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미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일의 미래 - 10년 후, 나는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린다 그래튼 지음, 조성숙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작년에 국내의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들의 최대 관심사가 무엇인가 조사를 해서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남녀 모두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나타낸 것은 ‘월급날(36%)’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남성의 경우 로또(28.2%), 카드값(24.6%), 배우자 또는 애인(22.6%), 퇴근(21.9%) 순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의 경우 퇴근(30.8%), 카드값(24.9%), 주말계획(21.7%), 이직(17.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조사가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를 떠나서 많은 분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가 어릴 적부터 그려왔던 즐거운 직장생활과는 크게 다릅니다. 물론 우리가 생각해왔던 직장생활이 비현실적이라고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비현실적’인 기업이 있습니다.

 

 … 2009년까지 12년째 <포춘> 선정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포함됐고, 2010년과 2011년엔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1998년 구글을 창업한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지식 근로자’들을 어떻게 대우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답을 얻은 곳도 바로 'SAS Institute'였다. 2003년 미국 CBS의 유명 시사 프로그램 <60 Minutes>는 “직원을 왕처럼 대접하는 회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 (「위클리비즈 인사이트」p.134)

 

  

 정보분석 소프트웨어분야에서 세계 1위의 회사인 ‘SAS’에는 4,240명의 직원을 위한 유아원이 회사 내에 두 곳이나 있으며, 병원도 있습니다. 또한, 신입사원을 포함해 전 직원이 개인 사무실을 쓰며, 수영장과 농구 코트, 마사지실, 미용실 등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게다가 야근과 잔업 그리고 해고와 정년이 없으며 주당 근무시간은 35시간이죠. 직원들의 ‘칼퇴근’을 위해서 오후 5시 이후엔 전화를 자동응답기로 전환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꿈의 기업’이라고 할 만하지 않나요? 이러한 것들은 우리나라와는 동떨어진 꿈나라 이야기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비현실적’인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국내의 한 출판사가 ‘6시간 근무제’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들은 조금씩 계속해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면 이러한 일과 직장생활이 미래에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너무 멀지도 않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2025년엔 어떻게 변할까요? 저자는 이 책 <일의 미래>에서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2025년의 생활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암울한’도 않와 ‘밝은’도 않 모두가 가능합니다.

 

 먼저 저자는 책에서 암울한 미래를 ‘수동적인 미래(Default Future)’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그 미래는 이렇습니다. 파편화되고, 고립되고, 외로움이 넘치고, 빈곤과 불평등에 무감각한 사회. 말 그대로 암울한 미래지요. 반면에 밝은 미래인 ‘만들어가는 미래(Crafted Future)’는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으로 창조력이 넘쳐나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잡아가면서 행복한 여가를 보내고, 나이와 관계없이 일할 수 있는 사회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미래를 만들어내는 데 영향을 미치는 다섯 가지 힘으로 기술 발전, 세계화, 인구변화, 사회적 변화, 에너지 자원의 변화를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다섯 가지 힘은 클라우드의 보편화, 인구의 도시 집중, 이민증가, 행복감 감소 등의 좀 더 구체적인 32가지 변화로 나뉩니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미래는 간단하게 ‘편리’하되 ‘편안’하지만은 않은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그리는 미래처럼 말이죠.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우리가 미래를 예측할 때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그리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데스크탑 컴퓨터를 대체하고 통신이 더욱 발전하게 되면,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근무시간이 유연해집니다. 그리고 초고속 여객기처럼 교통수단의 발달은 주말의 해외여행을 가능케 할 것입니다. 이런 미래는 왠지 지금보다 더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미래를 이렇게 긍정적으로 그리는 것은 우리가 ‘편안’이 아닌 ‘편리’의 관점에서만 미래를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편리’와 ‘편안’은 다르기 때문에 편리하지만 편안하지는 않은 사회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스마트폰이 컴퓨터를 대체하고 재택근무가 증가하면, 아마도 일과 개인 생활의 경계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밤낮없이 동료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밤새 업무에 시달릴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휴대폰이 등장하면서 우리들의 생활은 매우 편리해졌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개인 생활이 상당 부분 사라졌죠. 그리고 최근에는 자신이 메시지를 확인했는지까지 상대방이 알 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미래를 예측할 때에는 ‘편리’와 ‘편안’의 두 가지 모든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살펴보면 저자가 주장한 것처럼 수동적인 미래(Default Future)가 될 수도 반대로 만들어가는 미래(Crafted Future)가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두 미래가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저와 같은 ‘개인’은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요?

 

 2025년의 미래를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으로 저자는 크게 세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로 ‘유연한 전문 능력’입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여러 분야를 조금씩 아는 제너럴리스트의 경우에는 기술의 발달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게 됩니다.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일반적인 지식을 쌓는 ‘팔방미인’의 문제는 옆 사람이 경쟁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심지어 뭄바이에 있는 사람도 아니다. 제너럴리스트의 가장 큰 경쟁자는 위키피디아, 구글 웹로그 분석(Google Analytics), 또는 보편적 지식을 대체할 온갖 기술 애플리케이션이다. (p.219)

 

 때문에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아야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지식이 ‘깊이’입니다. 과거 19세기의 장인들처럼 깊이 있는 기술과 지식을 통해서 자신만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저자가 두 번째로 주장하는 것은 ‘인적 네트워크’입니다.

 

 서로 연결된 글로벌 세상에서 혁신과 창의성은 다가올 수십 년을 대비해 계발해야 할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창의성과 혁신은 주로 다른 이의 노하우와 전문성, 네트워크와 연결되었을 때 이루어낼 수 있다. 즉, 진정한 혁신의 가능성은 진정한 통합을 통해 등장한다. (p.272)

 

 이처럼 세계의 50억 명 이상이 서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가치들을 창조할 미래에서는 무엇보다 자신만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소규모 수색대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대규모 아이디어 집단, 그리고 휴식과 활력을 위한 공동체와 만남을 구축할 것을 주문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탐욕스러운 소비자에서 열정적인 생산자로 변화할 것을 주장합니다. 고액의 연봉과 소비가 아닌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경험을 목표로 하라는 것입니다. 즉 일에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더 균형 잡히고 의미 있는 업무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러한 선택에는 ‘책임’이 뒤따르게 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여기에 더해 ‘변화를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어쩌면 저자의 말처럼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문명의 붕괴》에서 언급한 ‘잠행성 정상상태(creeping normalcy; 불규칙하고 아주 느린 변동으로 인해 변화가 잘 드러나지 않는 상태)’에 빠져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무엇이 변화하고 있는지 알아채고 그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이며, 그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는 태도와 습관을 기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 <일의 미래>는 미래를 예측하는 책입니다. 그리고 저자도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미래에 대한 예측은 빗나가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예측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는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해 나가면서 조금이라도 변화에 대응하고, 좀 더 주도적으로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서가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평범한 자기계발 도서보다도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도서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