는 크게 세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로 ‘유연한 전문 능력’입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여러 분야를 조금씩 아는 제너럴리스트의 경우에는 기술의 발달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게 됩니다.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일반적인 지식을 쌓는 ‘팔방미인’의 문제는 옆 사람이 경쟁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심지어 뭄바이에 있는 사람도 아니다. 제너럴리스트의 가장 큰 경쟁자는 위키피디아, 구글 웹로그 분석(Google Analytics), 또는 보편적 지식을 대체할 온갖 기술 애플리케이션이다. (p.219)

 

 때문에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아야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지식이 ‘깊이’입니다. 과거 19세기의 장인들처럼 깊이 있는 기술과 지식을 통해서 자신만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저자가 두 번째로 주장하는 것은 ‘인적 네트워크’입니다.

 

 서로 연결된 글로벌 세상에서 혁신과 창의성은 다가올 수십 년을 대비해 계발해야 할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창의성과 혁신은 주로 다른 이의 노하우와 전문성, 네트워크와 연결되었을 때 이루어낼 수 있다. 즉, 진정한 혁신의 가능성은 진정한 통합을 통해 등장한다. (p.272)

 

 이처럼 세계의 50억 명 이상이 서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가치들을 창조할 미래에서는 무엇보다 자신만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소규모 수색대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대규모 아이디어 집단, 그리고 휴식과 활력을 위한 공동체와 만남을 구축할 것을 주문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탐욕스러운 소비자에서 열정적인 생산자로 변화할 것을 주장합니다. 고액의 연봉과 소비가 아닌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경험을 목표로 하라는 것입니다. 즉 일에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더 균형 잡히고 의미 있는 업무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러한 선택에는 ‘책임’이 뒤따르게 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여기에 더해 ‘변화를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어쩌면 저자의 말처럼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문명의 붕괴》에서 언급한 ‘잠행성 정상상태(creeping normalcy; 불규칙하고 아주 느린 변동으로 인해 변화가 잘 드러나지 않는 상태)’에 빠져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무엇이 변화하고 있는지 알아채고 그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이며, 그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는 태도와 습관을 기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 <일의 미래>는 미래를 예측하는 책입니다. 그리고 저자도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미래에 대한 예측은 빗나가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예측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는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해 나가면서 조금이라도 변화에 대응하고, 좀 더 주도적으로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서가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평범한 자기계발 도서보다도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도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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